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도는 도적의 소굴이라, 각색공물이나 진상물품이 너무 많아 민력으로 감당하지 못할 뿐더러, 평안도 변경에 수자리 살러 가는 것이 괴로운 일이라 많은 백성이 도적으로 전락하게 된 때문이다. 이 도적패 중에 청석골패가 이름이 더 높았는데, 그 괴수인 오가는 꺽정이를 대장으로 추대하고 공론에 따라 서림이를 종사관으로 정한다. 그리고 의형제 맺은 각 두령들 밑에 두목들로 조직을 정비하게 된다. 

 

이 청석골패를 소탕하러 관군이 쳐들어 온다는 기별을 받고 어떻게 해야 할 지 설왕설래하는 중 서림이가 꺽정이에게 큰 그림을 그려준다. 먼저 황해도를 차지할 힘을 기른 후에 황해도와 평안도를 평정하고 이를 근본으로 팔도를 다투자는 원대한 계획을 들은 꺽정이는 서림이의 의견을 쫓아 관군과 접전하지 않고 피할 계책을 세운다. 힘을 기르기 전까지는 관군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러한 큰 그림을 알지 못하는 곽오주는 평소 서림이와 사이도 좋지 않은데, 도망하자는 서림이가 아니꼬와 서림이를 두들기고 이를 안 꺽정이는 군율로 오주를 참수하도록 명한다. 오두령과 다른 의형제들의 만류로 참은 면하였으나 청석골을 버리는 데 대한 불평불만은 쏙 들어가게 된다. 관상쟁이와 억석이를 풀어 거짓 정보를 관군에 흘린 후 이를 틈타 모두들 가까운 이천 광복산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천 광복산의 일리 정돈되자 꺽정이는 서울 남소문안패 도적패의 우두머리 한첨지 집에 연신하여 서울의 동정을 살피게 된다. 가짜 임꺽정이가 도처에서 나타나 꺽정의 얼굴에 똥칠을 하는 일이 잦다는 소문에 뿔이 난 꺽정이는 몇 놈을 잡아다 본보기로 족칠 요량으로 길을 떠난다. 그러다 꺽정이를 사칭하는 애꾸눈 도적놈을 만나 혼구멍을 내준다. 이 노밤이란 자는 혼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능청스럽게 꺽정이에게 달라 붙어 이를 밉지 않게 본 꺽정이와 함께 서울로 올라간다.

 

서울서 한첨지의 아들 한온이를 알게 된 꺽정이는 한온이의 난봉에 물들게 된다. 기생집에 갔다가 소홍이라 기생을 만나고, 산림골 가난한 양반집 딸 박씨에게 장가들고, 보쌈당해 죽은 아이 원수를 갚느라고 재상 원판서의 딸을 업어와버리고, 정문받은 열녀 김씨와 붙어사는 등, 본기집이라고 주장하는 세 계집을 데리고 살며 기생집 출입도 하며 영웅호색질을 하고 다닌다.

 

광복산에서는 관군이 물러간 후 청석골로 돌아갈 것인지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하던 중 대장이 빨리 와서 이 문제를 결정지어주기를 바라며, 꺽정이를 다시 광복산으로 불러들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서울의 호색질을 알게 된 백손어미와 백손이는 꺽정이와 담판을 지으러 서울로 올라가고, 봉학이와 유복이도 함께 와서 꺽정이를 데리고 가려한다. 서울서 꺽정이 부부간에 큰 싸움이 나고, 결국 꺽정이는 서울의 계집들을 다 버리고 광복산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서림의 의견대로 청석골로 다시 들어간다. 완전히 불타버린 청석골을 다시 세운 뒤, 배두령의 장인되는 억석이를 찾는 문제로 황천왕동이와 배두령이 서로 다투게 되어 둘은 꺽정이에게 크게 야단받는다. 그리고 천왕동이게게는 억석이를 찾아 오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억석이를 찾다 천왕동이는 김산이를 만난다. 김산이는 꺽정의 무술선생의 조카인데 부정한 아내를 살인하고 청석골로 들어가려 작정한다. 억석이를 찾은 천왕동이와 함께 청석골로 온 김산이는 나중에 꺽정이의 배려로 두령이 되고 억석이는 천왕동이의 주선으로 꽃뫼마을에서 무당서방노릇을 하며 살게 된다.

 

------

당시의 백성들은 섬김을 받는 하늘이 아니라 지배계층의 착취를 받는 불쌍한 입장이었던 것이 오늘날도 비슷하지 않은가?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즈음에 그 옛날의 탈취당하던 백성들이 오버랩되는 것은 변하지 않은 인간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까? 엇박자를 내며 굴러가는 시스템, 그 와중에 싹트는 부정부패, 그 중심지에 인간의 탐욕이 숨어 있으니, 더러운 인간성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다 일반인 것인가?

