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명소 하면 해운대!  해운대하면 해수욕장! 이것은 일종의 화석처럼 변하지 않는 공식처럼 되어 있다.

여름에는 땀을 식혀주는 바닷 바람이며, 뜨거운 몸을 식혀주는 차가운 바닷물 때문이라도 해수욕장이 최고로 치이겠지만, 봄이라면 누가 뭐라 해도 달맞이 길이 가장 멋진 명소일 것이다. 한 쪽으로는 해송숲과 바다, 맞은 편엔 멋진 카페들이 즐비하니 어우러진 아름다운 언덕 길이 달맞이 길이다. 해운대 미포를 떠난 길은 해월정, 청사포를 지나 송정 바닷가에 이른다. 

 

4월의 달맞이 길은 아름답다. 벚꽃 잔치가 벌어지는 때는 물론이거니와 벚꽃이 가지를 떠나는 때라면 더 좋다. 그 때가 되면 소나무 무성한 숲 사이로 언듯 언듯 보이는 푸른 바다는 여느 때와 다름이 없으려니와, 도로 위 하늘을 가릴 정도로 무성한 벚꽃의 하얀 향연은 운치를 한결 더해 준다. 더구나 꽃잎이 가지에 작별을 고하며 영원한 고향을 향해 떠나는 꽃잎들의 영결식은 더욱 찬란하다. 꽃잎은 일직선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공기의 흐름과 저항에 따라 몇번이나 뒤집어지고 엎어지고, 짧은 공간을 횡단하며 떨어지는 꽃잎이 자세를 바꿀 때마다 눈물 어린 미소가 반짝거린다. 그리고 그 슬픔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마냥 행복하게 꽃잎을 머리에 이고 걷는 사람들...     

 

달맞이 길 정점에 자리한 해월정, 해월정에 달이 뜨면 해운대 앞바다는 보름달이 뿜어내는 마력에 홀린다. 하얀 달은 부드러운 빛을 질펀한 까만 바다에 뿌려대고, 부드러운 은빛가루는 바다 한 복판에 은빛 찰랑이는 길을 놓는다. 사람들은 제각각 자기의 은빛 달길을 가지고 있다. 모든 길은 달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 앞 정면에서 시작되어 저 멀리 까만 하늘과 닿아 있는 수평선까지 일직선으로 뻗어 나간다. 넓게 시작된 길은 점점 폭을 좁혀가다가 달과 가장 가까운 수평선에서 끊어진다. 은빛 달길위에는 수만 수억의 은빛 비늘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달빛은 사람을 미치게 하는 힘이 있다. 문득 벚꽃이 흐드러진 달 밤에 달맞이 길을 찾으면 어떨까? 갑자기 내년 봄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생긴다. 

 

달맞이 언덕에는 아름다운 세개의 길이 있다. 첫째는 달맞이 길이요, 둘째는 동해선폐선 철길이요, 세째는 문탠로드이다. 달맞이 길은 차도와 보도가 어우러진 길이요, 철길은 기차가 달리지 않는 해안 폐선이요, 문탠로드는 달맞이길과 해안철길 사이 소나무 숲 속을 관통하는 오솔길이다. 문탠 로드는 달빛이 숲을 비출 때 가장 강한 마력을 뿜어대는 길이다. 달빛이 소나무사이로 달빛을 흘릴 때 이 길은 가장 신비한 생명력을 얻는가 보다. 숲 사이로 보이는 달빛 가득한 바다와 숲 사이로 비치는 달빛에 홀리고 싶은 마음을 한 쪽에 가두어 둔다. 추석 지나 다음 보름달이 뜰 무렵, 이 길을 걸어보자고 마음속으로 약속해 본다.

 

갈매기와 길을 형상화한 이정표, 길이라고 읽는다. 갈맷길이라고 읽는 사람은 센스쟁이!

 

 

문탠로드 입구 표지판이다. 달빛 기운 가득한 길!

