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의 버켓리스트 2위는 무엇일까요? 카파도키아에서 열기구를 타는 것이랍니다. 그럼 1위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이라네요. 어쨌든 우리 팀 32명 전원이 열기구를 즐기기로 합니다. 이 번에 못 타면 언제 다시 타 볼 수 있을까요? 

  

열기구는 새벽에만 탈 수 있습니다. 해가 나면서 대기가 점점 뜨거워지면 열기구가 뜰 수 없기때문이죠. 차가워진 공기가 무겁게 대기를 가득 채운 새벽녘, 강렬한 불꽃으로 데워진 가벼운 공기를 가득채운 풍선은 하늘로 떠 오르게 됩니다. 

 

새벽 4시에 기상을 한 우리는 열기구가 이륙할 공항(?)을 향해 어둠 속을 달립니다. 부근 레스토랑에서 따뜻한 컵라면을 하나씩 먹고서는 준비가 다 된 열기구를 터러 벌판으로 나갑니다. 무시무시한 불꽃이 쉭쉭 소리를 내면서 풍선안으로 따뜻한 공기를 채우면서 풍선은 점점 커져가고 공중으로 떠오릅니다.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우리는 어느새 공중으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공중으로 둥실 떠올라 높이 높이 올라가 온 몸으로 고도와 맞서는 것도 묘미이거니와, 여기저기 하나 둘 열기구들이 떠올라 셀 수 없이 많은 다양한 모습의 열기구들이 하늘을 수 놓는 모습도 장관입니다. 카파도키아의 괴레메지역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음은 물론이요, 저 멀리 동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일출과 비스듬히 비치는 햇빛에 빛나는 땅의 풍경도 잊을 수 없는 풍경입니다. 

 

 

 

1시간정도 비행을 마치고 열기구는 땅으로 점점 내려 옵니다. 우리의 열기구가 착륙할 트럭이 쫓아 옵니다. 착륙을 잘해야 할 텐데 하는 약간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우리의 열기구는 나무끝을 살짝 스치며 우여곡절끝에 바닥에 안착합니다. 즐거운 경험을 한 우리 모두는 무알콜 샴페인을 한 잔씩 마시며 열기구 탑승 수료증을 받고 아쉬움을 달랩니다.

 

이제 다시 호텔로 돌아가 아침 식사를 하고 우리의 여정은 계속됩니다.

 

<파디샤의 여섯 번째 선물> 아흐멧 위밋 지음/ 이난아 옮김

 

여행은 준비가 반이다라고 생각하고 터키를 알기 위해 집은 책이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과 아흐멧 위밋의 <파디샤의 여섯 번째 선물>입니다. <파디샤의 여섯 번째의선물은 어른을 위한 동화입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초등 4학년 딸애에게 읽어보라고 주었더니 재미있게 읽더군요. 한 터키의 신문에서는 "이 책을 읽을 만한 연령의 자녀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사주세요. 아마 당신이 먼저 읽게 될 겁니다." 라고 소개했네요. 


 

파디샤는 이슬람 교를 믿는 나라의 군주입니다. 한 나라에 베풀기를 좋아하여 백성들의 사랑을 받는 훌륭한 파디샤가 있었습니다. 그는 칭찬받기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약점이 있었습니다. 그의 충직한 신하이자 친구인 총리대신은 파디샤가 이 나쁜 버릇을 고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총리대신은 "폐하보다 너그러운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파디샤와 총리대신은 파디샤보다 너그러운 사람을 찾아보려고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에서 그들은 다섯명의 기이한 사연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그들의 기구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첫번째 사람은 장님인데, 놀랍게도 매일 장터에서 그의 목덜미를 힘껏 내리치는 사람에게 "정의가 실현되었다"고 말하며 금화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두번째 사람은 보석상인입니다. 그는 매일 장터에서 진귀한 황금달걀을 경매에 붙이고서는 고가에 황금달걀이 낙찰되자 마자, 그것을 쇠절구에 빻아 공중으로 날려보냅니다.


세번째 사람은 대장장이입니다. 그는 매일 일을 시작하려다 말고, 갑자기 벽으로 뛰어들어 머리를 부딪히고는 피를 흘리며 쓰러집니다.  


네번째 사람은 뮤에진입니다. 뮤에진은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시간을 알리기 위해 기도문을 읽는 사람입니다. 그는 정오 날마다 기도 시간을 알리기 위해 사원으로 가다가 첨탑의 꼭대기를 바라보고는 기쁨에 역력한 표정으로 갑자기 첨탑의 계단을 황급히 뛰어 올라갑니다. 그러나 조금 후 그는 아주 허탈한 표정으로 어깨를 죽 늘어뜨린 채 밖으로 나옵니다. 


다섯번째 사람은 모자장수입니다. 일주일마다 정성껏 만든 유명한 모자를 시장에서 흥정을 하는 도중 무언가를 보고 '날 떠나지 마시오.'하고 외치며 묘지까지 죽어라 달려가서는 두 개의 무덤 앞에 엎드려 기절할 때까지 울고 또 웁니다. 


파디샤와 총리대신은 이 다섯사람의 기구한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깊은 감명을 받습니다. 그리고 파디샤는 이 다섯사람을 궁궐로 불러서 자문관으로 삼고자 합니다. 그는 총리대신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 인간의 기억력은 불행하게도 그리 오래가지 않지. 머지 않아 이 여행중에 배우게 된 것들을 모두 잊어버리지 않겠나? 세월이 더 흐르고 나면 우리가 들었던 이야기 속에 나오는 오류들을 나도 똑같이 범할 수도 있고.... 나는 그것이 두렵네. 차라리 내게 경고해 줄 수 있는 자문관들을 곁에 두는 편이 훨씬 더 현명하리란 생각이 들어." 197쪽


도대체 다섯사람은 어떤 기구한 이야기의 소유자일까요? 파디샤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인생에 꼭 필요한 교훈을 발견하였던 것입니다. 그는 다섯 사람을 궁궐로 불러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네는 탐욕 때문에 눈이 멀었고, 대장장이는 나눌 줄을 몰라서 중요한 기회를 놓쳤지. 또 보석 상인은 흥청망청 쓴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중이고, 뮤에진은 인내심이 없어서 사랑하는 여자를 잃지 않았소? 모자장수는 또 어떤가? 질투심 때문에 아내와 아들을 죽임으로 몰아넣었소. 자네들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오류들의 생생한 증거들일세. 모두 내 곁에 머물면서 바른 길을 제시해 주길 바라오." 199쪽


