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랜더즈

 

아버지에 대한 생각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바뀐다....이렇게

 

네살 때  - 아빠는 뭐든지 할 수 있었다 

다섯살 때  - 아빠는 많은 걸 알고 계셨다 

여섯살 때 - 아 빠는 다른 애들의 아빠보다 똑똑하셨다 

여덟살 때 - 아빠가 모든 걸 정확히 아는 건 아니었다 

열살 때 - 아빠가 어렸을 때는 지금과 확실히 많은 게 달랐다 

열두살 때 - 아빠가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아버진 어린 시절을 기억하기엔 너무 늙으셨다 

열네살 때 - 아빠에겐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아빤 너무 구식이거든 

스물한살 때 - 우리 아빠말야? 구제불능일 정도로 시대에 뒤졌지 

스물다섯살 때 - 아빠는 그것에 대해 약간 알기는 하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오랫동안 그 일에 경험을 쌓아오셨으니까.

서른살 때 - 아마도 아버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게 좋을 듯하다. 아버진 경험이 많으시니까 

서른다섯살 때 - 아버지에게 여쭙기 전에는 난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었다 

마흔살 때 - 아버지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한다. 아버진 그만큼 현명하고 세상 경험이 많으시다 

쉰살 때 - 아버지가 지금 내 곁에 계셔서 이 모든 걸 말씀 드릴 수 있다면...

난 무슨 일이든 할 것이다. 아버지가 얼마나 훌륭한 분이셨는가를 미처 알지 못했던 게 후회스럽다. 아버지로부터 더 많은 걸

배울 수도 있었는데 난 그렇게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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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를 읽고 있다.

이 책의 초반부에 하이젠베르크가 고등학교 졸업할 당시 친구들과의 원자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한 요점은 '물질을 이루는 기본요소는 실제적인가? 아니면 비실제적 대상일 수도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일차적으로 물질을 영원히 잘게 쪼갤 수 있는가? 아니면 최소의 기본 입자가 있는가? 하는 문제에 마주치게 된다. 최소의 기본입자가 있다고 할 경우에도 문제는 또 있다. 경험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사물의 특징들이 기본입자에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야 하는가?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에 대해서는 실제론적 관점에서 보는 경우와 관념적인 관점에서 보는 두가지 경우가 있다. 아인쉬타인을 비롯한 일단의 학자들이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해석에 반대하며 주장하던 바는 실제론적 관점에서 보는 경우라 하겠다. 하지만 양자역학의 불확실성원리는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후자의 입장을 견고하게 유지했던 하이젠베르크는 어린 시절부터 그러한 견해를 품고 있었던 듯 한데, 그가 읽은 플라톤의 책에서는 기본 입자의 구조가 4가지 정다면체로 이루어져 있다는 주장에 대해, 처음에는 어이없는 주장이라 생각했으나, 결국엔 그 뒤에 숨어있는 의미는 수학적구조가 기본입자의 구조로 나타난 것이라 이해하게된다.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물질 세상과 그것을 이루고 있는 미세단위가 꼭 같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비논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경험적으로 아는 '믈'이란 물질과 그 현상은 분명히 그 '물'을 이루는 산소나 수소와는 다른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의 감각기관을 통하여 감각되는 물질의 성질들은 말 그대로 우리의 감각기관과 그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는 것일진데, 우리의 감각으로 인지할 수 없는 미세세계의 기본입자들이 반드시 경험적으로 인지되어야 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부분과 전체는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물질들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그 원자는 전자,양성자,중성자등 같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 온 만물이 같은 구성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구성물로 이루어진 존재들 모두가 다른 모습과 현상으로 우리에게 인지되고 있으니, 전체와 부분이 다르다고 할 수 밖에...

