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희

 

서림

어린 나이에 왕이 된 명종은 그 어미 문정대비의 수렴청정을 받는다. 그리고 문정대비의 오라비 윤원형은 권세가 날로 커진다. 명종이 나이가 들자 이량을 등용하여 윤원형을 견제하려한다. 이에 이량을 붙좇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김명윤이가 있었다. 그는 현량과에 참예했던 인물이나 을사년에 경기감사로 있을 때 계림군과 봉림군을 모함하고 사림에 해독을 입힌 사람이다. 김명윤이 평안도 관찰사로 제수받고 갈 때 서림이란 사람을 천거받는다. 서림이가 수단이 좋을 것을 알고 그를 신임하여 진상할 물건을 맡긴다. 진상할 물건들 중에 빼돌리다 발각된 서림이는 도망치다 탑고개에서 청석골 도적들을 만나 물건들을 빼앗기나, 손가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하고, 청석골 두령들에게 큰 재물을 얻을 방법을 알려준다고 하여 청석골 도둑떼에 참여하게된다.

 

한편 평양감영에서는 김명윤이 예방비장을 시켜 힘이 장사인 진서위 여맹 김양달과 장교 5명과 함께 봉물짐을 서울로 나르다 화적떼에게 뺏기고 만다. 이에 김여맹은 자진해 죽은데, 이 화적패는 청석골패요, 전휘 꾀를 낸 사람은 서림이다. 탑고개에서 봉물을 탈취하면 후환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다른 곳에서 진상품을 탈취한 것이다. 화적패를 잡는다고 운달산 박연중이패를 들이치나 미리 알고 도망치는 바람에 헛걸음을 하고, 서림이의 계략에 빠진 채 청석골패가 봉물을 탈취한 것을 모르고 그리하였다. 이후에 청석골도 치려고 10여명의 군사들이 왔으나 청석골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 버린다. 청석골 화적들이 10여명의 군사만 아니라 200여명의 관군도 능히 격퇴할 수 있거니와, 접전은 더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조언하여 청석골패는 군사들을 피했던 것이다. 강탈한 봉물짐을 다 나누고, 일부는 임꺽정이에게 보내고, 또 일부는 이봉학이에게 보내나, 봉학은 받지않고 돌려보낸다.  

 

결의

황천왕동이가 귀양갔던 제주에서 풀려나온다. 꺽정이와 천왕동이가 봉산에 갈 적에, 꺽정이의 이웃집 최서방이 꺽정이를 화적떼와 내통한 것으로 관가에 고자질하여 꺽정이의 식구들이 모두 잡혀들어가고, 청석골패에게서 받은 물품들도 모두 압수되어 간다. 꺽정이의 아버지는 볼기를 맞고 집에 와서 죽고, 꺽정이의 이복동생 팔삭동이도 죽고만다. 이러한 사태를 알게 된 꺽정이는 양주집으로 돌아와서 파옥하여 가족을 모두 거닐고 청석골로 들어간다. 그 도중에 임진나루터에서 임진별장 이봉학이의 도움을 받아 밤배를 내어 도주하였는데, 이것의 탄로나 봉학이도 서울로 압송되어 간다. 황천동이와 길막봉이는 압송중인 봉학이를 구출하여 청석골로 데려온다. 이렇게 하여 청석골에는 꺽정이를 비롯한 두령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총 여덟명의 두령이 자리를 함께 한다. 오가, 박유복이, 곽오주, 배돌석이, 길막봉이, 꺽정이, 황천왕동이, 이봉학이....그리고 청석골의 장자방 서림까지...

모두들 가족을 데리고 들어와 사는데 아직 홀로 사는 배돌석이와 막봉이는 어째 옆구리가 허전해 진다. 이에 배돌석이가 처자를 하나 구하여 장가들려하자 막봉이도 두고 온 아내가 생각난다. 그리고 두령들의 공론이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위험을 무릎쓰고 아내를 데리러 나갔다가 사로잡혀 옥에 갇히고 만다. 작은 손가로 부터 이러한 소식을 들은 청석골에서는 꺽정이를 비롯하여 열명이 길막봉이를 구하기위해 나선다. 서림이가 꾀를 내어 먼저 가사리에 있는 막봉이를 관가에 고변하여 잡히게 한 박선달(막봉이 아내의 큰아버지)네 집을 들이쳐서 막봉이의 원수를 갚고, 가사리에 불을 놓아 관군을 유인한 후 안성에 있는 관아의 옥을 파하고 막봉이를 구해낸다. 그리고는 칠장사를 찾아가서 병해대사의 사후 만든 불상앞에서 의형제를 맺는다. 임꺽정, 이봉학, 박유복,배돌석,황천왕동이,곽오주,길막봉 이렇게 여덟명이며, 서림이는 오주의 반대로 의형제를 맺지 않는다. 때로 서림의 묘책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이 있고, 이 결의형제에도 빠진 것이 어째 복선인듯...아마 서림이의 배반으로 청석골이 위태해 질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살아서 생불이라 불리던 백정부처의 영험함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꺽정이와 길막봉을 제외한 다른 두령들은 다 뿔뿔이 청석골로 귀환하고, 꺽정이는 길막봉이와 능통이 함께 남아 삼엄해진 포도기찰을 피한다. 보름동안 능통이의 사촌인 진천이방의 집에서 숨어지내다 기찰이 뜸해진 틈을 타서 청석골로 돌아온다.

 

팔삭동이의 자랑질 한 마디에 꺽정이네 집에 난리가 난다.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에게 그걸 건드리는 것은 어떤 일로 되돌아 올 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이야기도 사람을 보아가며 해야 할 듯... 꺽정이네와 기껍지 못한 옆집 최서방앞에서 자랑질을 했으니...쯧쯧

 

꺽정이가 진천 이방의 집에서 그 첩과 상관했던 일이나, 그 집을 떠날 때 그것을 주인에게 발설하는 것은 어찌 보아야 할까? 숨어있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그 첩의 바램대로 해야만 했을까? 은인의 첩인데...또한 떠날 때 꼭 그것을 말해야 했던가? 그로 인해 진천이방이 분을 품게 되고 살인옥사에 그 이방의 집이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으니 말이다. 진천이방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꺽정이의 입장도 그러하지만은 진천이방의 입장이 더 불쌍하다. 

 

포흠:관청의 물건을 사사로이 쓰다. 예전에 조세를 내지아니함을 이르는 말

소도바: 불사리를 안치하는 탑

노구메:산천의 신령에게 제사지내기 위하여 놋쇠나 구리로 만든 작은 솥에 지은 메밥

사미: 십계를 받고 구족계를 받기 위해 수행하는 어린 중

십계: 사미중이 지켜야할 열가지 계율

구족계: 비구나 비구니가 지켜야할 계율, 비구에게는 250계, 비구니는 348계가 있다.

다비: 불에 태운다는 말. 시체를 화장하는 것을 이르는 말, 육신을 원래 이루어진 곳으로 돌려보낸다는 뜻.

숙랭: 숭늉, 제사때 올리는 찬물

취군: 군사나 인부를 불러모음

좌기:관아의 으뜸벼슬되는 이가 출근하여 일을 시작함

취품: 윗 어른에게 여쭈어서 그 의견을 기다림

먼장질: 먼 발치로 활이나 총을 쏘는 일

초간하다: 한참 걸어가야 할 정도로 거리가 조금 멀다.

 

 

길청: 군아에서 구실아치가 일을 보던 곳

고샅: 시골마을의 좁은 골목길

색책: 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겉으로만 둘러대며 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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