파디샤는 여행을 통해 탐욕, 나눔, 낭비, 인내, 질투와 관련된 중요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는 그 교훈을 잊지 않고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파디샤의 나라는 더욱 행복해졌고, 그는 백성으로부터 더 큰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네 인생을 살아가는 길에도 이정표가 될 가치들이 존재하겠죠. 나 자신은 어떤 가치를 우선시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내가 배운 가치는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해 봅니다. 다만 눈을 즐겁게 하는 여행으로 만족한다면 더소중한 교훈을 놓쳐버릴 수 있다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만, 한편으로는 너무 그런 점에 연연해 하지는 말자는 생각도 듭니다. 이후의 나의 생각과 행동은 나의 여행이 가치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결정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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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개츠비의 정원에서는 파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음악과 춤, 술을 찾아 수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방법으로 개츠비의 저택을 찾아옵니다. 상류층사회의 파티와는 달리 격식이 없이 자유분방하고 소란스러운 분위기의 파티는 점점 무르익어갑니다.


이 파티에는 극소수의 사람만이 공식적으로 초대를 받았을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작정 파티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인 듯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제멋대로의 행동으로 그냥 파티를 즐기는 것이 그들의 목적인 것 같습니다. 흥청거리는 파티의 장면을 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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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ghts grow brighter as the earth lurches away from the sun, and now the orchestra is playing yellow cocktail music, and the opera of voices pitches a key higher.

햇살이 점점 땅거미를 드리우자, 조명은 점점 밝아진다. 오케스트라의 다양한 악기들이 일제히 조율하느라 소리가 높아지자, 청중들의 이야기소리도 한층 더 높아진다. 


* yellow cocktail music 에 대해서는 미국인들도 무엇을 말하는 건지 아리송한가 봅니다. 당시의 인기있는 곡들을 오케스트라로 편곡하여 다양한 악기의 풍부한 화음을 들려주는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만, 저는 달리 보았습니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기전에 악기들이 서로의 소리를 울리면서 음을 조율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러한 소리로 대화를 방해받게 된 청중들은 더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라 추정하고 번역해보았습니다. 

 




Laughter is easier minute by minute, spilled with prodigality, tipped out at a cheerful word.

웃음소리는 점점 잦아지고, 물이 엎지르지듯 웃음판이 흐드러지고, 우스개소리 한마디에도 깔깔거리는 소리가 터져나온다.  

 

* 실제로 본 음악이 연주되면 웃고 떠드는 소리는 좀 작아져야 하지 않을까요. 





 The groups change more swiftly, swell with new arrivals, dissolve and form in the same breath; already there are wanderers, confident girls who weave here and there among the stouter and more stable, become for a sharp, joyous moment the centre of a group, and then, excited with triumph, glide on through the sea-change of faces and voices and color under the constantly changing light.

모여있는 무리의 모습은 한층 더 유동적이었다. 한 떼의 사람들이 새로 도착할 때마다, 무리는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그와 동시에 사람들이 무리속으로 녹아들듯 흡수되면서 새로운 모양을 이루었다. 벌써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었는데, 돌아다니기에는 멋적어할, 덜 매력적이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 사이를 여기 저기 누비고 다니는 대담한 아가씨들이 있다. 그들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점점 밝아지는 불빛 아래에서 승리감에 도취된 모습이 완연한 그들은 수많은 얼굴과 목소리, 모습의 바다 위로 들려올려져 공중에서 미끄러지듯 옮겨진다.      


* glide on through 라는 표현은 사람들이 무리 사이를 대담하게 오가는 아가씨들을 행가레치듯 머리위로 들어올려 옮기는 모습이라 상상해 봅니다. 아마도 이러한 대우는 그 아가씨들이 승리감에 도취된 마음을 갖게 했겠죠.




 

Suddenly one of the gypsies, in trembling opal, seizes a cocktail out of the air, dumps it down for courage and, moving her hands like Frisco, dances out alone on the canvas platform.

움직일 때마다 현란한 빛을 발하는 반짝이 옷을 입은 집시여인 한 명이 돌연히 칵테일잔을 공중으로 들어올리고서는, 용기를 북돋우기 위한 양 단 한 번에 그것을 들어마시고 난 후, 유명한 댄서 프리스코처럼 손을 움직이며, 캔버스가 깔린 무대위로 나가 홀로 춤을 춘다.

 

 * opal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을 보여줍니다. 'in trembling opal'은 그 옷을 입은 여자가 움직일 때마다 옷의 색깔이 변하는 그런 종류의 옷이거나, 유리 장신구들을 많이 달고 있어 걸을 때마다 불빛에 반짝이는 옷을 입은 모습을 가리키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dump it down은 우리말로 원샷을 말하는 것이겠죠.





 A momentary hush; the orchestra leader varies his rhythm obligingly for her, and there is a burst of chatter as the erroneous news goes around that she is Gilda Gray’s understudy from the Follies. The party has begun.

순간 고요해진다. 그리고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그녀의 춤에 맞추어 음악을 연주한다. 그녀가 뮤지컬 '어리석은 자들'에 출연한 길다 그레이의 대역이라는 잘못된 이야기가 퍼져나가면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퍼져나간다. 파티가 시작된 것이다.  


*순간적인 고요함은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이 조율을 멈추는 순간이라고 보았습니다. 조율을 마치고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지휘자가 악보대를 탁탁치거나 신호를 주면 순간 모든 악기들이 조용해지는 순간말입니다. 아마도 여자의 춤에 적절한 반주를 연주하기 위해 지휘자가 신호를 주었을 것입니다. 




 

I believe that on the first night I went to Gatsby’s house I was one of the few guests who had actually been invited.

내가 개츠비의 집에 간 그 첫날 밤에, 나는 내가 실제로 초대받는 극소소의 손님가운데 한명이었다고 믿고 있다. 

 

 

People were not invited — they went there. They got into automobiles which bore them out to Long Island, and somehow they ended up at Gatsby’s door.

초대받지 않은 사람들도 그곳에 갔다. 그들은 롱아일랜드로 자기들을 데려가줄 자동차에 무작정 타고, 어찌될망정 개츠비의 집 문앞에 내렸다.    