 

 

 

햇살이 스며드는 오솔길. 소나무는 아니 해송은 볼 때마다 더 멋져 보인다.

 

 

세찬 바다 바람이 숲을 휩쓸 때면 소나무 숲은 머리를 흔든다. 쏴쏴 하는 소리가 파도소리인지 바람소리인지...

 

 

문탠로드 전망대

 

저 앞 쪽에 보이는 해안은 이기대 해안, 이기대 왼쪽 끝에 점점이 멀어지는 섬들이 오륙도, 오륙도 너머 영도가 보인다. 영도에는 부산의 또 다른 명물 태종대가 있다. 

 

가까이 당겨본 오륙도. 왼쪽 끝에 뽀족한 등대가 희미하게 보인다. 등대섬이다. 그 오른쪽에 가장 큰 형의 모습을 한 굴섬과 송곳섬, 조금 떨어져 있는 수리섬, 그리고 조금 외롭게 떨어져 있는 우삭도. 우삭도는 왼쪽의 큰 솔섬과 오른쪽에 매미처럼 붙어 있는 방패섬 두개로 이루어져 있다. 밀물이 들면 우삭도는 솔섬과 방패섬 두개로 나누어지고, 썰물이 나가면 두 섬은 하나의 우삭도가 된다. 등대섬과 굴섬, 수리섬은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도를 달리해서 보면 서로 떨어져 있는 섬이다.

 

문탠로드는 또 다시 다섯개의 길로 나누나 보다. 이 길은 한 바뀌 순환하는 길이다.

 

삼포해안길은 해운대 미포, 청사포, 송정의 덕포로 이어진 길. 문탠로드는 삼포길의 일부, 삼포길은 갈맷길의 일부이다.

 

문탠로드 오솔길에서 청사포의 쌍둥이 등대를 바라본다. 바로 아래에 동해폐선길이 살짝 보인다.

 

문탠순환길에서 벗어나 동해폐선철길로 들어선다. 숲 사이로 나란히 달리는 철길은 영원히 만나지 못할 평행선이지만 결코 멀어지지 않는 선이기도 하다. 하나가 되지 못한다면 이렇게 영원히 함께 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철길 나무 침목 위로 하얀 꽃을 피운 쑥부쟁이. 구절초와 비숫하다. 쑥부쟁이는 꽃잎이 더 가늘고, 구절초는 꽃잎 끝이 더 둥글다. 봄에 꽃을 피우는 데이지와 가을에 꽃을 피우는 구절초도 많이 닮아 있는 품이 서로 닮은 꼴로 달리는 선로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철길 옆에 장승들이 무더기로 서 있다.

 

햇살이 하얗게 내려 앉은 해운대 앞 바다. 해풍에 무심히 흔들리는 풀. 바람이 일면 풀은 눕는다든가.

 

풀과 나무, 숲과 바다와 함께 걷다가 인간이 만든 도시를 만나는 이 길은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하더라. 광안대교의 모습도 희미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동해선 아래 해안에는 분단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 철조망길이 보인다.

 

동백섬 너머로 해운대 마린 시티가 자연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다. 그리고 해운대 백사장... 

 

가는 길 다르고 오는 길 다르다. 해운대에서 송정으로 걸으면서 보는 풍경과 그 반대로 걸으면서 보는 풍경이 다르다. 산을 오르면서 보는 산과 내려오면서 보는 산의 모습이 다른다. 고은 시인은 '내려 갈 때 보았네, 올라 갈 때 못 본 그 꽃'이라고 노래했지만, 난 '가는 길과 오는 길은 다른 길'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행의 동력은 자유를 향한 갈망이다. 일상 궤도에서의 일탈, 다시 돌아 올 길이 열려 있는 일탈이 여행이다. 돌아옴을 전제하지 않는 여행은 방랑이며, 돌아 올 곳이 없는 여행은 방황이다. 여행은 미지의 세계를 향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압도적 두려움은 여행의 발목을 잡는다. 그러나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과 설레임이 두려움보다 더 크면 여행의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낯선 것을 찾아가는 것이 여행이라면, 익숙한 곳에서 이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낯선 아름다움을 찾게 된다면 그것 역시 여행이 기쁨이 아닐런지...

