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맹자> / 최인호 지음/ 열림원

 

 

■ 순자

 

순자는 맹자보다 50년 후에 태어난 유가 사상가였다. 본디 공자의 가르침에는 어짊과 의로움, 또는 충성과 믿음과 같은 덕을 숭상하는 내면적인 정신주의와 실행과 예의를 존중하는 외면적인 형식주의라는 두 가지의 양면이 있었다. 정신주의적인 면은 증자를 거쳐 맹자에게서 크게 발전하는 데 비해 형식주의적인 면은 자유와 자하를 거쳐 순자에게로 계승되었다. 따라서 맹자가 주관적이고 이상적이었다면 순자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이었다.

 

 

■ 순자의 사상

 

공자와 맹자는 하늘을 도덕적인 권위의 근원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전통적으로 중국 사람들은 자연과 사람을 지배하는 것은 하늘이라고 생각했다. 하늘은 착하고 악함에 따라 사람들에게 복을 내리기도 하고 화를 내리기도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순자는 이러한 전통적인 하늘관을 부정하면서 하늘과 사람의 관계를 분리시켰다. 자연에는 자연의 법칙이 있고, 사람에게는 사람의 법칙이 있다는 것이었다. 순자는  "하늘은 만물을 생성하게는 하지만 만물을 분별하지는 못하며, 땅은 사람들을 그 위에 살아가게는 하지만 사람들을 다스리지는 못한다." 라고 말한다.  

 

이처험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분리시킨 순자의 혁명적인 생각은 한편으로는 무당, 점쟁이에 현혹되어 길흉화복을 믿는 미신행위를 멀리하도록 하는 긍정적인 사회현상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또 한 편으로는 이러한 생각에서 법가의 사상이 태동하게 된다. "하늘과 땅은 군자를 낳았고, 군자는 하늘과 땅을 다스린다." 순자의 가르침대로라면 하늘과 땅을 다스리는 군자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 땅을 다스리고 백성들을 다스려야 한다. 백성을 다스릴 이 일정한 법칙이 바로 법으로 나타나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순자는 법의 중요성을 누누이 이야기한다. "법은 다스림의 시작이고 군자는 법의 근원이다."

 

순자의 '성악지설'도 이러한 논의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즉 사람의 본성이 태어날 때부터 악하기 때문에 반드시 '스승과 법도에 따른 교화와 예의의 교육' 있어야 하는데, 그 교화와 교도의 수단이 바로 법이라는 것이었다. 순자는 맹자가 주장한 사단지심도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도덕능력이 아니라 반드시 스승과 법도의 가르침에 의해서 고쳐지는 후천적 '작위'라고 말한다. 순자가 주창하는 성악지설의 골수는 작위이다. 맹자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양심을 근거로 사람의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순자는 사람의 본능을 근거로 사람의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본능은 나면서 부터 이익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소리와 좋은 빛깔을 추구하는 욕망이다. 이를 절제하고 다스리기 위해서는 오직 하나의 방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작위'이다. '본성으로 본다면 성인이나 여러 다른 사람들이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성인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뛰어난 것은 작위이다.'라고 말함으로, 순자는 인간은 본래 태어날 때부터 악해서 인위(작위)를 거쳐야만 바르게 교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순자와 법가 

 

법가의 창시자인 한비자, 그리고 진시황을 도와 강력한 법으로 통치한 이사 모두 순자의 제자였다는 것은 흥미롭다. 법을 중시하는 순자의 사상은 그의 제자인 한비자에게서 극도로 발전해 법가를 이루게 되었다. 법가는 중국 고대 철학의 한 학파로 일종의 법치사상이다. 전국 시대에 노예들의 끊임없는 폭동과 신흥봉건 지주 계급의 발흥으로 인해 기존의 유가적 예치가 점점 붕괴되어 효력을 상실하자 엄격한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자고 주장하는 사상이었다. 이사는 순자로부터 학문을 배웠으나 유가보다는 법가에 가까웠다. 그는 진나라의 재상으로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는 데 일조를 담당했으며, 대제국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통치자와 국가 권력을 강화해야 하고, 오직 국가의 강력한 통제와 황제에 대한 절대 복종을 통해서만 사회적 통합이 가능하다고 믿고, 엄격하게 상벌을 내리는 법률체계로써 다스렸던 재상이었다.

 

순자는 맹자의 성선지설을 공격하여 성악지설을 주장하였고, 그의 제자 이사는 천하를 통일한 후에 분서 갱유를 단행함으로, 결국 순자는 전통적인 유가로부터 이단자처럼 취급받고 소외되었다. 더구나 이사는 중국 역사에서 가장 악랄한 간신으로 간주되고 있어, 이러한 이유들로 순자는 유가에서 이단적이라고 배척을 받게 된다.   

 

 

■ 맹자와 순자

   

맹자가 공자의 인의 사상을 구체화시켰다면, 순자는 예악 사상을 구체화했다. 유학의 종지를 수기치인이라고 한다면, 맹자는 수기(자신을 수양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고, 순자는 치인(다스림)에 주안점을 두어, 두 사상이 함께 어우러져 유학이 더욱 풍성하게 발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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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맹자> / 최인호 지음/ 열림원

 

동양의 정신을 지배해 온 거대한 강의 발원지는 유교의 시조 공자이다. 춘추전국시대의 수많은 제자백가의 사상중 하나에 불과했던 유가사상이 거대한 강줄기를 이루게 된 것은 백가쟁명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고사직전에 있던 유가를 우뚝 세운 공로자는 공자가 죽은 지 107년 후에 태어난 맹자. 맹자는 유가의 투사가 되어 다른 사상과의 수많은 논쟁에서 승리하고 유가사상을 체계화하여 중국의 중심사상으로 정립한다.