 

 

 

Once there they were introduced by somebody who knew Gatsby, and after that they conducted themselves according to the rules of behavior associated with amusement parks.

일단 거기서 개츠비를 아는 누군가에 의해 소개되어 파티에 입장한 후에는 격식에 구애받지않고 아이들이 놀이공원에서 하듯 마음대로 행동했다.  

 

 * 상류층 사회의 파티에는 나름의 격식과 행동규칙이 있었지만 개츠비의 파티에는 상류층사람들이 참석하지 않고 어중이 떠중이 모두가 참석하였죠. 파티에서의 행동도 어떤 예절과 격식을 따지지 않는 그런 아이들이 즐기는 자유분방함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Sometimes they came and went without having met Gatsby at all, came for the party with a simplicity of heart that was its own ticket of admission.

때때로 그들은 개츠비를 전혀 모르면서도, 파티에 왔다. 앞뒤 가리지 않는 철없는 마음이 그들의 파티출입증이었던 것이다.   

  

* 철없는 마음과 용기를 지닌 사람들만이 개츠비의 파티에 참석할 수 있었답니다. 





I had been actually invited. A chauffeur in a uniform of robin’s-egg blue crossed my lawn early that Saturday morning with a surprisingly formal note from his employer: 

나는 그들과는 달랐다. 개똥지빠귀의 알처럼 푸른 제복을 입은 운전사가 그 날 토요일 아침 일찍 그의 고용주의 아주 정중한 공식 초대장을 가지고 나의 잔디밭으로 건너왔다.



the honor would be entirely Gatsby’s, it said, if I would attend his “little party” that night.

초대장에는 내가 그날 밤 그의 "작은 파티"에 참석한다면 정말 영광스럽겠다고 적혀있었다.  

 

 

He had seen me several times, and had intended to call on me long before, but a peculiar combination of circumstances had prevented it — signed Jay Gatsby, in a majestic hand.

그는 나를 몇 번 본 적이 있었다고 했다. 진작에 방문하려고 했었지만 복잡한 상황으로 그렇게 할 수가 없었노라고...그리고 품위있는 필체의 제이 개츠비의 서명.   

 

  

Dressed up in white flannels I went over to his lawn a little after seven, and wandered around rather ill at ease among swirls and eddies of people I didn’t know — though here and there was a face I had noticed on the commuting train.

난 하얀 플란넬을 차려입고서 일곱시가 조금 지나 그의 잔디밭으로 건너갔다. 비록 통근 기차에서 보았던 몇몇이 눈에 띄었지만, 대부분 안면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무질서하게 비틀거리는 난장판이 불쾌하긴 했지만 편한 마음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I was immediately struck by the number of young Englishmen dotted about; all well dressed, all looking a little hungry, and all talking in low, earnest voices to solid and prosperous Americans.

곧 나는 젊은 영국인들이 곳곳에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모두들 잘 입고 있었고, 모두 조금은 허기진듯 보였고, 모두들 낮고, 열정적인 목소리로 건실하고 풍족한 미국인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  영국인들이 배가 고프다는 것은 두가지로 보여집니다. 영업하느라 먹을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는 뜻과 또 하나는 돈에 배고픈 사람들, 즉 돈 벌기에 눈이 벌건 상태라고 보여집니다. 


 

I was sure that they were selling something: bonds or insurance or automobiles. They were at least agonizingly aware of the easy money in the vicinity and convinced that it was theirs for a few words in the right key.

그들은 분명 증권이나 보험 아니면 자동차 같은 것을 팔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적어도 여기에서만큼은 돈을 쉽게 벌 수 있음을 빠삭하게 알고 있었으며, 단지 몇 마디의 정곡을 찌르는 말만으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As soon as I arrived I made an attempt to find my host, but the two or three people of whom I asked his whereabouts stared at me in such an amazed way, and denied so vehemently any knowledge of his movements, that I slunk off in the direction of the cocktail table — the only place in the garden where a single man could linger without looking purposeless and alone.

나는 도착한 즉시, 초대한 주인을 찾아 보았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 두 세사람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들은 아주 놀란 사람처럼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그의 행방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바가 없다고 아주 격렬하게 부인하는통에 나는 아무도 없는 칵테일 테이블쪽으로 어슬렁어슬렁 걸어갔다. 그곳에는 달리 할 일이 없어 보이는 한 남자만이 홀로 죽치고 있었다.


뚫어져라 쳐다보고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격렬하게 부인하는 장면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아마도 그 사람들은 아마 닉이 경찰이 아닌가 오해한 것 같습니다. 그들은 불법적으로 돈을 벌고 있던 개츠비와는 아무 관련이 없음을 보이기 위해 그와는 아무 상관이 없고 그의 행방을 모른다고 애써 부인하는 것이겠죠. 물론 실제로 개츠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지만서도요. 


<위대한 개츠비>를 처음 읽는 사람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표현들이 사방에 곳곳에 나옵니다. 더구나 좀 찾아 보니 미국인들도 개츠비의 어떤 은유적인 표현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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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흘랄라계곡을 떠난 우리를 반겨주는 기암괴석이 있으니, 저 멀리 우뚝 솟은 성채(히사르)가 보입니다. 가까이서 보니, 구멍이 쑹쑹 뚫린 괴상한

모습이 어디서도 보지 못한 진기한 모습입니다.


 

 

화산재가 굳어져 만들어진 응회암이 오랜 세월 풍화과정을 통해 형성된 지형이라 날카로운 도구로 쉽게 파지는 통에 옛날 사람들이 굴을 파고 살았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어떤 곳은 호텔이나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여기는 아마도 파샤바골짜기인듯 합니다. 송이버섯모양의 버섯바위가 특이합니다. 꼬마 요정 스머프의 아이디어가 이곳에서 유래했다는 말을 들

은 듯 합니다만...


 

우리는 파샤바를 거점으로 짚투어를 시작합니다. 일명 사파리투어라고 하더군요. 어떤 분들은 사파리투어라고 사자나 기린등의 동물들을 볼 수 있을거란 허망한 기대를 하지만, 이 투어는 괴레메지역에 산재해 있는 골짜기들을 탐방하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7대의 사파리차량들이 자욱한 흙먼지를 날리며 줄지어 달립니다. 