 

서늘한 저녁 선들 바람이 불면서 피서객으로 북적이던 나사리 해변이 어두워지며 사람이 자취가 잦아들 즈음에, 모래사장에 서서 문득 서쪽을 바라보니, 등대 뒤로 지는 일몰이 눈을 사로 잡는다. 이 바닷가에 처음 온 것은 아니건만, 그 낯섬이라니, 마치 지중해 연안의 한적한 바닷가에 서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이 낯섬이 여행의 느낌으로 다가 온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니!"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사람들도 노을이 살아 숨쉬는 하늘을 바라보며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에 도취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낯선 아름다움은 언제 어디서건 불쑥 나타나곤 한다. 그렇게 보면 인생은 그 자체로 여행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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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이글거리는 해변

차가운 물

 

빛과 물체가 만나는 자리엔는

빛과 어두움의 경계선이 진하게 남는다.

 

빛과 물결이 만나는 자리에는

빛 그림자의 경계가 어른거린다.

 

물결은 새로운 무늬를 만들어내고

무늬는 물결따라 춤춘다.

 

작은 물결과 작은 모래알은

혼자 노는 나의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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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블루문이 떴다. 연이틀 보름달이 떴다.

오늘은 한 쪽이 일그러진 보름달, 광안대교 위 까만 밤하늘에 주홍빛 구멍이 열렸다.

 

 

 

해마다 7-8월이면 밤 9시~새벽1시까지 광안 해변로의 차량 통행은 금지된다. 

차량으로 붐비던 이 거리는 사람의 물결이 일렁인다.

사람 물결이 이는 곳엔 어김없이 길거리 공연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는 젊은이들의 노래가 기타소리와 함께 울려퍼지고,

저기서는 춤추며 노래하는 인형을 보는 한 무더기의 인파에서 폭소가 터져 나온다. 

개그쇼를 하는 공연도 열리고, 중년이 좋아할 트로트 노래소리도 들린다.

  

미술대학 학생들의 재능기부 전시,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남기도록 마련된 대형 낙서판,

추억의 놀이마당에는 지개며 똥장군, 재기차기....

 

그림자 놀이, 캐릭터 그리기, 초상화 그리기, 네일 아트.

 

한가롭게 여기 기웃 저기 기웃거리며 어슬렁 거리기 딱 좋은 서늘한 광안 문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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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에서 경주로 들어가 포항가는 7번국도를 시원하게 달린다.

포항을 지나 7번국도를 계속 달리면 화진포를 지나치게 된다. 

화진포 휴게실에서 바라본 동해

 

 

 

 

영덕대게로 유명한 영덕을 지나 북쪽으로 계속 달리면 영해면이 나온다.

영해에는 개인이 조성한, 아니 아직까지 조성하고 있는 세쿼이아 숲이 있다.

근 10년째 숲을 조성하고 있으며, 아직도 주위의 산과 땅을 사들여 나무를 심고 있다고 한다.

진입로도 변변찮고 화장실등 시설이 없어 관광객이 방문하기에는 미비한 점이 많이 있지만

어찌 알고 알음 알음 사람들이 찾아 온다고 한다.

 

10~15분가량 느린  걸음으로 산책을 하며 나무 향기에 젖어 본다.

쭉쭉 뻗은 숲의 모습도 담아 보면서...

 

 

 

영해는 고려말 한학자인 목은 이색의 고향이다.

그는 중국의 괴시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 그의 고향을 괴시마을이라고 이름 지었다.

고향 마을이 중국의 괴시와 많이 닮았던 것이다. 

 

괴시리마을 입구에 있는 연못에 연꽃이 막 피려고 한다.