 

그러한 불합리속에 살아가며 그것에 불평하며 엎으려고 하는 자들 역시 같은 인간성을 가진 자일 뿐이니, 꺽정이 양반들을 싫어하고 가진 자들의 횡포에 분노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도적으로 굽신거리지 않는 자에게 폭력과 살인등을 저지르며, 가까운 아내에게도 손찌검을 마다하지 않으니, 더구나 계집질등 자신의 허물을 들추기는 싫어하고, 이런 자가 혁명을 일으킨들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꺽정이 수하의 두령들도 마찬가지이다. 오주와 서림이의 충돌, 배두령과 황두령의 마찰 등은 교육받지 못한 자연산의 그들이 자신들의 문제들조차 처리할 수 없는 인간들인데, 권력을 잡게 되면 과연 어떤 일들이 발생할 지 두렵기만하다.

 

정문을 받은 열녀로 알려진 김씨와 꺽정이의 염문은 여자의 욕망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사람이란 누구나 다소의 차이는 있을 망정, 또는 숨겨져 있거나 드러나 있는 것의 차이를 뺀다면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김씨가 시아버지에게 큰소리로 악다구리를 한다거나, 그 여종에게 심하게 대하는 모든 것들이 그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충족치 못한 데서 나온 것이 아닌가? 꺽정이에게 몸을 허락한 후에는 사람이 달라졌다니, 노처녀의 히스테리란 것이 그런 것이 아닐런지...

 

조선시대라고 하면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여 근엄한 도덕률이 퍼뜩 떠오른다. 하지만 그 시대도 평민, 상민등의 계급에 있어서 남녀간의 통정문제등을 비켜갈 수는 없었을 터이다. 노밤이란 자의 호색, 한온이와 꺽정이의 오입질, 김산의 젊은 아내와 옆집 총각의 통정으로 난 살인, 그 외에 배돌석이를 비롯한 많은 이야기들에서 숨기고 싶었던 욕정등이 드러난다.

 

역사는 인간의 치부를 드러낸다...

 

 

동자아치-밥짓는 여자 하인

능행: 임금이 능에 거동함

개호주: 호랑이 새끼

위요: 혼인때 가족중에서 신랑이나 신부를 데리고 가는 사람

등장: 여러 사람이 이름을 잇대어 써서 관청에 하소연함

해를 지우다: 하루를 다 보내다.  

신칙:단단히 타일러서 경계함

율기: 안색을 바로 잡아 엄정히 함

눈결: 눈에 슬쩍 뜨이는 잠깐 동안

사폐:사정, 개인의 사사로운 정

제독을 주다: 기운을 꺽어서 감히 다른 마음을 먹지 못하게 하다.

이남박:안쪽에 여러 줄로 고랑이 지게 돌려 파서 만든 함지박. 쌀 따위를 씻어 일 때에 돌과 모래를 가라앉게 한다.

시량: 땔 나무와 먹을 양식

영거:함께 데리고 가거나 가지고 감

승석: 승려가 저녁먹을 때라는 뜻으로 이른 저녁을 말함

상노: 밥상을 나르거나 잔심부름하는 아이

폭배: 술잔을 돌리지 않고 한사람에게만 거듭 따라 줌

조방꾸니:오입판에서 남녀 사이의 일을 주선하고 잔심부름 하는 사람

영결: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영원히 헤어짐

파루:조선 시대에, 서울에서 통행금지를 해제하기 위하여 종각의 종을 서른 세 번 치던 일. 오경 삼 점(五更三點)에 쳤다.

해동갑하다: 해가 질 때가 되다.

두 동이 싸다: 이럴까 저럴까 망설여, 결심히 확고히 서지 못하다.

연골: 나이가 아직 어려 뼈가 굳지 아니한 체질

해거:괴상하고 얄궃은 짓

두발부리:머리털을 잡고 싸움

지다위: 자기의 허물을 남에게 덮어 씌움, 남에게 등을 대고 의지하거나 떼를 씀

의초: 동기간의 우애, 부부사이의 정

거목초립: 역졸이 쓰던 검은 빛의 초립, 역졸을 말함.

구기본: 어떤 사실에 대하여 그 근본을 캐어봄

중뿔나게: 주제넘게

동소임: 동밈, 동네일을 맡아 보는 사람

찰방: 조선 시대에, 역참 맡아보던 종육품 외직(外職) 문관벼슬. 중종 30년(1535)에 역승고친 것으로 공문서전달하거나 공무여행하는 사람편리도모하였다. [비슷한 말] 마관1(馬官).

바장이다: 짧은 거리를 왔다갔다하다. 머뭇거리다.

난데: 다른 지방이나 고장

처네: 아이 없을 때 쓰는 포대기

노량:천천히

 

 

'읽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꺽정 9, 10권 (화적편3, 4)  (0) 2013.11.07
임꺽정 8권(화적편2)-벽초 홍명희  (0) 2013.10.31
임꺽정 6권(의형제편3)  (0) 2013.10.17
임꺽정 5권 의형제편2  (0) 2013.10.15
임꺽정 4권(의형제편1)  (0) 2013.10.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