 

 

거칠고 울퉁불퉁한 흙길을 마치 영화에서처럼 쫓고 쫓기는 추격장면처럼 마구 달려 마치 놀이기구를 탄 듯한 스릴을 느낍니다.


 

우리의 사파리투어의 첫번째 목적지는 러브밸리입니다. 계곡아래로 보이는 괴레메 특유의 지형들이 인상적입니다. 왜 사랑의 골짜기라고 했을까요? 암석기둥들의 모양을 보시면 알게 되실 것입니다.



 

 

 

우리는 러브밸리를 떠나 우치히사르마을로 향합니다. 이 마을이 괴레메마을이라고 불리기도 하는지 좀 헷갈리네요. 마을 중앙에 우뚝 솟은 성채(히사르)가 보입니다.

 

 

우치히사르를 중심으로 오른쪽, 왼쪽으로 집들이 들어서 마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어떤 집에는 아직 사람이 거주하는가 하면, 어떤 집들은 비어있다고 합니다.


 

깨끗한 창문 유리창이 달려 있는 집은 아직 사람이 사는 곳이고, 유리창이 없는 집은 비어있는 곳이랍니다.



 

우치히사르 다음 코스는 장미의 계곡입니다. 붉은 장미빛을 띠고 있어 장미의 골짜기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사진속에서는 색깔이 전혀 장미빛을 띠고 있지 못합니다만, 다른 지역보다 붉은 모습이 두드러져보입니다. 이 장미의 계곡은 사실 석양무렵에 와 보아야 절경을 더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장미의 계곡에 훤히 내려다 보이는 장소에는 드러누울 수 있도록 양탄자가 깔려 있더군요. 석양무렵에 이 자리에 누우면 해가 뉘엿뉘엿지는 서쪽 하늘과 장미 골짜기를 동시에 바라볼 수 있다고 합니다. 석양에 물든 장미골짜기가 절경이라네요.

 

 

사파리 투어의 마지막 방문지는 동굴 교회입니다. 건축물의 모양을 내기 위해 기둥도 만들었군요.  

 

 

사파리투어를 마치고 파샤바로 돌아와서 다시 한번 요정계곡의 모습을 담아 보았습니다.


 

 

괴레메지역의 여러 모습들입니다. 

 

 

괴레메지역의 특이한 지역은 지각의 융기,침하과정에서 생긴 지형이 아니라 오랫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것입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아직 풍화되지 않은 평평한 높은 부분의 가장자리로부터 차례대로 풍화되어 쪼개어져 나오는 모습이 눈에 띱니다.


 

유네스코는 인류 전체를 위해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산을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에서는 세계무형유산, 세계기록유산, 세계유산등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세계유산에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등 세가지가 있습니다. 

 

카파도키아의 괴레메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보기드문 지형과 곳곳에 있는 동굴수도원과 성화들로 복합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러고 보면 터키에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 11곳이나 있다고 하군요. 

☞  http://blog.naver.com/freestarstar/130180916536 


 

둘째날는 앙카라에서 시작합니다. 아타튀르크대통령의 영묘를 차창밖으로 바라보면서 한국공원으로 향합니다. 앙카라시내에 있는 한국공원은 한국전쟁때 참전하여 전사했던 700여명의 터키병사들을 기리기 위해 한국정부에서 조성한 아주 조그마한 기념공원입니다. 

당시 터키는 15,000명을 파병하여 미국, 영국에 뒤이어 세번째로 많은 군대를 보내었습니다. 

 

앙카라는 터키의 수도입니다. 오스만제국의 수도는 유서깊은 이스탄불이었지만, 아타튀르크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수도를 앙카라로 옮겼습니다.

1차세계대전때 케말 무스타파는 차낙칼레 전투에서 연합군에 대승을 거두고 터키의 영토를 지키죠.

이에 술탄은 케말에서 이스탄불로 들어오라고 하지만,

그는 술탄의 말을 듣지 않고 흑해 연안에 있는 삼순항으로 가서는 삼순의 남쪽에 있는 앙카라에서 청년오스만운동을 펼쳐나갑니다.

이를 계기로 하여 케말 무스타파는 오스만제국을 종식시키고 1923년 터키민주공화국을 설립하게 됩니다.

현재 이스탄불이 문화,상업의 중심지라면 앙카라는 행정,정치의 중심지입니다. 

 

이제 앙카라를 떠나 소금호수로 향합니다. 최종목적지는 카파도키아인데, 가는 도중에 거대한 소금호수가 있습니다.

이 소금 호수는 크기가 서울의 2배정도 됩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보이는 하얀 눈같은 벌판이 펼쳐집니다.

 

 

소금호수를 떠나 으흘라라계곡으로 향합니다. 영화 스타워즈의 촬영지로 유명한 으흘랄라계곡은 터키 특유의 지형과 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터키의 내륙지역은 산악지역으로 비가 거의 오지 않습니다. 거친 땅에는 숲다운 숲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이 메마른 땅에 푹 꺼져있는 계곡이 으흘랄라 계곡입니다.

그 계곡 사이로 작은 강이 흐르고 그를 따라 나무들이 자라 울창한 푸른 숲을 이룹니다.

으흘랄라계곡은 황량한 지역에 감추어져 있는 오아시스와 같은 아름다운 계곡입니다.

약 20km에 달하는 웅장한 계곡 양옆으로 60여개의 교회와 수도원이 들어서 있는데,

이는 비잔틴 시대에 은둔생활을 하던 수도사들이 만든 것들입니다. 

우리는 여기서도 아쉬움을 남기고, 시원하고도 웅장한 풍경을 그냥 스쳐지나가듯이 맛만 보고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계곡위에 주차를 하고 5~10분가량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계곡위에서 바라본 광경입니다. 깍아지른 절벽사이 계곡에 푸른 숲이 보입니다.

 

 

 

계곡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니 나뭇가지 사이로 깍아지른 절벽이 우뚝 서 있습니다.

 

메마른 지역에 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까닭은 계곡사이를 흐르는 물때문입니다.

 

여유가 있다면 으흘랄라 계곡의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물소리를 들으며 걷고 싶습니다.

 

으흘랄라 계곡에는 옛날 수도승들이 굴을 파고 살았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굴안에는 수도승들이 그린 성화들이 천장이나 벽에 그려져 있습니다.

