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 장편소설/ 새움출판사

 

김진명은 이 소설 <글자전쟁>을 통해 역사학계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던진다. 한자는 어느 민족이 만들었는가? 당연히 중국의 한족이 한자를 만들었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실을 부정한다면 이는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인가? <글자전쟁>은 한자가 한족이 동이족이라고 부르는 민족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그러면 이런 엄청난 주장을 하려면 그에 걸맞는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인데, 그 근거는 무엇인가? <글자전쟁>은 직격탄을 날린다.  

 

중국의 고대 역사는 삼황오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하나라, 은나라, 주나라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중 은나라의 유적인 은허는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갑골문자가 발견된 것으로 유명한다. 한자의 기원이 된 갑골문자는 은나라에서 시작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은나라는 중국의 한족이 세운 나라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동이족이 세운 나라이다. 은허에서 발굴된 여러 유골과 유물들은 그 나라를 세운 사람들이 동이족임을 보여준다. 한자의 기원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 점을 근거로 하여 한자가 동이족이 만든 문자라고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한자의 주인이 중국의 한족인 것으로 왜곡이 되었을까? 여기에는 공자의 역사왜곡이 관련되어 있다. 공자와 역사왜곡이라? 믿어지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김진명씨가 다음의 스토리펀딩에 올린 '대한민국의 7대불가사의 5화'를 참조해 보라.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만 치부할 수는 없음을 느끼게 된다.

☞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3475 

 

<글자전쟁>은 한자의 주인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 즉 중국의 한족과 동이족과의 싸움, 아니 싸움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한족의 한자 찬탈 행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고구려 영토내에 한 마을이 풍지박산이 난다. 모든 마을 주민이 처참하게 살해당한 것이다. 이 사건을 조사하게 된 행정관은 이 문제가 동이족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사건은 '글자전쟁'의 일환이었음을 밝히게 된다. 한족이 만든 자만을 남겨두고, 동이족이 사용하던 弔자를 없애버리고 치졸한 한족의 의도였음을 밝힌 것이다. 이것은 전쟁이었다. 글자를 둘러싼 전쟁!

 

은허에서 발굴된 갑골문을 조사해 보면 이미 은나라시대에 5000여자의 한자가 사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한자를 받아들인 한족이 그 이후 수많은 한자를 만들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모든 한자가 한족의 작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일이다. 실제 논답畓, 집가家와 같은 글자는 한족은 모르는 글자이다. 한족이 만든 글자가 아닌 것이다. 한족은 한자의 주인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쟁을 치루어 왔을 것인지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  

 

한자의 주인이 한족이 아닌 한민족이라는 김진명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한국의 역사학계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역사학자들은 받아쓰기만 한 것이었던가? 만일 그런 부끄러움이 있다면, 이제는 그러한 관행을 중지하고 새로운 숙제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김진명씨는 대한민국의 역사학계에 심각한 숙제를 던져 준 셈이다. 비전문가의 주장이라고 일축하기 전에 깊이 연구하여 진상을 밝힐 무거운 책임이 역사학계에 주어진 것이다. 회피하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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