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환 지음/ 삼성출판사
이성계는 독로강 만호 박의의 반란을 진압한다. 박의의 기구한 사연은 인간 본성의 추악함을 보여준다. 박의는 원래 종이었지만 여진족에게 사로잡혔던 부녀자들을 구해내지만 집 주인 박좌수의 딸 현아와의 연분으로 관청에서 매질을 당한다. 다행이 그의 공이 밝혀지는 바람에 면천되고 말단 무관의 벼슬을 제수받게 된다. 현아의 도움으로 글을 깨치고 병법을 익혀 훌륭한 장수로 성장한다. 하지만 이를 질시한 사람들의 모함을 받아 반역의 죄를 뒤집어 쓰게 되고 결국 이에 반발하여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후 이성계는 변방에서 오랑캐와 왜구를 막아내며 장수로써의 경력을 쌓아 나간다. 중앙의 정계에서는 무고로 홍건적 격퇴에 공이 있는 장수들의 목이 달아나고, 요승 신돈으로 인해 정국이 어지럽지만, 이성계는 동북면 변방에서 그 풍파를 비켜나간다.
하지만 그에게도 위기가 닥쳐온다. 그의 사촌 이천계의 무고로 반역자로 목이 달아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최영과 경천홍의 도움으로 간신히 누명을 벗게 되지만 사랑하던 금란화는 그의 곁을 떠나고 만다. 금란화는 여진족 나하추의 여동생이었다. 이성계는 여진족의 세력을 규합하여 역적질을 도모하고 있다는 누명을 쓰게 되었다. 이를 안 금란화는 이성계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떠나버렸던 것이었다.
바다에서 왜구가 출몰하고, 북쪽에선 오랑캐가 침범하고, 이성계는 나라의 부름을 받아 여기 저기 출정하여 적들을 물리친다. 그는 수많은 전쟁에서 백성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서, 그리고 현실을 도외시하며 말만 앞서는 중앙 정치를 보고서 무언가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던 중 그는 첩 지화의 '용기는 일생에 꼭 한 번 내는 것이다'란 말을 듣고 마음에 간직한다.
동북의 전장터에서 호발도와의 전투후 이성계는 또 다시 무고를 당한다. 동북에서 노략질을 하다 이성계에게 혼이 난 무리들이 임금앞에서 이성계를 모함하는 것이다. 이들의 모략에 최영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다행히 이 사건은 무마된다. 이 일을 알게 된 이성계는 자신을 해칠는 무리들에게 언젠가 복수하리라 다짐한다.
고려왕의 칭신과 세공에도 불구하고 명나라는 사사건건 고려의 굴복을 요구하며 마구 밟으려 들었다. 이에 고려는 최영의 주도로 요동정벌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성계는 승산이 없는 싸움이라 생각한다. 결국 요동정벌을 위해 대군을 이끌고 떠난 이성계와 조민수는 결국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개경을 최영을 실각시키고 권력을 잡는다. 하지만 곧 조민수는 권력에서 쫓겨나고 모든 권한은 이성계에게로 쏠린다. 최영은 이성계에게 아버지와도 같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러난 권력을 잡기 위한 싸움에서 그런 것들을 돌볼 만한 여유가 없었다. 정의에 불타는 이성계였지만 권력 앞에서는 정의도 불의도 없었다. 다만 권력의 쟁취만이 있을 뿐이었다.
이성계의 세력은 고려의 왕들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커지게 되었다. 왕을 물러나게도 하고, 새로운 왕을 등극시키기도 하며, 고려의 왕은 이성계의 꼭두각시에 불과하였다. 결국 이성계의 줄에 서 있는 젊은 관리들은 공양왕을 밀어내고 이성계으로 추대한다. 이 때 이성계의 나이 오십팔세! 이후 새로운 나라의 길을 도모하기 위해 도읍을 개경에서 계룡산으로 옮기기로 하지만 풍수학의 대가인 하륜의 주장대로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기로 결정한다. 처음으로 완성된 경복궁, 이미 이성계의 첫째부인 한씨는 죽었고, 이후 얻은 지화라는 둘째부인이 현비가 된다.
현비는 추운 한 겨울에 도성공사를 하는 비참하고 불쌍한 백성들이 안타깝다. 그리고 이성계가 왕이 되는 과정에 수많은 무죄한 사람의 피가 뿌려진 것에 대해서도 심한 죄책감을 느낀다. 전장을 돌아다닐 때는 불쌍한 백성들에 대한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던 이성계가 왕이 된 후 그러한 마음이 없어진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성계도 그런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권력의 속성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만다. 환경이 달라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랫사람들이 그의 권세를 믿고, 그 권세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일이라 어찌할 수 없다고... 이러한 고뇌로 죽을 병에 걸린 현비는 세상을 떠나고 만다. 현비가 죽고 이성계는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며 최영에 대한 회한에 젖는다. 아버지와 같았던 최영을 자신의 손으로 처단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일을 뉘우치며 그를 복위시킨다. 최영은 무민공으로 불리게 된다.
태조 이성계가 늙어 병으로 위중할 때 그의 세째 아들 방원이는 이숙번과 함께 반란을 일으킨다. 세자인 현비의 둘째 아들 방석을 지지하는 남은과 정도전등을 제거한 방원일당은 결국 현비의 자식들인 방번과 방석을 모두 죽인다. 그리고 한씨부인의 아들들인 방과, 방의, 방간, 방원등은 방과를 세자로 내세운다. 그런 다음 늙은 태조를 상왕으로 물러 앉히고 방과가 왕이 된다.
타의에 의하여 왕에서 물러난 태조 이성계, 한 때는 세상을 호령했던 그는 아들들의 반란에 속수무책, 형제들이 살육을 보면서 진노하지만 권력은 그의 손에서 떠나 버렸다. 스산한 개경으로 물러난 이성계는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며 이 모든 것의 업보였음을 생각한다. 지난 날의 그로 인해 빚어졌던 수많은 희생들에 뒤 늦은 후회의 감정이 밀려들지만 지나간 세월은 돌이킬 수 없는 것...
'읽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일즈 맨의 죽음 (0) | 2014.01.03 |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0) | 2014.01.02 |
갈매기의 꿈 (0) | 2013.11.16 |
동물농장 (0) | 2013.11.15 |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0) | 2013.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