 

쨍쨍 내리쬐는 뜨거운 날씨지만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해집니다.

으흘랄라계곡에 울창한 숲의 시원한 그늘과 그 사이로 흐르는 시원한 물은 이 지역을 한결 아름답게 만들어줍니다.

나뭇잎 사이로 파고드는 강렬한 햇빛이, 나무그늘 사이로 흐르는 물위에서 보석처럼 반짝이는 으흘랄라계곡의 숲길은

정말이지 다시 보고 싶은 장면입니다.

터키의 수도는 아니지만 터키 제1의 도시 이스탄불을 떠나 샤프란볼루 마을로 향합니다. 여기서 간단히 우리의 일정을 소개하겠습니다.

 

■  인천 →이스탄불  → 샤프란볼루  → 앙카라  → 소금호수  →  카파도기아  → 콘야 

→ 안탈리아  →  파묵카레  →  에페스  →  트로이  → 차라카레해협 → 이스탄불→ 인천

 

 

 

샤프란볼루마을은 샤프란꽃의 군락지로 마을 이름도 여기서 유래하였습니다.

 

 

 

옛날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양의 교역이 활발했던 시절, 서쪽으로 여행하는 교역상들이 마지막으로 경유하던 곳이 샤프란볼루입니다. 

당시 대상들이 묵었던 숙소인 석조건물은 견고하기가 성읍과 같습니다. 

도적떼로부터 귀중한 보물을 보호하려면 이정도의 수비력은 갖추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요즈음은 아래에 보는 것처럼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말이죠.

 

 

오늘날 샤프란볼루는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오스만투르크시대의 목조건물 1000여채가 잘 보존되어 있기때문입니다.

이 건물들은 건축시기가 14세기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합니다.

이 마을의 작은 골목길에는 갖가지 기념품을 파는 작은 상점들이 오밀조밀 예쁘게 늘어서 있습니다.

많은 사진 작가들이 좋은 사진을 찍으러 샤프란볼루마을에 온다고도 합니다.

 

 

골목위를 덮고 있는 초록색 덩굴잎들이 햇살에 반짝이고, 그 아래 골목에 서 있으면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이 됩니다.

 

샤프란볼루 가게에서 파는 과일조차 싱그럽고 먹음직스럽습니다.

 

카메라에 빛이 파고 들지 않고, 눈에 실제로 보이는 것처럼 보다 선명하게 화면이 나온다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샤프란볼루에 마음을 빼앗길 것입니다. 아쉽게도 허용된 자유시간이 30~40분밖에 없어 제대로 돌아보지도 못하고 뒤돌아서야 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한 번 들러 자유롭게 마을을 둘러보고 초록빛 그늘진 길가에 나앉은 테이블에 앉아 커피라도 한 잔 하면서,

아름다운 마을의 정경을 사진에 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샤프란볼루 안녕~^^

보스포러스 뱃길을 끝내고 가까이 있는 선착장에 내려 돌마바흐체궁전으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40달러를 부르는 선글라스를 단 7달러에 삽니다. 웬만한 바가지는 저리 갈 정도네요. 7달러도 비싼 가격일까요?

 

돌마바흐체 궁전은 포스포러스 유럽해안에 자리 잡고 있는 네모 반듯하게 보이는 건물입니다. 오스만 제국의 위엄을 보이기 위해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 건축했다고 합니다. 터키사람들이 가장 아끼는 보물중에 하나라고 하네요. 비닐 신발을 덧신고 난 후에 입장이 허가됩니다.

 

바다를 면한 정원의 일부입니다.

 

정문을 지나 들어가는 길에 예쁜 분수가 있습니다. 그 뒤로 보이는 건물이 궁전입니다.

 

 

 

궁전의 정면입니다. 단 2층밖에 되지 않는데요??

 

많은 관광객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궁전의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됩니다. 그래서 궁전의 외부모습과 주위의 풍경만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궁전 입구에서 바닷가 반대쪽에 있는 건물인데 참 멋집니다. 이리 저리 다니며 사진을 찍다가 가이드의 설명을 놓쳤습니다.

 

 

이스탄불 구시가지에는 톱카프궁전이 있고, 신시가지에는 돌마바흐체궁전이 있습니다. 돌마바흐체궁은 19세기 중엽에 오스만 제국의 서구화를 추진하던 술탄 압둘메지드1세가 건축하였다고 합니다. 그는 유럽풍의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을 사용하여 프랑스식으로 건축하였는데, 베르사이유궁이 그 모델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전 400년동안 오스만 제국의 중심은 톱카프궁이었습니다만, 이후에 돌마바흐체궁이 그 자리를 차지하였습니다. 

 

터키민주공화국의 초대대통령이었던 아타투르크 무스타파 케말대통령도 여기에서 집무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곳의 모든 시계들은 9시 5분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터키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아타투르크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그가 사망한 시간인 9시 5분에 모든 시계를 맞추어 놓았다고 합니다.  

 

'돌마'라는 단어는 '메우다, 채우다'라는 뜻이며, '바흐체'는 정원이란 뜻입니다. 바다를 메워 궁전과 정원을 만들었기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실제 궁은 바다에 바로 면해 있어서 왕은 궁을 나와 막바로 궁에 접한 선착장에서 배를 탈 수가 있었답니다.

 

궁전의 내부는 화려한 샹들리에와 장식으로 현란합니다. 금으로 전체 내부를 입혔다고 하니 그 금만해도 어마어마합니다. 총 14톤의 금과 40톤의 은이 사용되었다고 하니, 이로 인해 기울어져가는 오스만 제국이 더 한층 급격히 무너졌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돌마바흐체궁은 전체 궁전의 2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참으로 경국지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래는 궁전을 둘러보고 나온 사람들이 서 있는 장면입니다. 관람을 마친 후 나오는 장소입니다. 

 

 

궁전 관람후 나와서 궁전의 옆모습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울타리 옆은 바로 보스포러스 해협의 푸른 물결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다시 입장했던 곳으로 되돌아 오니, 어느듯 줄지어선 관람객들은 보이지 않네요.

 

 

 

돌마바흐체궁의 화려함은 그 진실을 아는 사람을 돌게 만들죠. 그렇지만 돌지는 마십시다. 돌마! ㅋㅋ

 

나가는 길에 보스포러스 해협이 보이는 분수를 다시 한 번...

