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놀드 하우저 씀/ 백낙청 반성완 염무웅 옮김/ 창비

<뉴욕타임즈 선정 100>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예술이란 무엇일까? 미를 추구하는 것이 예술이라면, 그렇다면 '미'란 무엇일까?

 

생존 문제가 당면한 최대 이슈였던 선사시대에 과연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있었을까? 서쪽 하늘에 걸린 붉은 노을은 수렵과 채취로 살아가던 시대의 사람들의 눈에도 아름답게 비쳤을까?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보면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 순간에도 서쪽 하늘을 물들이는 노을을 보며 말없이 그 아름다움에 경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극한 상황에서도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여전한가 보다. 아주 오래된 시절에도 그러했을까? 붉은 노을이 다음 날 맑을 것이라는 징후로 인식되었다면 이것은 또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더하여 또 다른 아름다움의 의미가 더해졌을 것이다. 저녁 노을은 다음날의 아름다운 사냥 활동을 보장해 주는 희망의 색깔이었을테니 말이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는 시대별로 아름다움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선사시대의 예술과 고대 오리엔트의 예술이 다르며, 그리스 로마 예술과 중세의 예술이 다르다. 시대별로 예술이 그 내용과 형식에 있어 다르다는 것은 미를 평가하는 안목과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로 상이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름다움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는 걸까? 이런 흥미를 자극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이다.

 

아놀드 하우저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문학과 예술을 조명하면서 이것이 사회변화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우저의 예술과 역사에 대한 해박함만이 아니라 이 둘을 관통하는 연결고리를 탐색하는 그의 직관은 단지 예술뿐만이 아니라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통찰로 이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예술과 역사에 관한 책일 뿐 아니라 인간 보고서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 하다.  

 

구석기시대 동굴 벽화는 아주 생생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물을 표현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자연주의적인 양식으로 표현되어 있다는 점은 아주 흥미롭다. 오히려 시간이 흘러 문명이 발달하면서 표현 방식이 기하학적인 양식을 보이고 있다. 문명은 자연을 그대로 본 뜨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단순화 내지는 변형인 것이다. 선사시대의 초기 예술이 어린 아이들의 낙서와 같은 그런 모습이었다면 오히려 받아들이기가 쉬웠을 것이다. 단순화과정은 인류 초기의 지적 발전의 한 단계였던 것이다. 

 

이집트의 절대 통치자 파라오의 권위를 드 높이는 수단으로서의 예술, 그리고 그리스 로마에서의 자연주의의 재등장 및 고전주의 예술, 중세에 이르러서는 종교적적 가치를 아름다움으로 보는 정신주의적 예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사고 방식도 달라지고 미를 바라보는 안목도 달라지고, 그것을 표현하는 양식도 끊임없이 변해 왔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예술을 통해 그 시대를 읽는 눈은 대단한 안목이다. 변모하는 예술을 통해 아름다움을 보는 안목의 변화를, 그리고 그 변화를 가능하게 한 사고 방식의 변화을 , 더 나아가 그 사고 방식을 변화시켰던 역사의 흐름을, 그리고 궁극적으로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원인 인간 본성을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목차>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

 

제1장 선사시대

1. 구석기시대: 마술과 자연주의

선사시대의 자연주의/ 생활의 방편으로서의 예술/ 예술과 마술

 

2. 신석기시대: 애니미즘과 기하학 양식

선사시대의 기하학 양식/ 마술과 애니미즘/ 농경문화의 전통주의/ 예술사회학의 애매성

 

3. 마술사 또는 성직자로서의 예술가

전문 직업 또는 가내수공예로서의 예술/예술활동의 분화/ 농민예술과 민중예술

 

제2장 고대 오리엔트의 도시문화

1. 고대 오리엔트 예술의 동적 요소와 정적 요소

도시문화와 도시예술/ 도시적 강제와 예술적 가치

 

2. 이집트 예술가의 지위와 예술 활동의 조직화

예술고객으로서의 사제층과 궁정/ 예술 작업장으로서의 사원과 궁정/ 예술품 제작의 조직화

 

3. 중제국시대 예술의 유형화

이집트 예술의 여러 전통/ 궁정예법과 초상/ 정면성의 원리/ 정석적 형식

 

4. 아메노피스4세 시대의 자연주의

새로운 감각성/ 양식의 이원성

 

5. 메소포타미아

 

6. 끄리띠

양식상의 대립

 

 

제3장 고대 그리스와 로마

1. 영웅시대와 호메로스 시대

영웅시대와 사회윤리/ 영웅시/ 서사시의 발생/ 궁정 가창시인과 유랑 음유시인/ 호메로스 서사시의 사회관/ 헤씨오도스/ 기하학 양식

 

