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동력은 자유를 향한 갈망이다. 일상 궤도에서의 일탈, 다시 돌아 올 길이 열려 있는 일탈이 여행이다. 돌아옴을 전제하지 않는 여행은 방랑이며, 돌아 올 곳이 없는 여행은 방황이다. 여행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압도적 두려움은 여행의 발목을 잡는다. 그러나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과 설레임이 두려움보다 더 크면 여행의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낯선 것을 찾아가는 것이 여행이라면, 익숙한 곳에서 이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낯선 아름다움을 찾게 된다면 그것 역시 여행이 기쁨이 아닐런지...

 

서늘한 저녁 선들 바람이 불면서 피서객으로 북적이던 나사리 해변이 어두워지며 사람이 자취가 잦아들 즈음에, 모래사장에 서서 문득 서쪽을 바라보니, 등대 뒤로 지는 일몰이 눈을 사로 잡는다. 이 바닷가에 처음 온 것은 아니건만, 그 낯섬이라니, 마치 지중해 연안의 한적한 바닷가에 서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이 낯섬이 여행의 느낌으로 다가 온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니!"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사람들도 노을이 살아 숨쉬는 하늘을 바라보며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에 도취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낯선 아름다움은 언제 어디서건 불쑥 나타나곤 한다. 그렇게 보면 인생은 그 자체로 여행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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