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드디어 데이지가 옵니다. 개츠비가 그토록 열렬히 만나보고 싶어했던 데이지가 오는 겁니다.
개츠비의 심장의 박동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데이지가 보라색 모자를 쓰고 라일락 나무 그늘 아래로 올 때의 환한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깨끗하고 청순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물기에 젖은 머리칼과 손은 그 예전 결혼 전 날 욕조에 빠져 개츠비의 편지를 꼭 쥐고 있던 데이지의 모습을
생각나게 합니다. 개츠비와 데이지의 만남은 어떻게 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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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 the dripping bare lilac trees a large open car was coming up the drive. It stopped.
잎새가 다 떨어진 라일락 나무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커다란 무개차가 그 라일락 나무 아래로 길을 따라 올라 오고 있었다. 차가 멈추었다.
*연보라 라일락 꽃 나무
Daisy's face, tipped sideways beneath a three-cornered lavender hat, looked out at me with a bright ecstatic smile.
데이지는 라벤더색 삼각 모자아래 얼굴을 살짝 가로 기울인채 밝고 환한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 데이지꽃- 하얀 데이지꽃은 청순한 데이지의 모습, 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녀시절의 데이지를 생각나게 합니다.
*라벤더꽃- 라일락 꽃이 진 나무 아래 데이지가 쓴 라벤드색 삼각모자는 마치 라일락꽃이 다시 핀 느낌을 줍니다.
"Is this absolutely where you live, my dearest one?"
"이 곳이 정말 오빠가 살고 있는 곳인가요, 사랑하는 이?"
The exhilarating ripple of her voice was a wild tonic in the rain.
데이지의 들뜬 목소리는 진한 토닉처럼 비 속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퍼졌다.
I had to follow the sound of it for a moment, up and down, with my ear alone before any words came through.
데이지가 말을 멈춘 한 순간, 내 귀속에 밀려든 소리의 물결에 나는 나직히 흔들렸다.
A damp streak of hair lay like a dash of blue paint across her cheek and her hand was wet with glistening drops as I took it to help her from the car.
물기를 머금은 머리칼이 푸른 물감이 질주하듯 데이지의 뺨위로 흘러내렸고, 차에서 내리는 데이지의 손을 잡아 줄 때 그 손은 반짝이는 빗방울로 젖어 있었다.
"Are you in love with me," she said low in my ear. "Or why did I have to come alone?"
"오빤 나와 사랑에 빠졌나요, " 데이지는 내 귀에 속삭였다. "아니면 왜 혼자 오라고 그랬어요?"
"That's the secret of Castle Rackrent. Tell your chauffeur to go far away and spend an hour."
"그건 나중에 알게 될텐데 지금은 비밀이야. 운전사에게 어디 가서 한 시간 뒤에 오라고 하지."
"Come back in an hour, Ferdie." Then in a grave murmur, "His name is Ferdie."
"한 시간 뒤에 돌아오세요. 퍼디." 말하고는 소리를 낮추어 웅얼거렸다. "이름이 퍼디에요."
"Does the gasoline affect his nose?"
"휘발유때문에 코가 저렇게 된건가?"
"I don't think so," she said innocently. "Why?"
"그렇지는 않아요." 데이지는 닉의 농담을 알아채지 못한 채 대답했다. "왜요?"
We went in. To my overwhelming surprise the living room was deserted.
우리는 안으로 갔다. 경악스럽게도 거실에 있어야할 개츠비가 없어졌다.
"Well, that's funny!" I exclaimed.
"어...웃기는 일이네!" 나는 소리쳤다.
"What's funny?"
"뭐가 웃겨요?"
She turned her head as there was a light, dignified knocking at the front door.
앞 문에서 정중하게 문두드리는 소리가 조용히 났다. 데이지는 고개를 돌려 쳐다 보았다.
I went out and opened it. Gatsby, pale as death, with his hands plunged like weights in his coat pockets, was standing in a puddle of water glaring tragically into my eyes.
나는 밖으로 나가서 문을 열었다. 개츠비는, 시체처럼 창백한 얼굴로, 코트 주머니에 두 손을 깊숙이 찔러넣고는, 내 눈을 노려보면서 흥건한 빗물 웅덩이에 측은하게 서 있었다.
With his hands still in his coat pockets he stalked by me into the hall, turned sharply as if he were on a wire and disappeared into the living room.
