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에페수스>의 유적


에페수스는 성경에 에베소라고 나오는 도시입니다. 에페수스는 소아시아의 수도로 상업과 무역의 도시였습니다. 24~5만의 시민이 거주했으며, 유동인구를 포함하면 30만명에 이러렀을 것입니다. 현재 발굴율이 20%정도로 터키 최고의 유적지입니다. 현재는 터키의 도시 셀축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3년동안 이 도시에 머물렀으며, 은으로 아르테미스 형상을 만들어 파는 장인들이 사도 바울의 활동에 반대하여 소요가 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이 도시 사람들은 아르테미스(아데미)를 주신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후에 아르테미스 축제에 반대하던 디모데가 이 곳에서 순교를 당하고 오네시모가 교회의 감독자로 왔다고도 합니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죽을 때까지 살았던 집도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사도 요한의 기념무덤도 에페수스에 있다고 하네요. 성경을 보는 사람들에겐 에페수스란 도시는 아주 낯 익은 도시입니다. 


우리는 주로 에페수스의 크레테스 거리를 중심으로 좌우로 남겨진, 시간과의 투쟁에서 승리한 유적들을 둘러봅니다. 크레테스거리는 에페수스를 관통하여 남북으로 뻗어있는 도로입니다. 이 거리의 남쪽 끝 오른쪽에 '오데온'이 있습니다. 온데온은 지붕이 있는 작은 극장이었습니다. 1500석정도 되는 오데온에서는 시낭송회나 음악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일종의 문화공간이었던 셈이군요. 


 


객석 좌석의 앉음판은 약간 앞으로 돌출되어 있어 작은 광장에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말하는 사람의 귀로 반사되어 들리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시청사 Prytaneion 은 BC 3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종교의식, 고관들의 공식리셉션 및 연회장으로 쓰인 곳입니다.


 


기둥의 잘라진 단면의 모습입니다. 사각형 구명과 옆으로 난 홈은 기둥들이 세워질 때 맞물리도록 해서 어긋나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였다고 합니다.


 


이것은 Memmius Monument. 1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과중한 세금으로 인한 이오니아인들의 반란을 진압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었다고 합니다. 


 


남쪽 언덕에 서서 북쪽으로 뻗어있는 크레테스 거리를 바라봅니다. 북쪽으로 완만한 내리막길은 반들반들한 대리석 바닥으로 되어 있어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천년 이상이나 된 길과 건물들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입니다. 저 끝에 유명한 켈수스 도서관이 보입니다.


 


이것은 당시의 공중화장실입니다. 변기아래쪽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물이 흘러 나가게 되어 있어 변을 왼쪽으로 흘려보내게 되어 있습니다. 수세식 화장실인 셈입니다. 물이 들어오는 오른쪽으로 갈 수록 냄새가 덜하므로 요금이 비쌌고, 왼편으로 물과 변이 흘러가는 쪽은 사용료가 더 저렴했다고 합니다.  아주 뜨거운 날씨나 차가운 날씨에는 벗은 엉덩이로 앉기가 힘들었겠죠. 그 때는 노예들이 먼저 앉아서 체온으로 온도를 적당히 맞춘 후에 주인들이 볼 일을 봤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켈수스 도서관입니다. 당시 세계 3대 도서관 중에 하나였습니다. 나머지 두 도서관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소아시아의 페르가몬 도서관이었습니다. 웅장한 건물의 일부가 우뚝 서 있습니다만 당시 소장하고 있던 책들은 어디가고 한 권도 남아 있질 않습니다. 켈수스 도서관 앞 계단에는 그늘이 져서 관광객들이 앉아 쉬고 있었는데, 마치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하더군요.


 

 

 


켈수스도서관 옆 문을 통해 바라 보니 광장이 보입니다. '아고라'입니다. 에페수스에는 3개의 아고라가 있는데 남쪽 오데온 옆에 위쪽 아고라가 있었고, 이 곳은 아랫쪽 아고라입니다. 그외에 항구쪽에 아고라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아고라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에 형성된 광장으로 이곳에서 민회와 재판, 상업, 사교들의 다양한 활동을 하였습니다. 아고라는 시장으로 경제활동의 중심지였으며, 시민들이 사교 활동을 하면서 여론을 형성하던 의사소통의 중심지였습니다. 또한 학문과 사상등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던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였으며, 시민들이 민회를 열어 국방이나 정치문제를 토론하던 정치의 중심지이기도 했습니다. (두산백과사전) 


 

  

 


에페수스에서 가장 큰 건물인 원형극장입니다. 2만5천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원형경기장입니다. 엄청난 규모입니다. 일반적으로 고대 도시의 인구를 추정할 때 원형극장 수용인원의 10배로 계산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에페수스의 인구는 25만명으로 추정하는 것입니다.  


 

  

 

 

 


원형 경기장에서 바다쪽으로 뻗어 있는 아르카디안거리입니다. 항구도로라고도 부릅니다. 이 거리의 양쪽으로 상가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거리의 끝에 항구가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밀려내려간 토사로 인해 바다가 멀리 달아나 떨어져 있다고 합니다. 항구도시 에페수스는 상업과 무역의 도시로 크게 발전했지만, 항구가 멀어짐에 따라 쇠퇴했을 거란 말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아르카디안 거리의 왼쪽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북쪽 입구에 도착하니...크레테스거리의 남쪽에서 시작된 에페수스 유적의 관광도 막을 내립니다. 


과거의 화려했던 영광은 오직 뜨겁게 내리 비치는 햇볕으로만 느껴지는 에페수스의 유적은 세월의 무상함만 안겨줍니다. 옛날 옛도읍지를 찾았던 길재의 느낌이 이러했을까요?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우리네 인생도 지나고 나면 한 낱 유적으로나마 남을 수 있을지...마냥 허허로운 공간속에 흩어져 버릴 것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