넓은 연잎들이 온통 연못을 채우고 여기저기 하얀 연꽃 봉우리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괴시리 마을을 관통하는 골목길 담장 너머 접시꽃과 장미꽃

'접시꽃 당신'이라는 시에서는 병마에 쓰러져 가는 아내를 '접시꽃 같은 당신'이라고 묘사하고 있는데,

가만히 접시꽃을 보고 있으면 소박한 아내의 모습이 연상된다.

 

5월은 계절의 여왕, 장미는 5월의 꽃

가시돋힌 가시위에 붉은 장미꽃의 자태를 어디에 비할까?

 

 

 

 

 

괴시마을에 있는 괴시리 영감댁의 정원에 피어 있는 보라색 꽃, 하얀 꽃...

 

 

 

 

괴시리 영감댁을 지키고 있는 할머니는 마당에서 텃밭을 가꾸신다. 

다니러 온 지인에게 주려고 텃밭에서 키운 작물을 뜯고 있다.

 

 

 

괴시리 영감댁 건물은 한 쪽에 마당을 둔 ㅁ자 모양을 하고 있다.

ㅁ자 속에 들어 앉은 안채에서 바라본 하늘은 사방이 기와로 갇혀 있다.

 

 

 

연꽃이 자라는 연못 옆에는 부들이 자란다.

 

 

 

영해 괴시마을에서 축산항까지 산길은 사색의 길. 해파랑길의 한 구간으로 블루로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언젠가 이 길을 따라 걷고 싶다. 

아마도 오랜 옛날 이색선생도 이 길을 따라 걸으며 숲에 취하고 바다 풍경에 취해가며 사색에 잠기지 않았을까?

이색선생과 함께 걷는 길은 다음 기회로 미루어 둔다.

 

하지만 영해에서 축산항으로 가는 도로길도 멋지다.

축산항에 면해 있는 죽도 입구에서 바라본 해안선.

확실히 동해안의 물이 맑다.

 

 

 

길을 가는 사람에게 목적지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 길을 즐길 수 있다면...

 

길을 걷는 것 자체가 인생이고, 인생의 종착지가 어김없이 누구에게나 찾아 오는 그것이라면

그 길은 급하게 서둘 길은 아닌 것 같다.

때로는 쉬어 가기도 하고, 때로는 가지 못했던 길을 가기도 하며

길의 아름다움에 젖어 보는 것도 괜찮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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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갈맷길은 바다와 숲이 함께 하는 공간이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이기대 갈맷길도 멋있지만

이기대 동산 백련사 가는 길도 그 못지 않다.

이기대 바닷가 높다란 절벽에 위치한 백련사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가히 일품이다

 

이기대 갈맷길보다는 못하지만

산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기대 장자산 장산봉에 오르면 좋을 듯하다.

장산봉는 높이가 220m 조금 넘는 작은 산이다.

 

장자산은 아주 조그만 산이지만

아주 깊은 산골에 들어 온 것만 같은 곳이다.

 

 

 

 

장자산에 있는 수많은 나무와 식물들, 꽃들... 

 

약수터에서 발견한 수국.

 

 

 

고사리도 눈에 많이 띄고

 

 

 

이건 가죽 나무 같고...

 

 

 

이 보라색 야생화는 뭘까???

 

 

 

노란꽃, 금계국은 아니고...?

 

 

 

요건 찔레꽃


 

 

 

 

꼬리처럼 생긴 까치 수염

 

 

 

 

 

자주 괭이밥, 붉은 괭이풀이라고도 한다.

 

 

 

닭의 장풀, 달개비...

http://blog.munjang.or.kr/blog/blog_main.asp?mbr_id=seokdang&art_no=117018

 

 

 

???

 

 

 

이기대 동산말 입구에 있는 섭자리포구. 장어 구이가 유명하다나...

 

 

 

이기대가 있는 마을은 용호동...옛날에 용이 되어 승천하고 싶었던 이무기가 살았던 못이 있어서

용소라고도 하고 용호라고도 하는데, 지금은 용호동이라 불린다.