개츠비는 두 손을 여전히 코트 주머니에 넣은채 내 옆을 지나 성큼 성큼 안으로 들어와서는, 줄이 잡아 당기는 듯 홱 돌아서서 거실안으로 사라졌다.
It wasn't a bit funny. Aware of the loud beating of my own heart I pulled the door to against the increasing rain.
웃을래야 웃을 수가 없었다. 나는 오히려 내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점점 세차게 쏟아지는 비속에 열려있던 문을 잡아당겨 닫았다.
For half a minute there wasn't a sound.
삼십분여분이 지났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Then from the living room I heard a sort of choking murmur and part of a laugh followed by Daisy's voice on a clear artificial note.
드디어 거실에서 데이지의 목이 메인 음성이 나직히 들리는가 싶더니, 뒤이어 부러 가장한 듯한 경멸하는 듯한 비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I certainly am awfully glad to see you again."
"당신을 다시 보게 되어 뭐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기뻐요."
A pause; it endured horribly.
침묵: 침묵은 견딜 수 없으리만큼 잔인했다.
I had nothing to do in the hall so I went into the room.
밖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기에,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Gatsby, his hands still in his pockets, was reclining against the mantelpiece in a strained counterfeit of perfect ease, even of boredom.
개츠비는 아직도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벽난로위의 선반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었다. 개츠비는 느슨해 보이고 심지어 지겨운 듯 억지로 가장하고 있었지만 그의 긴장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했다.
His head leaned back so far that it rested against the face of a defunct mantelpiece clock and from this position his distraught eyes stared down at Daisy who was sitting frightened but graceful on the edge of a stiff chair.
개츠비는 머리를 뒤로 젖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벽난로 선반의 낡은 시계에 머리를 기댄채 심란한 눈 빛으로 쏘아보듯 데이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데이지는 놀라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그래도 품위를 잃지않고 딱딱한 의자의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앉아있었다.
"We've met before," muttered Gatsby.
"우린 전에 만난 적이 있지요." 개츠비가 투덜거리듯 중얼거렸다.
His eyes glanced momentarily at me and his lips parted with an abortive attempt at a laugh.
개츠비는 순간적으로 나를 흘낏 쳐다보았다. 억지로 웃으려 했으나 오히려 이상하게 일그러진 채 그의 입술은 반 쯤 열려 있었다.
Luckily the clock took this moment to tilt dangerously at the pressure of his head, whereupon he turned and caught it with trembling fingers and set
it back in place.
다행스럽다고나 해야 할까, 개츠비의 머리가 기대고 있는 시계가 순간 위험하게 기우뚱하였다. 얼른 돌아서서 시계를 잡아 원래의 자리에 되돌려 놓는 개츠비의 손가락은 떨고 있었다.
Then he sat down, rigidly, his elbow on the arm of the sofa and his chin in his hand.
개츠비는 소파에 앉았는데, 소파의 팔걸이에 팔꿈치를 올리고, 한 손으로는 턱을 받친 모습이 경직되어 보였다.
"I'm sorry about the clock," he said.
"시계를 깨뜨릴 뻔 했어요. 미안해요." 개츠비가 말했다.
My own face had now assumed a deep tropical burn.
내 얼굴이 다 벌겋게 달아 올랐다.
I couldn't muster up a single commonplace out of the thousand in my head.
내 머리속에는 수천가지 생각이 떠돌아다녔으나, 단 한 마디의 말이라도 차마 꺼낼 수가 없었다.
"It's an old clock," I told them idiotically.
"못쓰는 시계예요." 바보같은 소리였다.
I think we all believed for a moment that it had smashed in pieces on the floor.
그 순간 우리 모두는 시계가 바닥에 떨어져 박살이 났다고 믿고 있었을 것이다.
"We haven't met for many years," said Daisy, her voice as matter-of-fact as it could ever be.
"정말 오랫만이예요." 데이지는 이제껏 들어 볼 수 없었던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Five years next November." The automatic quality of Gatsby's answer set us all back at least another minute.
"다음 달 11월이면 만 5년이지." 무심하게 내뱉는 개츠비의 대답에 우리 모두는 조금전의 냉랭한 상황으로 다시 되돌아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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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이게 웬 비극입니까? 개츠비는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냉랭한 모습을 보이고
데이지는 놀라움과 슬픔과 두려움에 사로 잡혀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군요.
냉철한 닉도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대고 있는데,
데이지와 개츠비의 만남은 어떻게 끝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