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뉴욕타임지에서 선정한 꼭 읽어야 할 책 100권의 고전에 도전해 볼 목표를 가져본다. 문자가 발명된 이후 수많은 책들이 나왔다. 뉴욕 타임지에서는 그 많은 책들 중에서 추리고 추려서 100권을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하였다. 그 책들은 도대체 어떤 책이길래 선택을 받은 것일까?

 

이미 그 중에 몇 권을은 읽어 보았다. 최근 영화 <변호인>에 등장한 덕분에 판매량이 늘었다는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비롯하여 <객관성의 칼날>,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야생의 사고>등... 그 결과 나름대로 이 책들에 대한 느낌이 있다. 그리고 몇가지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첫째 '어렵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씨는 <괴델,에셔,바하-영원한 황금노끈>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의 독서 역사에서 가장 난해한 책이었다고 토로하였다. 나에게는 <괴델,에셔,바하>보다는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가 더 어려운 책이었다. 또한 지금 읽고 정리하고 있는 찰스 길리피스의 <객관성의 칼날>의 어려움도 대단하다고 느낀다. 이러한 책들은 최소 2~3번은 읽어야 이해가 될 정도이다. 덕분에 2번 읽기의 매력에 푹 빠지기도 했다. 사실 좋은 책은 2번이상 읽을 때 그 참 맛이 나오는 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책들을 왜 읽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 두번째 특징에서 발견된다.

 

그 둘째 특징은 이 책들은 '정신의 지평을 넓혀준다'는 것이다. 이 책들을 읽고 나면 왜 이러한 책들을 위대한 고전이라 일컬어지는지 이해하게 된다. 이 책들은 인류 지성의 향연이며, 그 지성의 한계에 대한 도전의 역사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자는 자신이 '우물안의 개구리'였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더 넓은 세계가 존재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 이성으로 파악한 그 세계의 넓이와 깊이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한 때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굉장한 우문으로 생각하였었다. 정말 단순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E H 카는 나의 생각의 한계를 단번에 뚫어버리고 말았다. 나의 초라한 지성의 한계는 드러내면서. 그들 사상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새로운 시각, 창조적 파괴, 고차원적인 해박함 등은 평범한 이들을 놀랍게한다. <야생의 사고>에 담겨있는 논지의 역설은 충격적이었다. 서구 사회는 물론이거니와 우리의 사회는 과학적 논리성, 합리성에 바탕을 둔 사고에 최상의 가치를 부여한다. 하지만 <야생의 사고>는 이러한 고정관념을 단번에 깨뜨린다. 과학적 사고, 합리적 사고와는 다른 사고 체계 즉 야생의 사고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문명의 관점에서 원시사회라고 일컬어지는 곳에 존재하는데, 놀랍게도 그 사고체계는 고도의 정밀성을 지니고 있다. 이 책들은 '아하! 이럴수가!'하는 탄성을 발하게 한다. 

 

세째, 이 책들은 독자를 고민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독자들이 생각하도록 만든다. 인생에 대해, 사랑에 대해, 존재에 대해 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소박한 행복은 이 책들과 다소 거리가 있다. 소박한 행복은 저 멀리 멀어져 간다. 하지만 거기엔 다른 즐거움이 숨어있다. 공자는 그러한 기쁨에 대해 '아침에 도를 깨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라고 말했다. 

 

생각을 자극하고 그 지평을 넓혀주는 책을 읽고 나면, 하늘과 공간, 빛과 자연, 삶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고전 100권은 세계의 지성들과의 만남이다. 그들과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눈다는 기대감으로 올해의 목표를 설정해 본다.    

 

* 뉴욕 타임지에서 선정한 읽어보아야 할 100권

 http://blog.daum.net/ccsj7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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