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법칙에 위배되는 사건을 일컬어 기적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어디 그것만을 기적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를 경탄하게 하는 기적과 같은 일은 우리 주위 어디에나 있다. 어디에나 기적은 지천으로 깔려 있다. 기적은 베일에 감싸 있을 뿐, 아니 우리의 눈이 베일에 가려져 있을 뿐, 숨겨져 있지 않다. 눈에서 베일이 하나 하나 걷혀지면서 온 사방의 기적들이 하나씩 눈에 띈다. 해마다 돌아오는 봄도 그렇다.

 

해마다 겪는 봄이지만, 여태까지 봄이 시시각각 성장하는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도대체 나에게 봄이란 어떤 의미일까? 눈으로 봄은 마음으로 봄에 결코 앞서지 않는다는 명제는 성립할까?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눈에는 기적은 결코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야 더 정확할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에만 골몰해 마음을 나누어 줄 수 없는 사람의 눈에 비치는 풍경은 찰칵하는 한 순간 찍어내는 사진과 같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물의 풍경은 화가가 마음을 담아서 그려내는 그림과 같다. 사진을 찍는 행위에는 기억을 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는 기억이 매개체로서 역할을 해야한다. 화가는 대상의 이미지를 머리속으로 에 전사시킨다. 그리고 다시 머리속에서 화폭으로 그 이미지를 전사시킴으로 그림을 완성시킨다. 나무의 사진을 찍을 때는 잔가지 하나 하나를 다 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림으로 그릴 때는 잔가지 하나 하나를 일일이 화폭으로 옮겨야만 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봄의 경이로운 모습을 본다는 것은 사진을 찍는 것 보다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닮았다고 할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 작년의 봄은 그 어느 봄과도 다른 봄이었다. 작년 봄 나는 봄을 노래하는 시를 통해서 시인들의 눈을 통해 봄을 보았다. 봄은 새로운 모습으로 나게게 다가왔다. 하지만 올해의 봄은 나 스스로 느끼는 봄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이 예감이 틀리지 않기를...

 

입춘이 지난 후의 바람이란 매서운 칼바람이 아님을 새삼 깨닫는다. 이 바람은 더는 살기등등한 서슬 푸른 검기에 목을 움추리게 하는 겨울 바람이 아니다. 칼의 고수가 칼을 든 손에 사정을 두어 목숨을 거두지 않고 다만 칼등으로 치는 듯한 인정이 느껴지는 바람? 입춘 지난 바람이란 그런 바람이라고 생각해 본다.

 

입춘 지나 봄비가 내리던 날. 부드러운 비는 겨울내내 말랐던 왕벚나무 가지위에 떨어지면서 물방울을 튕겨낸다. 가볍게 나무 가지와 새순을 두드린 봄비는 마른 가지속으로 젖어들어, 죽은 듯 잠들어 있던 속살은 생기를 회복한다. 겨울 내내 나무 가지에 쌓여던 겨울 먼지는 씻겨지고, 투명한 대기 속에 짙은 갈색빛이 망막을 찌른다. 여기 저기 잔 가지들은 마른 가지와는 다른 색감으로 새로이 뻗어 나오고, 그 가지 마다 꽃으로 피어날 새순들이 붉은 색조를 띠며 올록볼록 밀려나온다. 멀리서 보니 왕벚나무 가로수 숲의 메마른 가지들 위에 옅은 분홍빛 기운이 피어 올라 머물러 있다.  

 

보일 듯 말 듯한 신비한 분홍빛 향기... 왕벚나무는 분홍안개를 이고 있다. 분홍빛이 점점 짙어지고 분홍 꽃잎이 눈처럼 흩날라는 풍경을 기억속에서 꺼집어 내어본다.

은행나무 가로수 길로 들어서자 어느 듯 분홍빛 안개는 사라지고 연두빛 안개가 안구를 적신다. 앙상한 나무로 황량해 보이던 저 먼 산 중턱 숲에는 어린 연두빛  아지랑이가 피어 오르고 있다. 동양화의 안개 낀 산수 풍경의 아련한 모습으로 봄은 서서히 다가 오고 있다. 

 

왕벚나무 숲에는 분홍빛 정기가 떠돈다. 모든 게 착시에 불과한 것일까? 그렇다면 그것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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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개츠비는 자기 집을 방문한 톰 일행에게 약속했던 대로 다시 파티를 열었습니다. 이번에는 톰과 데이지도 파티에 참석하였습니다. 개츠비는 연인 데이지와 단 둘이 시간을 보냅니다. 데이지는 자신에 대한 닉의 애정을 미끼로 망을 봐 달라고 그러는군요. 그러면서 대는 핑계는 거의 유머에 가깝네요. 데이지는 지성적이라고 볼 수는 없는 여성인 듯 합니다.

 

그리고 그 파티는 술에 취해 추태를 보이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예쁜 아가씨가 술에 취해 행퍠를 부리자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물에 넣는 일도 있고, 생명을 다루는 의사도 술로 인해 다른 사람이 수술을 받기를 꺼려하는 일도 있는가 봅니다.

 

데이지가 참석한 파티의 모습을 보시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Daisy and Gatsby danced. I remember being surprised by his graceful, conservative fox-trot--I had never seen him dance before.

