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는 앙카라에서 시작합니다. 아타튀르크대통령의 영묘를 차창밖으로 바라보면서 한국공원으로 향합니다. 앙카라시내에 있는 한국공원은 한국전쟁때 참전하여 전사했던 700여명의 터키병사들을 기리기 위해 한국정부에서 조성한 아주 조그마한 기념공원입니다. 

당시 터키는 15,000명을 파병하여 미국, 영국에 뒤이어 세번째로 많은 군대를 보내었습니다. 

 

앙카라는 터키의 수도입니다. 오스만제국의 수도는 유서깊은 이스탄불이었지만, 아타튀르크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수도를 앙카라로 옮겼습니다.

1차세계대전때 케말 무스타파는 차낙칼레 전투에서 연합군에 대승을 거두고 터키의 영토를 지키죠.

이에 술탄은 케말에서 이스탄불로 들어오라고 하지만,

그는 술탄의 말을 듣지 않고 흑해 연안에 있는 삼순항으로 가서는 삼순의 남쪽에 있는 앙카라에서 청년오스만운동을 펼쳐나갑니다.

이를 계기로 하여 케말 무스타파는 오스만제국을 종식시키고 1923년 터키민주공화국을 설립하게 됩니다.

현재 이스탄불이 문화,상업의 중심지라면 앙카라는 행정,정치의 중심지입니다. 

 

이제 앙카라를 떠나 소금호수로 향합니다. 최종목적지는 카파도키아인데, 가는 도중에 거대한 소금호수가 있습니다.

이 소금 호수는 크기가 서울의 2배정도 됩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보이는 하얀 눈같은 벌판이 펼쳐집니다.

 

 

소금호수를 떠나 으흘라라계곡으로 향합니다.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지로 유명한 으흘랄라계곡은 터키 특유의 지형과 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터키의 내륙지역은 산악지역으로 비가 거의 오지 않습니다. 거친 땅에는 숲다운 숲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이 메마른 땅에 푹 꺼져있는 계곡이 으흘랄라 계곡입니다.

그 계곡 사이로 작은 강이 흐르고 그를 따라 나무들이 자라 울창한 푸른 숲을 이룹니다.

으흘랄라계곡은 황량한 지역에 감추어져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아름다운 계곡입니다.

약 20km에 달하는 웅장한 계곡 양옆으로 60여개의 교회와 수도원이 들어서 있는데,

이는 비잔틴 시대에 은둔생활을 하던 수도사들이 만든 것들입니다. 

우리는 여기서도 아쉬움을 남기고, 시원하고도 웅장한 풍경을 그냥 스쳐지나가듯이 맛만 보고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계곡위에 주차를 하고 5~10분가량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계곡위에서 바라본 광경입니다. 깍아지른 절벽사이 계곡에 푸른 숲이 보입니다.

 

 

 

계곡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깍아지른 절벽이 우뚝 서 있습니다.

 

메마른 지역에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까닭은 계곡사이를 흐르는 물때문입니다.

 

여유가 있다면 으흘랄라 계곡의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물소리를 들으며 걷고 싶습니다.

 

으흘랄라 계곡에는 옛날 수도승들이 굴을 파고 살았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굴안에는 수도승들이 그린 성화들이 천장이나 벽에 그려져 있습니다.

 

쨍쨍 내리쬐는 뜨거운 날씨지만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해집니다.

으흘랄라계곡에 울창한 숲의 시원한 그늘과 그 사이로 흐르는 시원한 물은 이 지역을 한결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나뭇잎 사이로 파고드는 강렬한 햇빛이, 나무그늘 사이로 흐르는 물위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으흘랄라계곡의 숲길은

정말이지 다시 보고 싶은 장면입니다.

터키의 수도는 아니지만 터키 제1의 도시 이스탄불을 떠나 샤프란볼루 마을로 향합니다. 여기서 간단히 우리의 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  인천 →이스탄불  → 샤프란볼루  → 앙카라  → 소금호수  →  카파도기아  → 콘야 

→ 안탈리아  →  파묵카레  →  에페스  →  트로이  → 차라카레해협 → 이스탄불→ 인천

 

 

 

샤프란볼루마을은 샤프란꽃의 군락지로 마을 이름도 여기서 유래하였습니다.

