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예술가의 초상> 제임스 조이스/ 이창희 그림/ 박성문 글/ 채우리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6

 

제임스 조이스(1882-1941)는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 <율리시스>는 현대소설의 지평을 연 획기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율리시스>는 두번째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난해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왜 조이스의 대표작 <율리시스>는 이런 상반된 평가를 받고 있을까요?

 

조이스 이전의 소설들은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그러나 조이스는 그와는 달리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어, 내면 세계의 묘사에 집중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완전히 새로운 소설을 시작한 것입니다.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의식의 흐름'은 한 개인의 총체적인 삶에서 흘러나오기마련입니다. 그를 이해하려면 주인공의 내면을 형성한 배경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조이스는 설명을 하려들지 않습니다. 단지 의식의 흐름을 서술할 뿐입니다. 더군다나 인간의 의식이란 때때로 불연속적이며, 불합리하고, 불가해하기때문에 이해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율리시스>가 난해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율리시스>는 1904년 6월16일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을 배경으로 하여 주인공 레오폴드 블룸씨와 스티븐 디덜러스를 중심축으로 소설이 전개되어 나갑니다. 그러므로 <율리시스>의 배경이 되는 '더블린', 그리고 주인공인 스티븐 디덜러스에 대해 더 많이 알게되면 <율리시스>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이스의 더블린 3부작인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율리시스>중  <더블린 사람들>과 스티븐 디덜러스가 주인공인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먼저 읽는다면 <율리시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조이스 자신의 자서전적인 소설입니다. 주인공 스티븐 디덜러스의 이야기는 조이스 자신의 이야기인 셈이죠.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스티븐의 어린 시절에서 시작하여 대학을 졸업한 후 종교와 가족, 국가와 민족을 뒤로 하고 예술가의 삶을 찾아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때까지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꽤나 이해하기 어렵다던 이 작품을 만화로 만나게 되어 재미있게, 쉽게 접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만화로 된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는 중간 중간에 보조 자료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조이스의 문학, 그의 조국 아일랜드의 역사와 종교 등의 자료들은 조이스와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는 자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의 성장과 함게 했던 종교와 가족, 민족과 국가등은 예술가를 위한 자유의 길을 막는 장애물이었습니다. 그는 이를 뛰어 넘어 자유의 길을 나아갑니다.

 

 

스티븐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이달로스처럼 자유를 향해 날아오르기로 결심합니다. 그의 이름 디덜러스는 그리스어로 다이달로스입니다. 다이달로스는 갇혀있는 탑에서 탈출하기 위해 밀랍과 깃털을 이용하여 날개를 만듭니다. 그리고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목숨을 걸고 자유를 향해 탈출합니다. 이카루스는 너무 높이 날아 올라 태양의 열로 날개밀랍이 녹는 바람에 떨어져 죽게됩니다. 자유를 향한 열망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필경 함께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티븐의 자유혼은 막을 수가 없습니다.  

 

 

가족도, 종교도, 국가와 민족도 스티븐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스티븐은 영국의 국교회에 예속되어 세속화된 종교에 분노합니다. 그리고 스티븐은 조국 아일랜드에도 심한 환멸감을 느낍니다. 자기네 언어를 버리고 다른 나라 언어를 택한 나라, 아일랜드의 애국자 파넬의 파멸을 기뻐하던 나라... 그는 '아일랜드는 제 새끼를 잡아먹는 늙은 암퇘지'라고 신랄하게 비난합니다. 이렇게 그는 종교와 조국에 등을 돌리고, 가족을 뒤에 두고 아일랜드를 떠납니다. .  

 

 

 

어디에도, 그 무엇에도 구속받지 않는 스스로의 결정을 통해 예술가의 길을 걷기 위해 자유의 길을 떠납니다. 이렇듯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자유를 향한 스티븐의 몸짓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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