데이지와 개츠비는 춤을 추었다. 우아하고 보수적인 폭스트롯을 추는 개츠비를 보고 깜짝 놀랐었던 기억이 난다. 난 이전에는 개츠비가 춤 추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Then they sauntered over to my house and sat on the steps for half an hour while at her request I remained watchfully in the garden: "In case there's a
fire or a flood," she explained, "or any act of God."

그리고나서 그들은 나의 집까지 천천히 걸어와서 30분동안 계단에 앉아 있었고, 그 동안 나는 데이지의 청으로 정원에서 경계하고 있었다. "불이 나거나 홍수가 날 수도 있느니까" 데이지가 설명했다. "아니면 천재지변이 있을 지도 모르니까."

 

 

Tom appeared from his oblivion as we were sitting down to supper together.

우리가 까맣게 잊고 있던 톰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려고 앉아 있던 우리 앞에 나타났다.

 


"Do you mind if I eat with some people over here?" he said.

"몇 사람을 이 쪽으로 불러 같이 식사를 해도 될까?" 톰이 말했다.

 

"A fellow's getting off some funny stuff."

"재미난 일이 끝나가고 있거든."

 

"Go ahead," answered Daisy genially, "And if you want to take down any addresses here's my little gold pencil. . . ."

"그러세요," 데이지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연락처를 받아 놓을 거면, 내 황금 펜을 쓰세요...."

 

She looked around after a moment and told me the girl was "common but pretty," and I knew that except for the half hour she'd been alone with Gatsby

she wasn't having a good time.

데이지는 조금 뒤 주위를 둘러 보고서는 나에게 말하기를 그 아가씨는 "평범하지만 예쁘다"고 말했다. 데이지는 30분만 제외하고는 내내 개츠비와만 함께 있었기때문에 파티를 즐길 시간이 없었다.

 

We were at a particularly tipsy table. That was my fault--Gatsby had been called to the phone and I'd enjoyed these same people only two weeks before.

우리 테이블에 유독 술에 취한 사람이 많았다. 술취하는 것을 제지하지 못한 것은 모두 내 잘못이었다. 개츠비는 전화를 받으러 갔었고, 함께 있던 사람들은 2주 전에 함께 했던 사람들이라 방심했었던 것이었다.

 

But what had amused me then turned septic on the air now.

그런데 그 때는 재미있었다고 생각했던 것은 지금 보니 참 지저분했다.

 

"How do you feel, Miss Baedeker?"

"괜찮아요. 배데커양?"

 

The girl addressed was trying, unsuccessfully, to slump against my shoulder.

데이지가 말한 아가씨는 머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내 어깨에 자꾸 기대려 하고 있었다.

 

At this inquiry she sat up and opened her eyes. "Wha?"

묻는 말에 그녀는 몸을 바로 세우고는 눈을 떴다. "뭐?"

 

A massive and lethargic woman, who had been urging Daisy to play golf with her at the local club tomorrow, spoke in Miss Baedeker's defence:

"Oh, she's all right now. When she's had five or six cocktails she always starts screaming like that. I tell her she ought to leave it alone."

몸집이 크고 뚱뚱한 여자가 데이지에게 다음날 클럽에서 함께 골프를 치자고 조르다가, 배데커양을 변호하며 말했다.

"오, 괜찮을 거예요. 칵테일 대여섯잔을 마시면 저렇게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그냥 내 버려 둬요."

 

"I do leave it alone," affirmed the accused hollowly.

"괜찮아요. 그냥 내 버려 둬." 입방아에 오른 아가씨가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We heard you yelling, so I said to Doc Civet here: 'There's somebody that needs your help, Doc.' "

"당신이 소리를 지르길래 여기 있는 시벳 박사에게 말했어요: '박사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구요."

 

"She's much obliged, I'm sure," said another friend, without gratitude.

"정신을 차리면 아주 고마워할 겁니다." 데배커의 친구가 무심히 말했다.


"But you got her dress all wet when you stuck her head in the pool."

"하지만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머리를 수영장에 밀어 넣을때 그녀의 옷이 몽땅 젖어 버렸어요."

 

"Anything I hate is to get my head stuck in a pool," mumbled Miss Baedeker. "They almost drowned me once over in New Jersey."

"어떻게 나를 수영장에 쳐 넣을 수 있냐고...정말 너무 해," 배데커양이 중얼거렸다. "한 번은 뉴저지에서 물에 빠져 죽을 뻔 했어."

 

"Then you ought to leave it alone," countered Doctor Civet.

"그럼 그냥 내버려두란 말이요?" 시벳박사가 야단을 쳤다.

 

"Speak for yourself!" cried Miss Baedeker violently.

"당신이나 잘 해!" 배데커양이 격렬하게 소리쳤다.

 

"Your hand shakes. I wouldn't let you operate on me!"

"손을 벌벌 떠는 주제에, 누가 당신한테 수술을 맡기겠어!"

 

It was like that.

모든게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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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 명성이 자자한 작가, 해마다 노벨상 후보로 손꼽히는 작가로 알고 있다.

그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가 수작이라고 이야기는 들었다. 하지만 내가 처음 접한 그의 소설은 1Q84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만을 통해서 판단해 보건데, 무라카미 하루키는 무의식중에 대중의 편협함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으로 느껴진다.  