 

맹자는 기원전 372년 추나라에서 태어난다. 노나라에서 권력을 좌지우지하던 삼환씨중 하나인 맹손씨(중손씨)의 후손이다. 그는 편모슬하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맹자의 어머니의 교육열은 대단하여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번이나 이사를 하였고, 짜고 있던 베를 단숨에 잘라버리고는 '공부를 중단하는 것은 다 짠 베를 잘라 버리는 것과 같다'라는 불호령으로 맹자에게 잊지 못할 교훈을 베푼다. 여기서 '맹모삼천', '맹모단기'라는 고사성어가 나오게 되었다. 맹자는 삼십대에 이미 유명한 스승이 되었고, 삼십팔세에 자신의 사상을 펼치려 제, 양, 진나라를 주유하며 23년의 세월을 보낸 후 예순살에 고향 추나라로 돌아와 제자들과 함께 책을 저술하고 학문에 정진한다. 그리고 기원전 289년 여든 세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게 된다. 

 

맹자가 살던 전국시대는 백가 쟁명의 시대였다. 당시 수백의 학파들이 있었고, 중심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10대학파에는 유가외에 도가, 묵가, 법가, 음양가, 명가, 종횡가, 농가, 병가, 소설가, 잡가등이 있었다. 맹자는 이와 같이 많은 꽃들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백화제방의 시대에 수많은 논쟁속에서 유학을 지켜내면서 유가의 이론을 체계화하고 심오한 사상을 다듬어 나갔다. 그래서 맹자를 일컬어 '논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하기도 하고, 유가의 검객, 검투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 맹자의 경세지략

 

맹자가 처음 찾아간 나라는 전국시대 최고의 변설가로 알려진 '순우곤'이 있던 제나라. 맹자는 제나라 위왕의 총애를 받고 있던 순우곤과의 설전에서 승리한다. 제나라 선왕을 만난 맹자는 '무항산무항심'의 경세책을 권한다. "일정한 소득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도 없다" 맹자는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백성들의 경제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형이상학적인 도덕만을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인간다운 삶을 살게하는 경제적 기반부터 다까야 함을 이야기함으로 현실주의의 면모도 보인다.

 

 

■ 맹자의 호연지기 

 

맹자의 제자 공손추가 "선생님께서 제나라 경상의 자리에 오르셔서 도를 행할 수 있게 되신다면 이로 말미암아 패업을 이루거나 왕업을 이룬다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다면 마음이 동요되십니까, 동요되지 않으시겠습니까?"라고 질문하자, "나는 마흔살이 되었으니 마음이 동요되지 않는다."라고 대답한다. 공자는 나이 마흔을 '불혹'이라 했지만 맹자는 '부동심'이라고 했다. 공손추가 다시 "마음이 동요되지 않도록 하는 데 무슨 방법이 있습니까?"하자, "오직 한 가지 일에만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부동심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대답한다. 이에 공손추가 "스승께서는 어디에 장점이 있으십니까?"라고 묻자 맹자 왈 "나는 호연지기를 잘 기르니라."라고 대답했다. 호연지기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호연지기는 지극히 크고 강한 것이니, 곧은 마음으로써 잘 기르고 해침이 없으면 하늘과 땅에 가득 차게 된다. 또한 호연지기는 의로움과 도에 달려 있는 것이니, 이것이 없어지면 쭈그러든다. 호연지기는 의로움을 거듭하여 만들어지는 것이지 갑자기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호연지기를 기름에 있어 효과를 미리 성급하게 기대하지 말고 마음에도 잊지 말아야 하며 억지로 조장하지도 말아야 한다." 라고 대답했다.

 

호연지기란 의와 도가 쌓여 충만함으로써 저절로 생기는 것으로, 정도를 행하여 절도를 지키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대장부의 기상이다. 오늘날 공명정대한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호방한 마음이나 또한 도의에 뿌리를 박고 공명정대하여 무엇에도 구애됨이 없는 도덕적 용기를 가리키는 말로 흔히 쓰인다.

 

 

■ 맹자의 성선지설

 

중용에 이르기를 사람의 본성은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것으로,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하늘이 준 성품을 성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하고, 도를 닦는 것을 교라고 한다.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 라 했다. 그러나 공자는 하늘이 내려준 천명을 인간의 본성이라고만 말하였지 무엇이 인간의 본성인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한 바가 없다.

 

공자의 사상과 행동의 밑바닥에는 하늘 또는 하느님에 관한 확고한 믿음이 깔려 있었지만, 공자는 인간의 본성이나 천도와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는 심도깊게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맹자는 공자가 말한 천명과 천도가 무엇인지에 집중적으로 몰두하였다. 이렇게 하여 맹자는 공자의 유가 사상을 형이상학으로 이끌어 올렸다. 맹자는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성'이라고 한다는 명제를 깊이 숙고하여 천성의 본질과 천성의 근본원리를 사유와 직관에 의해서 집대성하여 그 유명한 '성선지설'을 주창하게 되었다. 공자의 원시 유교가 학문적으로 체계화도고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위대한 철학자 맹자 때문이었다.

 

 

■ 맹자의 핵심사상 사단설

 

맹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사단설을 주장한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은 인의 단서이고, 부끄러워하고 죄를 미워하는 마음은 의의 단서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의 단서이고,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은 지의 단서이다. 사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기는 할 수 없다고 하는 자는 자신을 해치는 자이고, 자기 임금은 할 수 없다고 하는 자는 자기의 임금을 해치는 자이다. 무릇 사단이 나에게 있는 것을 모두 넓혀서 채울 줄 알면 마치 불이 처음 타오르며, 샘물이 처음 솟나는 것과 같은 것이니, 진실로 이것을 세울 수 있다면 사해를 보호할 수 있거니와 진실로 이것을 채우지 못하면 제 부모조차 섬길 수 없을 것이다."

 

남을 사랑하여 측은하게 여기는 측은지심, 불의를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수오지심, 양보하고 공경하는 사양지심,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시비지심, 이 네가지 인간의 본성에 대한 맹자의 주장은 후에 사단 칠정론으로 확대된다. 맹자의 성선지설은 맹자가 첫번째로 언급한 바로 측은지심에서 나온다. 인간에게는 태어나기 전부터 선천적으로 선을 행해 가는 본성이 있다는 말이다.