일제시대때 부터 이렇게 불렸고

이전에는 '남촌면 분포리'였단다. 분포라는 이름은 분포초등학교와 같이 아직 남아 있다.

'분'이란 바닷물을 끌어 들여 소금을 만들던 웅덩이를 말한다.

'분포'란 이런 염전이 있던 포구를 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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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한 발만 걸으면 풍광이 끝내 주는 계곡이 있다. 서울에. 도심에서 10분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숨은 명소.

겸재 정선이 그린 산수화 '수성동'에 나오는 수성동 계곡.

(유홍준교수와 함께하는 서울 답사에서   ☞ http://m.newsfund.media.daum.net/episode/791)

 

 

부산에서도 한 발만 걸으면 자연이 숨쉬고 있는 곳이 지천이다.부산은 천혜의 바다를 끼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이름에서 보이듯 산이 함께하는 도시다.

부산,울산,마산처럼

 

조선태종실록에 보면 부산이라는 지명이 처음 나오는데 그 때는 富山 이라고 표기되어있다.

성종(1470)때에 이르러 釜山 이라는 표기가 처음 등장하고

동국여지승람(1481)이 완성된 15세기말엽부터 이 명칭이 일반화 되었다.

 

釜山 은 원래 산 이름이었다. 산모양이 가마솥을 닮았다고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하는데,

이 부산은 오늘날 동구 좌천동 뒤에 있는 증산이 그 산이다.

대한민국 제일 관문 부산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생겼났다. 

사실 부산에는 도심안에 산이 많아

그 이름이 딱 잘 어울린다. 

 

부산의 산을 따라 만들어진 갈맷길중 8코스는

오륜대를 지난다.

 

부산시내에는 수원지가 두개가 있다.

하나는 성지곡 수원지,

또 하나는 회동수원지(오륜대수원지).

양산 법기 수원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한번

가두어져 부산의 상수원지 회동수원지가 되었다. 

 

가톨릭 대학 앞을 지나 5분을 달리니

도심내에 이런 정다운 시골이 있을 줄이야...

오륜동이다.

 

부자유친()ㆍ군신유의()ㆍ부부유별()ㆍ장유유서()ㆍ붕우유신()

아버지와 자식, 임금과 신하, 남편과 아내, 어른과 아이, 친구와 친구 사이의 인간관계를 규정한 유교의 기본 도덕 규범.

 

옛날에 이 마을에는 오륜과 학식을 갖춘 선비들이

살았다고 하여 오륜동이라 불린다고.

 

오륜동 가까운 곳에 선동이 있다.

신선 선仙을 써서 선동인데,

오륜대와 인접하여 신선이 노닌 곳이라 선동이라 불렸다는 설도 있고, 

선돌[]의 한글 소리[]만을 취해 선동이 되었다고 하는 설도 있단다.

오륜동에 사람이 살게 된 것은 아마도 산과 물이 함께하는 아름다움 경치도 한 몫 거들지 않았을까.

오륜동의 한 밥집에서 시골 풍경을 내다 본다. 

 

 

 

식사후 오륜대 황토길을 걷는다.

 

 

 

황토길에 면해 있는 수원지

 

 

얼마나 오래된 소나무일까?

휘어진 모습이 험란한 세월처럼 기괴하다.

선송이라 이름 지어 본다.

 

 

 

늪지에는 부들, 붓꽃등이 자란다.

 

 

 

 

 

 

여유로운 황토길을 걷고 나서 갤러리 카페에 들린다.

 

 

 

 

 

주인장의 작품인가?

 

 

 

갤러리 카페 옆에 있는

식샤를 한 밥집의 기와 지붕이 환히 보인다.

 

 

 

오륜대와의 짧은 만남의 기억을 마음속에 담고서

오륜동과 작별을...

 

 

그러고 보면 숨은 명소가 하나 둘이 아니다.

길은 갈래 갈래 여러 길이 이어져 있고,

그 모든 길을 걸을 수는 없어도

또 다른 길을 걷고 싶다는...