먼저 무카카미 하루키는 종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니 규모가 큰 대중 종교는 그의 화살을 비켜간다.  

1Q84에 나오는 종교는 '증인회'와 '신구'이다. 그는 이 두 종교집단 모두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묘사한다.

그는 왜 이 두 종교를 중심 기둥으로 삼았으며, 그가 종교에 대해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인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앗아 가버린 종교에 대한 반감인가?

 

또 하나는 특히 우시카와의 외모와 인간성을 연결하여 평가하는 방식은 지극히 편협하다. 이 사람은 극히 편협한 대우를 받는다.

단지 그의 외모가 이상하다는 것때문에. 그를 사악하게 몰아가는 것은 공정치 않다. 그의 사악함은 따돌림을 받는데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

우시카와의 사악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오히려 외모로 판단하고 따돌리는 세상을 향해 손가락을 뻗어야 정말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으련만.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한다. 우시카와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의 글은 어떤가?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필요없는 문장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다. 쓸 데 없는 수사들이 너무 지나쳐, 글이 늘어지는 것 같고, 중복되는 부분도 많다.

물론 한 번 만 읽고 판단하는 내가 잘못인지는 모르겠다.

하루키가 극찬한 위대한 개츠비...세번은 읽어야 그의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그의 작품도 세반이나 읽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

쓸데 없는 부분을 덜어낸다면, 아마 그럴 수도 있을지...하지만 세번을 읽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지는 듯...

 

그기 표현하려 했던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

그는 1984년을 겨냥하고 있다. 조지 오웰의 1984년, 브라더가 지배하는 세상, 브라더의 눈이 온 세상을 덮고 있는 세상, 권위적인 세상, 이러한 세상에서 벗어난 세계를 그리려 의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1984년의 세계를 벗어나 들어가게 된 세상 1Q84의 세계도 그다지 다른 것 같지는 않다.     

 

하루키의 소설은 아주 정적이다. 주인공들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사건들은 대부분 머리속에서만 전개되는 듯하다.  

덴고는 <공기 주머니>란 소설을 쓴 후에 크나큰 위험에 처한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덴고가 정작 실제 생활에서 겪는 위험이란 거의 없다. 

다만 우시카와가 방문하여 귀찮게 했을 뿐, 그 외의 어떤 위해도 가해지지 않는다. 다만 위협은 그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잠재적인 위협일 뿐이었다.

 

아오마메도 거의 방에 틀어박혀 지낸다. 하는 일이라고는 차가운 베란다에 앉아 있는 놀이터 미끄럼틀만 바라 보며 그를 기다릴 뿐, 능동성보다는 수동성의 정신이알까? 상황자체가 수동적이 될 수 밖에 없고, 상황은 필연으로 내달리며 해피엔딩으로 내달린다.

아오마메를 조종하는 노부인도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노부인의 심복인 다마루도 마찬가지...우시카와를 살해하는 장면에서만 다마루가 행동한다. 

심각해야 할 비밀 단체 선구에서도 움직임은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 우시카와만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쏘다닌다.

작중 인물중 다이내믹한 인물은 없다. 그냥 상황만 있을 뿐이다.

행동이 없으니, 결국 소설을 이어나가는 것은 애매한, 때로는 의미없는 묘사들 투성이다.

언제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작품을 읽고서 나의 생각을 바꾸어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1Q84의 느낌은 바로 이런 것이다.

아마도 한권으로 충분했으리라...

 

자전거 여행/ 김훈/ 생각의 나무

 

<자전거 여행>

꽃피는 해안선- 여수 돌산도 향일암...

김훈은 겨우내 자전거를 타고 달려 달려 남해안에 도착한다. 겨울 장구를 벗어 버리고 가벼운 티셔츠로 꽃피는 해안선을 달리는 자전거, 책 속에서 봄 기운이 화락 달려든다. 어제는 봄 비 속에서 봄을 느꼈지만, 오늘은 책 속에서 봄을 느낀다. 김훈이 봄을 느끼는 방식은 정말 봄 스럽다. 김훈의 꽃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수 돌산도 해안선에 가득한 동백꽃 이야기. 그리고 매화, 산수유, 목련꽃 이야기. 이 꽃 이야기속에 봄을 대하는 김훈만의 독특한 시각이 숨어 있다. 

 

"돌산도 향일암 앞바다의 동백숲은 바닷바람에 수런거린다. 동백꽃은 해안선을 가득 메우고도 군집으로서의 현란한 힘을 이루지 않는다. 동백은 한 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주접스런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 버린다. '눈물처럼 후드득' 떨어져 버린다." 21쪽

 

 

 

"매화는 잎이 없는 마른 가지로 꽃을 피운다. 나무가 몸 속의 꽃을 밖으로 밀어내서, 꽃은 품어져 나오듯이 피어난다. 매화는 피어서 군집을 이룬다. 꽃핀 매화숲은 구름처럼 보인다. 이 꽃구름은 그 경계선이 흔들리는 봄의 대기 속에서 풀어져 있다. 그래서 매화의 구름은 혼곤하고 몽롱하다. 이것은 신기루다. 매화는 질 때, 곷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매화는 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가지에서 떨어져서 당에 닿는 동안, 바람에 흩날리는 그 잠시 동안이 매화의 절정이고, 매화의 죽음은 풍장이다." 21쪽

 