2. 아케이즘과 참주제하의 예술

합창대용 서정시와 사상서정시/ 올림삐아 경기의 승리자상/ 개인주의의 맹아/ 참주의 궁정/ 종교예식과 예술/ 형식의 자율화

 

3. 고전주의 예술과 민주정치

고전주의와 자연주의/ 귀족계급과 민주제/ 비극/ 미무스/ 선전기관으로서의 극장/ 조형예술에서의 자연주의

 

4. 그리스의 계몽사조

쏘피스뜨들의 교양이상/ 계몽사조기의 예술양식/ 에우리삐데스/ 에우리삐데스와 쓰피스뜨 철학/ 플라톤과 당대 예술/ 시민적 취미

 

5. 헬레니즘 시대

사회적 평준화/ 합리주의와 절충주의/ 복제품의 제조/ 새로운 예술장르들

 

6. 제정시대와 고대 후기

로마의 초상조각/ 연속묘사법/ 로마시대의 인상주의와 표현주의

 

7. 고대 그리스, 로마의 시인과 조형예술가

예술가와 예술 작품의 괴리/ 예술작품의 시장/ 로마에서의 예술가에 대한 평가

 

제4장 중세

1. 초기 그리스도교 예술의 정신주의

종세의 개념/ 고대 말기 및 초기 그리스도교 예술의 정신주의/ 로마 예술 전통의 붕괴/ 교육수단으로서의 예술

 

2. 비잔띤 제국의 정교합일체제하의 예술양식

비잔띠움의 비도시문화적 성격/ 관료귀족/ 궁정양식과 사원양식

 

3. 우상파괴운동의 원인과 결과

정치적 군사적 배경/ 예술양식에 미친 영향

 

4. 민족 대이동기에서 카롤링어 왕조의 문예부흥기까지

민족대이동 시대 미술의 기하학 양식/ 아일랜드의 미니어처와 문학/ 프랑크 왕국과 신흥 봉건귀족/ 도시에서 지방으로 문화적 중심의 이동/

교회에 의한 교양의 독점/ 칼 대제의 궁정/ 카롤링어 왕조의 문예부흥/ 궁정양식과 민중양식

 

5. 영웅가요의 작자와 청중

영웅가요의 쇠퇴/ 비전문인 시인과 직업시인/ 민중서사시에 관한 낭만파의 이론/ 무훈시(상송 드 제스뜨)의 발생/ 음유시인의 유래

 

6. 수도원에서의 미술품 생산의 조직화

수도원에서의 육체노동/ 공예미술품/ 밋ㄹ학교로서의 수도원/ 중세미술의 익명성

 

7. 봉건제도와 로마네스끄 양식

귀족계급과 수도사 집단/ 봉건제도의 발달/ 폐쇄적 가정경제/ 전통주의적인 사고방식/ 로마네스끄식 교회건축/ 로마네스끄의 형식주의/

로마네스끄 후기의 표현주의/ 최후의 심판과 그리스도/ 중세의 세속미술

 

8. 궁정적 기사적 낭만주의

도시의 재흥/ 새로운 화폐경제/ 시민계급의 대두/ 문화의 세속화/ 기사계급/ 기사의 계급의식/ 기사계급의 도덕체계/ 궁정적의 개념

문화 역군으로서의 여성/ 고대 그리스 로마 문학 및 기사문학의 모티프로서의 연애/ 기사계급의 연애관/ 주군에의 봉사와 연애에의 봉사/

기사적 연애의 허구성/ 성심리학적으로 본 기사적 연애/ 문학사적 전거의 문제/ 성직 시인의 몰락/ 트루바두르와 음유시인/ 독서를 위한 소설/

메네스트렐/ 방랑문인/ 파블리오

 

9. 고딕 예술의 이원성

고딕의 범신론과 자연주의/ 개인주의의 맹아/ 진리의 이중성/ 유명론의 세계관/ 순환적 구도형식/ 고딕 건축의 예술 의욕과 기술/

고딕 예술의 역동성/ 새로운 감수성과 기술만능주의

 

10. 건축장인조합과 길드

건축장인조합에서의 예술활동이 조직화/ 미술품의 집단적 제작/ 길드조직/ 건축현장과 제작소

 

11. 고딕 후기의 부르즈와적 예술

중세 말기의 사회적 대립/ 기사계급의 몰락/ 중세의 자본주의/ 문화담당자로서의 시민계급/ 중세 말기의 민중문학/ 후기 고딕의 자연주의/ 영화적 시각/

필사본 삽화와 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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