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그윽한 미소에 자신감 넘치는 개츠비의 모습은 어디로 가버렸을까요?
닉과 베이커양이 개츠비와 데이지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는 날, 개츠비는 자신의 저택에서 초조하게 닉을 기다립니다.
닉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표를 내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그리고 닉으로 부터 데이지를 초대할 것인지 말 것인지 듣고 싶어 애가 닳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하면 할 수록 더욱 꼴이 우스워집니다. 게다가 닉의 마음에 들려고 무진 애를 쓰는 모습도 마치 첫사랑 앞에서 우물쭈물하는 수줍은 십대의 모습만 같습니다.
사랑앞에서 무한정 약해지는 것이 남자의 마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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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I came home to West Egg that night I was afraid for a moment that my house was on fire.
그날 밤 웨스트 에그에 있는 집으로 돌아 온 나는 집에 불이 났는가 싶어 깜짝 놀랐다.
Two o'clock and the whole corner of the peninsula was blazing with light which fell unreal on the shrubbery and made thin elongating glints upon the roadside wires.
새벽 두시였는데, 집 부근의 해변에 접한 온 지역이 빛으로 맹렬히 번쩍이고 있었다. 빛이 내려 앉은 관목 수풀은 이상한 딴 세상인 듯했고, 도로 옆 얇고 전선은 빛을 받아 길게 번득였다.
Turning a corner I saw that it was Gatsby's house, lit from tower to cellar.
모퉁이를 돌자 그게 개츠비의 집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탑으로부터 가장 아래의 지하 저장고까지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것이었다.
At first I thought it was another party, a wild rout that had resolved itself into "hide-and-go-seek" or "sardines-in-the-box" with all the
house thrown open to the game.
처음에는 또 다른 파티를 하나보다고 생각했다. 술취한 한 패거리들이 "숨바꼭질"이나 "상자속의 정어리" 게임을 하느라 모든 방들을 개방해 놓은 듯이 보였다.
(*상자속의 정어리: 숨바꼭질은 모두가 숨고 술래가 숨은 사람은 찾는 게임이지만, 상자속의 정어리 게임은 한 사람이 숨고, 다른 모든 사람이 찾는 게임이다. 일단 숨은 사사람을 찾으면 찾은 사람도 그 장소에 함께 숨는다. 이렇게 해서 숨은 사람을 찾은 사람들이 차곡 차곡 그 곳에 정어리처럼 숨게 되고, 맨 마지막까지 찾지 못한 사람이 게임에서 지게 된다. )
But there wasn't a sound.
하지만 고요했다.
Only wind in the trees which blew the wires and made the lights go off and on again as if the house had winked into the darkness.
오직 숲에 부는 바람 소리뿐이었다. 바람에 전선이 흔들려 전기불이 왔다 갔다 하면서, 개츠비의 집은 마치 어둠속으로 윙크하는 듯했다.
As my taxi groaned away I saw Gatsby walking toward me across his lawn.
택시가 부릉거리며 가버리자 개츠비가 잔디밭을 가로질러 걸어왔다.
"Your place looks like the world's fair," I said.
"이 곳이 세계 EXPO처럼 보이네요." 내가 말했다.
"Does it?" He turned his eyes toward it absently. "I have been glancing into some of the rooms. Let's go to Coney Island, old sport. In my car."
"그래요?" 개츠비가 멍하니 집을 돌아다 보았다. "방들을 살펴보고 있었어요. 코니섬으로 갑시다. 오랜 친구여, 내 차를 타고 갑시다."
"It's too late."
"너무 늦었어요."
"Well, suppose we take a plunge in the swimming pool? I haven't made use of it all summer."
"그런가요, 풀장에서 수영을 하자고 하지 않았나요? 이번 여름 내내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어요."
"I've got to go to bed."
"난 좀 자야겠어요."
"All right."
"좋아요."
He waited, looking at me with suppressed eagerness.
개츠비는 안달이 나 있었지만 재촉하지 않고 나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I talked with Miss Baker," I said after a moment. "I'm going to call up Daisy tomorrow and invite her over here to tea."
"베이커양과 이야기를 했어요," 잠시 후 내가 말을 꺼냈다. "내일 데이지에게 전화를 하려구요. 차를 마시러 오라고 초대할 겁니다."
"Oh, that's all right," he said carelessly. "I don't want to put you to any trouble."
