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 지음/ 휴머니스트 출판사 2012년 9월 17일 읽음
당파싸움이 한창이던 때, 탕평책으로 나라의 기강을 세운 현군 영조
영조는 자신의 친아들이며 세자였던 사도세자를 뒤쥐에 가두어 죽이는데 왜 그랬을까?
세자빈 혜경궁 홍씨가 쓴 한중록에 의하면 사도세자가 정신병에 걸려 패악한 죄를 지어 그리되었다고 하는데,
영조실록과 그 내용을 검토해 보면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하여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저자는 바로 그점을 파고 들며 역사의 어두운 곳에 숨겨져 있던 진실을 파헤치고자 한다.
이 책은 조선중기를 지나 후기에 이르는 조선왕실-숙종,경종,영조,정조-의 흐름을 다루고 있다.
후일 영조가 된 영잉군은 경종의 이복동생이다. 그는 노론파와 함께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영조는 자신의 통치하에
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을 종식시키기 위해 탕평책을 실시하였다. 하지만 그는 태생적으로 노론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있었다.
소론파에 심정적인 동조를 보였던 사도세자와는 대립각을 세울 수 밖에 없었다고나 할까? 아니면 영조도 노론의 세력에 힘을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그에 휘둘린 것일까? 사도세자는 심지어 노론인 세자빈으로 부터도 버림을 받고 고립무원의 처지에서 죽어갈 수 밖에 없었는데,
이에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가 왕위를 계승했을 때, 그의 아버지를 신원하고자 새로운 세력인 남인을 등용하여 노론을 견제하고자 했으나,
워낙 오랜세월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었던 노론을 완전히 제거하기란 불가능했다. 오히려 결국엔 정조마저도 그 꿈인 개혁을 이루지 못하고 죽게 되는데, 정조를 견제하던 노론의 독살설도 여기에 연유한다.
몇년전 TV 드라마에서 정조와 관련된 내용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 아마 그 당시 고립무원의 처지에 있던 노무현대통령을 비한 드라마라는 말들이 있었던 것을 아는데, 아마 개혁을 향한 열망 그리나 지지기반이 허약한 정조와 노태통령의 입장이 유사한 것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역사를 이렇게 읽으니 참 흥미롭기도 하다.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 또는 상호작용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있는데, 노대통령 취임연도가 2003년이고, 이 책의 발행연도가 2004년이란 것이 왠지 우연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정조의 독살설은 노대통령의 죽음을 예언적으로 보여준 사건일런지...비록 카는 순환적 역사이론에 동의하지 않고 진보하는 역사에의 믿음을 가졌지만, 어쩐지 역사란 돌고 도는 것이란 느낌이다. 하지만 역사에서 배운 교훈을 잊지 않는다면 다른 결말을 만들어 낼 수도 있겠지... 그대여! 그대들은 역사로 부터 배우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