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제임스 지음/ 김재영 옮김 / 민음사

 

 윌리엄 제임스는 의학을 전공했으며, 심리철학자로 활동하였다. 그가 쓴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은 종교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책이다. 유명한 과학자 칼 세이건은 윌리엄 제임스의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을 읽고 감명을 받아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이란 책을 썼다고 한다. 윌리엄 제임스의 종교에 대한 통찰과 그의 글의 문학적 향기가 잘 어울러져 아름다운 작품이 되었다. 

 

제임스는 종교를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종교적 경험에 대한 그의 견해는 어떠한가? 종교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인간의 종교성은 인간본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등 여러가지 문제에 대한 자신의 철학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임스는 인간의 본성을 알기위해서는 제도화된 종교보다는 각 개인의 종교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모든 선험적, 관념적 체계나 철학적 방식을 배제하고 각 개인들의 실제적 종교적 경험에 근거한 연구를 진행함으로 인간의 종교성과 인간본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그래서 책 전반에 걸처 종교적 경험들의 사례들이 많이 언급되어 있다. 특히 한 종교나 종파의 창시자들의 특별한 종교적 경험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다. 이러한 종교적 경험들은 회심, 환상, 환시, 종교적 황홀감, 또는 자동증이라고 불리는 비정상적 육체적 반응등을 통해 나타난다.

 

제임스는 인간들을 두 종류의 유형으로 나눈다. 낙관주의적 성품(optimistic mind)를 가진 사람들과 고뇌하는 영혼(sick soul)을 가진 사람들.

낙관주의적 성품을 가진 사람들은 세계를 낙관적으로 바라본다. 세계에 편만해 있는 모순, 악등의 존재를 무시해 버리고 오로지 선하고 밝은 면만을 편파적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러나 고뇌하는 영혼은 인생에 대해, 세계의 모순과 악에 대해 괴로워하고 고뇌한다. 이러한 고뇌하는 영혼은 분리된 자아 의식을 가진다. 여기서 그의 고뇌와 불행이 시작된다. 하지만 분리된 자아를 통합을 경험함으로 삶에 대한 의미를 되찾고 살아갈 원동력을 얻게된다. 분리된 자아의 통합이 종교적 경험의 과정인 것이다. 그래서 제임스는 고뇌하는 영혼이야말로 진정한 종교성을 나타날 수 있는 부류의 사람으로 평가한다.

 

종교적 경험은 개개인들로 하여금 성인다운 삶을 살도록 촉구한다. 이러한 성인다움이 지나치게 되면 병폐가 나타나기도 한다. 신비주의에서 이러한 병폐가 관찰되기도 한다. 이러한 지나침은 종교성의 과대에 비해 지성의 편협함이 그 원인이 된다. 하지만 종교적 경험으로 인한 이러한 삶의 결과는 종교적 경험이 없이 나타나는 삶이 만들어 내는 세계에 비해 우월하다는 면에서 종교의 유용성이 있다.

 

제임스는 인간의 종교적 경험의 심리적 접근을 시도한다. 인간에게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의 영역이 있다. 인간의 종교적 경험은 바로 이 잠재의식의 영역이 의식의 세계로 침입함으로 이루어진다. 잠재의식의 영역에서 에너지가 의식세계로 분출됨으로 다양한 종교적 경험이 산출된다. 종교적 경험의 원천은 잠재의식의 영역내에 있다. 그렇다면 종교적 경험의 제일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는 신적존재는 어떠한가?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종교적 경험이 순전히 심리학적 경험일 수도 있지만 만일 신적 존재가 있다면 아마 그는 바로 이 잠재의식의 영역에 작용하여 종교적 경험을 유발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러한 문제와 관련한 그의 객관적 입장을 나타내는 표현이 있다. 그는 경험적 판단의 약점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우리는 인간을 동물적 부분과 이성적 부분으로 뚜렷하게 나눌 수 없다. 우리는 자연적 작용과 초자연적 작용을 구별할 수 없다. 우리는 초자연적인 작용사이에서 어떤 것이 신의 호의이고 어떤 것이 악마의 작용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선험적 체계에 의해 판단하는 것의 폐기 후에 우리는 결코 선명하고 학구적인 결과들을 기대할 수는 없다. "

 

제임스는 신학철학은 결코 인간의 종교성을 올바로 나타낼 수 없다고 말한다. 종교적 경험이 우선이며 철학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산물일 따름이다. 또한 신학철학은 곁코 인간의 종교적 삶에 그 가치를 부여해 주지 못한다. 실용적 관점에서 볼 때 신학철학이 논하는 문제는 인간의 삶과는 동떨어져 있으며, 단지 심미적인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일반적 종교철학 대신에 종교학이라는 분야를 제안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동의하는 신조들, 그리고 일반적 사실들을 사적인 종교적 경험으로부터 추출하려는 노력은 범종교적인 종교학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그리고 이 모든 지적 작업은 구조적이든 비교적이든 비판적이든 간에 직접적 경험을 통해 이루어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험적, 관념적인 것들을 모두 배제하고 직접적인 경험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것이 그의 기본 연구 방침인 것이다. 

 

제임스는 그의 결론을 맺는다. 즉 때때로 과학적 자연주의등은 종교를 비판하고, 종교의 무용성을 주장하며, 종교가 곧 없어질 존재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의 경험세계는 객관적 부분과 주관적 부분이 있다. 객관적 부분은 보다 엄청나게 포괄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관적 부분도 결코 생략되거나 억제될 수 없다. 즉 종교적 부분은 여전히 그 나름대로의 영역을 지키게 될 것이다.

 

또한 종교는 궁극적으로 신이 아니라 삶, 즉 더욱 풍요롭고 거대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목적으로 한다. 모든 그리고 단계마다의 발전에서 삶에 대한 사랑은 종교의 추진력이다. 그러므로 순수하게 주관적인 이 평가에서 종교는 어떤 식으로든 그 비평가들로 부터 변호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것은 단순한 시대착오와 잔존신앙일 수 없고, 지성적 내용이 있든 없든, 그리고 그것이 진실이든 거짓이든 어떤 영원한 기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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