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

왕벚나무 가지에 꽃으로 피어날 멍울들이

하나씩 돋아 난다.

 

 

 

 

가지 가지 마다

여기 저기

우후죽순처럼 돋아나는 멍울들

 

 

 

멍울들은 날이 갈 수록

두툼해 지고

부풀어 오른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는 마음에는 아랑곳없이

멍울들이 부풀어 가더니

기어이 분홍색 꽃잎들이 머리를 내민다.

 

 

 

 

 

하나의 멍울에서

서너개의 분홍빛 꽃 받침이 쑥쑥 자라고

 

 

 

 

 

굳게 다물고 있던 꽃 받침은 

꽃샘바람에 이리 저리 치이면서 흩트러져

살짝 입을 벌리고

그 사이로 하얀 벚꽃잎이 머리를 내민다

 

 

 

드디어 벚꽃 한 송이가 활짝 피었다.

다른 놈들도 피어날 작정이다.

 

 

 

 

하얀색 왕벚나무 꽃잎에

꽃 받침 그림자가

비쳐  

분홍의 느낌을 발산하고 있다.

 

 

 

 

 

2015년 3월 30일

왕벚나무는 활짝 꽃을 피우고

풍성한 꽃 잔치가 열린다.

 

하루 밤 새에

너도 나도 활짝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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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법칙에 위배되는 사건을 일컬어 기적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어디 그것만을 기적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를 경탄하게 하는 기적과 같은 일은 우리 주위 어디에나 있다. 어디에나 기적은 지천으로 깔려 있다. 기적은 베일에 감싸 있을 뿐, 아니 우리의 눈이 베일에 가려져 있을 뿐, 숨겨져 있지 않다. 눈에서 베일이 하나 하나 걷혀지면서 온 사방의 기적들이 하나씩 눈에 띈다. 해마다 돌아오는 봄도 그렇다.

 

해마다 겪는 봄이지만, 여태까지 봄이 시시각각 성장하는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도대체 나에게 봄이란 어떤 의미일까? 눈으로 봄은 마음으로 봄에 결코 앞서지 않는다는 명제는 성립할까?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눈에는 기적은 결코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야 더 정확할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에만 골몰해 마음을 나누어 줄 수 없는 사람의 눈에 비치는 풍경은 찰칵하는 한 순간 찍어내는 사진과 같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물의 풍경은 화가가 마음을 담아서 그려내는 그림과 같다. 사진을 찍는 행위에는 기억을 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는 기억이 매개체로서 역할을 해야한다. 화가는 대상의 이미지를 머리속으로 에 전사시킨다. 그리고 다시 머리속에서 화폭으로 그 이미지를 전사시킴으로 그림을 완성시킨다. 나무의 사진을 찍을 때는 잔가지 하나 하나를 다 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림으로 그릴 때는 잔가지 하나 하나를 일일이 화폭으로 옮겨야만 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봄의 경이로운 모습을 본다는 것은 사진을 찍는 것 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닮았다고 할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 작년의 봄은 그 어느 봄과도 다른 봄이었다. 작년 봄 나는 봄을 노래하는 시를 통해서 시인들의 눈을 통해 봄을 보았다. 봄은 새로운 모습으로 나게게 다가왔다. 하지만 올해의 봄은 나 스스로 느끼는 봄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이 예감이 틀리지 않기를...

 

입춘이 지난 후의 바람이란 매서운 칼바람이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이 바람은 더는 살기등등한 서슬 푸른 검기에 목을 움추리게 하는 겨울 바람이 아니다. 칼의 고수가 칼을 든 손에 사정을 두어 목숨을 거두지 않고 다만 칼등으로 치는 듯한 인정이 느껴지는 바람? 입춘 지난 바람이란 그런 바람이라고 생각해 본다.

 

입춘 지나 봄비가 내리던 날. 부드러운 비는 겨울내내 말랐던 왕벚나무 가지위에 떨어지면서 물방울을 튕겨낸다. 가볍게 나무 가지와 새순을 두드린 봄비는 마른 가지속으로 젖어들어, 죽은 듯 잠들어 있던 속살은 생기를 회복한다. 겨울 내내 나무 가지에 쌓여던 겨울 먼지는 씻겨지고, 투명한 대기 속에 짙은 갈색빛이 망막을 찌른다. 여기 저기 잔 가지들은 마른 가지와는 다른 색감으로 새로이 뻗어 나오고, 그 가지 마다 꽃으로 피어날 새순들이 붉은 색조를 띠며 올록볼록 밀려나온다. 멀리서 보니 왕벚나무 가로수 숲의 메마른 가지들 위에 옅은 분홍빛 기운이 피어 올라 머물러 있다.  