<매화> 

 

<꽃잎이 벚꽃처럼 날릴 때>

 

"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서 피어난다. 그러나 이 그림자 속에는 빛이 가득하다. 빛은 이 그림자 속에 오글오글 모여서 들끊는다. 산수유는 존재로서의 중량감이 전혀 없다. 꽃송이는 보이지 않고, 꽃이 어렴풋한 기운만 파스텔처럼 산야에 번져 있다. 산수유가 언제 지는 것인지는 눈치채기 어렵다. 그 그림자 같은 꽃은 다른 모든 꽃들이 피어나기 전에, 노을이 스러지듯이 문득 종적을 감춘다. 그 꽃이 스러지는 모습은 나무가 지우개로 저 자신을 지우는 것과 같다. 그래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 23쪽

 

 

 

"산수유가 사라지면 목련이 핀다.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다. 목련은 자의식에 가득 차 있다. 그 꽃은 존재의 중량감을 과시하면서 한사코 하늘을 향해 봉우리를 치켜 올린다. 꽃이 질 때, 목련은 세상의 꽃 중에서 가장 남루하고 가장 참혹하다. 누렇게 말라 비틀어진 꽃잎은 누더기가 되어 나뭇가지에서 너덜거리다가 바람에 날려 땅바닥에 떨어진다. 목련 꽃은 냉큼 죽지 않고 한꺼번에 통째로 툭 떨어지지도 않는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꽃잎 조각들은 저마다의 생로병사를 끝까지 치러낸다. 목련꽃의 죽음은 느리고도 무겁다. 천천히 진행되는 말기 암 환자처럼, 그 꽃은 죽음이 요구하는 모든 고통을 다 바치고 나서야 비로소 떨어진다. 펄썩, 소리를 내면서 무겁게 떨어진다. 그 무거운 소리로 목련은 살아 있는 동안의 중량감을 마감한다. 봄의 꽃들은 바람이 데려가거나 흙이 데려간다. 가벼운 꽃은 가볍게 죽고 무거운 꽃은 무겁게 죽는데, 목련이 지고 나면 봄은 다 간 것이다." 24쪽

 

 

김훈은 봄을 이야기하면서 꽃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봄을 이야기할라 치면 꽃 이야기를 빼 놓지 않는다. 

봄은 생명의 태동이며, 만물의 시작으로 누구나에게나 봄은 시작의 의미로 다가 온다. 그러나 봄을 대하는 김훈의 생각은 다르다. 

김훈은 봄을 시작과 끝이 있는 존재로 파악한다. 그는 봄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꽃의 죽음을 노래하고 있다. 생명의 부활을 찬미하는 이 봄에 말이다.

봄에 이런 사정없는 칼날을 들이댄 이가 또 있었을까?  하지만 봄도 가 버리고 만다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김훈은 봄의 관능을 노래한다. 절대 고승의 마음 속 깊이 숨어 있던 감성의 선을 건드려, 사람의 냄새가 그리워 견딜 수 없게 하는 봄, 출가한 여승의 마음을 헤집어놓고 속세로 돌아서게 하는 봄의 관능을 이야기한다. 

 

13세기 고려 선종 불교의 6대 조사인 충지는 지눌 문중의 대선사였다. 충지는 초봄에 입적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은 평탄하구나. 너희들은 잘 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 지팡이 하나로 삶을 마친 이 고승도 때때로 봄날의 적막을 견디기 어려웠던 모양인 지 산사의 어느 봄날 충지는 시 한 줄을 썼다.

아침 내내 오는 이 없어

귀촉도는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이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노래이다. 충지 대선사가 봄 산사의 마루에 앉아 햇빛 가득한 마당과 숲을 바라보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봄 기운이 숲에 넘실거리고, 나무들이 두런 두런 깨어나는 봄의 적막 속에, 아침 태양 빛은 마당에 가득했겠지. 봄을 준비하는 마을 사람들의 마음은 분주하고, 발걸음도 논으로 밭으로 달려가지만, 반면 산사는 인적없이 조용했을 것이다. 귀촉도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인지 '귀촉 귀촉' 하고 자기의 이름을 불러대며 우는데, 아마도 선사 마음은 고향으로 달려 갔다보다. 도를 깨치는 선사도 한 순간 봄의 품에서 몽롱해졌나 보다.

 

 

설요는 7세기 신라의 젊은 여승이다. 아름다운 이 여승은 꽃피는 봄의 관능을 마냥 산사에 앉아서 견디기가 어려웠나 보다. 시 한 줄 써 놓고 절을 떠나 속세로 내려와 어느 시인의 첩이 되었다고 한다.

 

꽃피어 봄 마음 이리 설레니

아, 이 젊음을 어찌할거나

 

그 때 이 여승의 나이는 스물하나. "이 여승이 견딜 수 없었던 생의 충동, 위태롭고도 무질서한 생의 충동의 주범은 봄이다. 7세기의 봄이나 13세기의 봄이 다르지 않듯, 올 봄 또한 다르지 않다. 꽃들이 해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고, 지금은 지천으로 피어있다." 김훈도 생의 대책없는 충동을 숨기고 있는 것이리라. 어찌 설요나 충지, 김훈만 그러랴. 누군들 그렇지 않으랴.

