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 / 이인규 옮김/ 민음사

 

원제는 Great Expectation.

 

위대한 작품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인간 본성의 핵심을 드러내는 작품이라야 위대한 고전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 거기에 더해 독자를 이야기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은 이러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독자를 끌어당기는 구성을 분명히 볼 수 있다.

어린 핍이 습지에서 도망친 죄수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그 대미를 장식할 때까지 독자를 몰입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중간 중간에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같은 사건들이 발생하며, 그 결말이 궁금해 지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리라. 습지에서 도망친 죄수들끼리의 싸움, 부인의 죽음, 신비한 장막뒤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는 미스 해비셤과 에스텔러...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의문스런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계속 독자의 흥미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데릭젠슨이 쓴 [네 멋대로 쓰라]에서는 글쓰기의 기본으로 '재미있어야 한다. 독자의 흥미를 끝까지 잡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궁금한 점에 대한 답을 끝까지 유보하라'는 제안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 읽은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그러한 구조가 발견되었다. 또한 박경리의 [토지]도 그런 요소들이 있었다. 그렇다. 확실히 독자의 관심을 계속 끌어가는 방법이 무엇인가하는 것을 이 소설은 분명히 보여준다.

 

둘째, 인간 본성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먼저 동서고금 문학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 에스텔러에 대한 핍의 사랑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 있음을 누구나 분명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와는 다른 보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들에 마음이 당긴다. 조와 핍사이의 애정, 비디와 핍사이의 감정의 흐름, 허버트 및 웨믹과 핍과의 우정등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에스텔러와의 사랑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긴장감을 갖게 하지만 조와 비디의 핍에 대한 사랑은 시골의 소박하지만 건강한, 그리고 깊은 안정감과 만족감을 주는 행복한 느낌을 전해준다.

 

또한 부는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부를 가지게 된 당사자나 그 주변의 사람들이 부를 가진 사람에 대해 나타내는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아니 부라는 조건에 관계없이 인간이 계속적으로 유지해야할 본성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

핍이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됨에 따라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 자신이 엄밀한 의미에서 신사인지 아닌지 드러나게 된다. 펌플추크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비열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매부 조나 허버트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진정한 신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소설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에서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면 큰 수확이라 하겠다. 이러한 다양한 모습중에서 아름다운 본성을 발전시키고, 지양해야 할 추악한 본성들을 제거하기 위한 마음을 갖게 된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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