 

첫째날 오전은 이렇게 화려한 궁전에서 보내고, 이제 우리는 제1보스포러스교를 지나 유네스코 세게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샤프란볼루마을로 향합니다. 샤프란~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요...^^

 

첫째날이 밝아옵니다. 새벽3시에 눈이 떠졌음에도 불구하고 몸은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묘한 설레임과 개운함으로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전면 유리창에 비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점점이 떠 있는 배들이 골든혼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보스포러스해협의 아름다운 해안 풍경으로 시작합니다. 배가 출항할 작은 선착장입니다. 배는 최종 목적지 돌마바흐체궁전에 도착하기전 유럽쪽 해안과 아시아쪽 해안을 둘러 볼 예정입니다.

 

 

배 사이로 골든혼 너머 저쪽의 시가지가 보이네요. 이쪽은 유럽쪽 이스탄불의 구시가지, 저쪽은 유럽쪽 이스탄불의 신시가지입니다.

 

 

사실 이스탄불은 크게 두부분으로, 더 쪼개면 세부분으로 나누어 집니다. 먼저 보스포러스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시아쪽 이스탄불과 유럽쪽 이스탄불로 나누어집니다. 그리고 유럽쪽 이스탄불은 골든혼이라는 작은 만을 중심으로 남쪽 구시가지와 북쪽 신시가지로 나누어집니다. 남쪽 구시가지에는 그 유명한 아야 소피아, 블루모스크, 톱카프궁전이 있습니다.

 

우리가 탈 작은 배입니다. 배는 선착장을 떠나 보스포러스해협으로 향합니다.

 

배는 시원한 맞바람을 맞으며, 출렁이는 너울에 흔들리며 골든혼을 나아갑니다. 보스포러스해협을 향해서... 남쪽으로 드넓은 마르마라해가 보이고 해협 양안으론 아름다운 건물들이 풍광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의 짧은 항해의 최종 목적지인 돌마바흐체궁전이 보입니다. 오스만 제국 말기 근대화를 추진하던 과정에서 제국의 위엄을 드높이기위해 지어진 화려한 궁전입니다. 이 건축으로 재정난이 악화되어 제국의 기운이 한층 더 기울었다고 하니 그 화려함이 얼마나 될 지 호기심이 일어납니다.

 

 

 

돌마바흐체궁전에 들어가기 앞서 우선 보스포러스해협의 양안을 더 둘러봅니다. 아래 건물은 대학인지 고등학교인지 어쨌든 학교건물인 듯 합니다.

 

 

 

제1보스포러스교가 보입니다. 보스포러스해협을 가로질러 유럽쪽과 아시아쪽을 연결시켜주는 현수교입니다.

 

 

보스포러스대교 아래에 있는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제1 보스포러스교 아래를 지납니다. 다리위에서 절망에 찬 사람이 배위로 떨어지리라는 생각은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보스포러스교에는 사람이 다니는 길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는 사람의 도보통행이 금지되어 있기때문입니다.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라고 하네요. 유럽쪽 이스탄불에서 아시아쪽 이스탄불로 갈 때에는 통행료를 지불하지만, 반대쪽 통행에는 요금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유럽쪽 해안에 가까이 붙어 계속 나아갑니다.

 

 

 

제1보스포러스대교 아래를 지나 멀어져 가는 보스포러스교를 바라봅니다. 

 

 

보스포러스해협에는 현재 두개의 대교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제3대교가 현대건설에 의해 건설될 계획이라는군요

 

 

이제 뱃머리를 돌려 아시아쪽 해안 가까이로 접근하여 그 풍광을 둘러봅니다. 붉은색 지붕을 한 주택과 건축물들이 푸른 숲,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보스포러스해협 양안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진으로 제대로 재현되지 못해 아쉽군요. 더구나 바다위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며 파도를 가르는 느낌은 어떻게 전달을 해야할까요? 바람에 너울거리는 파도를 타고 앞뒤로 흔들거리는 선상의 느낌도 설레임을 더해줍니다. 이제 가슴이 확 터이는 짧은 선상여행을 마치고 돌마바흐체궁전으로 향합니다.

여행이란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요? 여행은 '익숙함과의 결별'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익숙함과의 결별은 필연적으로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을 의미하겠죠. 미지의 세계는 불확실의 영역에 속하기때문에 여행이란 어떤 사람에게는 불안과 두려움을 안겨줍니다. 한편 모험적인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이 오히려 호기심과 짜릿한 흥분을 주기도 합니다. 어쨌건 주사위는 던져졌으며 이미 비행기는 날개를 펼쳤습니다. 

 

밤 11시 부산을 떠나 터키의 이스탄불에 도착하니 터키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반입니다. 터키는 우리와 6시간 시차가 나기때문에 우리 시간으로는 밤 10시반에 도착한 셈입니다. 부산에서 이스탄불까지 30분 모자라는 24시간이 꼬박 걸렸습니다. 꽤 먼 길입니다. 

 

우리가 탄 비행기는 인천공항에서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 튀르크 공항까지 8000km가 넘는 거리를 장장 12시간을 쉬지 않고 날았습니다. 이스탄불은 실크로드의 종착지입니다. 옛날에는 도보로 몇달을 걸리던 이 길이라 생각하면, 단 12시간만에 날아온 것은 대단한 일이기도 합니다.

 

터키 제1의 도시 이스탄불의 관문은 아타 튀르크 공항입니다. 아타는 '아버지'란 뜻이고, '튀르크'는 터키를 말하기때문에 아타 튀르크는 '국부'란 뜻입니다. 터키의 아타 튀르크는 터키 민주공화국의 설립자인 케말 무스타파를 가리킵니다. 터키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아타 튀르크 무스타파 케말입니다. 그는 제1차세계대전의 패배로 연합국에 점령당한 오스만제국의 영토를 되찾아 터키 민주 공화국을 설립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아랍나라들이 이슬람 국가인데 반해 터키는 민주공화국입니다. 국민의 98%가 무슬림이긴 하지만 이슬람교를 터키의 국교라 부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아랍의 이슬람국가와는 달리 종교의 자유가 있으며, 무슬림들도 이슬람교의를 따를 것을 강제받지 않습니다. 여성들도 히잡이나 차도르를 해야할 지 말아야 할 지를 스스로 결정한다고 합니다. 히잡은 머리에 두르는 스카프와 같은 것이고, 차도르는 눈을 제외한 다른 부분을 모두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체제는 모두가 아타 튀르크 무스타파 케말덕분인 것입니다.   