 

 

 

옛날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양의 교역이 활발했던 시절, 서쪽으로 여행하는 교역상들이 마지막으로 경유하던 곳이 샤프란볼루입니다. 

당시 대상들이 묵었던 숙소인 석조건물은 견고하기가 성읍과 같습니다. 

도적떼로부터 귀중한 보물을 보호하려면 이정도의 수비력은 갖추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요즈음은 아래에 보는 것처럼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말이죠.

 

 

오늘날 샤프란볼루는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오스만투르크시대의 목조건물 1000여채가 잘 보존되어 있기때문입니다.

이 건물들은 건축시기가 14세기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이 마을의 작은 골목길에는 갖가지 기념품을 파는 작은 상점들이 오밀조밀 예쁘게 늘어서 있습니다.

많은 사진 작가들이 좋은 사진을 찍으러 샤프란볼루마을에 온다고도 합니다.

 

 

골목위를 덮고 있는 초록색 덩굴잎들이 햇살에 반짝이고, 그 아래 골목에 서 있으면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이 됩니다.

 

샤프란볼루 가게에서 파는 과일조차 싱그럽고 먹음직스럽습니다.

 

카메라에 빛이 파고 들지 않고, 눈에 실제로 보이는 것처럼 보다 선명하게 화면이 나온다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샤프란볼루에 마음을 빼앗길 것입니다. 아쉽게도 허용된 자유시간이 30~40분밖에 없어 제대로 돌아보지도 못하고 뒤돌아서야 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한 번 들러 자유롭게 마을을 둘러보고 초록빛 그늘진 길가에 나앉은 테이블에 앉아 커피라도 한 잔 하면서,

아름다운 마을의 정경을 사진에 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샤프란볼루 안녕~^^

보스포러스 뱃길을 끝내고 가까이 있는 선착장에 내려 돌마바흐체궁전으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40달러를 부르는 선글라스를 단 7달러에 삽니다. 웬만한 바가지는 저리 갈 정도네요. 7달러도 비싼 가격일까요?

 

돌마바흐체 궁전은 포스포러스 유럽해안에 자리 잡고 있는 네모 반듯하게 보이는 건물입니다. 오스만 제국의 위엄을 보이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 건축했다고 합니다. 터키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보물중에 하나라고 하네요. 비닐 신발을 덧신고 난 후에 입장이 허가됩니다.

 

바다를 면한 정원의 일부입니다.

 

정문을 지나 들어가는 길에 예쁜 분수가 있습니다. 그 뒤로 보이는 건물이 궁전입니다.

 

 

 

궁전의 정면입니다. 단 2층밖에 되지 않는데요??

 

많은 관광객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궁전의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됩니다. 그래서 궁전의 외부모습과 주위의 풍경만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궁전 입구에서 바닷가 반대쪽에 있는 건물인데 참 멋집니다. 이리 저리 다니며 사진을 찍다가 가이드의 설명을 놓쳤습니다.

 

 

이스탄불 구시가지에는 톱카프궁전이 있고, 신시가지에는 돌마바흐체궁전이 있습니다. 돌마바흐체궁은 19세기 중엽에 오스만 제국의 서구화를 추진하던 술탄 압둘메지드1세가 건축하였다고 합니다. 그는 유럽풍의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을 사용하여 프랑스식으로 건축하였는데, 베르사이유궁이 그 모델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전 400년동안 오스만 제국의 중심은 톱카프궁이었습니다만, 이후에 돌마바흐체궁이 그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터키민주공화국의 초대대통령이었던 아타투르크 무스타파 케말대통령도 여기에서 집무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곳의 모든 시계들은 9시 5분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터키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아타투르크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그가 사망한 시간인 9시 5분에 모든 시계를 맞추어 놓았다고 합니다.  

 

'돌마'라는 단어는 '메우다, 채우다'라는 뜻이며, '바흐체'는 정원이란 뜻입니다. 바다를 메워 궁전과 정원을 만들었기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실제 궁은 바다에 바로 면해 있어서 왕은 궁을 나와 막바로 궁에 접한 선착장에서 배를 탈 수가 있었답니다.

