여행이란 익숙함을 벗어나서 좀 멀리 떠나는 것이 제 맛이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도 갈 곳이 지천으로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더구나 같은 곳이라도 언제 가느냐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면 얼마나 자주 가든지 상관이 없을 터이다.

 

겨울 바다가 다르고, 여름 바다가 다르다. 봄 산이 다르고, 가을 산이 다르다. 

조그맣고 사소한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인 조르바'의 눈. 그는 모든 것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 본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다.

조르바는 정말 살 맛이 나는 삶을 산다.  '조르바'의 눈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자신의 주위에도 새로움과 놀라움이 가득 차 있음을 알게 되리리.   

 

얼마전 동생말에서 잠깐 맛 본 바다 풍경을 다시 찾았다. 광안리 바닷가에 인접한 남천비치에서부터 시작하여 메트로 시티 유람선 선착장을 지나

이기대 입구 동생말을 거쳐 부산의 절경 이기대 갈맷길을 느린 걸음으로 유유히 걸어 본다. 

서둘 것도 없고, 바쁠 것도 없다. 끝까지 갈 것도 없고, 그냥 돌아 서고 싶은 곳에서 멈추면 된다.

따뜻한 봄 볕을 즐기며 오고 가는 사람들도 보고 봄 바다와 봄 숲도 보고 숨어 있는 들풀도 보고... 

 

지도의 왼쪽에 오륙도(16번)가 보인다. 이 오륙도를 기점으로 신선대 쪽이 남해, 이기대 쪽이 동해로 갈린다.

이기대 가장 동쪽 끝 오른쪽이 동생말(8번)이다. 한문으론 동산미(東山尾). 아마 이기대의 동쪽 끝이라는 뜻이리라.

 

동생말에서 시작하여 널찍한 광장이 있는 어울 마당(12번)을 거쳐 갈맷길(10번)이 순환도로(4번)와 만나는 곳까지 걸었다. 그리고 순환도로를 따라 다시 동생말까지.

이기대를 걷는 길은 여러 길이 있다. 먼저 갈맷길(10번길), 해안 순환 도로(4번길), 장자봉(7번)을 넘어 가는 길, 갈맷길도 더러는 해안길과 숲길로 나누어진다.

 

 

 

왼쪽으로는 바다,오른쪽으로는 장자산 기슭의 울창한 숲, 나무, 꽃...

 

 

 

 

이기대 갈맷길에서 점점 멀어지는 바다.

 

 

 

 

이기대 해안. 이기대는 제주도, 울릉도에 이어 내륙으로는 처음으로 국가 지질공원으로 등록되었다.

다양한 퇴적층 및 화성암들. 해식동굴, 돌개구멍등 다양한 해식지형 때문이다.

 

 

 

 

한 때는 이기대에 공룡발자국이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해식작용으로 인한 돌개 구멍으로 밝혀졌다.

돌개구멍, 바위에 조금 움푹 들어간 곳의 모래와 자갈이 파도의 힘에 의해 수백년 수천년 아니 수만년을 맴돌면서 저런 원형의 구멍을 만들었다고 한다.

 

 

해안 길 위 쪽의 숲길에서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풍경은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다.

 

 

 

 

저 멀리 동백섬과 달맞이 고개 사이에 길게 늘여선 황금빛 해운대 백사장이 보인다.

 

 

산과 바다를 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부산, 이 가운데 살고 있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

주위를 먼저 보는 눈을 가진다면 누구나 더 행복해 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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