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여행은 '익숙함과의 결별'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익숙함과의 결별은 필연적으로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을 의미하겠죠. 미지의 세계는 불확실의 영역에 속하기때문에 여행이란 어떤 사람에게는 불안과 두려움을 안겨줍니다. 한편 모험적인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이 오히려 호기심과 짜릿한 흥분을 주기도 합니다. 어쨌건 주사위는 던져졌으며 이미 비행기는 날개를 펼쳤습니다. 

 

밤 11시 부산을 떠나 터키의 이스탄불에 도착하니 터키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반입니다. 터키는 우리와 6시간 시차가 나기때문에 우리 시간으로는 밤 10시반에 도착한 셈입니다. 부산에서 이스탄불까지 30분 모자라는 24시간이 꼬박 걸렸습니다. 꽤 먼 길입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인천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 튀르크 공항까지 8000km가 넘는 거리를 장장 12시간을 쉬지 않고 날았습니다. 이스탄불은 실크로드의 종착지입니다. 옛날에는 도보로 몇달을 걸리던 이 길이라 생각하면, 단 12시간만에 날아온 것은 대단한 일이기도 합니다.

 

터키 제1의 도시 이스탄불의 관문은 아타 튀르크 공항입니다. 아타는 '아버지'란 뜻이고, '튀르크'는 터키를 말하기때문에 아타 튀르크는 '국부'란 뜻입니다. 터키의 아타 튀르크는 터키 민주공화국의 설립자인 케말 무스타파를 가리킵니다. 터키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아타 튀르크 무스타파 케말입니다. 그는 제1차세계대전의 패배로 연합국에 점령당한 오스만제국의 영토를 되찾아 터키 민주 공화국을 설립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아랍나라들이 이슬람 국가인데 반해 터키는 민주공화국입니다. 국민의 98%가 무슬림이긴 하지만 이슬람교를 터키의 국교라 부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아랍의 이슬람국가와는 달리 종교의 자유가 있으며, 무슬림들도 이슬람교의를 따를 것을 강제받지 않습니다. 여성들도 히잡이나 차도르를 해야할 지 말아야 할 지를 스스로 결정한다고 합니다. 히잡은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와 같은 것이고, 차도르는 눈을 제외한 다른 부분을 모두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체제는 모두가 아타 튀르크 무스타파 케말덕분인 것입니다.   

 

아타 튀르크 공항에 도착한 후 첫번째 방문지는 '그랜드 바자르'입니다. '그랜드 바자르'를 향하는 길의 오른쪽으로 '마르마라해'를 끼고 달리다 보니, 해안가에 거의 6km나 뻗어 있는 하드리아누스 성벽도 보입니다. 또한 여기저기 둥근 지붕을 한 모스크들이 눈에 띕니다. 

 

'그랜드 바자르'는 1543년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이후 얼마 되지 않은 1561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만도 450년정도가 되네요. 관광객을 위한 수많은 상점이 밀집되어 있는 '그랜드 바자르'에서 우리 일행은 일차 쇼핑을 합니다. 길거리에서 많은 아이들이 물이나 기념품을 팔기위해 분주합니다.

 

터키에서의 첫날밤 새벽 3~4시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더워서일까요, 아니면 가이드말처럼 시차때문일까요? 한국과의 시차는 6시간, 매일 1시간씩 시차가 적응된다고 하니, 집에 갈 때쯤이면 완전히 시차에 적응이 되겠군요. 이제 첫째날 새벽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설레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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