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레더먼. 크리스토퍼 힐 지음 안기연 옮김 승산출판사

 

이 책은 자연에 숨어 있는 대칭에 대해 보여주는 책이다.

고전역학속에 숨어있는 대칭의 개념,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서 발견되는 대칭, 물리법칙은 대칭의 법칙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참고로 녹록하지 않은 책이란 것은 사실이다. 어렵다는 말이다. 전반부 1장에서 6장까지는 에너지 보존, 운동량보존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크게 어렵지 않으며 중고등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하지만 뒷부분은 꽤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전문적이고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기에 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새로운 대칭의 세계로 빠져들어 그 아름다움과 심오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대칭이란 무엇인가?

물리학, 수학에서 이야기하는 대칭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대칭개념을 넘어선다. 어떠한 변환 또는 연산에 대해서도 불변하는 무언가가 있을 때 이를 대칭이라 한다.

대칭성이 있다는 것은 변환전후 상태의 변화를 구별할 수 없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정삼각형을 120도 회전하면, 회전하기 전의 모습과 동일한 모습을 가지게 된다. 120도 회전을 한 변환을 눈치챌 수 없다. 정삼각형에 있어 120도 회전 또는 변환(연산)은 대칭연산인 것이다.

원의 경우에는 어떠한 각도로 회전을 하더라도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 이를 연속대칭이라고 하며, 정삼각형의 경우는 이산대칭이라 한다.

연속대칭군의 경우의 경우 무한한 원소가 있으므로 이를 분류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미분을 적용하여 연속대칭군을 분류한다. 이 방법을 리대수라고 한다. 리대수는 4가지로 분류되는데 그 중 예외군은 국소 게이지 대칭에 따라 기술되는 자연의 근본적인 힘을 통합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칭군이다. 그 유명한 몬스터대칭군도 이에 속한다.

 

에미뇌터라는 걸출한 여수학자는 수학적 대칭의 개념을 물리학과 관련시켜 대칭의 세계로 인도한다. 이를 뇌터의 정리라고 한다. 대칭에는 반드시 보존되는 양이 있다. 보존되는 양이 있으면 대칭이다 라는 것이 뇌터의 기본 정리의 핵심이다. 그에 따라 공간병진과 운동량보존, 시간병진과 에너지 보존, 회전대칭과 각운동량보존이 서로 긴밀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공간병진이란 우리 우주내의 위치와 상관없이 물리법칙이 동일하게 성립한다는 대칭개념이다.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공간)을 옮기더라도(변환) 물리법칙은 변하지 않는다. 즉 공간의 변환에 대해 불변하는 것이 있기때문에 대칭이다. 역시 시간에 대해서도 같은 방법으로 말할 수 있다. 물리법칙은 시간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물리법칙은 시간에 대해 대칭성을 갖는다는 말이다.

 

천동설에서 부터 시작된 태양계의 운동원리에 대한 이해의 역사적 흐름과 운동의 본질에 대한 개념의 발전 역사를 통해 대칭의 개념의 발달사를 추적할 수 있다. 사실 그 모든 논쟁과 학설들은 과학자들 자신들도 몰랐던 근본적인 대칭개념이 그 밑바탕이 되어 왔었다. 완전한 구 또는 완전한 원 개념을 자연에 투영시켰던 피타고라스 및 아리스토텔레스, 프톨레마이오스등의 천동설에도 대칭의 개념이 숨어있었다. 비록 그 이론이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지만 말이다. 이후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오, 뉴턴등으로 이어진 위대한 과학자들의 행진에서는 천체의 움직임의 근본원인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그것은 관성이다. 이 관성은 또 하나의 대칭이다. 관성의 원리는 모든 관성계에 대한 물리법칙의 등가성 결과로 간주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관성의 원리는 물리법칙의 대칭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관성'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의 일부를 해결할 수 있었다.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사과를 던질 때 사과가 공간을 가로질러 왼손으로 날아가는 것이 꽤 신기했었다. 오른손에서 떨어지는 순간 사과에는 작용하는 힘이 없는데, 어떻게 공간을 가로질러 갈 수 있을까? 누가 보면 참 어리석은 질문이라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궁금했었다. 과연 무슨 힘이 작용하는 건가? 어떤 원리로 허공을 날아가는 걸까? 관성이 관련되어 있다는 설명에는 만족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때는 관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없었기때문이다.사실 나만이 아니라 그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나 프톨레마이오스, 케플러등 천재적인 지력의 소유자들도 관성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니, ...사실 그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할 정도면 꽤나 생각깊은 축에 속하지 않겠나? 갈릴레오에 이르러 관성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뉴턴의 시대에는 일반적으로 관성의 원리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뉴턴의 첫번째 법칙은 관성의 법칙인데, 이것은 갈릴레오의 관성의 원리를 단순화하고 체계화, 정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갈릴레오가 참으로 대단한 과학자였음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인쉬타인의 상대성원리도 사실은 기본적으로 갈릴레오의 상대성에서 나왔다고 하니, 그리고 거의 천년이상 지배하고 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잘못된 운동에 대한 이해를 바로 잡은 실험, 이론 과학자였던 갈릴레오의 위대함을 생각하게 되었다. 다시 뉴턴으로 돌아와서 중력에 대한 뉴턴의 설명, 그 유명한 만유인력의 법칙에도 대칭성이 숨어 있다. 필자들은 물리법칙내에 숨어 있는 대칭성을 발견하도록 독자들을 돕고 있다.

