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디샤의 여섯 번째 선물> 아흐멧 위밋 지음/ 이난아 옮김

 

여행은 준비가 반이다라고 생각하고 터키를 알기 위해 집은 책이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과 아흐멧 위밋의 <파디샤의 여섯 번째 선물>입니다. <파디샤의 여섯 번째의선물은 어른을 위한 동화입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초등 4학년 딸애에게 읽어보라고 주었더니 재미있게 읽더군요. 한 터키의 신문에서는 "이 책을 읽을 만한 연령의 자녀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사주세요. 아마 당신이 먼저 읽게 될 겁니다." 라고 소개했네요. 


 

파디샤는 이슬람 교를 믿는 나라의 군주입니다. 한 나라에 베풀기를 좋아하여 백성들의 사랑을 받는 훌륭한 파디샤가 있었습니다. 그는 칭찬받기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그의 충직한 신하이자 친구인 총리대신은 파디샤가 이 나쁜 버릇을 고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총리대신은 "폐하보다 너그러운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파디샤와 총리대신은 파디샤보다 너그러운 사람을 찾아보려고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에서 그들은 다섯명의 기이한 사연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그들의 기구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첫번째 사람은 장님인데, 놀랍게도 매일 장터에서 그의 목덜미를 힘껏 내리치는 사람에게 "정의가 실현되었다"고 말하며 금화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두번째 사람은 보석상인입니다. 그는 매일 장터에서 진귀한 황금달걀을 경매에 붙이고서는 고가에 황금달걀이 낙찰되자 마자, 그것을 쇠절구에 빻아 공중으로 날려보냅니다.


세번째 사람은 대장장이입니다. 그는 매일 일을 시작하려다 말고, 갑자기 벽으로 뛰어들어 머리를 부딪히고는 피를 흘리며 쓰러집니다.  


네번째 사람은 뮤에진입니다. 뮤에진은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시간을 알리기 위해 기도문을 읽는 사람입니다. 그는 정오 날마다 기도 시간을 알리기 위해 사원으로 가다가 첨탑의 꼭대기를 바라보고는 기쁨에 역력한 표정으로 갑자기 첨탑의 계단을 황급히 뛰어 올라갑니다. 그러나 조금 후 그는 아주 허탈한 표정으로 어깨를 죽 늘어뜨린 채 밖으로 나옵니다. 


다섯번째 사람은 모자장수입니다. 일주일마다 정성껏 만든 유명한 모자를 시장에서 흥정을 하는 도중 무언가를 보고 '날 떠나지 마시오.'하고 외치며 묘지까지 죽어라 달려가서는 두 개의 무덤 앞에 엎드려 기절할 때까지 울고 또 웁니다. 


파디샤와 총리대신은 이 다섯사람의 기구한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그리고 파디샤는 이 다섯사람을 궁궐로 불러서 자문관으로 삼고자 합니다. 그는 총리대신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 인간의 기억력은 불행하게도 그리 오래가지 않지. 머지 않아 이 여행중에 배우게 된 것들을 모두 잊어버리지 않겠나? 세월이 더 흐르고 나면 우리가 들었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오류들을 나도 똑같이 범할 수도 있고.... 나는 그것이 두렵네. 차라리 내게 경고해 줄 수 있는 자문관들을 곁에 두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하리란 생각이 들어." 197쪽


도대체 다섯사람은 어떤 기구한 이야기의 소유자일까요? 파디샤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인생에 꼭 필요한 교훈을 발견하였던 것입니다. 그는 다섯 사람을 궁궐로 불러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네는 탐욕 때문에 눈이 멀었고, 대장장이는 나눌 줄을 몰라서 중요한 기회를 놓쳤지. 또 보석 상인은 흥청망청 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중이고, 뮤에진은 인내심이 없어서 사랑하는 여자를 잃지 않았소? 모자장수는 또 어떤가? 질투심 때문에 아내와 아들을 죽임으로 몰아넣었소. 자네들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오류들의 생생한 증거들일세. 모두 내 곁에 머물면서 바른 길을 제시해 주길 바라오." 199쪽


파디샤는 여행을 통해 탐욕, 나눔, 낭비, 인내, 질투와 관련된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는 그 교훈을 잊지 않고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파디샤의 나라는 더욱 행복해졌고, 그는 백성으로부터 더 큰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네 인생을 살아가는 길에도 이정표가 될 가치들이 존재하겠죠. 나 자신은 어떤 가치를 우선시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내가 배운 가치는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해 봅니다. 다만 눈을 즐겁게 하는 여행으로 만족한다면 더소중한 교훈을 놓쳐버릴 수 있다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만, 한편으로는 너무 그런 점에 연연해 하지는 말자는 생각도 듭니다. 이후의 나의 생각과 행동은 나의 여행이 가치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결정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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