 

현대물리학은 물질은 최소단위인 소립자들이 실은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비실체적인 것일 가능성에 큰 확신을 두고 있는 듯 하다. 예를 들면 끈이론에서는 '진동'이 소립자들의 기본 구조일 것이라고 한다. 또한 아인쉬타인의 ,E=mc^2에서 보여지듯이 물질과 에너지는 동일하다는 견해에 비추어보면 소립자들은 '에너지'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는 물질이 아니다. 심지어 하이젠베르크의 책 초반에 나오는 투로 보아 그는 소립자들의 구조는 물리적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구조라고 주장할 듯 하다. 이것은 아마 그의 확률론적 양자역학해석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렇듯 우리의 감각으로 인지할 수 없는 세계도 있다는 것과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세계와는 또 다른 본성이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신의 존재에 대해서도 색다른 입장이 제기될 듯하다. 신의 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경험적인 것으로 신의 존재를 주장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경험은 주관적 색채가 너무 짙다. 그러면 선험적인 또는 이성적인 판단으로 신의 존재를 주장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신은 이 두가지 방법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논리적인 확신과 경험적인 확신이 아울러 믿음이라는 것을 형성하는 것이리라. 이러한 것들을 온전히 타인과 공유할 수 없기에 객관적인 증명자체가 어려울 뿐 아니라 불가능하겠지. 이런 점으로 보아 신의 존재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믿음'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개인적 믿음은 경험적 확신이 큰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타인에게 증명하고자 할 때에는 이성적, 논리적 판단의 잣대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기때문에 소위 증명을 통해 확신을 심어주기란 어려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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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란 무엇인가?

2. 가이아

3. 율곡이이

4. 설국

5. 내 심장을 쏴라

6. 세상을 바꾼 열가지 과학혁명

7. 이야기 한국사

8. 과학혁명의 구조

9. 흑산

10. 단종애사

11. 7년의 밤

12. 다산

13. 미분이야기1

14. 미분이야기2

15. 인문학 공부법

16. 48분 기적의 독서법

17. 최고의 교수

18.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20. 무한으로 가는 안내서

21. 평행우주

22. 창조자 없는 창조

23.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24. 네 멋대로 쓰라

25. 우주의 구조

26. 현대과학의 열쇠-퀀텀과 유니버스

27. There is a God

28. 아름다움은 왜 진리인가?

29.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30. 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대답하다

31. 소수의 음악

32. 리만가설

33-34. 뇌1,2

35 -56. 토지 1-21

57. 순정만화

58. 몬스트 대칭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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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재능이 아니라 훈련이다.

많이 읽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많이 써 보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글쓰기를 함에 있어 가장 먼저 대두되는 것은 글감이다.

글감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더욱 좋은 것은 일상생활에서 일반적으로 겪는 일들, 사물들, 기타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더욱 필요하다. 

 

오늘 교보문고에 가서 얼핏 읽었던 글쓰기 훈련소에 나오는 말이다.

 

수학이나 과학쪽의 책들을 좋아하지만, 때론 어렵다. 비록 일반인을 상대로 쓴 교양서적이지만...그래서 흥미롭게 보고는 있지만 잘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모르는 부분을 또 읽고, 생각해 보고,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니까.

현재 [몬스터 대칭군을 찾아서]라는 책을 사서 읽고 있는데, 군에 대한 개념이나 설명등이 꽤 어렵다. 그래서 읽는 도중 [군이야기]라는 쉬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 책도 쉽지가 않다. 준동형사상이니, 동형사상이니, 순환군, 단순대칭군, 소수순환군 등 새로운 용어등이 헷갈린다.

준동형사상이란 한 군에서 다른 군으로의 함수관계와 관련이 있는데, f(a+b) = f(a) + f(b) 또는 f(ab) = f(a) * f(b)등과 같이 나타나는 관계에 있을 경우 준동형사상이란 표현을 쓴단다. 그리고 f: A -> B 가 준동형사상이며 g: B-> A도 역시 준동형사상이라면 A,B는 동형사상이라고 한단다. 대강 이렇게 비슷하게 이해했는데, ???

