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예전에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서 궁금하게 생각하고 나 혼자 결론을 내린 적이 있습니다. 왜 개츠비를 위대하다고 부르는 것일까요?

 

사실 개츠비는 아마 밀주사업일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부를 쌓은 인물입니다. 그리고 이전 연인이었던 데이지에 대한 사랑은 맹목적이다 싶을 정도여서, 이미 데이지가 결혼한 유부녀이며, 아이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지의 가정을 깨뜨릴 위험성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전에 번역본으로 한 번 읽어 봤고, 그 이후 원문으로 한 번 읽어 봤는데 그 땐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가 왜 "위대한 개츠비"라고 했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단지 당시의 비틀어진 세태를 비꼬기 위한 장치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의 첫 페이지를 번역하면서, 글에 나타난 스콧 피츠제럴드의 의도를 신중하게 살펴보면서 단어 하나 하나에 주의를 기울여 보니, 야...이것 참 대단한 글인데...하고 놀라게 됩니다. 아주 미묘한 뉘앙스가 가득찬 글이란 느낌을 받습니다. 단어와 문장 하나 하나에 함축된 작가의 의도가 신비스럽게 드러나는 듯, 마치 언어의 비경을 구경하는 듯합니다. 

 

이렇게 실제로 한 번 번역을 시도해 보니, 번역이 예술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 됩니다. 번역가는 연주자와 같습니다. 작곡가가 일차 창작자라면, 연주자는 그 창작품에 새로운 해석과 연주로 2차 창작을 하는 셈입니다. 이와 같이 번역가들도 1차작품으로 부터 2차 창작을 이끌어 내는 예술가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작업을 공개하는 것이 망설여지지만 배우는 입장에서 용기를 내어 이렇게 올려봅니다. 번역에 문제가 있는 부분은 가차없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개인적 발전에 밑거름이 되도록 하려 합니다.

 

Chapter 1

In my younger and more vulnerable years my father gave me some advice that I've been turning over in my mind ever since.

 

내가 지금보다 젊고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에 아버지는 내게 잊지 못할 충고를 해 주셨다.

 

"Whenever you feel like criticizing any one," he told me, "just remember that all the people in this world haven't had the advantages that you've had."

 

"네가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을 때면 언제나 기억하기 바란다.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네가 누려왔던 좋은 것들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것을." 라고 말하였다.

 

He didn't say any more, but we've always been unusually communicative in a reserved way, and I understood that he meant a great deal more than that.

 

아버지는 더 이상 말씀을 하지 않으셨지만, 나는 거기에 그 이상의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이해했다. 왜냐하면 아버지와 나는 항상 뭔가 여운을 남겨놓는, 예사롭지  않은 방식으로 소통해 왔기때문이었다.

 

In consequnce, I'm inclined to reserve all judgments, a habit that has opened up many curious natures to me and also made me the victim of not a few veteran bores.

 

결과적으로 나는 사람에 대해 쉽사리 판단하지 않는 경향을 가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괴팍한 사람들과도 연을 맺게 되었으며, 때로는 퇴역군인의 지루한 이야기를 들어야만 하는 입장이 되기도 했다.

 

The abnormal mind is quick to detect and attach itself to this quality when it appears in a normal person, and so it came about that in college I was unjustly accused of being a politician, because I was privy to the secret griefs of wild, unknown men.  

 

평범한 사람에게서 이러한 성향이 나타나면, 괴팍한 사람들은 재빨리 이를 간파하고서는 그에게 달라붙게 마련이다. 길들여지지 않고 속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숨겨진 슬픔을 나눈다는 것때문에, 대학에 다닐 때는 부당하게도 정치가로 오해받기도 했다. 

 

Most of the confidences were unsought-frequently I have feigned sleep, preoccupation, or a hostile levity when I realized by some unmistakable sign that an intimate revelation was quivering on the horizon; for the intimate revelations of young men, or at least the terms in which they express them, are usually plagiaristic and marred by obvious suppressions.    

 

내가 기꺼이 아픔을 함께 나눌 것이라는 그들의 확신은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니었다. 그래서 내심을 토로하려는 기미가 수면위에 조심스럽게 드러나려는 징후가 보일 때면 - 사실 젊은 사람들이 속마음을 내비치려 할 때는 언제나 비슷한 상투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때문에, 그리고 숨기려는 감정이 그 표현에 어떻게든 분명히 드러나기때문에, 그 순간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럴 때면 언제나 난 잠자는 체 하거나,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는 체하거나, 냉담한 경솔함을 가장하곤 했다. 

 

Reserving judgments is a matter of infinite hope. I'm still afraid of missing something if I forget that, as my father snobbishly suggested, and I snobbishly repeat, a sense of the fundamental decencies is parcelled out unequally at birth.  

 

판단을 유보하는 것은 다양한 가능성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아버지께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너그러운 태도로   다른 사람들보다 뭔가를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젠체하는 듯이 말씀하셨고, 나도 그런 느낌으로 거듭 판단을 유보한 것은, 상황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행동하는 감각이 사람마다 애초 태어날 때부터 다르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판단을 유보하지 않고 섣불리 판단한다면 그렇지 않을 경우에 가질 수 있는 무언가를 놓치는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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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첫 페이지는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화자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판단을 내린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고정관념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화자는 어릴 때 아버지의 교훈을 마음에 명심하면서 자라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을 쉽사리 판단하려 들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어떤 한 사람의 일면만을 보고 지레 그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 주죠. 

 

그렇다면 화자는 개츠비에 대해서는 어떤 태도를 나타낼까요?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그는 과감하게 개츠비에 대해 판단을 내립니다. 어떤 판단을 내리는 지는 다음 페이지에 나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개츠비에 대한 이야기는 그러한 판단을 내리게 된 경위를 하나 하나 추적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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