 

 

■ 인간의 본성이 선함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불선해지는 이유

 

맹자는 사람이 불선해지는 이유로 세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함닉, 주위 환경의 제약에 따라 사람의 마음이 그 속에 빠짐으로 성선의 기초가 허물어져 드러나지 못한다.

즉 천재지변과 같은 자연 환경과 혼잡한 사회악과 같은 외부의 상황 때문이다. 둘째, 곡망, 인의지심이 일어나지만 사리사욕의 훼방으로 성선의 마음을 잘 보존하여 기르지 못하고 오히려 소멸되기 때문이다. 세째, 방실, 반성할 줄 몰라 마음을 보존하지 못함으로써 결국 양심이 작용하지 못하는 타락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어리석음, 게으름과 같은 놓아버린 마음(방심)이 그것이다. 이 놓아 버린 마음이야말로 타고난 성선을 파괴하는 최고의 악행인 것이다.

 

"인은 사람의 마음이요, 의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을 버리고 따르지 아니하며 그 마음을 놓아버리고 찾을 줄 모르니, 아아, 슬프도다, 사람이 개나 닭이 나간 것이 있으면 찾을 줄을 알지만 마음을 놓아버린 것이 있으면 찾을 줄을 모른다. 학문의 길이란 다른 것이 없다. 바로 그런 놓아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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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이 싱그러운 계절, 비 내리는 숲 속

 

  

 

이기대 갈맷길이 바닷길이라면 신선대 둘레길은 숲으로 난 길이다.

 

 

 

 

최치원이 신선이 되어 거닐었다는 신선대

 

 

 

바다는 비안개 속에 잠겨 보이지 않고

 

 

 

 

 

 

 

 

우산 위에 빗 소리만 토닥 토닥

 

 

 

맑으면 맑은 대로, 비오면 비오는 대로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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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익숙함을 벗어나서 좀 멀리 떠나는 것이 제 맛이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도 갈 곳이 지천으로 있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더구나 같은 곳이라도 언제 가느냐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면 얼마나 자주 가든지 상관이 없을 터이다.

 

겨울 바다가 다르고, 여름 바다가 다르다. 봄 산이 다르고, 가을 산이 다르다. 

조그맣고 사소한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있다면 그것은 '그리스인 조르바'의 눈. 그는 모든 것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 본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다.

조르바는 정말 살 맛이 나는 삶을 산다.  '조르바'의 눈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자신의 주위에도 새로움과 놀라움이 가득 차 있음을 알게 되리리.   

 

얼마전 동생말에서 잠깐 맛 본 바다 풍경을 다시 찾았다. 광안리 바닷가에 인접한 남천비치에서부터 시작하여 메트로 시티 유람선 선착장을 지나

이기대 입구 동생말을 거쳐 부산의 절경 이기대 갈맷길을 느린 걸음으로 유유히 걸어 본다. 

서둘 것도 없고, 바쁠 것도 없다. 끝까지 갈 것도 없고, 그냥 돌아 서고 싶은 곳에서 멈추면 된다.

따뜻한 봄 볕을 즐기며 오고 가는 사람들도 보고 봄 바다와 봄 숲도 보고 숨어 있는 들풀도 보고... 

 

지도의 왼쪽에 오륙도(16번)가 보인다. 이 오륙도를 기점으로 신선대 쪽이 남해, 이기대 쪽이 동해로 갈린다.

이기대 가장 동쪽 끝 오른쪽이 동생말(8번)이다. 한문으론 동산미(東山尾). 아마 이기대의 동쪽 끝이라는 뜻이리라.

 

동생말에서 시작하여 널찍한 광장이 있는 어울 마당(12번)을 거쳐 갈맷길(10번)이 순환도로(4번)와 만나는 곳까지 걸었다. 그리고 순환도로를 따라 다시 동생말까지.

이기대를 걷는 길은 여러 길이 있다. 먼저 갈맷길(10번길), 해안 순환 도로(4번길), 장자봉(7번)을 넘어 가는 길, 갈맷길도 더러는 해안길과 숲길로 나누어진다.

 

 

 

왼쪽으로는 바다,오른쪽으로는 장자산 기슭의 울창한 숲, 나무, 꽃...

 

 

 

 

이기대 갈맷길에서 점점 멀어지는 바다.

 

 

 

 

이기대 해안. 이기대는 제주도, 울릉도에 이어 내륙으로는 처음으로 국가 지질공원으로 등록되었다.

다양한 퇴적층 및 화성암들. 해식동굴, 돌개구멍등 다양한 해식지형 때문이다.

 

 

 

 

한 때는 이기대에 공룡발자국이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해식작용으로 인한 돌개 구멍으로 밝혀졌다.

돌개구멍, 바위에 조금 움푹 들어간 곳의 모래와 자갈이 파도의 힘에 의해 수백년 수천년 아니 수만년을 맴돌면서 저런 원형의 구멍을 만들었다고 한다.

 

 

해안 길 위 쪽의 숲길에서

나무 사이로 보이는 바다의 풍경은 언제 봐도 질리지 않는다.

 

 

 

 

저 멀리 동백섬과 달맞이 고개 사이에 길게 늘여선 황금빛 해운대 백사장이 보인다.

 

 

산과 바다를 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부산, 이 가운데 살고 있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일까?

주위를 먼저 보는 눈을 가진다면 누구나 더 행복해 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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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유명한 해안 풍경이 다섯 있으니

해운대, 이기대, 신선대, 태종대, 몰운대가 그 다섯이다.

 

이기대 갈맷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섰다.

이 갈맷길은 오륙도가 보이는 곳에서 끝난다.

저 구비 너머에...

 

 

 

 

 

이기대 갈맷길은 걸어서 2시간 정도 걸릴란가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바다와 숲을 즐기며

이 길을 걷는다.

 

 

 

 

저 멀리 해운대 달맞이 고개가 보이고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부산의 맨해턴

마린시티가 눈에 들어 온다.

 

 

 

그리고 광안리 앞 바다에 걸린

광안대교

 

 

이기대 갈맷길을 걸어본 지가

언제던고...