 

궁전의 내부는 화려한 샹들리에와 장식으로 현란합니다. 금으로 전체 내부를 입혔다고 하니 그 금만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총 14톤의 금과 40톤의 은이 사용되었다고 하니, 이로 인해 기울어져가는 오스만 제국이 더 한층 급격히 무너졌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돌마바흐체궁은 전체 궁전의 2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참으로 경국지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래는 궁전을 둘러보고 나온 사람들이 서 있는 장면입니다. 관람을 마친 후 나오는 장소입니다. 

 

 

궁전 관람후 나와서 궁전의 옆모습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울타리 옆은 바로 보스포러스 해협의 푸른 물결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다시 입장했던 곳으로 되돌아 오니, 어느듯 줄지어선 관람객들은 보이지 않네요.

 

 

 

돌마바흐체궁의 화려함은 그 진실을 아는 사람을 돌게 만들죠. 그렇지만 돌지는 마십시다. 돌마! ㅋㅋ

 

나가는 길에 보스포러스 해협이 보이는 분수를 다시 한 번...

 

첫째날 오전은 이렇게 화려한 궁전에서 보내고, 이제 우리는 제1보스포러스교를 지나 유네스코 세게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샤프란볼루마을로 향합니다. 샤프란~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요...^^

 

첫째날이 밝아옵니다. 새벽3시에 눈이 떠졌음에도 불구하고 몸은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묘한 설레임과 개운함으로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전면 유리창에 비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점점이 떠 있는 배들이 골든혼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보스포러스해협의 아름다운 해안 풍경으로 시작합니다. 배가 출항할 작은 선착장입니다. 배는 최종 목적지 돌마바흐체궁전에 도착하기전 유럽쪽 해안과 아시아쪽 해안을 둘러 볼 예정입니다.

 

 

배 사이로 골든혼 너머 저쪽의 시가지가 보이네요. 이쪽은 유럽쪽 이스탄불의 구시가지, 저쪽은 유럽쪽 이스탄불의 신시가지입니다.

 

 

사실 이스탄불은 크게 두부분으로, 더 쪼개면 세부분으로 나누어 집니다. 먼저 보스포러스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시아쪽 이스탄불과 유럽쪽 이스탄불로 나누어집니다. 그리고 유럽쪽 이스탄불은 골든혼이라는 작은 만을 중심으로 남쪽 구시가지와 북쪽 신시가지로 나누어집니다. 남쪽 구시가지에는 그 유명한 아야 소피아, 블루모스크, 톱카프궁전이 있습니다.

 

우리가 탈 작은 배입니다. 배는 선착장을 떠나 보스포러스해협으로 향합니다.

 

배는 시원한 맞바람을 맞으며, 출렁이는 너울에 흔들리며 골든혼을 나아갑니다. 보스포러스해협을 향해서... 남쪽으로 드넓은 마르마라해가 보이고 해협 양안으론 아름다운 건물들이 풍광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의 짧은 항해의 최종 목적지인 돌마바흐체궁전이 보입니다. 오스만 제국 말기 근대화를 추진하던 과정에서 제국의 위엄을 드높이기위해 지어진 화려한 궁전입니다. 이 건축으로 재정난이 악화되어 제국의 기운이 한층 더 기울었다고 하니 그 화려함이 얼마나 될 지 호기심이 일어납니다.

 

 

 

돌마바흐체궁전에 들어가기 앞서 우선 보스포러스해협의 양안을 더 둘러봅니다. 아래 건물은 대학인지 고등학교인지 어쨌든 학교건물인 듯 합니다.

 

 

 

제1보스포러스교가 보입니다. 보스포러스해협을 가로질러 유럽쪽과 아시아쪽을 연결시켜주는 현수교입니다.

 

 

보스포러스대교 아래에 있는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제1 보스포러스교 아래를 지납니다. 다리위에서 절망에 찬 사람이 배위로 떨어지리라는 생각은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보스포러스교에는 사람이 다니는 길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는 사람의 도보통행이 금지되어 있기때문입니다.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라고 하네요. 유럽쪽 이스탄불에서 아시아쪽 이스탄불로 갈 때에는 통행료를 지불하지만, 반대쪽 통행에는 요금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유럽쪽 해안에 가까이 붙어 계속 나아갑니다.

 

 

 

제1보스포러스대교 아래를 지나 멀어져 가는 보스포러스교를 바라봅니다. 