 

보일 듯 말 듯한 신비한 분홍빛 향기... 왕벚나무는 분홍안개를 이고 있다. 분홍빛이 점점 짙어지고 분홍 꽃잎이 눈처럼 흩날라는 풍경을 기억속에서 꺼집어 내어본다.

은행나무 가로수 길로 들어서자 어느 듯 분홍빛 안개는 사라지고 연두빛 안개가 안구를 적신다. 앙상한 나무로 황량해 보이던 저 먼 산 중턱 숲에는 어린 연두빛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고 있다. 동양화의 안개 낀 산수 풍경의 아련한 모습으로 봄은 서서히 다가 오고 있다. 

 

왕벚나무 숲에는 분홍빛 정기가 떠돈다. 모든 게 착시에 불과한 것일까? 그렇다면 그것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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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는 꽃보다는 나무잎이 풍성합니다. 봄에 화려함을 자랑하던 벚꽃은 바람에 날려 스러지고, 그 자리에 연한 연두색 새끼잎들이 나오더니 어느새 진한 초록색으로 짙어져 갑니다.

 

벚꽃이 피어 있을 무렵에는 그것이 벚꽃나무임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았건만, 벚꽃이 지고 잎새만 무성한 나무를 보니, 이게 벚나무인지 느티나무인지 도무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잎사귀를 주의깊이 살펴보니 벚나무는 잎사귀가 달걀모양으로 넓직하지만, 느티나무는 길쭉한 내 얼굴을 닮았습니다. 그런가 보다 하고 밖에서 또 다시 그 나무들을 볼 제, 아니 아직까지 벚나무, 느티나무? 왔다리 갔다리 구별이 모호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잎사귀를 따서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하던 관찰을 해 봅니다.

 

아래에 4개의 잎들중 3개는 동일한 나무의 잎임을 알 수 있겠지요.

왼쪽 세개의 잎들은 잎사귀 주위가 큰 톱니처럼 생겼습니다. 그러나 오른쪽 잎은 아주 작은 실톱과 같은 모양의 톱니가 자잘하게 나 있지요. 어느 것이 벚나무이고 어느 것이 느티나무 잎일까요?

 

나뭇잎을 보다 세밀하게 관찰해 봅시다. 이것은 자잘한 실톱니모양을 가지고 있는 잎사귀입니다. 자세히 보면 작은 톱니 하나와  큰 톱니 하나가 짝을 이루어 나 있어 흥미롭네요. 그리고 큰 잎맥 사이로 작은 가느다란 잎맥들이 얼기설기 뻗어나온 모습이 눈에 보이죠. 이 잎사귀가 왕벚나무 이파리입니다.

 

 

 

 

그러면 다른 잎들은 느티나무 잎이겠죠. 자세히 관찰해 보니 왕벚나무잎과 느티나무 잎은 완전히 다르네요.

 

 

먼저 잎사귀주위에 예쁜 톱니모양이 아주 뚜렷하게 큼직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잎맥이 자라서 톱니를 만든 것처럼 톱니의 뽀족한 끝에까지 잎맥이 정연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잎맥들 사이에 얼기설기 뻗어나온 가느다란 잎맥들도 눈으로는 식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현미경으로 봐야 보일 듯 한데요... 

 

이렇게 둘을 나란히 놓고 자세히 관찰해 보니 그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네요. 이제는 누가 뭐래도 잎사귀만을 보고도 벚나무와 느티나무를 구별할 수 있겠습니다.

 

몇 일전 도서관에서 식물도감을 쭉 훑어 보았습니다. 우리 땅에 서식하고 있는 이름모를 야생화들, 그리고 수많은 나무들의 사진과 설명이 눈을 어지럽히더군요. 그런데 그 이름들이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해서, 문득 이 이름들이 다 지어진 유래가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를 들어 노루귀꽃이 있습니다. 예쁜 이름이죠. 꽃 모양이 노루귀를 닮았나요, 아니면 줄기가 그런가요? 어떻게 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요? 개망초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개망초를 보고 계란을 닮았다고 '계란꽃'으로 부른다고 합니다. 중앙에 노른자, 바깥쪽에 흰자가 있는 것이 정말 계란같이 생겼습니다. 어쨌든 '개망초'의 '초'는 풀을 가리키는 말임에 틀림없는데, '개망'은 무슨 뜻일까요? 무슨 영문으로 어감이 좋지 않은 이런 이름을 얻었을까요? 궁금해 집니다.

 

노루귀        쌍떡잎식물 - 개망초

(좌) 노루목  (우)개망초

 

수많은 야생화와 나무들의 이름을 외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꽃들과 나무들의 이름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나 또는 꽃이나 나무가 나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한결 쉽게 이러한 이름들을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구해 볼 만한 주제이겠지요.