 

김훈은 동백꽃 피어있는 여수 돌산도 해변 도로를 따라 달려 금오산 향일암에 이른다. 높은 암벽위에 자리한 향일암에 오르려면 간신히 한 사람만 지날 수 있을 만큼 좁은 돌틈 사이를 수직으로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꽉 끼이는 틈을 통과해 암벽위에 도달한 순간 갑자기 남해가 끝도 없이 무한히 펼쳐진다. 수직적 고양감과 수평적 무한감으로 가득한 향일암에서 김훈은 봄 바다를 만끽한다. 

 

 

 

아침에 집을 나섰다. 드문 일이다. 밖에는 가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순간 봄을 생각한다. 이 비는 필시 봄비?

그 날 저녁 뉴스를 통해 입춘이라는 것을 알았다.

 

 

 

가덕도 앞 바다 매립지, 아직 입주가 덜 된 아파드 단지 하나만 덩그러니 매립지 사이에 놓여 있다.

주위는 황량한 불모지처럼 보이는 빈터에 누렇게 바랜 키 큰 잡풀만이 바람에 흔들거린다. 

무료하게 기다리며 보도를 천천히 걸으면서 봄 볕을 만끽하던 중 가로수에,

멀리서 보면 마치 새빨간 꽃처럼 보이는, 콩만한 빨간 열매가 포도처럼 나뭇잎 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있다. 

 

<먼나무>

 

<파라칸사스>

 

먼나무일까? 파라칸사스일까? 알 수가 없다.

그런데 문득 왜 이제사 이것을 보게 되었을까? 여기서 한 참을 왔다 갔다 했는데?

이 길을 지나는 사람 중 몇이나 이 빨간 열매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을까?

도로 건너편 상가의 사람들은 이 예쁜 빨간 열매의 존재를 알고나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사물이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존재도 때로는 보이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인가 보다.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보다.

이 순간 나는 '그리스인 조르바'가 된 듯 하다. 

조르바는 항상 만물을 경탄의 눈으로 바라본다. 매일 보는 사물들이 그에게는 새롭게 보이는 것이다. 

어제의 것이 오늘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조르바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범인의 눈으로 보면 조르바는 바보처럼 보인다. 오늘 이 순간 보는 것이 어제 본 것과 같은 것인데, 그 새 어제 본 것을 잊어버렸단 말인가? 바보...

그러나 정작 바보는 조르바가 아니라 매일을  똑 같은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바보일뿐이다.

난 오늘 새삼 조르바의 눈을 가지고 봄을 느끼고 바라보고 있다.

난 봄의 도래를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내 앞에 있는 불모의 매립지에는 봄이 어떤 모습으로 오고 있을까? 급관심이 생겼다. 

다 시들어 죽어버리고 그 뼈대만 남아 군데 군데 흔들거리는 잡풀들이 무성한 땅으로 발을 내 딛뎠다. 

그 땅에서 나는 생명을 이어나가려는 고단한 몸짓을 발견했다. 

도둑놈 가시가 생명을 퍼뜨려 줄 매개체를 기다리며 가시를 세우고 있었다.

지난 가을 이후로 계속 발톱을 세우고 기다렸던 것일테지.

그러다 희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말라 비틀어져 바로 아래 땅 바닥으로 떨어져 싹을 틔울 테지.

 

<도둑놈 가시>

 

허리를 낮추고 무릎을 굽혀 가만히 앉았다. 낮은 곳에 마른 강아지 풀이 보였다. 

땅에서 20cm 자란 조그만 새끼 강아지 풀이 바람에 파르르 떨린다.

가는 줄기는 약한 바람에 조차 견디지 못하여 휘어지려하나, 물기를 잃고 말라 붙은지라 부드럽게 허리를 휘지 못하고 다만 파르르 떨릴 뿐이었다. 

갓 태어난 새끼 강아지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가늘게 떠는 듯 하다.

 

<강아지 풀>

 

강아지 풀 아래 습기를 머금고 있는 땅 위에 진한 초록색 이끼들이 땅을 뒤덮고 있다.

살아 있는 생생한 초록빛이 햇빛에 반짝인다. 생명은 질기게도 그 목숨을 이어가고 있구나. 

그 생명의 경탄스러운 탄생의 때가 무르 익고 있다. 

 

<이끼>

 

도서관.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찾았다.

책들 사이로 언듯 고개 숙인 아가씨의 붉은 입술이 보인다.

봄이라서 그럴까?  

서가 앞에 서서 고개 숙여 책을 읽는 모습이 아름답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이...

 

<러브레터>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뽑아 들고 책상에 앉았다.

춤추는 듯 현란한 문장 속에 작가의 생각이 난해하게 펼쳐져 있다.

김훈의 매력적인 글에 경탄을 발하면서 한편으로는 행간을 읽어 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편히 앉아는 있지만 머리속으로는 작가의 심중을 읽어내려고 고전분투하고 있다.

붉은 입술의 긴 생머리 아가씨가 왼쪽 옆 자리에 앉는다.  

나는 오른손으로 머리를 받치고 비스듬히 책상에 기대어 책을 읽어 나가다 나른함에 조용히 눈을 감는다. 봄 기운때문일까? 

