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장 한계의 설정과 초월

 

이 장에서 본격적인 신의 존재에 대한 게르하르트 뵈르너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한계의 설정이란...자연과학논증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이다. 자연과학은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연과학의 연구대상은 시간과 공간의 지배를 받는 객관적 실체이기때문이다. 신은 시공을 초월한 존재이기에 그 신의 존재에 대한 연구는 자연과학의 한계를 벗어난 이야기라는 것이쥐...그래서 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자연과학의 한계를 넘어서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뵈르너는 이러한 초월적인 사변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전개해 나간다. 물론 전혀 엉뚱한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나름대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자신의 논리를 전개해 나간다. 다음은 그의 논증들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우리는 세계 창조자로서 신의 존재를 자연과학적 논증으로 도출할 수 없다. 만물을 객관화하는 자연과학에서는 애초부터 물리학적 세계상에 주관적 구조인 정신이나 신이 들어가는 것을 배제하기때문이다. 그러나 만물의 창조자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자연과학적 논증으로 반박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전능한 창조자는 아무 어려움 없이 세계를 물리학자들이 발전하고 탐구하는 것과 똑같게 창조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우리는 일상생활과는 배치되는 여러 과학적 사실들을 알게되었다. 빅뱅에서 공간과 시간이 발생하는 것, 블랙홀 내부에서 시간과 공간이 사라지는 것과 같은 것들. 이러한 것은 오로지 공간과 시간 속 사물들의 질서만 존재한다는 생각에서 우리를 해방시킨다. 공간과 시간 자체가 가변적이라면 우리가 표상할 수 없는 다른 질서, 공간과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질서도 생각할 수 있다. 우리의 경험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명확한 깨달음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세계 설명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종교적인 의미를 믿을 길을 열어 줄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외견상 확고해 보이는 '실재'세계가 장이나 끈과 같은 실제로 만질 수 없는 대상들로 이루어졌있다. 그것은 에너지 집중일 뿐이다. 그 근본 요소들은 물질적 구조라기보다 수학적 구조나 관념에 더 가깝다. 심지어 우리는 만물의 기반에 물질적 토대가 아니라 정신적 원리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이런식의 진술은 당연히 자연과학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지만, 나는 이 장에서 그런 한계를 몇 차례 넘어서려 한다.'

 

자연과학에 대한 저자의 다음과 같은 말은 그 혼자만의 생각일까? 아니면 전체 자연과학자들의 견해인가?

"자연과학에는 절대적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연과학은 자신의 영역안에서 절대적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처한다."

"물리학은 불변의 진리를 소유했다는 믿음을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로 물리학은 끊임없이 모형들을 고안해서 실험을 통해 계속 추궁하거나 폐기한다."

 

현대물리학에서 우리가 알게 된 것 중 한가지는 '상보성'이다. 양자역학의 대상들은 상보성을 가지기 때문에 외견상 모순적인 속성들을 드러낸다. 일상 언어에서 나온 개념들로는 그 상보성을 적절히 표현할 수 없다. "참된 진리는 일상 언어의 개념으로 표현할 수 없고 따라서 역설을 치러야 표현할 수 있다."  종교적인 개념인 '공간과 시간밖에 있는 전능한 창조신' 이나 '영원'과 같은 개념은 우리의 일상경험으로 규정할 수 없다. 그것들을 일상경험에 귀속시키려는 시도들은 모순을 일으킨다. 세계의 심오한 진리를 알고자 한다면 그런 모순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현대 물리학에서 배울 수 있다."

 

흥미롭게도 뵈르너는 다이슨이 몽상적으로 상상했던 지적인 존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 우주의 대파국과 함께 우주의 지적인 존재도 막을 내릴 것인가? "우리는 인간 정신의 잠재력이 만개하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의 후손들은 태양의 폭발로 생길 문제들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의식의 문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자연과학은 객관적 대상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데, 최근 밝혀진 바로는 주관적 요소들이 객관적 실체에 영향을 미친다는데, ... 이 불가사의한 의식이라는 실체에 대해서도 자연과학의 한계를 발견하게 된다.

 

그 외 우주론적 논증에 있어서 미세조정등의 문제에 있어 신의 존재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평행우주이론 역시 자연과학의 한계를 벗어난 초월적 이론이라고 지적한다. 펜로저의 10^10^12개의 선택가능한 우주중 우리의 우주가 특별히 선택되었을 것이라는 논증은 자연과학적 논증에서 다소 비켜나간다는 점도 지적한다.

 

결론적으로 뵈르너는 빅뱅이전의 세계에 대한 논의는 지금의 자연과학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이와 관련된 모든 논의는 초월적인 것으로 어느정도 믿음, 신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받아들이는가는 개개인이 결정할 문제이지만, 그는 창조자의 존재를 인정하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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