다시 한 번 걸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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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개츠비와 데이지사이에 뭔가 심상찮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뭔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꿍꿍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게 하루 아침에 변해 버렸네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It was when curiosity about Gatsby was at its highest that the lights in his house failed to go on one Saturday night--and, as obscurely as it had begun,

 his career as Trimalchio was over.

개츠비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 지 궁금함이 최고조에 달했던 어느 토요일 밤 그의 집은 여느 때와는 달리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벼락부자가 벌인 흐드러진 잔치판은

그 시작만큼이나 분명하게 끝나고 말았다.  

 

 

Only gradually did I become aware that the automobiles which turned expectantly into his drive stayed for just a minute and then drove sulkily away.

개츠비의 집으로 향한 차도로 들어선 차들이 잠깐 어리둥절해 하며 머뭇거리다 골이 난 듯 사라지는 모습을 나는 늦게서야 알아차리게 되었다.

 

Wondering if he were sick I went over to find out--an unfamiliar butler with a villainous face squinted at me suspiciously from the door.

나는 혹시 개츠비가 아픈 것은 아닌지 의아해 하며 무슨 일인지 알아 보려고 그의 집으로 건너갔다. 그러자 꼭 조폭같은 얼굴의 한 낯선 남자가 문밖으로 나를 의심스러운 듯이 내다 보았다.

 

"Is Mr. Gatsby sick?"

"개츠비씨가 아픈가요?"

 

"Nope." After a pause he added "sir" in a dilatory, grudging way.

"그렇지 않소." 잠깐 뜸을 들이며 미적거리다 마지 못한 듯이 "...만"하고 말했다. 

 

"I hadn't seen him around, and I was rather worried. Tell him Mr. Carraway came over."

"요즈음 개츠비씨를 통 볼 수가 없네요. 좀 걱정이 되어서 말이죠. 캐러웨이씨가 왔다고 전해 주세요."

 

"Who?" he demanded rudely.

"누구요?" 그는 무례하게 되물었다.

 

"Carraway."

"캐러웨이"

 

"Carraway. All right, I'll tell him." Abruptly he slammed the door.

"캐러웨이, 알겠소. 그렇게 전하죠." 그가 문을 쾅 닫는 바람에 난 깜짝 놀랐다.

 

My Finn informed me that Gatsby had dismissed every servant in his house a week ago and replaced them with half a dozen others, who never went into West

 Egg Village to be bribed by the tradesmen, but ordered moderate supplies over the telephone.

우리집 핀란드 가정부가 자초지종을 이야기 해 주었다. 일주일 전에 개츠비가 그의 집의 모든 하인들을 해고해 버리고, 다른 사람 6명을 들였다는 것이었다. 새로온 사람들은 웨스트 에그 마을에 갈 일도 없었고, 그래서 상인들로 부터 뇌물를 받을 일도 없었다. 필요한 물품은 이제 전화로 주문한다고.   

 

The grocery boy reported that the kitchen looked like a pigsty, and the general opinion in the village was that the new people weren't servants at all.

식료품 가게 소년이 전해 준 바에 따르면 부엌은 돼지 우리 같았다고, 새로 온 사람들은 절대 그냥 하인들은 아니라는 소문이 마을에 파다했다. 

 

 

Next day Gatsby called me on the phone.

다음 날 개츠비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Going away?" I inquired.

"어디 먼데로 갈 건가요?" 나는 물었다.

 

"No, old sport."

"아니요. 친구"

 

"I hear you fired all your servants."

"모든 하인들을 해고했다는 말이 들리더군요."

 

"I wanted somebody who wouldn't gossip. Daisy comes over quite often--in the afternoons."

"소문을 내지 않을 사람이 필요했어요. 데이지가 자주 와요. 오후에요."

 

So the whole caravansary had fallen in like a card house at the disapproval in her eyes.

데이지의 눈에 차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츠비의 파티는 카드로 지은 집처럼 무너져 버렸던 것이다.  

 

"They're some people Wolfshiem wanted to do something for. They're all brothers and sisters. They used to run a small hotel."

"울프심은 그들을 위해 뭔가 해 주고 싶어해요. 그들은 모두 형제 자매들이죠. 함께 조그만 호텔을 운영했댔어요."

 

 

"I see."

"그렇군요."

 

He was calling up at Daisy's request--would I come to lunch at her house tomorrow?

개츠비가 전화를 한 것은 데이지의 요청 때문이었다. 내일 그녀의 집에 점심을 먹으러 올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Miss Baker would be there.

베이커양도 있을 것이었다.

 

Half an hour later Daisy herself telephoned and seemed relieved to find that I was coming.

삼십분 후에 데이지가 직접 전화를 했는데 내가 가겠다는 말에 안심하는 것 같았다.

 


Something was up.

뭔가가 있었다.

 

And yet I couldn't believe that they would choose this occasion for a scene--especially for the rather harrowing scene that Gatsby had outlined in the garden.

그러나 나는 개츠비가 지난 번 정원에서 나에게 말했던 다소 허황된 계획을 이번에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는 아직 믿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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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로> / 버지니아 울프 지음 / 이미애 옮김 / 민음사 <뉴욕 타임지 선정 100선>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중략>

 

등대... 불이 보이지 않아도

그저 간직한 페시미즘의 미래를 위하여

우리는 처량한 목마 소리를 기억하여야 한다

 

<중략>

 

 

 

버지니아 울프, 영국의 여류 작가. 자주 발생하는 정신 질환이 두려워 나이 육십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심했으면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을 포기해야만 했을까? 어릴 때의 상처가 너무 깊었던 탓일까? 어린 시기에 격었던 가족들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의 고통.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시절 의붓 오빠들의 못된 짓으로 인해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연약한 영혼. 평생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해 준 남편의 품도 피해야만 했던 영혼. 인생은 빛이 보이지 않아도 살아가야만 하는 것인가?

