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역사가 있는 사회와 역사가 없는 사회

그 차이란 무엇일까? 문자가 있는 사회는 역사를 기록할 수 있는 사회가 되고, 그렇지 못한 사회는 역사를 소유하지 못한 사회가 되는 것일까? 그렇기는 하다. 하지만 문자가 있고 없고를 떠나 그 사회 구조가 어떠한가가 문제시 된다. 즉 차별이 있는 사회인가? 아니면 차별없는 사회인가? 우리는 차별이 없는 사회를 꿈꾸지만 그 사회의 결국은 어떠할 것인가? 차별이 있는 사회는 절대 악인가?

 

문자의 존재는 정보의 존재로 이어진다.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의 차별을 유발시킨다. 정보를 가진자는 권력자가 되고 그렇지 못한 자는 지배를 받게 되는 계층이 된다. 그러므로 문자의 존재는 차별있는 사회를 만들어 내는 원동력일 듯하다. 그러면 문자가 없다고 해서 정보가 없는 것인가?

 

세종대왕때 한글 창제를 반대한 사대부들은 왜 그랬을까? 서민들은 어려운 한문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문을 배울 수 있었던 사대부계층만이 그를 통한 정보를 소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정보는 그들의 권력이었다. 쉬운 한글을 만들어 서민들도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된다면 그들의 권력기반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한글에 반대했던 것이다.

 

그러면 한글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의 권력의 향방은 어떠한가? 권력층과 비 권력층 사이의 간격이 많이 좁아졌다. 즉 사회계층사이의 간격이 좁아진 만큼 계층의 이동이 용이해지고, 그러므로 그 열망도 더 커지게 되었다. 이는 계층간의 투쟁, 그리고 뺏고 뺏기는 싸움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발전 또는 진보가 존재하게 된다.

 

그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차별이란 존재해야 한다. 그리고 그 차별은 극복가능한 것이 되어야 한다. 그 차이가 너무 커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 열의 이동이 일어나지 않고 차가운 사회로 탈바꿈하게 된다. 아니면 그 엄청난 차이를 극복할 영웅이 나타나야만 역사는 이루어지게 된다.

 

차별이 있는 사회에서 그 차별이란 것은 항상 그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차별에 대한 분노가 특히 그러하다. 차별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신분에 만족하는 자에게는 그 차별을 뛰어넘으려는 에너지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차별을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자는 분출하는 에너지에 의해 크고 작은 혁명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들이 역사를 구성하는 사실들을 형성하게 된다.

 

역사는 도전하는 자와 응전하는 자 사이의 투쟁에서 생겨난다. 도전하는 자는 새로운 권력을 쟁취하려하고, 응전하는 자는 그것을 지키려한다. 그 다툼은 역사에 남을 만한 충돌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이른바 발전이라는 것이 결과로 나타난다. 투쟁이 없는 곳에 과연 발전이 있을 수 있을까?

 

세계 곳곳에 남아있는 원시사회는 오랜 세월동안 발전이 없이 원래의 원형질의 삶의 모습을 간직해 왔다. 수천년, 수만년전의 수렵과 채집의 생활이 그대로 배여 있다. 왜 그 사회는 발전하지 못했는가? 그들 사회는 기본적으로 차별이란 존재하지 않았기때문이다. 그러하기에 차별을 뛰어넘어려는 시도도 없을 뿐더러 차별에서 비롯되는 투쟁도 없을 것이다. 이러하여 그 사회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특별한 사건들을 소유하지 못한 사회가 되어 역사는 형성될 수 없는 입장에 있게 된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는 우리 모두 지향하는 세상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 사회는 역사없는 사회가 될 것이며, 발전이란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러한 사회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비록 세계 곳곳에 그러한 사회들이 부분적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개인의 발전도 마찬가지이다. 차별받는 것에 대한 분노, 상위 계층으로의 열망등은 행동하려는 강한 동력으로 작용한다. 만족보다는 불만족이 그러한 열을 발생시키는 정도가 더 컬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을 진보하고 발전하게 만든다.

 

발전은 있지만 불평등한 세상, 평등하지만 발전이 없는 세계...어떤 것이 더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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