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델,에셔,바흐- 영원한 황금 노끈

 

제 2장 수학에서의 의미와 형식

 

<언어와 사고는 과연 형식화 규칙을 따르는가 그렇지 않은가?>

언어와 사고는 현실의 세계를 상징한다. 그렇다면 언어와 사고를 형식화할 수 있다면, 현실의 세계도 형식화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형식화된다는 것은 컴퓨터로 그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컴퓨터로 현실세계를 다룰 수 있다는 말인가? 즉 인공지능이 가능한가? 지금 호프스태터는 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그의 논증을 펼친다. 즉 형식체계와 수학적 현실을 연결시킴으로, 즉 동형관계를 형성시킴으로 인공지능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pq-체계와 그 동형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pq-체계

정의: x가 오직 붙임표(-)들로만 이루어질 경우에만, xp-qx-는 하나의 공리이다.

(x가 붙임표들만 이루어진다는 것은,  x가 - 또는 --, 또는 --- 등과 같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x=- 일때 xp-qx- = -p-q--가 된다)

규칙: x, y 그리고 z는 붙임표만을 가지는 특정한 연쇄체들이며, xpyqz가 하나의 정리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xpy-qz-도 하나의 정리이다.

 

예를 들면, x= --, y=---, z=- 라고 할 때

만약 --p---q- 가 정리로 판명되면 --p----q--도 정리이다. (하지만 이 경우 --p---q-은 정리가 아니다. 즉 xp-qx- 이라는 공리에 맞지가 않기때문이다. 당연히 --p----q--도 정리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쇄체의 형식만을 보자면, 먼저 일련의 붙임표로 시작하는 연쇄체 그리고 그것에 뒤이어 하나의 p, 두번째 붙임표무리 그리고 q가 뒤따르는 연쇄체 그리고 마지막 붙임표로 종료되는 모든 연쇄체들은 적형적인 연쇄체(well-formed strings)이다. 즉 그러한 적형적인 연쇄체들은 모두 공리인 xp-qx-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결정절차

어떤 연쇄체가 정리인가의 여부를 판정하는 기준은 p앞의 붙임표의 갯수와 q 앞의 붙임표의 갯수를 더한 갯수만큼의 붙임표가 q 뒤에 와야 한다는 것이다. 공리를 잘 보라. xp-qx- 에서 'x + - = x-' 의 관계가 있다. x=--라면 공리는 --p-q---의 형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붙임표를 보면, p 앞의 붙임표 2개, q앞의 붙임표 1개, 총 3개의 붙임표가 있다. 그래서 q뒤에 붙임표가 3개가 붙게 된다. 붙임표들간의 관계는 xpyqz에서 x+y=z의 관계가 된다. 그렇다면 2+2=4 이므로 --p--q---- 은 정리인 반면, --p--q-는 정리가 아니다.

 

자! 그렇다면 pq-체계의 정리들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p---q-----라는 연쇄체는 2+3=5 이므로 정리이다. 그러면  --p---q----- 라는 정리대신에 2+3=5인 명제를 상정하면 어떨까? ...뭐 안 될 것도 없겠군. 사실 p 는 '더하기(plus)', q는 '같다(equal)'을 나타내는 기호이며, 붙임표는 그 갯수에 상응하는 숫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이러한 사실을 통해서 우리는  pq- 정리들과 더하기 사이에는 동형관계를 발견하게된다.

 

어라...그러고 보니 pq-체계는 어떤 의미가 없어 보이던 형식체계였는데, 그 동형관계를 발견하게 되니 그 pq- 체계에 의미가 숨어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렇다. <동형관계가 의미를 유발한다> <"동형관계"라는 낱말은 정보를 함유하는 변형으로 정의된 바 있다.> 예를 들면 크레타 섬의 선형문자와 같은 미지의 언어로 쓰인 암호를 해독하는 것은 일종의 형식체계를 "해독하는"것과 같다. 즉 현대언어와의 동형관계의 발견을 통해 의미를 갖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형식체계를 다루는 수학자들은 그 정리들이 현실의 일정한 부분을 동형형태로 재현해내는 형식체계를 만들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다시말해 현실을 형식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게 된다면 우리의 현실을 모두 형식체계내에서 다룰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갖게 된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가능할 것인가? 호프스태터는 그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 그 자신이 만든 pq-체계는 현실의 일부분을 반영하는 형식체계로 자신이 고안해 낸 것이기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이지 않는가?

 

<그 pq-체계는 원래는 의미가 없지만 한 형식체계의 기호들이 적어도 동형관계가 확인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의미"와 같은 무엇인가를 가정한다는 인식을 강요하는 것 같다.> 하지만 형식체계 내부의 의미와 그와 동형관계에 있는 한 언어 내부의 의미사이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  형식규칙에 맞지 않는 것은, 외부의 언어체계와 동형관계에 있다하더라도 그 형식체계에 포함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형식체계내의 <연쇄체(정리)들은 사물들을 "표현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실이 모조리 형식체계로 변환될 수 있는가?

아주 넓은 의미로 말하자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실 그 자체는 매우 복잡한 형식체계에 불과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그 형식체계의 기호들은 소립자에 해당한다. "규칙들" 물리법칙이다. 즉 그 "활자규칙"은 주어진 상태에 있는 모든 입자들의 위치와 속도가 일정할 경우, 이것들이 어떻게 변화되어서 "다음 번" 상태에 속하는 새로운 일련의 위치들과 속도로 귀결되는가를 보여주는 물리적 법칙이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형식체계의 정리들은 우주 역사의 상이한 시점들에 있는 입자들의 가능한 조합상태들이다. 유일한 공리가 있다면 그것은 "태초 시점"의 모든 입자들의 원래의 조합상태이다.>

 

이 책의 관심사는 <우리가 공식화한 기호 처리 규칙이 (수론에 관한 한) 정말로 우리의 정신적인 추론능력에 상응하는가, 또는 좀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약간의 형식체계를 이용해서 우리의 사고능력의 차원에 도달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한가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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