 

 

 

1부, 램지씨 가족은 지인들을 초대하여 등대섬이 보이는 해안의 별장으로 온다. 막내 제임스는 램지부인에게 등대로 가자고 한다. 램지씨는 날씨때문에 갈 수 없을 것이라고 제임스를 실망시킨다. 램지부인은 손님들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신경을 쓴다. 2부, 1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별장은 황폐해진다. 세월의 바람이 온 별장을 휘집고 다니며 황량하게 만든다. 그동안 램지 부인도 세상을 떠났고, 수학적 재능을 갖춘 아들 앤드루와 아름다운 딸 프루도 죽었다. 수려한 시적 표현들이 바람에 날리는 벚꽃처럼 2부를 가득채우고 있다. 3부, 10년후 램지씨 가족이 다시 별장을 찾아온다. 다시 초대된 손님들 가운데 노처녀 릴리 브로스코도 있고, 램지부인을 경원시하던, 이제는 유명한 시인이 된 노친네도 함께 한다. 릴리는 10년전에 완성하지 못한 그림을 완성하려 애를 쓴다. 아들 제임스는 억지로 램지씨를 따라 10년전에 그토록 가고 싶어했던 등대에 도착한다. 그 순간 릴리의 마지막 한 획으로 그림이 완성된다. 그리고 소설은 끝이 난다.  

 

여성의 마음속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버지니아 울프는 램지부인과 릴리 브로스코에게 자신의 여성적 감성을 섬세하게 불어넣는다. 아마도 그들은 버지니아 울프의 분신이 아닐까? 그들의 마음 속 풍경, 섬세한 여성적인 감성을 따라 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자욱한 안개 속에서 길을 잃게 된다. 뿌연 안개가 자욱해지며 목적지가 어디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워진다. 작중 인물인 릴리 브로스코도 어떻게 해야 자신이 보는 것을 제대로 재현해 줄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램지씨와 제임스가 등대에 도착하는 순간 릴리 브로스코의 그림도 완성이 되는데, 도대체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 릴리는 목적지에 도달했지만, 나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시간은 창조적일까? 파괴적일까? 생각의 방향은 양극단으로 가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양극단이 옳은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것이 양극단의 사이에 존재한다. 시간도 마찬가지. <등대로>에 나타난 시간은 파괴적이며 예측 불가능성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그 시간은 우리의 바램대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가족의 기둥 역할을 하던 램지 부인은 죽고, 장래가 촉망되던 아들 앤드루는 폭탄과 함께 산화하고, 아름다운 딸 프루는 아이를 낳다가 사망한다. 10년전 막내 제임스의 등대로의 희망의 불을 무자비하게 꺼버린 램지씨는 등대로 향한다. 10년전 등대로 가고 싶어했던 제임스는 이제는 억지로 아버지의 손에 끌려 등대로 향한다. 그러나 아내의 괼시를 받던 무능력한 아편쟁이 시인 노친네는 유명한 시인이 되었다. 

 

등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시간의 흐름에 도도하게 맞서고 있던 릴리 브로스코, 그녀는 변한 게 없다.  세월과 함께 변하지 않은 것은 없어 보이건만, 그리고 시간은 뜬 구름처럼 정처없이 흘러가건만, 그녀는 바람 한 점없는 호수의 잔잔한 수면에 떠 있는 나뭇잎 마냥 변한게 없다. 릴리는 여전히 노처녀로 10년전의 그 그림에 매달려 있다. 멈춰선 릴리의 눈에 흘러가 버린 세월이 열차 차창밖 풍경처럼 스쳐 지나간다. 릴리는 마지막 붓질로 그림을 마무리한다. 미래는 등대처럼 찾아 오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는 법. 릴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모습이다. 버지니아는 릴리처럼 자신의 지나온 삶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문장을 시작하고 싶었을런지 모른다. 불이 보이지 않아도 미래는 다가 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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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개츠비가 데이지를 못잊어 하고, 다시 그녀와의 삶을 다시 시작하려는 심정 배후에는 도대체 어떤 마음이 숨어 있는 걸까요?

데이지와 사귀었던 지난 날을 듣게 된 닉은, 개츠비의 첫 키스의 추억담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느낍니다.  

어렸을 때부터 개츠비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던 독특한 개츠비의 모습이, 데이지를 만나 사랑하면서 사라지게 된 것은 아닌가하고 말이죠. 

사실 개츠비 자신도 그가 잃게 된 것이 무엇인지 종잡을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아마도 데이지를 사랑했던 그 때로 돌아가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나 않을까요?

개츠비는 마음 한 구석에 그런 비밀을 숨겨 놓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개츠비가 잃어 버린 것, 닉이 어렴풋이 알아챈 것, 영원히 말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도대체 무엇일까요? 다시 한 번 책장을 들쳐 보아야 할까요? 아니면 계속되는 흐름속에 그것이 드러나게 될까요?  

 

------------------------------------

 

He talked a lot about the past and I gathered that he wanted to recover something, some idea of himself perhaps, that had gone into loving Daisy.

개츠비는 과거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다. 그는 무언가를 되찾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것은 아마도 데이지를 사랑하는 것과 맞바꾼 자기의 분신이었는지도 모른다. 


His life had been confused and disordered since then, but if he could once return to a certain starting place and go over it all slowly,

he could find out what that thing was. . . .

데이지를 사랑한 그 때부터 그의 삶은 뒤죽박죽이 되었고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만일 그가 다시 한 번 사건의 시발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리고 모든 것을 차분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는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아 낼 수도 있을 것이다.

 

. . . one autumn night, five years before, they had been walking down the street when the leaves were falling, and they came to a place where
there were no trees and the sidewalk was white with moonlight.

5년 전 낙엽지는 어느 가을 밤, 그들은 거리를 걷다가 나무는 없고 달빛에 보도가 하얗게 비치는 곳에 오게 되었다. 


They stopped here and turned toward each other.

그들은 거기서 멈추고 서로를 향해 마주 섰다. 

 

Now it was a cool night with that mysterious excitement in it which comes at the two changes of the year.

알 수 없는 신비스러운 설레임이 함께 하는 이 서늘한 밤은 계절이 바뀌는 때였으며, 아울러 개츠비의 인생도 바뀌는 밤이었다.

 

The quiet lights in the houses were humming out into the darkness and there was a stir and bustle among the stars.