 

심지어 아인쉬타인에 이르러 그의 상대성이론에도 대칭성을 발견할 수 있다. 빛의 속도에 대한, 그리고 빛의 본질에 대한 흥미있는 과학사도 부가적으로 읽어 볼 수 있다. 그런데 상대성은 아인쉬타인의 작품이 아니라 갈릴레오의 작품이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이것을 더 확장한 아인쉬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왔다니...아인쉬타인의 업적을 부인할 순 없지만, 그의 독창적이며 독보적인 이론은 이미 그 이전 시대의 과학적 발견과 이론등에 의해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수상대성 이론의 바탕이 된 빛의 속도의 불변성은 이미 맥스웰의 전자기 방정식에 암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일반상대성이론은 리만의 비유클리드 기하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독일의 수학자 힐베르트도 그와 동시대에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고 한다. 특수상대성 방정식에 나오는 공간수축 및 시간지연과 관련이 있는 로렌츠인자 (γ = 1/ √ 1- vº/cº)은 갈릴레오의 상대성에 나오는 갈릴레오 변환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아인쉬타인은 이 모든 것들이 수학적 실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실체를 가지고 있었다고 깨달은 선각적인 인물로서 돋보이는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아인쉬타인의 독창성은 그의 사고의 관점이다. 그는 현대물리학의 근본이 된 대칭성에 근거한 사고를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특출나다. 그의 유명한 공식 E= mcº 의 공식이 어떻게 뇌터의 정리와 관련이 있으며, 결국은 대칭의 개념에서 나오게 되었는지 알게되었다. 일반상대성이론과 대칭의 연관성 또한 ...

 

자...이제 점점 어려워 진다. 현재 밝혀진 물리법칙은 CPT대칭을 이루고 있다.

개개의 P대칭, T대칭, C대칭등을 위반하는 사례등이 있지만 이 세 연산의 결합인 CPT 대칭은 엄밀한 대칭이며 이 것은 양자역학의 필요조건이 되어야한다.

모든 입자를 반입자로 치환하고( C: charge ), 거울에 반사시키고 (P parity), 카메라를 시간에 대해 거꾸로 돌리는 (T time) 모든 과정을 통해 예측한 결과는 자연이 물리법칙을 통해 제공하는 결과와 일치해야 한다. 

 

그러면 개개의 대칭이 왜 깨어져 있는가? 자발적인 대칭 깨짐이 있었다. 인플라톤 장은 장의 값이 0 일 때 최대 에너지를 갖는다. 양자요동에 의해 인플라톤값이 0 이 되었을 때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우주가 팽창하게 된다. 그리고 인플라톤장이 최소 에너지 상태로 떨어지면서 자발적인 대칭 깨짐현상이 발생하면서 폭발적인 팽창이 끝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전기력과 약력의 대칭이 깨지고 기본 입자의 질량이 생겨나게 되었다. 이를 힉스메카니즘이라고 한다.

 

이후 다루어지는 주제들은 양자역학, 소립자세계등에서의 대칭등을 다루고 있다.

꽤나 이런 부분에 대한 책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부분들이다. 특히 파인만의 경로계산법? 그리고 게이지대칭등도 쉽지 않은 개념들이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반환기간이 되어 채 2번을 읽지 못하고 반납하게 되었는데...

역시 2번읽기는 흥미로운 과정이었다. 초반부의 내용이 너무 쉬웠다고 생각했었는데, 두번째 읽을 때는 새로운 맛이 있는듯 ...또다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한 번 빌려 마지막까지 재도전을 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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