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토마스 쿤  번역 김명자    2012 8 25 읽음

 

왜 이 책이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을 받는지는 읽어 봐야 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크게 두가지이다.

 

첫째, 난해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세세한 사례를 통해 분명해 진다.

둘째, 혁명적인 논리와 사상의 전개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패러다임'이라는 말을 쿤이 처음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과학의 발전은 과학지식의 역사적 축적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사실 과학교과서는 그러한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지만, 쿤은 사실은 그것이 아니고 '혁명'적인 변화를 통해 과학의 발전이 드러난다고 논파한다.

 

사실 쿤의 이러한 논리는 상당히 흥미로우면서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패러다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똑 같은 대상인 자연을 바라보면서도, 심지어 똑 같은 현상을 관찰하면서도 그 창 즉 패러다임이 다르면 서로 상이한 것을 보게된다.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게슈탈트현상은 그러한 심리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똑 같은 그림을 보면서도 설 다른 것을 보게되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면 그 틀안에서 사물을 바라보고, 관찰하고, 실험하면서 그 패러다임을 계속 강화시켜나간다. 이렇게하여 정상과학(normal science)가 확립되면서 모든 과학적 실험 또는 탐구는 이 영역안에서 행해진다. 아직 설명되지 않은 자연현상등을 그 패러다임에 기초한 정상과학안에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경주되면서 그 정상과학은 더욱 정교해지고 단단해 지게 된다. 더 깊이 자연을 탐구하면서, 때로는 이 정상과학의 영역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이상현상등이 나타나게되고, 이러한 현상이 많아지면서 위기상황이 닥치게 된다. 이 정상과학이 한계에 부딪히게 되는것이다.

 

이 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게 된다. 물론 정상과학이 제 기능을 다할 때도 여전히 이러저러한 이상현상이 나타나며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새로운 방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정상과학내에서 해결하려는 갖가지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고, 이 정상과학을 위기상태에 몰아가기 전에는 이 새로운 방식또는 패러다임은 좀처럼 새롭게 수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저기서 이상현상이 발생하는 위기상황에서 등장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주목을 받게 마련이다. 여러 과학자들이 이 패러다임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 패러다임에 근거하여 이상현상들이 논리적으로 설명되면서 이 패러다임은 정상과학으로 성장하게 된다. 물론 이 과도기적 상황에서 모든 과학자들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여전히 그들은 기존의 정상과학내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기때문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점차 확립되어 가면서 이 틀내에서 자연현상을 설명하려는 노력들이 경주되고 만족할 만한 답들이 제시되면서 새로운 정상과학이 확립되게 된다.

 

과학사는 연속성이 아니라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준으로 혁명적인 변화를 겪는 불연속적인 성질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과학혁명중에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갈릴레이의 역학과 뉴턴의 역학의 등장, 아인쉬타인의 상대성이론의 등장, 양자역학의 등장, 산소의 발견등과 같은 여러 과학적 진보등이 있다.

 

위의 사실들은 독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며, 이러한 생각을 한 쿤의 생각의 심오함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각 시대에 자연에 대한 이해는 그 모두가 옳다는 그의 견해는 다소 난해하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이라는 패러다임에서 본다면 천동설을 근거로 사물을 설명하는 것들이 꼭 그르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패러다임내에서는 그 견해가 합리적이며 옳은 것이라는 그의 견해는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한 파란 창틀을 통해 본 사물이 파랗게 보인다고 하는 것에 대해 그를 그르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패러다임은 과학자들을 다른 세상에 두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뉴턴역학의 패러다임내에서 바라보는 세상과 상대성이론의 패러다임에서 논하는 세상은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자연을 두고, 패러다임에 따라 그들이 관찰하는 자연이 다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히 혁명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과학 혁명의 구조라는 쿤의 저서는 그 자체가 혁명적인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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