평범한 가정을 꾸밀 기회의 빛이 개츠비의 마음의 밤을 환하게 비추었지만, 개츠비의 꿈들은 들쑤셔 놓은 듯 온통 소란 법석을 떨고 있었다.  

 

Out of the corner of his eye Gatsby saw that the blocks of the sidewalk really formed a ladder and mounted to a secret place above the trees--he could
climb to it, if he climbed alone, and once there he could suck on the pap of life, gulp down the imcomparable milk of wonder.

누구도 올라 갈 수 없는 나무 위의 비밀스런 곳으로 사다리처럼 쌓여 있는 보도 벽돌 더미가 개츠비의 시야 가장 자리에 흘낏 비쳤다. 만약 개츠비가 혼자서 올라간다면 올라 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일단 거기에 올라 갈 수 있다면 거기서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 자양분의 젖꼭지를 물고,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이로운 성공으로 이끌 영양분을 벌컥 벌컥 마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His heart beat faster and faster as Daisy's white face came up to his own.

데이지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자 개츠비의 심장은 점점 빨라졌다.

 

He knew that when he kissed this girl, and forever wed his unutterable visions to her perishable breath, his mind would never romp again like the mind of God.

개츠비는 알았다. 그가 이 소녀에게 키스를 하는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의 원대한 포부는 쉬 사라질 그녀의 숨결에 영원히 자리를 내 줄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의 마음은 다시는 신의 마음과 같이 마음껏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임을. 

 

So he waited, listening for a moment longer to the tuning fork that had been struck upon a star.

그래서 그는 잠시 더 기다렸다. 별의 가슴에 박힌 포크가 부르르 떨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Then he kissed her.

그리고서야 그는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At his lips' touch she blossomed for him like a flower and the incarnation was complete.

그의 입술이 닿자 그녀는 꽃이 피어나듯 그를 감싸 안았고, 둘은 하나가 되어 조각처럼 얼어 붙었다.  

 

Through all he said, even through his appalling sentimentality, I was reminded of something--an elusive rhythm, a fragment of lost words, that
I had heard somewhere a long time ago.

개츠비의 닭살 돋게 하는 센티멘탈한 이야기를 듣는 내내, 나는 자꾸만 무언가 익숙한 것이 회상되었다. 오래전 어디선가 들었던, 하지만 무엇인지 꼭 집어 말할 수 없는, 지금은 잊혀진 이야기의 한 조각 파편이 떠 올랐다.     

 

For a moment a phrase tried to take shape in my mouth and my lips parted like a dumb man's, as though there was more struggling upon them than a wisp of

startled air.

그 파편은 잠깐 동안 입 속에서 맴돌았다. 나의 입은 숨을 토해내며, 무엇인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끝내 벌어진 입술은 벙어리의 입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But they made no sound and what I had almost remembered was uncommunicable forever.

입 속을 맴돌던 말은 결국 소리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간신히 내가 기억해 내었던 그 말은 영원히 침묵속으로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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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F. 막스 뷜러(1823~1900)/ 오영훈 옮김/ 도서출판 북스토리

 

 

동화같은 소설이 있다.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가 그렇고,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그랬다. 막스 뮐러의 <독일인의 사랑>도 그렇다. 아름다운 사랑을 회상하며 쓴 이 잔잔한 서정시같은 이야기는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이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한 소년과 소녀의 사랑이 하 순수해서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황순원의 <소나기>가 오버랩된다. 

 

 

<독일인의 사랑>은 한 편으로는 아름다운 동화와 같은 느낌이지만, 또 한 편으로는 읽기가 쉽지만은 않다. 아름답고 수려한 직유와 은유가 문장 속에 살아 움직이고 있어 그 실체를 잡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신과 신앙을 논하는 이야기는 그들의 젊음에 비하면 상당히 놀랄 정도의 깊이가 있다. 그들의 풋풋한 생각속에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어떤 사소한 일이라도 신의 섭리가 숨어 있다고 믿는 경건한 종교심이 숨쉬고 있다. 그들의 대화속에는 마음 속에 숨은 사랑, 표현하지 못한 들끊는 사랑의 열정, 사랑의 불꽃을 잠재우고 담담한 사랑으로 살아가려는 마음등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다.  

 

<독일인의 사랑>에는 사랑을 마음 속에 간직한 재 우정으로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소녀의 사랑과 열병같은 사랑을 숨길 수 없어 어떤 희생을 치루어서라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려는 소년의 사랑,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사랑을 희생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멀리서 바라보는 노의사의 사랑이 보인다. 사랑은 인류 공통 감정으로 국경이 있을리 없지만, 지역의 풍토나, 개인의 성격에 따라 사랑이 표현되는 주된 방법은 차이가 있을 수도 있을 듯하다. 햇살이 강렬한 밝은 지중해 연안의 남유럽의 사랑법과, 험한 날씨에 햇빛을 그리워해야만 하는 북유럽의 사랑법은, 풍토가 사람의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랑법도 다소 다르지 않을까? <독일인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보아서는 독일인 특유의 사랑법이 있다는 작가의 믿음이 엿보이는 것도 같다.   

 

<독일인의 사랑>은 지난 날을 돌아보게 만들어 아름다웠던 인생의 봄을 다시 생각나게 하고, 다시 한 번 사랑이 뭔 지를 생각하도록 마음에 조약돌을 던지지만, 군데 군데 번역의 미흡함으로 인해 아리송한 부분이라든지, 또는 부적절한 표현으로 감정선이 끊는 아쉬움이 있어 다른 번역판으로도 한 번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간단히 <독일인의 사랑>의 줄거리를 요약해 본다.

 

회상!  어린 시절, 순수함이 더럽혀지지 않는 그 시절의 회상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린 시절은 막 피어나는 신록과 같은 천진난만한 순진 무구의 세계이다. 이는 회상이라는 불완전한 망원경을 통해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세계를 돌아 보는 것이기에, 그리고 망각과 미화라는 강력한 질량에 의해 그 떨어진 사이의 시공이 휘어져,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왜곡되어 보이는 걸까? 어찌 되었건 어린 시절 두뇌 깊숙이 각인되었던 아름다움은 전 생애에 걸쳐 그리움으로 불쑥 불쑥 튀어 나온다. 엄마와 함께 창문에서 보았던 밤 하늘의 별, 풀 밭에 누워 눈을 감고 있는 동안 코 속으로 흘러들던, 엄마가 들고 있던 오랑캐꽃의 향기, 부활절날 교회 창문밖으로 들려오던 잊을 수 없는 하모니...

