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편지 / 황대권 글 그림 / 도솔

 

황대권씨는 서울농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다 학원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후에 이 사건은 국가기관에 의한 조작임이 밝혀지고 그의 나이 마흔 살 되는 해인 1998년에 황대권씨는 13년 2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석방되었다. 이듬해 1999년 그는 영국 임페리얼대학에서 생태농업을 공부한다. 그리고 유럽에서 변화하는 세계의 모습과 유럽의 대안 공동체를 살펴보고 귀국한 후 생태공동체의 실현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잡초란 무엇일까? 잡초는 나쁜 것일까? 농사 짓는 일은 잡초와의 싸움이다. 농부에게 잡초란 뽑아 없애야만 할 존재다. 그러나 황대권씨는 의견을 달리한다. 그에게 잡초는 뽑아 버려야만 할 나쁜 것이 아니다, 잡초는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잡초라는 말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에 야초 또는 야생초라고 부른다. 그는 옥중생활 동안 교도소 운동장의 한쪽에서 야초를 키우면서 야초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깨닫게 된다. 다양한 야초의 잎들을 뜯어 먹기도 하고, 심지어 차로 끓어 마시기도 한다. 그는 야초를 키우면서 관찰한 사실들, 야생초의 무궁한 가능성, 그리고 그 가운데 깨닫게 된 삶의 평범한 진리등을 편지로 써서 동생에게 보낸다. 그 가운데 몇 몇 편지를 뽑아서 책으로 엮은 것이 <야생초편지>이다.

 

 

다음은 황대권씨가 기르던 야생초를 직접 보고 그린 그림들이다.    

 

며느리 밑씻개

 

 

스타펠리아

 

 

달개비(닭의 장풀)

 

 

제비꽃

 

 

강아지풀

 

 

닭의 덩굴

 

 

딱지꽃

 

 

녹두

 

 

주름잎/고추풀/선담배풀

 

 

방가지똥

 

 

여뀌

 

 

땅빈대

 

 

루드베키아

 

 

황금

 

 

까마중/먹달

 

 

매듭풀

 

 

수까치깨

 

 

돌콩

 

 

 

 

괭이밥

 

 

쇠비름

 

 

중대가리풀

 

 

비름

 

명아주

 

 

산국

 

박주가리

 

 

수크럽

 

 

왕고들빼기

 

밑줄

무릇 정성과 열심은 무언가 부족한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만일 내가 온갖 풀이 무성한 수풀 가운데 살고 있는데도 이런 정성과 열심을 낼 수 있을까? 모르긴 몰라도 주어진 자연의 혜택을 느긋하게 즐기는데 시간을 더 쏟았을 것이다. 열악한 생활 환경에서도 마음 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풍요로운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다.

 

그림을 그리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한번으로는 대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상을 아무리 수십 수백번 들여다 보아도 직접 그려보지 않고는 제대로 파악한 것이 아니다. 한 번 그려봐서는 부족하다. 두 번 세 번 그려 보면 처음 그린 것이 얼마나 허술하고도 엉성한 것인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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