 

 

보스포러스해협에는 현재 두개의 대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3대교가 현대건설에 의해 건설될 계획이라는군요

 

 

이제 뱃머리를 돌려 아시아쪽 해안 가까이로 접근하여 그 풍광을 둘러봅니다. 붉은색 지붕을 한 주택과 건축물들이 푸른 숲,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스포러스해협 양안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진으로 제대로 재현되지 못해 아쉽군요. 더구나 바다위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파도를 가르는 느낌은 어떻게 전달을 해야할까요? 바람에 너울거리는 파도를 타고 앞뒤로 흔들거리는 선상의 느낌도 설레임을 더해줍니다. 이제 가슴이 확 터이는 짧은 선상여행을 마치고 돌마바흐체궁전으로 향합니다.

여행이란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여행은 '익숙함과의 결별'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익숙함과의 결별은 필연적으로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을 의미하겠죠. 미지의 세계는 불확실의 영역에 속하기때문에 여행이란 어떤 사람에게는 불안과 두려움을 안겨줍니다. 한편 모험적인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이 오히려 호기심과 짜릿한 흥분을 주기도 합니다. 어쨌건 주사위는 던져졌으며 이미 비행기는 날개를 펼쳤습니다. 

 

밤 11시 부산을 떠나 터키의 이스탄불에 도착하니 터키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반입니다. 터키는 우리와 6시간 시차가 나기때문에 우리 시간으로는 밤 10시반에 도착한 셈입니다. 부산에서 이스탄불까지 30분 모자라는 24시간이 꼬박 걸렸습니다. 꽤 먼 길입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인천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 튀르크 공항까지 8000km가 넘는 거리를 장장 12시간을 쉬지 않고 날았습니다. 이스탄불은 실크로드의 종착지입니다. 옛날에는 도보로 몇달을 걸리던 이 길이라 생각하면, 단 12시간만에 날아온 것은 대단한 일이기도 합니다.

 

터키 제1의 도시 이스탄불의 관문은 아타 튀르크 공항입니다. 아타는 '아버지'란 뜻이고, '튀르크'는 터키를 말하기때문에 아타 튀르크는 '국부'란 뜻입니다. 터키의 아타 튀르크는 터키 민주공화국의 설립자인 케말 무스타파를 가리킵니다. 터키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아타 튀르크 무스타파 케말입니다. 그는 제1차세계대전의 패배로 연합국에 점령당한 오스만제국의 영토를 되찾아 터키 민주 공화국을 설립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아랍나라들이 이슬람 국가인데 반해 터키는 민주공화국입니다. 국민의 98%가 무슬림이긴 하지만 이슬람교를 터키의 국교라 부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아랍의 이슬람국가와는 달리 종교의 자유가 있으며, 무슬림들도 이슬람교의를 따를 것을 강제받지 않습니다. 여성들도 히잡이나 차도르를 해야할 지 말아야 할 지를 스스로 결정한다고 합니다. 히잡은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와 같은 것이고, 차도르는 눈을 제외한 다른 부분을 모두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체제는 모두가 아타 튀르크 무스타파 케말덕분인 것입니다.   

 

아타 튀르크 공항에 도착한 후 첫번째 방문지는 '그랜드 바자르'입니다. '그랜드 바자르'를 향하는 길의 오른쪽으로 '마르마라해'를 끼고 달리다 보니, 해안가에 거의 6km나 뻗어 있는 하드리아누스 성벽도 보입니다. 또한 여기저기 둥근 지붕을 한 모스크들이 눈에 띕니다. 

 

'그랜드 바자르'는 1543년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이후 얼마 되지 않은 1561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만도 450년정도가 되네요. 관광객을 위한 수많은 상점이 밀집되어 있는 '그랜드 바자르'에서 우리 일행은 일차 쇼핑을 합니다. 길거리에서 많은 아이들이 물이나 기념품을 팔기위해 분주합니다.

 

터키에서의 첫날밤 새벽 3~4시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더워서일까요, 아니면 가이드말처럼 시차때문일까요? 한국과의 시차는 6시간, 매일 1시간씩 시차가 적응된다고 하니, 집에 갈 때쯤이면 완전히 시차에 적응이 되겠군요. 이제 첫째날 새벽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설레이기 시작합니다.