 

그러한 기억들은 어린 시절의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다. 그런 기억위에 영원히 지울 수 없을 것 같은 또 하나의 숭고한 기억이 덧붙여 진다. 마리아! 심장병을 앓고 있어 언제 생명의 촛불이 꺼질 지 모를 소녀, 언제나 말없이 그녀의 동생들과 그가 함께 노는 모습을 지켜 보던 마리아. 견진성사를 받았던 날, 마리아는 동생들에게 자신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잊지 말아 달라면서 하나씩 반지를 주는데... 그와 눈이 마주친 마리아는 자기가 가지고 가려고 마음 먹었던 마지막 반지를 주면서 자신을 기억해 달라고 한다. 그는 반지를 되돌려 주며, 더듬거리면서 '너의 것은 모두 나의 것이야'라고 말한다.

 

 

어느새 고교 생활도 지나고 대학의 화려한 시간도 지난 때, 그는 여름방학을 지내려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마리아가 어떻게 지내는 지 궁금해하며 그녀가 살고있는 성 주위를 서성인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마리아로 부터 방문해 달라는 편지를 받게 되고, 둘은 어린 시절의 친구로 만나 신과 믿음, 사랑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행복해 한다. 그는 자신이 마리아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다. 다만 <파 묻힌 생명>이라는 시를 읽어 보라는 것으로 고백을 대신한다.   

 

다음 날, 자기 가족의 존경하는 주치의이자 마리아를 돌보고 있는 늙은 의사가 찾아 온다. 어젯밤 마리아가 죽을 고비를 넘겼다고 하면서 더 이상 마리아를 만나지 말라고 당부한다. 진정 마리아를 사랑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갈등에 휩싸인 그는 마리아를 떠나 여행길에 오르고, 깊은 슬픔과 고통 속에서 방황하는 그는 무엇이 마리아를 위해 나은 것인지 끝없이 고민한다. 자신이 사랑한다는 것을 꼭 알리고 싶은 그는 마리아를 만나 고백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는 시골의 성에 내려와 있는 마리아를 방문한다.

 

마리아는 그와 자신 사이에 우정과 같은 사랑이 지속될 수 있다고 믿느다. 노의사가 마리아를 사랑하듯, 그리고 마리아도 노의사를 존경하고 좋아하는 것처럼, 그런 사랑이 그와의 사이에서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마리아가 생각하는 사랑과는 다르다. 그는 마리아에 대한 자신의 열렬한 사랑을 고백한다. 이에 마리아는 고통스러워 한다. 자신이 원한 사랑은 이런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그를 만난 마리아는 더 이상 만날 수 없음을 슬퍼한다. 둘 사이의 관계를 알게된 아버지가 둘의 만남을 금지시켰던 것이다. 그는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워서라도 자신의 사랑을 지키겠다고, 영원히 그녀의 고통을 함께 지고 가겠다고 말한다. 

 

그 날 밤 그는 불안한 밤을 보낸다. 자정이 넘은 시간에 그를 찾아온 노의사는 마리아의 죽음을 알린다. 그리고 노의사는 마리아에 대한 숨겨진 사랑을 고백한다. 마리아는 자신이 사랑하던 연인의 딸. 지독히 가난했던 그들. 그러던 차에 젊은 후작이 그 여인을 사랑하게 되고, 그녀가 행복하기를 바랬던 그 남자는 그녀를 영원히 떠난다. 그러다 세월이 지나 그녀가 후작의 첫 딸을 낳으면서 세상을 떠날 때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그 딸이 마리아였다. 연인을 잊지 못하는 의사는 마리아를 돌보며 마리아가 하루라도 더 살아 자신의 사랑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다는 것이다. 

 

노의사는 그에게 '자네도 나처럼 참고 견뎌야 되네, 쓸데없는 슬픔 때문에 단 하루라도 허비해서는 안되네. 될 수 있는 대로 인간들을 위해 애써 주게나. 사람들을 사랑하면서 이 세상에서 마리아와 같이 아름다운 영혼을 보고 그녀를 알게 되었고 또 사랑하다 잃어버렸다는 것을 신에게 감사하게나'라고 말한다. 마리아를 만났던 것 자체를 행복으로 여기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승화시켜 온 세상을 사랑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독일인의 사랑>을 읽고, 어떤 사랑이 올바른 사랑법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연인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음에도 사랑을 반드시 고백하고 확인해야만 했던 끓어 오르는 무모한 열정적인 사랑? 아니면 들끓는 사랑을 억제하고 다만 친구처럼 서로 존중하며 우정으로 간직하려는 호수처럼 잔잔한 사랑? 자신의 사랑을 내던지고 연인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사랑? 올바른 사랑법이란 모두를 행복하게 해 주는 사랑법일 텐데. 하지만 모두의 행복이라는 그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서로 어긋난 사랑법은 일견 비극으로 끝나고 말았다.

 

마리아는 그의 사랑을 확인한 그 날 밤 생명의 촛불이 꺼질 때 행복했을까? 더 누리지 못한 행복을 안타까워하며 눈을 감았을까? 아니...모든 것에 신의 섭리가 숨어 있다고 생각하는 그녀는 이 조차도 신의 사랑이라 여겼을 지도 모른다. 언제 생명의 불씨가 꺼져 버릴 지 모를 자신을 사랑해 줄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사랑이란 자신에게 과분한 것이라고 생각한 마리아. 그녀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날 때까지 생명의 나날을 보낸 것 자체를 신의 사랑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 마리아를 사랑한 그는 행복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사랑이 있었음에 감사했을 것이고, 그 사랑을 승화시켜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 것에 감사했을 것이다. 그 둘은 신의 섭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올바른 사랑법이란 결국 신의 섭리를 받아들이는 데 있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막스 뮐러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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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개츠비>

데이지는 일행과 함께 파티장을 떠납니다. 데이지는 여전히 개츠비에 대한 애정이 살아 있는 듯 합니다만, 톰의 곁을 떠날 생각은 없나 봅니다.