 

이제 이 똑 소리를 내며 딴 잎새들을 버리기가 아까워집니다. 그래서 책갈피사이에 꽂아 둡니다. 딸애가 오면 이 잎새들에 대해 이야기해 주어야겠습니다.  

 

사진은 찍었는데, 무슨 나무인지 알 수가 없어요.

무슨 나무인지 맞춰봅시다.

 

 

이건 보아하니 후박나무같은데...

 

그럼 아래는?

이것은 아마도 조팝나무 아니면 남천?

남천은 ☞ http://blog.daum.net/phwbechoo/569

☞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75317&cid=40942&categoryId=32708

조팝나무는 ☞ http://blog.daum.net/phwbechoo/1761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42181&cid=40942&categoryId=32816

비교하니 남천이군요....ㅋ

 

이건 알겠다.

팻말이 붙어 있네요. 이팝나무...기둥만 봐서는..

 

이것은 뭔가 섞여있는 듯 한데...

잎파리가 큰 걸 보니 백목련인가 했더니...아니죠. 이게 왕벚나무입니다....잉...때죽나무인가? 완전 헷갈리네요....

 

이건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산딸나무예요. 90%의 확신으로 말합니다.

 

이것은 장미과의 ...

조팝나무랍니다.

 

클로버도 있고, 분홍색 꽃은 무슨 꽃일까요? 팻말이 없어 알 수가 없는데...잎파리로 보아서는 채송화같기도 한데, 하지만 내 오래된 기억으로는 채송화는 아닌듯하고 아시는 분은 좀 알려 주세요. 서점에 가서 식물도감을 하나 사야겠네요.

꽃과 나무님의 블로그에 보니 비슷한 것이 있더군요. 리빙스턴 데이지라고요...맞는지..?  ☞http://blog.daum.net/phwbechoo/1870

꽃과 나무님의 링크된 주소를 찾아 보니 <사철채송화>라고 그러네요. 아침에 해가 뜨면 피고, 해가 지면 오므라든다네요. 아파트에 사는 어떤 아이가 그렇다고 이야기해 주던데...꼭 맞네요.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07997&cid=40942&categoryId=32720

송엽국이라고도 부르는가 봅니다.

 

아마도 아래는 이팝나무같은데...아직도 이팝나무는 그 특징을 잘 캐치하질 못해서리...??

 

 

후박나무 기둥입니다. 작은 혹같은 것이 볼록볼록 나 있네요.

 

 

이 사진들은 모두 7월초에 찍은 것입니다. 대부분 꽃이 없어 잎사귀나 나무기둥만 보고 무슨 나무인지 구별하려니 상당히 힘이 드네요.

 

8월에는 이 나무들이 또 다른 모습을 보이겠죠. 잎사귀도 더 커지고 어떤 나무는 꽃을 피울테지요. 이팝나무는 하얀 꽃을 피운다든데...달마다 달라지는 모습들도 눈에 익혀 놓으면 아마도 나는 나무나 꽃들의 이름을 몇가지는 부를 수 있을테죠....

 

아무래도 식물도감을 하나 구비해야 할 듯 합니다.

 

눈썰미가 없는 사람은 아닌데, 나무들을 보면 이 나무가 저 나무같고, 저 나무가 이 나무같고, 서로 비슷비슷하고 구별할 수가 없다. 그런데 한 번보고 두 번보고 자꾸 보게 되니 어느정도 눈썰미가 생긴다. 그렇다고 아직 확실히 구별되는 것은 아닌데...아뭏든 우리 아파트에 사는 나무들을 보자.

 

<치자나무> 하얀 길쭉한 꽃잎이 있다. 잎은 동백나무처럼 광택이 있다.

 

 

<명자나무>

 

 

<왕벚나무>

 

<동백나무> 장열하게 꽃이 진다는 동백나무.

 

<청단풍>

 

 

<회양목> 작은 잎이 좀 통통한 느낌을 주며 둥글다. 무릎께까지 자란 관목인 듯 하다.

 

 

<사철나무>

 

 

<남천나무>

 

<대추나무> 잎이 광택이 나면서도 좀 쭈글쭈글한 느낌이 난다.

 

<아왜나무> 잎이 동백나무처럼 광택이 나고, 길쭉하니 큼직하다. 가장 구별하기 쉬운 품종중 하나였다.

 

<금목서> 은목서와 금목서를 구별할 수가 없다. ㅠㅠ

 

 

<스트로보 잣나무>

 

<곰솔-해송> 소나무도 종류가 많은가 보다.

 

<백목련> 목련꽃도 보름달같은데, 잎사귀도 둥글둥글 큼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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