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직 지음 한길사  2012-9-3 읽음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서는 과학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에 따른 혁명적인 과정을 거쳐 발전한다는 것을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곽영직교수가 쓴 '세상을 바꾼 열가지 과학혁명'에서는 바로 이러한 결정적 순간들을 다룬다.  그리고 이러한 과학혁명의 세부적인 과정과 아울러 간략하게 간추린 과학자들의 생애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지적한 열가지 과학혁명은 다음과 같다.

 

1. 인간이 우주에 대해 질문하다 - 코페르니쿠스의 '천체 회전에 관하여'

2. 자연현상은 신의 의지가 아니다 - 뉴턴의 '프린키피아'

3. 물질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시작되다 - 라부아지에의 '화학원론'과 돌턴의 '화학의 신세계'

4. 엔트로피는 절대로 감소하지 않는다 - 클라우지우스의 '열의 동력에 관하여'

5. 우리는 신의 창조물이 아니다 - 다윈의 '종의 기원'

6. 현대문명의 근본인 전기가 나타나다 - 맥스웰의 '전자기론'

7. 현대과학의 문을 열어젖히다 - 아이쉬타인이 '상대성이론'

8. 원자보다 작은 세계를 이해하다 - 슈뢰딩거의 '파동역학'

9. 우주의 기원을 밝히다 - 가모브의 빅뱅이론

10. 유전정보의 비밀을 풀다 - 웟슨과 크릭의 '핵산의 분자구조 - DNA 의 구조'

 

이 책에서 주된 과학 혁명적인 발견들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여러 과학적 발견들을 연관지어 소개를 하고 있다. 또한 주로 물리학부분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나에게 이 책은 생물학, 화학 등의 부면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다.  

 

하지만 책을 읽은 후에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뭔가가 빠진 느낌... 서문에서 저자가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제가 과학혁명이다. 그러므로 일관성을 따른다면 이 책은 열가지의 과학적 발견들이 어떻게 혁명적인지를 분명히 보여주어야만 했다. 독자들의 입에서 아~! 하는 탄성이 터져나오도록 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은 과학이 혁명을 통해 발전한다는 사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과학은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라는 통념을 강화시켜 준다.

 

이 책의 주제에는 '세상을 바꾼' 과학혁명이다. 하지만 과학혁명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하다. 저자는 보다 넓은 시야와 정신을 가지고 단순히 과학적 발견들을 제시하고 설명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발견들이 인류의 역사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보여주어야 했다. 이러한 과학혁명들이 과학분야뿐 아니라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그리고 철학,문학,사상,예술등에 어떤 뚜렷한 변화를 불러일었켰는지를 보여주었어야 했다.   

 

토마스 쿤을 읽으면서는 아~!하는 경탄의 소리가 마음속에 터져나왔다. 비록 그의 글이 난삽하고 산만하며 어렵다고 느껴 읽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통찰력에 놀란 것이다. 과학의 발전 배후에 숨어있어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를 쿤은 보았던 것이다. 바로 이 점이 '과학 혁명의 구조'가 고전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일터이다.

 

책을 쓸 때 어떻게 쓰야할 것인지를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책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눈이 위대한 작가로서의 필수적인 요소인가하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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