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환 지음/ 삼성문화사

 

역사책인가 소설인가????

 

철종의 뒤를 이은 고종. 그리고 중전이었던 민비.

후사 없이 죽은 철종의 뒤를 이은 고종, 그의 아버지는 퇴락한 왕손 이하응. 그는 상갓집 개라는 치욕스런 말도 듣는다. 하지만 그의 가슴속에는 야망이 불타고 있었으니. 결국 그의 아들 이재황이 어린 나이에 임금이 된다. 그리고 이하응은 대원군이란 칭호와 함께 섭정이 되어 하루밤에 권력을 붙잡게 된다. 그는 그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일가친척이 없는 민치록의 딸 민자영을 왕비로 맞아들이도록 한다.

 

하지만 민자영도 비록 여자의 몸이지만 그 속엔 천하를 호령하고자 하는 야망이 있었으니... 고종이 성년이 되면서 대원군의 섭정은 끝나고 민비에 의해 축출된다. 쇄국정책은 파기되고 일본과 정식 국교가 수립된다. 그리고 민비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하 친위대의 성격을 띤 무위영이 일본의 도움으로 신식군대로 재조직되어 별기군이란 이름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 새로 조직된 별기군에 대한 우대정책은 정규군의 반발을 불러오게 된다.

 

차별에 불만이 폭발한 구식군대에 의해 1882년 고종 19년 임오년에 임오군란이 발생하게 된다. 반란군들은 대원군을 추대하며 민비를 제거하려 든다. 이를 기화로 일본과 청나라는 군대를 보내어 조선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려 한다. 민비와 결탁한 청나라가 대원군을 청으로 납치해 가면서 민비는 다시 대원군을 쫓아내게 된다. 

 

청의 세력으로 권력을 다시 잡은 민비의 정권하에 수구파와 개화파(독립당)의 대립이 심각해 진다. 개화파의 박영효, 김옥균등은 일본의 세력을 등에 업고 정변을 일으킨다. 갑신정변이다. 하지만 청의 개입으로 갑신정변은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한편 민비는 개화파와 일본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동맹을 맺으려 계획한다. 청나라는 프랑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기때문에 일본을 견제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기때문이다.

 

이에 청나라는 이와 같은 민비의 계획을 견제하기 위해 억류하고 있던 대원군을 돌려보낸다. 하지만 대원군은 민비의 세력에 압도당해 연금당해 있으면서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한편 민비의 실정에 전국에서는 민란이 일어나고 동학혁명이 일어난다. 이에 대원군은 동학을 이용하여 재집권하려한다. 민비는 동학혁명을 진압하면서 개화파의 일본의 세력도 막기 위해 청나라에 도움을 요청한다. 청나라는 이를 기화로 군대를 파견한다.

 

천진조약을 빌미로 일본도 군대를 보내면서 조선은 청나라와 일본의 대립장이 되어버린다. 일본이 청에 대해 승리하고 대궐을 장악하면서 고종과 민비는 연금되고 만다. 그리고 조선의 관제를 근대국가의 내각제도로 뜯어고침으로 실질적인 정무를 내각에서 담당하게 되고 고종과 대원군은 실권을 상실하게 된다. 

 

하지만 민비는 러시아의 세력을 등에 입은 러시아파의 힘을 입어 일본의 세력을 몰아내고 정권을 다시 잡게 된다. 이에 일본은 육군중장출신을 한국 공사로 임명하여 대원군과 결탁하여 민비를 시해할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간다. 결국 일본의 폭도들이 궁내로 진입하여 민비를 시해하기에 이르니, 이때 민비의 나이 45세.

 

 민비와 대원군의 권력투쟁은 말 그대로 업치락 뒤치락...어찌 하늘은 같은 시대에 두 호걸을 두었단 말인가? 다소 유치한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지만 이 책은 조선조말 정치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되었다.임오군란과 갑신정변, 그리고 동학혁명에 뒤이어 민비시해까지의 파란만장한 역사의 흐름. 대원군과 민비의 권력투쟁. 나약한 고종.

 

정치지도자의 실정이 그 국가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쉽게 볼 사안이 아니다. 권력에 취하고 눈이 멀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를 보여주는 역사의 교훈, 또한 가문의 영광이나 일신상의 영화, 권력을 탐하는 정치의 결과가 어떤 종말을 맞이하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교훈.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교훈들. 오늘의 상황은 이러한 역사의 진실을 꿰뚫어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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