아! 편안하다. 나른한 행복감이 몸에 흐른다.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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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이스트 에그에서 온 톰 일행은 개츠비가 눈치도 없이 저녁 식사 초대에 응한 것에 상당히 당황스러워 하며 불쾌해 하는 것 같습니다. 초대를 한 부인은 진심이었던 것 같은데, 남자들은 개츠비와 함께 식사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봅니다. 개츠비가 나오기도 전에 그들은 황급히 자리를 떠납니다. 어쨌든 개츠비는 이스트 에그의 저택에 초대를 받아 저녁식사를 하고 왔겠죠. 다음 주 개츠비의 저택에서 예의 그 파티가 다시 열립니다. 톰은 파티에 참석은 했으나 다소 경멸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이스트에그 사람들의 우월감이 무의식중에 드러나는 것이겠지요.

-------------------------------------------

 

 

Tom and I shook hands, the rest of us exchanged a cool nod and they trotted quickly down the drive, disappearing under the August foliage just as Gatsby with

hat and light overcoat in hand came out the front door.

톰과 나는 악수를 했고, 슬로운씨 부부와 나는 가볍게 목례로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그들이 탄 말은 종종걸음으로 차도 저쪽으로 내려갔고, 개츠비가 손에 모자와 오버코트를 들고 문을 나섰을 때 그들은 이미 8월의 무성한 녹음 아래로 사라지고 있었다.  

 

Tom was evidently perturbed at Daisy's running around alone, for on the following Saturday night he came with her to Gatsby's party.

톰은 데이지가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겼던지 다음 토요일 밤 개츠비의 파티에 데이지와 함께 왔다.

 

Perhaps his presence gave the evening its peculiar quality of oppressiveness--it stands out in my memory from Gatsby's other parties that summer.

톰이 참석했기때문일까? 그 날 저녁은 그 해 여름에 열렸던 개츠비의 다른 파티와는 달리 유달리 갑갑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더욱 내 기억속에 잊혀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There were the same people, or at least the same sort of people, the same profusion of champagne, the same many-colored, many-keyed commotion,
but I felt an unpleasantness in the air, a pervading harshness that hadn't been there before.

같은 사람, 아니 적어도 같은 종류의 사람이 파티에 참석했었고, 넘쳐 흐르는 샴페인도, 각양각색의 소란도 예전과 같이 여전했지만, 이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천박함이 여기 저기 스며 있는 것 같았고, 파티를 감싸고 있는 기운은 나를 진저리가 나게 했다.     

 

Or perhaps I had merely grown used to it, grown to accept West Egg as a world complete in itself, with its own standards and its own great figures,

second to nothing because it had no consciousness of being so, and now I was looking at it again, through Daisy's eyes.

아마도 그동안 나는 그냥 그 분위기에 익숙해져 웨스트 에그 그 자체를 하나의 완벽한 세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던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동화되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이제 데이지의 눈을 통해 다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It is invariably saddening to look through new eyes at things upon which you have expended your own powers of adjustment.

어떤 것에 적응하려고 안간힘을 썼는데,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보게 된다는 것은 언제나 슬픈 일이다. 

 

They arrived at twilight and as we strolled out among the sparkling hundreds Daisy's voice was playing murmurous tricks in her throat.

톰과 데이지는 해가 질 무렵에 도착했다. 우리는 저녁 햇살을 받아 번쩍거리는 수백명의 사람들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데이지는 마음을 끄는 그 매력적인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These things excite me SO," she whispered.

"정말 신나는 파티로군요." 데이지가 속삭였다.

 

"If you want to kiss me any time during the evening, Nick, just let me know and I'll be glad to arrange it for you. Just mention my name. Or present a green card.
I'm giving out green----"

"닉, 오늘 저녁 언제든지 입맞추고 싶으면, 그냥 말해주세요. 기꺼이 받아들이겠어요. 날 부르기만 하면 되요. 아니 내가 허락했으니, 언제든지 입맞추어도 되요."

 

"Look around," suggested Gatsby.

"주위를 돌아 보세요." 개츠비가 말했다. 

 

"I'm looking around. I'm having a marvelous----"

"둘러 보고 있어요. 정말 대단한 파티예요."

 

"You must see the faces of many people you've heard about."

"소문으로만 들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그 사람들을 찾아 보세요."

 

Tom's arrogant eyes roamed the crowd.

톰이 그리 대단한 사람이 어디 있을라구 하는 눈으로 군중을 훑어 보았다. 

 

"We don't go around very much," he said.

"우리는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 아닙니다." 톰이 말했다.

 

"In fact I was just thinking I don't know a soul here."

"사실 난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Perhaps you know that lady." Gatsby indicated a gorgeous, scarcely human orchid of a woman who sat in state under a white plum tree.

"저 숙녀분은 아시겠죠." 개츠비는 하얀 자두 나무 아래에 반듯하게 앉아있는 마치 난초처럼 대단히 아름다운 여인을 가리켰다. 

 

Tom and Daisy stared, with that peculiarly unreal feeling that accompanies the recognition of a hitherto ghostly celebrity of the movies.

방금전까지만 해도 유령처럼 보이지 않던 영화배우가 어디서 불쑥 나타난 것인지, 이제서야 그녀를 알아 본 톰과 데이지는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듯 눈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었다.  

 

"She's lovely," said Daisy.

"정말 사랑스럽군요." 데이지가 말했다.

 

"The man bending over her is her director."