 

아타 튀르크 공항에 도착한 후 첫번째 방문지는 '그랜드 바자르'입니다. '그랜드 바자르'를 향하는 길의 오른쪽으로 '마르마라해'를 끼고 달리다 보니, 해안가에 거의 6km나 뻗어 있는 하드리아누스 성벽도 보입니다. 또한 여기저기 둥근 지붕을 한 모스크들이 눈에 띕니다. 

 

'그랜드 바자르'는 1543년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이후 얼마 되지 않은 1561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만도 450년정도가 되네요. 관광객을 위한 수많은 상점이 밀집되어 있는 '그랜드 바자르'에서 우리 일행은 일차 쇼핑을 합니다. 길거리에서 많은 아이들이 물이나 기념품을 팔기위해 분주합니다.

 

터키에서의 첫날밤 새벽 3~4시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더워서일까요, 아니면 가이드말처럼 시차때문일까요? 한국과의 시차는 6시간, 매일 1시간씩 시차가 적응된다고 하니, 집에 갈 때쯤이면 완전히 시차에 적응이 되겠군요. 이제 첫째날 새벽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감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설레이기 시작합니다.

 <내 이름은 빨강> 오르한 파묵 / 이난아 / 민음사


오르한 파묵은 노벨 문학상을 받은 터키의 소설가입니다. <내 이름은 빨강>이라는 작품은 16세기 오스만제국에 살던 이슬람의 세밀화가들의 이야기입니다. 오르한 파묵은 이 화가들이 소속되어 있는 술탄의 화원에서 일어나는 비극을 통해 동양과 서양의 문화 충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비단 그 당시만이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터키는 동양에 위치해 있고, 이슬람권에 속해 있기때문에 서양과는 이질적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그러면서도 서양에 인접해 있어 그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유럽연합인 EU에 가입하기를 오랫동안 염원해 왔습니다. 


그러면 오르한 파묵은 이러한 터키의 서양 지향적인 모습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오르한 파묵은 <내 이름은 빨강>을 통해 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려 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소설의 배경은 16세기 오스만 제국 술탄의 화원입니다. 술탄의 화원에서는 책의 겉표지를 아름답게 장식하거나 책에 삽입될 그림을 그릴 때, 나무나 꽃, 동물등을 아주 섬세하게 그리는 장인들인 세밀화가들이 술탄을 위해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세밀화가라는 이름값에 맞게, 쌀알등 아주 작은 물체위에도 깨알같은 그림을 그릴정도였습니다. 


그들은 오래전 헤라트파의 거장 비흐자드의 아름다운 그림을 원본으로 하여 온 평생 그의 그림을 그리고 또 그려 완벽한 모사품을 만들어내는 장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마침내 눈이 멀고 난 후에도 손으로 익힌 기억을 그것을 완벽하게 복사해 내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하여 온 힘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것이나, 사물을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신이 보는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신이 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이탈이아 베네치아에서 들어온 서양 화풍은 그와 달랐습니다. 서양화가들은 자신의 개성을 그림속에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인간의 눈에 비치는 대로 사물을 그렸습니다. 그래서 원근법도 사용하고, 인물을 그릴 때는 그 인물의 개성을 온전히 살려 그렸던 것입니다. 이러한 서양의 화풍을 술탄의 화풍에 소개하려는 에니시테의 시도와 세밀화의 화풍을 지키려는 화원장 오스만사이에는 알력이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에스테르는 술탄을 설득하여 서양 화풍을 사용한 그림이 포함된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술탄의 화원에서 일하는 장인 황새,나비, 올리브와 금박세공사 엘레강스가 오스만 몰래 이 작업에 참여합니다. 이 와중에 엘레강스가 살해되고, 20여년만에 고향을 찾아온 카라는 삼촌 에니시테와 함께 살인자를 찾습니다. 이 도중 에니시테마저 살해를 당하자, 술탄은 오스만과 카라가 이 사건을 해결하도록 명을 내립니다. 이러한 추리소설적인 전개에 더하여 에니시테의 딸이자, 카라의 예전 연인이었던 세큐레가 등장하여 소설의 흥미를 더 돋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양과 서양의 화풍이 충돌하면서 살인사건까지 터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두 화풍의 충돌은 단지 회화부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 교의와도 관련이 있었습니다. 이슬람교의 전통은 우상숭배를 혐오하였고, 초상화를 우상숭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기에, 화면의 중앙에 인물을 크게 배치하고, 그 인물을 사실적으로 그려넣는 서양의 초상화는 이단적이며 신성모독적인 것이라 간주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림에 종교적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일까요? 47장 '나는 악마다'라는 장에서는 서양풍의 그림이 악마의 영향, 또는 사주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한 논리적 반박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슬람의 회화 전통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만한 점을 제시합니다. 세밀화가들은 전통적으로 세밀화를 완성한 대가들은 눈이 멀어야 한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심지어는 어떤 나이든 장인들은 다른 사람의 이목을 두려워합니다. 마치 눈이 멀지 않으면 그만큼 그림에 덜 열중했다는 표시가 된다고 여기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눈이 멀지 않으면 세인들과 세밀화가들로 부터 대가로 인정을 받지 못하기때문에 명예를 얻기 위해 눈 먼채 행동하거나, 일부러 눈을 멀게 만드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 소설에 나오는 술탄의 화원장 오스만도 결국 바늘로 스스로의 눈을 찔러 눈이 멀게 됩니다. 