"오,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개츠비는 상관없다는 투로 말했다. "당신이 곤란해 지는 건 원치 않습니다만"
"What day would suit you?"
"어느 날이 좋을까요?"
"What day would suit YOU?" he corrected me quickly. "I don't want to put you to any trouble, you see."
"당신에게는 어느 날이 좋을까요?" 개츠비는 재빨리 나에게 되물었다. "아시다시피 당신이 곤란해 지면 안되잖아요."
"How about the day after tomorrow?"
"내일 모레 어떨까요?"
He considered for a moment. Then, with reluctance:"I want to get the grass cut," he said.
개츠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쭈삣 쭈삣하면서 "풀을 좀 깍아둬야 할 것 같네요,"라고 개츠비가 말했다.
We both looked at the grass--there was a sharp line where my ragged lawn ended and the darker, well-kept expanse of his began.
우리는 둘 다 풀숲을 쳐다 보았다. 고르지 못한 나의 잔디밭과 관리가 잘 된 개츠비의 짙은 잔디밭은 뚜렷하게 차이가 져 보였다.
I suspected that he meant my grass.
나의 잔디밭의 풀을 깍아야 한다는 말인지.
"There's another little thing," he said uncertainly, and hesitated.
"다른 작은 문제가 하나 있어요," 그는 우물거려 말하고는, 머뭇거렸다.
"Would you rather put it off for a few days?" I asked.
"몇 일 더 연기할까요?" 내가 물었다.
"Oh, it isn't about that. At least----" He fumbled with a series of beginnings. "Why, I thought--why, look here, old sport, you don't make
much money, do you?"
"아니예요. 그 문제는 아니고. 적어도---" 개츠비는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 지 몰라 더듬거렸다. "글쎄, 내 생각엔-- 저...있잖아요. 친구. 당신은 많은 돈을 벌지는 않죠, 그렇죠?"
"Not very much."
"많이는 벌지 못하죠."
This seemed to reassure him and he continued more confidently.
개츠비는 이 말을 듣고 다소 안심되는 듯 보다 자신있게 말을 이었다.
"I thought you didn't, if you'll pardon my--you see, I carry on a little business on the side, a sort of sideline, you understand.
"그럴거라고 생각했어요, 만일 당신이 이해해 준다면... 아시다시피, 나는 부수적으로 작은 사업 하나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해하실 겁니다.
And I thought that if you don't make very much--You're selling bonds, aren't you, old sport?"
내 생각인데...만일 당신이 많이 벌지 않는다면--당신은 채권을 팔고 있죠, 그렇죠, 친구?"
"Trying to."
"그럴려고 애쓰고 있죠."
"Well, this would interest you. It wouldn't take up much of your time and you might pick up a nice bit of money. It happens to be a rather confidential sort of thing."
"그럼...이건 당신에게 흥미가 있을 것 같은데. 많은 시간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만 꽤 돈을 만질 수 있을 겁니다. 다소 은밀한 일이긴 합니다만."
I realize now that under different circumstances that conversation might have been one of the crises of my life.
지금 와서야 깨닫는 것이지만, 그러한 대화는 다른 상황에서라면 내 인생의 위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But, because the offer was obviously and tactlessly for a service to be rendered, I had no choice except to cut him off there.
그러나, 그것은 누가 들어도 위험한 것임이 분명할 정도로 명확했기때문에, 그의 말을 잘라 거절하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I've got my hands full," I said. "I'm much obliged but I couldn't take on any more work."
"할 일이 너무 많아서요," 라고 나는 말했다. "고맙긴 하지만, 더 이상의 일을 맡아 처리할 여유가 없네요."
"You wouldn't have to do any business with Wolfshiem."
"울프심씨과는 어떠한 거래도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Evidently he thought that I was shying away from the "gonnegtion" mentioned at lunch, but I assured him he was wrong.
개츠비는 내가 거절하는 이유가 분명히 점심때 언급된 "코넥션"때문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그것때문이 아니라고 그를 안심시켰다.
He waited a moment longer, hoping I'd begin a conversation, but I was too absorbed to be responsive, so he went unwillingly home.
개츠비는 내가 말을 꺼내기를 바라면서 조금 더 기다렸지만, 내가 너무 골똘히 생각에 잠겨 대꾸를 하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집으로 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