개츠비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말이죠. 데이지는 톰이 소유하고 있던 재산이며, 상류 사회에서의 생활, 그리고 그 사회에서의 평판을 무시할 수 없었겠죠.

데이지가 톰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쨌든 데이지는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만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네요. 그의 집념은 아주 집요하고도 집요합니다.

 

-----------------------

 

After all, in the very casualness of Gatsby's party there were romantic possibilities totally absent from her world.

개츠비의 파티는 종잡을 수 없었지만, 데이지가 속해 있는 사회에서는 전혀 찾을 수 없는 낭만적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바로 이런 곳에 있는 법이다. 

 

What was it up there in the song that seemed to be calling her back inside?

그 노래는 데이지를 다시 개츠비의 파티로 불러 들이는 것 같았다. 도대체 그 노래속의 무엇이 데이지의 마음을 흔들었을까?

 

What would happen now in the dim incalculable hours?

몇 시인지 가늠할 수 없는 희미한 파티장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려 하는 걸까?


Perhaps some unbelievable guest would arrive, a person infinitely rare and to be marvelled at, some authentically radiant young girl who with
one fresh glance at Gatsby, one moment of magical encounter, would blot out those five years of unwavering devotion.

아마도 어떤 믿을 수 없으리마치 아주 귀하고 놀라운 누군가가 오려는 것일까? 개츠비를 향한 단 한 번의 산뜻한 눈빛으로, 단 한순간의 마법과 같은 조우로, 5년동안의 흔들리지 않던 헌신을 말끔히 닦아 내 줄 정말로 눈부신 젊은 아가씨라도 오려는 건가?


I stayed late that night. Gatsby asked me to wait until he was free and I lingered in the garden until the inevitable swimming party had run up,

chilled and exalted, from the black beach, until the lights were extinguished in the guest rooms overhead.

나는 그 날 밤 늦게까지 남아 있었다. 개츠비는 자신이 좀 자유로울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해서, 더위를 식히려 수영하던 패거리들이 어두컴컴한 해변에서 시원해진 몸으로 떠들석하게 달려서 올라올 때까지, 머리 위의 게스트 룸에서 불이 꺼질 때까지 나는 정원에서 하릴없이 서성거렸다.

 

When he came down the steps at last the tanned skin was drawn unusually tight on his face, and his eyes were bright and tired.

마침내 개츠비가 계단을 내려왔을 때, 햇빛에 그을린 얼굴은 평소와는 달리 경직되어 있었고, 궹한 그의 눈은 쏘아 보는 듯 빛났다.   

 

"She didn't like it," he said immediately.

"데이지가 좋아하지 않았어요." 나를 보자 마자 그는 말했다.

 

"Of course she did."

"그렇지 않아요. 데이지는 만족했어요."

 

"She didn't like it," he insisted. "She didn't have a good time."

"좋아하지 않았다니까요." 개츠비는 말했다. "데이지는 파티를 즐기지 못했어요."

 

He was silent and I guessed at his unutterable depression.

개츠비는 할 말이 없었다. 그의 마음이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웠던 것이다.

 

"I feel far away from her," he said. "It's hard to make her understand."

"데이지가 여전히 먼 곳에 있어요." 개츠비가 말했다. "그녀를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네요."

 

"You mean about the dance?"

"그 춤 말인가요?"

 

"The dance?" He dismissed all the dances he had given with a snap of his fingers. "Old sport, the dance is unimportant."

"그 춤요?" 개츠비는 아니라는 듯 팔을 내저으면서 엄지와 검지를 튕겨 딱 소리를 내었다. "친구, 춤이 중요한 건 아니예요."

 

He wanted nothing less of Daisy than that she should go to Tom and say: "I never loved you."

개츠비가 데이지에게 원한 것이라곤 오직 그녀가 톰에게 가서 "난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 뿐이었다.

 

After she had obliterated three years with that sentence they could decide upon the more practical measures to be taken.

그렇게 해서 지난 삼년을 몽땅 지워버린 후에라야, 그들은 보다 더 실제적인 다음 수순들을 밟을 수 있었을 것이다. 


One of them was that, after she was free, they were to go back to Louisville and be married from her house--just as if it were five years ago.

그런 것 중 하나는, 데이지가 톰으로부터 자유롭게 된 후에 함께 루이지빌로 돌아가서, 마치 5년전에 그럴려고 했던 것처럼 그녀 집안의 허락을 받아 결혼하는 것이었다. 

 

"And she doesn't understand," he said. "She used to be able to understand. We'd sit for hours----"

"데이지는 내 마음을 몰라요." 개츠비가 말했다. "예전에는 이해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여러시간 앉아있곤 했어요---"

 

He broke off and began to walk up and down a desolate path of fruit rinds and discarded favors and crushed flowers.

개츠비는 말을 멈추고 과일 껍질, 버려진 리본, 그리고 짓밟힌 꽃들로 어수선한 길을 서성거렸다. 

 

"I wouldn't ask too much of her," I ventured. "You can't repeat the past."

"데이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건 아닐까요?" 난 용기를 내어 말했다.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는 거예요."

 

"Can't repeat the past?" he cried incredulously. "Why of course you can!"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고요?" 개츠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소리쳤다. "아뇨. 되돌릴 수 있어요!"

 

He looked around him wildly, as if the past were lurking here in the shadow of his house, just out of reach of his hand.

개츠비는 주위를 휘둘러 보았다. 마치 과거란 놈이 개츠비의 손을 막 벗어나, 그의 집 그림자 속에 숨어서 노려보기라도 하는 듯이...

 

"I'm going to fix everything just the way it was before," he said, nodding determinedly. "She'll see."

"모든 걸 예전 그대로 바로 잡아 놓을 겁니다." 개츠비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데이지도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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