 

군이라는 개념자체도 생소하다. 어떤 집합내에서 특정한 이항연산을 수행했을 때, 그 결과치가 그 집합내에 있을 때, 다시 말해 그 특정한 연산에 대해 닫혀있는 집합일 경우 그 집합을 군이라고 한단다. 단 몇가지 조건이 더 있는데, 첫째는 그 연산에 대한 결합법칙이 성립해야 하고, 둘째로 그 연산에 대한 항등원과 역원이 그 집합내에 있어야 한단다. 만일 위의 조건을 만족하면서 교환법칙까지 성립한다면 그 군을 아벨군 또는 가환군이라고 한다는데, 도대체 어디에 써 먹는 건지 아리송하다. 집합내의 대상물들 사이의 치환에 의해 얻어지는 군이 있다. 이를 치환군이라고 한다. 치환군의 위수가 (아마 이 위수는 치환군의 원소의 갯수를 말하는 것 같다) 소수일 때 소수치환군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큰 군들은 보다 작은 군들로 분해될 수 있다. 소수치환군들로. 하지만 소수치환군이 아님에도 더 작은 군으로 분해할 수 없는 군이 있는데 이를 단순치환군이라 한다. 가장 작은 단순치환군은 위수가 60인 군이다. 혹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 내용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시기 바란다. 이 내용은 책을 읽고 내가 이렇커니 하고 이해한 것을 주저리 주저리 읊어 보는 것이기때문이다. 아리송한 내용들은 [몬스터 대칭군...]을 다 읽고 나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려니 하고 있다.

 

ㅋㅋ 글쓰기에 대한 뭔가를 쓰려다 샛길로 빠졌버렸네. 어쨌든 읽는 내용이라도 이렇게 정리를 해 보며서 쓰기 연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여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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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창하는 우주, 멀리 떨어진 은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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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말을 시작해야 할까? 지금은 밤 4경, 밖에서는 바람이 우는 소리가 윙윙거리고, 잠을 이루려고 뒤척거려도 마음과는 달리 잠으로 빠져들질 않는다. 생각이 많아서일까?

 

참 아름답구나하고 느낀 것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달빛이다. 오래전의 일인데...아마 30여년 전의 일이지 싶다. 내 나이 10대초반이던 중학생때의 그 때 그 장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 때가 아마 보름이었나보다. 그 당시 조그마한 공터 너머 저 쪽 어둡게 보이던 숲의 무수한 나뭇잎 위에 흐드러지던 달 빛, 당시... 지금도 그렇지만 그 아름다움,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알지 못하겠다. 다만 '은은한 달빛'이라는 말이 이런 것인가 하였었다. 정말 달빛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뭔가가 있나보다. 나도 눈에 비치는 그 풍경에 미칠듯 하였으니 말이다.

 

이효석씨도 그러했나보다.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소설의 한 장면을 옮겨본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게로 흘러간다."

 

보름이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죽은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들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그 숨막힐 듯한 느낌을 말로 다할 수 없음에 참 안타깝다. 욥은 '달빛에 매혹되어 입맞춤을 보내지 않겠다'고 했었댔지....몇몇 음악가들도 달빛을 노래하였는데, 드뷔시는 구름에 달이 가는 모습을 피아노로 표현하고 싶었겠지. 꽤나 그 표현은 설득력이 있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지. 박목월 시인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고 노래하였었는데,

 

음...아름다운 글을 쓰는 것, 아니야...아름다운 글이 아니라, 느낌을 설득력있게 표현하는 글을 쓰고 싶다. 갑자기 그가 생각났다. 예전에, 그에게서 그러한 느낌을 받았었지. 내가 말하고픈 느낌과 생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알지 못하고, 머리속에서 그 느낌만이 뱅뱅돌던 것들을, 그는 마치 내 마음을 읽고 있는 것 처럼, 표현해 내곤 했었지. 정말 놀라운 일이었어. 내가 어렴풋하게 느끼던 그의 천재성의 정체는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기억의 고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달빛에서 시작하여 작은 구름에까지 왔군그래...허허...작은 구름에 달이라...!

 

내일을 위해 자자. 잠을 좀 자 두자. 잠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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