"그녀에게 입맞추고 있는 사람이 감독입니다."

 

He took them ceremoniously from group to group:

개츠비는 그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에게 격식을 갖추어 그들을 소개해 주었다.

 

"Mrs. Buchanan . . . and Mr. Buchanan----" After an instant's hesitation he added: "the polo player."

"이분은 부캐넌 여사...그리고 부캐넌씨인데요..." 개츠비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 부캐넌씨는 폴로 선수입니다."  

 

"Oh no," objected Tom quickly, "Not me."

"아니, 아닙니다." 톰이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니예요."

 

But evidently the sound of it pleased Gatsby for Tom remained "the polo player" for the rest of the evening.

톰은 아니라고 말은 했으나 그날 저녁 내내 "폴로 선수"라는 말을 듣는 것에 흡족해 했고, 그것은 개츠비를 기쁘게 했다.    

 

"I've never met so many celebrities!" Daisy exclaimed.

"이렇게나 많은 유명인사들을 만나 본적이 없었어요!" 데이지가 감탄했다.

 

"I liked that man--what was his name?--with the sort of blue nose."

"나는 저 분이 좋았어요. 그의 이름이 뭐죠?  좀 종교심이 있어 보이는 저 분 말이예요."

 

Gatsby identified him, adding that he was a small producer.

개츠비는 그가 누군지 알아채고는 그가 조그만 영화 제작자라고 알려주었다. 

 

"Well, I liked him anyhow."

"그렇군요. 어쨌든 저 사람이 좋았어요."

 

"I'd a little rather not be the polo player," said Tom pleasantly, "I'd rather look at all these famous people in--in oblivion."

"난 폴로 선수가 되기보다는," 기분이 좋아진 톰이 말했다, "차라리 모든 것을 잊고 이 모든 유명한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

데이지가 가리킨 사람은 아마도 개츠비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던 유대인 사업가인 것 같은데요. 이름이 뭐였죠?

그런데 데이지가 그 사람을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요? 왜 그 사람을 좋아했을까요? 궁금해 집니다.

그나 저나 개츠비의 파티에 처음 참석한 톰은 뭔가 못마땅했지만, 폴로선수로 소개된 데다가 유명인사들을 만나면서 부터 기분이 많이 좋아졌군요.

닉은 톰과 데이지가 참석한 터라 괜히 신경이 쓰이나 봅니다. 자신도 모르게 부유한 이스트 에그 사람들때문에 좀 주눅이 든 것 같아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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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보는 한국 미술사/ 박차지현 지음/ 프리즘 하우스

 

조선시대의 미술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고려시대는 불교문화가 융성했다.

그러나 조선은 유교적 이념으로 성립되었고

유교가 국가 경영의 기틀이 된 나라이다. 

그래서 조선시대는 유교문화가 꽃을 피운 시기였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유교적 이념에 따라 

세계관이나 가치관이 틀잡혔다.  

예술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의 문화와 예술은 화려함과 과장을 피하고

소박하고 자연친화적인 것을 추구하는 유교적인 경향을 보인다.

화려한 색채를 쓰지 않는 수묵화,

무늬가 없거나 많지 않은 백자,

자연 재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목공예,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건축과 조경등이

조선 미술의 특징이 되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미술은 회화였다.

조선 회화의 4대 거장은

조선전기의 안견, 후기의 정선, 김홍도, 장승업이다.

 

안견은 단 한편의 걸작으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는데,

바로 몽유도원도(夢遊桃園圖)이다.

몽유도원도란 '꿈속에 노닐었던 도원(복숭아 동산) 그림'이다. 

이 그림을 그리게 된 내력이 있다. 

 

세종의 세째 아들이었던 안평대군이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안평대군은 박팽년과 함께 온통 복숭아나무가 심어져 있는 어느 산 아래에 다다랐다.

산으로 들어가자 길은 끊어지고, 어디로 갈지 망설이고 있던 차에,

한 사람이 나타나 북쪽으로 돌아 골짜기로 들어가면 도원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을 따라 골짜기로 들어가니 높은 벽처럼 치솟은 산들이 마을을 감싸고 있고

구름과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여기 저기 복숭아나무가 심겨진 숲이 있었다.

이상하게도 마을의 집들은 텅 비어 있었는데, 싸리문은 반 쯤 열려 있고 토담도 무너져 있었다.

오직 시냇가에 빈 조각배만 물결에 이리 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안평대군은 박팽년과 함께 도원을 노닐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났다.

 

안평대군은 이 꿈을 꾼 후에 그것이 잊을 수가 없었다. 

그는 깊은 친분이 있었던 안견에게 자신의 꿈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그려달라고 했고, 

안견은 단 3일만에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이것이 조선시대 최고의 걸작 '몽유도원도'이다.

 

 

왼쪽 부분이 복숭아 나무가 심겨져 있는 인간세상이다.

산속으로 들어가자 기암괴석에 흐르는 물이 진경이다. 

어느새 길은 끊어져 갈 길이 묘연하다.

시내를 건내 북쪽 골짜기를 따라 들어가자 폭포에 다다르게 되고, .

그 뒤 골짜기로 들어서니 

도원이라, 무릉도원이 이런 곳이었던가?

