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지음/ 도서출판 은행나무 2012 9 7 읽음

 

'7년의 밤'은 '내 심장을 쏴라'로 이어졌다. 제 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란 타이틀과 '7년의 밤'이 주었던 인상이 이 작품으로 손을 내밀게 했다.

 

"제게도 활공장이 필요했습니다" 이 작품의 마지막 부분에 수명이가 심판위원들 앞에서 이렇게 대답한다. 

 

'운명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신병원 실습을 마친 후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나 자신 스스로 그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는 강박감이 든다.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 나의 운명은 나의 삶을 침몰시키고 있는가?

 

운명과도 같은 상황에서 끊임없이 싸우는 승민, 그를 바라보다 깨닫게 되는 수명...결국 둘 다 새로운 길을 가게된다. 활공장....

 

우리 모두는 일종의 잠재적 정신병자이다. 온 세상은 거대한 정신병동이다. 소통의 부재- 타인과의 소통만이 아니라 자신과의 소통의 부재 그리고 진실을 숨기려는 모든 심리적 요소들은 정신병의 징후이다. 수명이가 활공장의 필요를 느낀 것은 바로 진실을 마주대하고 자신과 그리고 타인과의 소통때문이었다. 진실을 뒤덮고 그 뒤에 숨으려는 정체모를 본능, 그것을 깨고 자신의 본 모습과 대면할 때 자기가 해야 할 바를 깨달게 되는걸까?

 

그녀의 작품 2권을 읽으면서 그녀의 글쓰기에 대해 느낀다. 어떻게 쓰는지. 그녀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것은 아닌듯, 하지만 치열한 작가 정신으로 조사하고 탐구하고, 쓰고 또 쓰고, 다시 쓰는 정제의 과정을 거쳐 글을 쓰는 듯하다. 그녀 자신이 말했듯이 초고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글은 좋은 글이 아니다의 스타일이다. 상황이나 주변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후에 그것을 묘사하는 기법 또한 그녀의 글쓰기에 대한 열정과 남다름을 보여준다.

 

아뭏든 후반부로 접어들며 탄력이 붙어가는 이야기가 흥미로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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