 

경북 영해에 있는 괴시마을은 고려말 문신이자 학자 이색의 고향이다. 목은 이색은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와 함께 고려에 대한 충절을 지킨 '삼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색이 중국으로 사신으로 갔다 온 뒤, 중국의 괴시와 비슷하다 하여 그의 고향을 괴시라고 불렀다고 한다.

 

최근 방송되고 있는 대하드라마 <정도전>에 나오는 많은 인물들이 이색의 제자라 한다. 이색과 정도전은 스승과 제자의 사이였으나,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성립되는 과정에서 서로 반대의 길을 걷는다. 정도전은 조선왕조 개국의 일등 공신이 되어 조선의 기틀을 잡은 반면, 이색은 조선의 벼슬을 고사하고 초야로 돌아간다.

 

이색 박물관 앞에는 그의 시 두 수가 새겨져 있다. 부벽루는 그가 중국으로 사신 갈 때 고구려의 옛도읍 평양을 지나면서 이제는 지나간 찬란했던 영광을 추억하며 지었다하며, 또 다른 시는 갈 곳없는 그의 우국 충절을 노래하고 있다.  

 

 

 

 

 

 

목은 이색의 생가터에서 바라본 정경이다. 어려서 이색은 이러한 풍경을 바라보며 자랐을 것이라 생각하며, 먼 옛날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괴시마을에서 볼 수 있는 기와지붕은 자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마음을 끈다. 이색 박물관의 기와가 주위와 어울리는 모습은 자연 그 자체인듯하다.

 

유독 기와지붕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보이는 연유는 무엇일까? 내내 생각하다 기와지붕의 절묘한 곡선미가 그 이유라고 단정지어본다. 기와지붕의 곡선을 이루는 처마를 잡아 보았다. 처마가 직선으로 되어 있는 개량 한옥도 눈에 띄었다. 단아한 모습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역시 곡선이 배제된 모습에서는 정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

 

경상북도 영해...포항에서 7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1시간여 달리면 영덕지나 영해를 만날 수 있다. 영해읍에 있는 괴시전통마을을 찾았다. 전통마을의 모습을 간직한  그 곳은 바람도 잠든, 시간마저 멈춘듯한 조용한 마을이었다. 목은 이색선생이 태어난 마을이기도 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오른쪽 골목을 따라 올라 간다. 대부분의 고택은 굳게 문이 닫혀있고 심지어는 잠겨있는데, 지금 가는 괴시리 영감댁은 아예 대문이 없다. 할머니 한 분이 살고 계시는데, 마당이 완전히 개방되어 있다. 괴시리 영감댁으로 가는 길이 한적하다.

 

 

기와지붕 끝자락이 아름다운 고택들의 지붕을 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랄까, 예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것은 현대세계의 시간에 쫓기는 모습이 아니라 정적이며 시간이 정지한 느낌이다. 느끼기 어려울 만치 아주 완만하게 이어져 있는 고택 기와지붕의 선들과 숲의 조화는 계속 바라보고 싶은 아름다움이다.  

 

 

기와를 이고 있는 흙 담벼락도 구수하고, 낮은 담벼락 너머로 집 안쪽이 다 들여다 보인다. 나즈막한 담벼락은 그 옛날 우리 선조들의 개방적인 일상을 보여주는 듯하다. 아마 골목을 오고가는 이웃들은 집 안에 있는 사람들과 담너머로 눈 인사를 나누었을 듯하다.  

 

 

정말 오래된 담인 것 같다. 담위에 올라탄 기와 조각들에 핀 저승꽃은 이끼와 같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 기와의 나이는 얼마나 되었을까? 담 너머에 있는 나무조차 기와보다는 어려보인다.   

 

 

흙과 돌로 만든 담에 붙어 있는 방 창. 이게 들창인가? 그 옛날 이 방에 있던 처녀에 연정을 품은 사내들의 가슴은 이 창을 바라보며 얼마나 설레었을까? 설마 골목을 향한 방에 귀한 딸을 두었을리가, 아마도 하인들이나 하녀들의 방이었겠지...

 

 

괴시리 영감댁이다.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렇게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집은 정부에서 유지보수해 준다고 한다. 흙담이 떨어지거나 기와가 파손되는 등 집에 문제가 생기면 문화재청에서 보수해 준단다. 대신에 집 주인은 마음대로 집을 팔 수가 없다고 한다. 

