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J.  크로닌 지음

 

오래 전이었다. 아마도 내가 십대였을 때,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를 읽었다. 그 책은 나의 마음에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 내가 도서관 서가에 꽂혀 있는 <성채>를 뽑아 든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크로닌은 의사출신의 소설가이다. <성채>의 주인공 앤드루 맨슨은 의과대학을 막 졸업하고 대진의사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오지 탄광촌에서. 정의감과 열의에 넘치는 신출내기 의사로 패기롭게 일을 시작하지만 이내 벽에 부딪힌다. 대학교에서 배웠던 수많은 의학 지식은 그 효과 여부가 검증되지도 않은 채 전수되었을 뿐임을 알게된다. 많은 의사들은 새롭게 발전하고 있는 의학 지식에 무지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의료 행위는 아픈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수단으로 전락해 있다는 것도 알게된다.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의료계 및 의학 산업들. 의료제도 또한 제대로 된 진료를 가로 막고 있다. 진정한 의사의 길을 가려는 맨슨의 앞길에 놓여있는 난관들은 요지부동, 난공불락의 성채처럼 떡하니 서있다. 앤드루 맨슨은 이 난관들을 하나 하나 깨 가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런던에서 개업의로 성공을 추구하게 되면서 그도 타락의 길을 걷게된다. 맨슨도 결국 그렇게 되고 말 것인가? 

 

<성채>, 술술 잘 읽힌다. 맨슨이 일구어내는 성공 스토리는 독자의 마음을 뛰게 만든다. 맨슨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는 심장이 두근 두근해지고, 손에 땀을 쥐게 된다. 맨슨의 승리에는 커다란 환호성을 지른다. 사람의 마음을 쥐었다 폈다 하는 크로닌의 박진감있는 스토리 전개는 독자의 마음을 꽉 붙잡는다. 크로닌은 이러한 흥미진진한 스토리 속에 당시 영국의 의료계 및 의료제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 그리고 과학적인 방법론에 기초한 의학의 발전에 대한 신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은 미래를 꿈꾸는 청춘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인지, 올바른 의사의 길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청춘에게, 특히 의학도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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