오륜대,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으면...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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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을 갔다온 분들이 한결같이 스위스가 그렇게 좋다고 하더라.

울산 울주군에 있는 영남 알프스는 수려한 풍광으로 스위스의 알프스에 비견된다.

 

 

 

 

가지산을 중심으로 1000미터 이상의 아홉개의 고산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 영남 알프스.

가지산(1241m), 간월산(1069m), 신불산(1159m), 영축산(1081m), 천황산(1189m), 재약산(1119m), 고현산(1034m), 운문산(1195m), 문복산(1015m)

이중 신불산, 가지산, 재약산, 운문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남한 100대 명산에 속한다.

 

 

 

 

영남 알프스를 향해 평지를 달리니, 앞에 서 있는 산이 웅장하다. 

달리는 차가 산속으로 빨려드는 양 산이 한 가득 마음 속에 들어오며 가슴이 꽉 찬다.

가슴이 뛴다. 산이 부른다.....

 

 

 

 

배내고개를 넘어 배내길을 달리면서 계곡 너머 좌우로 펼쳐지는 병풍같은 산,

그리고 산등성이들이 기슭을 향해 평행선으로 달음박질하는 늠름한 산세가 대단하다.  

 

 

 

신불산 기슭에 자라 잡고 있는 조용한 신불산 폭포자연휴양림에 여장을 풀고

1 km 떨어진 곳에 있는 파래소 폭포로 향한다.

 

파래소에는 명주실을 한 타래 풀어도 끝이 닿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다. 

가뭄으로 풍부하지 않는 수량이지만 여전히 시원스런 물줄기가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떨어지는 물줄기가 만들어내는 서늘한 파동이 밀려들어 온 몸이 시원해진다

 

 

 

 

 

등산객들이 파래소 폭포의 시원함에 땀을 식힌다.

 

 

 

 

아이들은 물놀이에 여념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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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대 동산 기슭에 피어 있는 철쭉

세상의 모든 분홍색을 담은 듯

분홍빛이 깊어

눈길이 헤어나오지 못한다. 

 

 

 

 

 

동산 백련사 가는 길에 데이지가 지천이다. 

순백의 정결함,

위대한 개츠비의 데이지도

이랬을까?

 

 

 

백련사로 가는 임도에서

환히 내려다 보이는 바다

외로운 배만... 

 

 

 

해송 사이로 광안대교도 보이고

 

 

 

자그마한 동산 정상에 나 있는 조그만 오솔길

 

 

 

백련사 지나 가파른 길을 내려 오면서

바라 본 갈맷길 출렁다리

 

 

 

 

이기대 갈맷길은

갈맷길 700리의 2코스.

갈맷길 2코스는 해운대 달맞이 길(문탠로드)에서

이기대 오륙도 선착장까지.

 

갈맷길 전체 지도의 위치 안내도

 

 

한반도의 등줄기를 타고 오르는 해파랑길.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를 끼고 올라가는 700km의 해파랑길의 시발점이

이기대 갈맷길이다.

 

 

자연과 함께 걷는 길은

마음을 치유하는 길이기도 하다.

도시의 길과는 다른 길.

 

드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

맑은 물속으로 뛰어드는 기암절벽들

넉넉한 모습으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울창한 숲들

 

숲에서 지저귀는 새들

한겨울에 시들어 버렸다가

봄이 되면 다시 생명을 꽃피우는

이름모를 들꽃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 잡풀 조차도

동행이 되어 주는 길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달린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길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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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싱그러운 계절, 비 내리는 숲 속

 

  

 

이기대 갈맷길이 바닷길이라면 신선대 둘레길은 숲으로 난 길이다.

 

 

 

 

최치원이 신선이 되어 거닐었다는 신선대

 

 

 

바다는 비안개 속에 잠겨 보이지 않고

 

 

 

 

 

 

 

 

우산 위에 빗 소리만 토닥 토닥

 

 

 

맑으면 맑은 대로, 비오면 비오는 대로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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