 

 

괴시리영감댁에 들어서서 마당에서 집 정면을 바라본 모습이다. 마루에 면해 있는 사랑방에 고댁체험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뒤쪽에 따로 할머니 한 분이 살림을 하는 방이 있다.

 

 

양지바른 마루 앞에 텃밭을 가꾸어 놓은 넓은 마당이 있다. 그리고 마당 맞은 편 나즈막한 담 너머로 정겨운 앞집이 보인다. 보고 또 보아도 자연과 어우러진 기와지붕은 그 자체로 자연인듯 하다. 

 

 

마루에 새겨진 나뭇결이 거칠게 남아 있는 까닭은 그다지 사람의 손길에 닿지 않았기때문이리라. 옛날 그 시절에 들고 나는 사람들의 손길과 발길에 닳아 반질반질해졌을 마루가 사람의 왕래가 뜸한 지금은 자연의 비바람에 거친 모습이다. 

 

 

마루아래에는 삽살개가 낯선 사람을 경계하여 숨어있고 누구 것인지 모를 오래된, 아마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신 한켤레가 무심히 놓여져 있다.

 

 

마루에서 위로 치어다 보니 처마를 받치고 있는 나무들이 정답다. 

 

 

마루에 접한 사랑방에 들어가 문턱에 팔꿈치를 걸치고 앉아 방문밖을 내어다 보니, 흡사 내가 그 옛날의 선비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다. 한가로운 오후의 햇살이 밝고 따뜻하지만 방안은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군청에서는 고택체험 민박을 권한단다. 전원생활을 즐기면서 여유로 민박을 운영하며 고택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손이 있으면 좋으련만, 할머니 혼자서는 벅차다.

 

 

한참을 괴시영감댁에서 조용한 적막과 햇살을 즐기다가 일어섰다. 그리고 고려말 충신 목은 이색선생의 박물관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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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여행의 마지막 코스 - 맹종죽 테마 공원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장이 있다고 해서 선택되었습니다. 공원입구입니다. 아이들이 여섯인데 하나는 어디로 가고..안 보입니다.

 

맹종죽 테마 공원 입구에서 바라본 바다의 풍경입니다. 동부해안에서 내륙쪽으로 한 참을 들어 온 것 같은데 여기서도 바다가 보입니다. 이 쪽은 서쪽바다인 듯 합니다.

 

 

대나무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이 테마 공원에는 맹종죽이 자라고 있습니다. 옛날 맹종이라는 효자가 겨울철에 죽순을 먹고 싶다는 어머니의 청을 들어 주기 위해 죽순을 찾아 나섰다가...어디 겨울에 죽순을 찾을 수가 있나요? 어림없죠. 그만 눈물을 흘리는 맹종. 그런데 눈물이 떨어진 곳에 죽순이 올라 오더랍니다. 하늘도 맹종의 효심에 감동하였는지. 맹종죽 사이로 나 오솔길입니다.

 

 

대나무 숲입니다.

 

 

 

 

 

 

체험장 가까이 왔을 때 대나무로 여러가지 형태의 담벼락을 만들어 놓았군요.

 

 

 

 

체험장 입구에서 바라본 서쪽 바다입니다.

 

 

유격훈련을 방불(?)케하는 체험활동을 무사히 마칩니다. 높은 나무 위를 줄을 따라 이동하거나, 줄을 타고 미끌어져 가는 활동이 위험해 보입니다. 안전 교육을 받고 체험활동에 참여합니다. 싫었지만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제일 먼저 나섰습니다. 무엇보다도 생명선을 항상 와이어에 연결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들은 다리가 떨리고 무서웠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일곱살짜라 막내 조카도 체험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맹종죽 테마 공원에서 내려 오는 길입니다. 해는 서쪽으로 지면서 마지막 노을을 보여줍니다. 저녁 노을은 다음 날 맑을 것이란 표입니다. 이로서 1박 2일의 거제도 여행은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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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에서 나와 유람선으로 해금강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선장님은 신기의 항해술로 동굴속에서도 부딪히지 않고 파도를 이겨냈습니다. 오늘 유난히 날씨가 좋아 물결이 잔잔하기때문일까요? 선장님은 항해술만 아니라 구수하게 때론 열정적으로 템포를 조절하며 감정을 격동시키듯 해금강의 갖가지 바위들의 모습을 들려주는 노련한 이야기꾼이더군요.