그림이란 단순히 사물을 그린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은 사물을 어떻게 보는가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인간 중심의 시각인지, 아니면 신 중심의 시각인지와 같이 말입니다. 회화는 그런 의미에서 종교, 철학과 나란히 걷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묘하게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겹쳐집니다. 살인자를 쫓는 구성도 그러하며, 더우기 살인자와 에니시테의 대화는, 윌리엄수사와 호르헤수사와의 종교,철학,예술을 넘나드는 격조높으면서도 격렬한 대화가 오버랩됩니다. 주관적 당위성에 근거한 광신적 신념은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호르헤수사와 같은 괴물을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내이름은 빨강>에서도 <장미의 이름>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림과 관련된 살인사건에는 주관적 당위성에 근거한 광신적 신념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세밀화가, 종교성에 투철한 세밀화가들이 그림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등의 당위성을 내세우는 장면에서는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나오는 '그래야만 한다'는 당위성에 거부감을 느끼는 토마스가 생각납니다. 토마스는 스스로의 결정이 아닌 '그래야만 한다'는 외부의 도덕적 의무 또는 명분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일종의 구속이라 생각하고 그를 거부합니다. 주관적 당위성 안에 안주하는 거장 화원장 오스만과 그 당위성을 부정하며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는 에니시테, 그렇다면 에니시테는 '토마스'와 같은 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일테죠.




장님이 되어 기억으로 그림을 그리는 대가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 깊었습니다. 그린다는 행위는 기억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 즉 대상과 그림을 동시에 볼 수 없기때문에, 그린다는 행위는 첫째 대상을 보고 기억한 다음, 둘째 그 기억에 의지하여 그린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수십년간 같은 그림을 그리며 몸에 익힌 기억은 눈을 감고서 단지 몸의 기억만으로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사실, 몸이 기억하고 있다는 점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에서 읽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과자'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아주 사소한 행동에 의해 기억이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사실은 아주 흥미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터키여행을 다녀왔더랬습니다. 이 여행에서 <빨강>의 의미를 약간 짐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내 이름은 빨강> 이 제목의 의미가 무엇일까 궁금했었거든요. 먼저 눈에 뛴 것은 터키 국기입니다. 그 국기를 월성기라고 하지요. 초승달과 별로 되어 있기때문이지요. 이 국기에서 눈에 확 띄는 점은 바탕의 빨강색입니다. 



또 한가지 터키의 집들입니다. 지붕이 한결같이 붉은 색 계통입니다. 



아래는 보스포러스해협에 면한 해안가에 있는 건물입니다. 역시 붉은 색 지붕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블루모스크의 바닥에 깔려 있는 양탄자입니다. 



터키를 대표하는 색깔을 말하라고 하면 단연 빨강색일 것입니다. 그래서 <내 이름은 빨강>이란 제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비록 터키가 서구화를 추구하고 있기는 하지만, 누가 뭐래도 우리는 터키일뿐이다라고 소리치는 오르한 파묵의 고함이 들리는 듯합니다. 터키가 서구화되고 있지만 그래도 그 속에는 터키의 정신, 문화가 남아 있을 거라는 소리말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서양화풍을 도입하려했던 에니시테나 이슬람 전통화풍을 유지하려했던 오스만이나, 둘 다 오르한 파묵의 분신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은 <내 이름은 빨강>에서 발췌한 몇 구절들입니다.  


◆ 책에 대해서

'책은 영원히 남아." 1권 293쪽

<내 이름은 빨강>은 그림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책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에니시테는 책은 영원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책이 영원하지 않다는 말을 듣자 살인자는 정신없이 에니시테의 머리를 내리칩니다. 과연 책은 영원할까요?


책은 우리의 슬픔에 스스로 위안이라고 착각하는 깊이를 더해줄 뿐이다. 

2권 221쪽 (카라)


◆ 사랑과 행복에 대해서 

"사랑은 결혼한 뒤에도 생기니까요. 잊지 말아요. 결혼하기 전에 타오르는 사랑의 불길은 결혼과 함께 꺼져 버려요. 그 다음은 공허하고 슬픈 흔적만 남게 되죠. 결혼한 후에 느끼는 사랑도 물론 언젠간 끝나기 마련이지만 행복이 그 자리를 대신해 주죠. 그런데도 성미 급한 바보들은 결혼하기 전에 사랑을 활활 태워서 모든 사랑을 소진해 버리고 말죠. 왜냐고요? 그들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기때문이예요." 


"그럼 가장 중요한 게 뭐란 말이요?" 


"행복이죠. 사랑과 결혼도 행복해지기 위해서 필요한 거예요...." 

1권 329쪽(세큐레와 카라의 대화중에서)


사랑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머리를 짜내는 저 같은 사람의 논리가 아니라, 비논리를 통해 이해될 수 있는 그 무엇인 것 같습니다. 2권 327쪽 세큐레


나의 모든 생애를 세밀화에 바쳤음에도 불구하고 우리화원이 예헤라트파 거장들이 이룩해 낸 아름다움의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했음을 나는 고통스럽게 깨닫고 있다. 이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야만 삶이 쉬워진다. 이런 겸양이 우리에게 고귀한 미덕이 되는 까닭은 그 것이 삶을 쉽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2권 56쪽


◆ 종교와 철학, 미술에 대해서 

산다는 것은 곧 보는 것이다. 1권 321쪽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 이단자, 불신자들은 신을 부정하고자 할 때 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네. 그러나 신은 보는 사람에게는 보이네, 그래서 코란에는 보는 사람과 보지 않는 사람이 절대로 같지 않다고 씌어 있지. 1권 323쪽


갑자기 세상이 서로 통하는 문이 달린, 수많은 방을 가진 궁전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이 방에서 저 방으로 기억하며, 상상하며 드나들 수 있지만, 대부분 게을러서 조금만 움직일 뿐 항상 같은 방에 머무르고 있는 거지요. 2권 326쪽 세큐레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생각하려는 바보 같은 제 아들 오르한은 시간을 멈추게 한 헤라트파의 장인들은 절대로 저를 저처럼 그릴 수 없다는 걸 상기시켰어요. 반면에 아들을 안은 아름다운 어머니 그림을 쉬지 않고 그리는 유럽화가들은 절대로 시간을 멈추게 하지 못할 거라며, 아무튼 저의 행복의 그림은 절대로 그려질 수 없다고 수년간 줄기차게 제게 말했지요. 2권 333 세큐레

 

서양화속에 우리가 그려진다면 우리는 그림과 테두리 밖으로 걸어 나오게 될 것이다. 헤라트파 장인들이 그린그림에 들어가 있다면, 우리는 신께서 우리를 보시는 곳으로 인도될 것이다. 만일 중국 그림에 들어가 있다면 그림에서 절대로 나올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의 그림은 끝나지 않고 영원히 계속되기때문이다. 2권 57쪽


오르한은 현재 연금상태에 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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