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S. 콜린스 / 이창신 옮김/ 김영사

 

프랜시스 S. 콜린스,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책임자로 일했었다. 그는 물리학과 화학을 공부했지만, 결국 의학에서 자신의 길을 찾았다. 콜린스는 불가지론자였다가 무신론자가 되었고, 27세에 유신론자가 된다. 그는 신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조사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조사해 보지도 않은 문제에 대해 특정한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과학자로서 올바른 처신이 아니라는 점도 생각하게 된다. 그는 신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을 들어보고 찾기로 한다. 그런 와중에 C.S. 루이스의 책을 접하게 된다. 그 속에서 그는 자신이 신에 대해 품었던 많은 의심과 회의가 논리정연하게 설명되어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신을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과학자로서 어떻게 신의 존재를 확신하게 되었는지 자기 고백이다. 그가 신의 존재를 확신하게 만든  것은 "도덕법"의 존재이다. 인간에게는 옳고 그른 것에 대한 선천적인 감각이 있다는 것이다. 그 도덕법의 존재는 신이 있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그를 이끈다. 

 

그리고 그는 신의 존재와 관련된 형이상학적인 질문들, 즉 신은 단지 욕구 충족을 위해 만들어진 희망사항이 아닌가? 종교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그 모든 해악은 어찌하려는가? 자애로인 신이 왜 세상의 고통을 내버려둘까? 이성적인 사람이 어떻게 기적을 믿을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시도한다.

 

또한 우주의 기원과 관련하여 신의 개입이 없었다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이른바 '미세조정'이라는 문제도 언급한다. 생명체의 기원과 DNA의 연구를 언급하며 경외감을 표시한다. 그러면서 신의 존재를 절대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진화론 조차도 신의 존재를 지울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최고의 유전학자로서 진화론을 굳게 신봉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모든 과학적 진실들은 종교에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신의 존재를 설명하려는 네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첫번째는 무신론과 불가지론이다. 두번째는 창조론이다. 이른바 '젊은 창조론'이다. 세번째는 '지적설계론'이다. 콜린스는 이 모든 선택지를 거부한다. 그가 제시하는 네번째 대안은 '바이오로고스'이다. '유신론적 진화' 이랄까, 아니면 '진화론적 유신론'이랄까? 그는 신이 진화라는 과정을 통해 모든 것을 창조하였다고 믿는다. 이것이야말로 진화와 창조를 모두 포용하는, 다시말하면 과학과 종교를 아루르는 화해의 장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콜린스는 유전학적으로 볼 때 진화는 확실한 과학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모든 것을 창조한 신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과학과 종교의 화합을 꿈꾸고 있다. 신의 존재 증명은 과학의 한계를 벗어난 일이며, 과학은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도, 반증할 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는 아인쉬타인의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다. "종교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며, 과학없는 종교는 장님이다." 그는 종교과 과학의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밑줄 친 부분들....

 

있을 법한 것과 증명된 것 사이에 커다란 틈이

입을 쩍 벌리고 있다. 우리는 뛰어 넘기가 겁나 바보처럼 서 있다가

우리 '뒤에서' 땅이 꺼지는 것을, 설상가상으로

우리의 세계관이 무너지는 것을 본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

필사적으로 고개를 든다. 말씀으로 뛰어들자.

닫힌 우주를 여는 말씀으로.

p37 (쉘던 베너컨의 소네트에서)

 

신은 희망 사항이라는 주장을 완전히 뒤집어 볼 수도 있다. 인간 특유의 보편적인 그러한 갈망이 실현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애초에 왜 존재하겠는가? 루이스는 이번에도 이를 매끄럽게 설명한다. "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면 생명체는 아예 욕구를 가지고 태어나지도 않았다. 아기는 배고픔을 느낀다. 당연히 음식이라는 게 있다. 새끼 오리는 수영을 하고 싶다. 당연히 물이라는 게 있다. 인간은 성적 욕구를 느낀다. 당연히 성행위라는게 있다. 만약 세상 어떤 경험으로도 충족할 수 없는 욕구를 내 안에서 발견한다면, 나는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도록 만들어졌다는 말이 가장 그럴 듯한 설명이 된다. p44 

 

"나를 끊임엇이 존경심과 외경심으로 가득 채우는 게 두 가지 있는데, 그것들에 더 오래 더 진지하게 의지할수록 더욱 그러하다. 밖으로는 별이 총총한 하늘이, 안으로는 도덕법이 그것이다." p63 (임마누엘 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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