 

 

장승포항으로 다시 돌아와 차를 타고 바람의 언덕으로 달렸습니다.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남쪽으로 근 30-40분을 달렸나요? 바람의 언덕을 지나쳐 우제봉으로 갑니다. 해금강 호텔에서 언덕길을 따라 700~800미터를 걸어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길에 서자암이 있는 데 기와 지붕의 맵시가 보기 좋습니다. 한국의 기와지붕은 소나무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우제봉 전망대에 올라 바다 속에서 불쑥 솟아 오른 해금강을 바라보았습니다. 바로 손아래 잡힐 듯이 앉아 있는 해금강 둘레를 끊임없이 유람선이 왔다 갔다 합니다. 선장님들의 목소리가 우제봉에서도 들립니다. 오래 오래 앉아서 이 풍경을 바라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사진으로 느낌을 다 잡을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사진이 모든 것을 말해 줄 수 없음을, 여행하는 분들은 누구나 아시겠지요. 사진으로 나타나지 않는 평온함...

 

 

해금강의 기암들은 먼 바다 쪽에 있어 여기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왼쪽 끝에 사자암이 보입니다. 유람선은 해금강 관람을 마치고 떠나가고 있네요.

 

전망대에서 우제봉 오른쪽으로 바라 보니 어제 보았던 대병대도가 보입니다. 그 뒤로 왼쪽에 대매물도가 보일 듯 말 듯합니다. 날씨는 좋았지만 시야가 깨끗하진 않습니다.

 

우제봉 꼭대기에는 군사시설때문에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합니다. 시설아래까지 나 있는 계단입니다.

 

우제봉 시설 아래에서 바라본 해금강입니다. 두 연인이 한 곳을 바라보고 있네요. 사실 동갑내기 사촌들입니다. 하나는 창원에, 하나는 부산에 사는데 서로 잘 맞는지 사이 좋게 지냅니다. 끊임없이 조잘 조잘...

 

내려오는 길에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해금강을 찍어 보았습니다.

 

 

유람선에서 보던 해금강과 우제봉에서 보는 해금강은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거제도 여행에서는 우제봉에서의 해금강의 모습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제봉에서 바라 본 해금강, 그리고 여차-홍포에서 바라 본 대병대도와 소병대도의 광경은 거제를 대표하는 두 장면이랍니다. 물론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겠지만, 들은 바로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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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밤은 지나가고 어김없이 해는 떠오릅니다.

거제의 아침이 밝아 옵니다.

항상 늦잠자는 사람에겐 일출은 새로운 풍경입니다. 

아침 노을은 오늘의 맑음!

대명리조트에서 바라본 거제 앞 바다의 아침입니다.

 

떠오르는 태양이 비치어

부두 앞에 불타는 모습에 처음에 저것이 무언인지 깜짝 놀랐습니다.

 

해는 점점 떠 오르고

수면에 햇빛이 불기둥이 되었습니다.

이태백은 달이 비친 호수를 보았다지만

여기는 잔잔한 수면에 태양이 비쳐 보이는군요!

 

장승포 유람선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외도를 향하면서

해변을 한 커트, 찰깍!

 

외도 보타니아에 도착하여

언덕을 올라가면서 쭉쭉 뻗은 이국적인 나무들

 

언덕을 올라가는 중간에 위치한 관리소?

 

비너스 가든입니다

하얀 기둥 사이에 조각상들이 보이죠

예쁘게 만들어 놓아 많이들 사진을 찍으시네요

 

 

 

비너스 가든의 맞은 편에 천국의 계단이 있는 쪽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바다를 배경으로 쭉쭉 뻗은 나무들입니다

 

선착장 내려가는데 또 다른 유람선에서 관광객이

몰려 올라오네요

 

 

내려가는 길에 동백꽃 한 컷

백꽃은 지심도가 유명하답니다. 철이 되면 온 섬이 불타는 듯하다네요.

선장님 말씀에...

 

선착장 앞 바다입니다.

유람선들은 선착장에 관광객을 내려 놓고 조금떨어진 바다에서

다시 승객들이 돌아오길 기다립니다. 1시간 30분간~

 

다음 행선지는 해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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