복숭아 나무 숲, 그리고 인적이 없는 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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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개츠비>

닉이 오랜만에 개츠비의 저택에 들렀을 때, 갑작스럽게 톰 일행이 개츠비의 저택에 들이닥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톰이 데이지와 개츠비의 관계를 알게 된 것일까요? 대화를 보니 그것은 아닌가 봅니다.

 

개츠비가 데이지를 만난 이후에는 더 이상 파티가 없었겠죠. 상황을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왜 그런지 궁금하기도 하고, 좀 아쉬웠을 수도 있었겠죠.

톰 일행은 중단된 파티가 좀 아쉬웠나 봅니다. 그래서 찾아 와서 은근히 파티를 다시 개최할 것인지 떠 보는 듯 합니다.

 

그런데 개츠비와 그들과의 대화에서 알게 모르게 East Egg에 사는 부자들이 West Egg에 사는 New Money(신흥부자)를 경멸하는 듯한 분위기가 풍깁니다. 

Old Money와 New Money 사이에는 개츠비가 알아차리지 못한 간격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영혼을 가지고 있는 듯, 완전히 정서가 다릅니다. 

1920년대 신흥부자와 오래전부터 부를 상속받은 부자들 사이의 묘한 견제심리가 보이는 듯 합니다. 

 

---------------------------------------------------

I hadn't been there two minutes when somebody brought Tom Buchanan in for a drink. I was startled, naturally, but the really surprising thing was

that it hadn't happened before.

내가 거기 있은지 이분이나 되었을까, 누군가가 한잔 하자고 톰 부캐넌을 안으로 데리고 왔다. 내가 놀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정말 놀라운 것은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They were a party of three on horseback--Tom and a man named Sloane and a pretty woman in a brown riding habit who had been there previously.

그들 세명은 함께 말을 타고 온 일행이었다. 톰, 슬로운이라는 남자, 그리고 승마복을 입은 예쁜 여자 한 명, 그녀는 이전에 개츠비의 파티에 와 본 여자였다. 

 

"I'm delighted to see you," said Gatsby standing on his porch."I'm delighted that you dropped in."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개츠비가 현관에 서서 말했다. "들러 주셔서 정말 기쁩니다."

 

As though they cared!

마치 그들이 흥쾌히 방문하기나 한 것처럼!

 

"Sit right down. Have a cigarette or a cigar."

"앉으시죠. 담배를 한 대 태우시렵니까?"

 

He walked around the room quickly, ringing bells.

그는 종을 울리면서 그 방안을 재빨리 걸었다.

 

"I'll have something to drink for you in just a minute."

"잠시만 기다리면 마실 것을 가져 올 겁니다."

 

He was profoundly affected by the fact that Tom was there.

개츠비는 톰이 거기 있다는 사실에 상당히 평소와는 달리 허둥대는 듯 보였다.   

 

But he would be uneasy anyhow until he had given them something, realizing in a vague way that that was all they came for.

개츠비는 그들에게 뭔가를 줄 때까지는 어쨌든 개츠비를 흔들어 보려는 심산을 가지고 그들이 왔음을 어렴풋이 느끼기는 했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몰랐다.  

 

Mr. Sloane wanted nothing.

슬로운씨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았다.

 

A lemonade? No, thanks. A little champagne? Nothing at all, thanks. . . . I'm sorry----

레모네이드 드실래요? 괜찮습니다. 그럼 샴페인이라도 한 모금? 감사하지만, 아닙니다. 아무 것도 필요없습니다...미안합니다....

 

"Did you have a nice ride?"

"승마가 즐거우셨나요?"

 

"Very good roads around here."

"이 부근에는 길이 아주 좋군요."

 

"I suppose the automobiles----"

"자동차길 말씀이신가요?

 

"Yeah."

"예."

 

Moved by an irresistible impulse, Gatsby turned to Tom who had accepted the introduction as a stranger.

개츠비는 참을 수 없는 충동을 느끼면서, 개츠비는 서로 전혀 만나지 않은 사람처럼 인사를 주고 받았던 톰에게로 몸을 돌렸다.

 

"I believe we've met somewhere before, Mr. Buchanan."

"우리가 지난 번에 어디선가 한 번 만났던 것 같은데요. 부캐넌씨."

 

"Oh, yes," said Tom, gruffly polite but obviously not remembering.

"오..그래 맞아요," 톰이 말했다. 나름대로 예의있게, 하지만 분명히 잘 기억하지 못하는 듯 했다.


"So we did. I remember very well."

"그랬었죠. 아주 잘 기억하고 있어요."

 

"About two weeks ago."

"이주 전쯤인가요."

 

"That's right. You were with Nick here."

"맞아요. 댁은 그 때 닉과 함께 있었지요."

 

"I know your wife," continued Gatsby, almost aggressively.

"난 당신의 부인을 알고 있어요," 개츠비는 어떻게 보면 매우 위험스러운 말로 대화를 이었다.

 

"That so?" Tom turned to me.

"그게 그런가요?" 톰은 나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You live near here, Nick?"

"이 부근에 사나, 닉?"

 

"Next door."

"옆 집에"

 

"That so?"

"그런가?"

 

Mr. Sloane didn't enter into the conversation but lounged back haughtily in his chair; the woman said nothing either--until unexpectedly, after
two highballs, she became cordial.

슬로운씨는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좀 거만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고 느슨하게 앉아있었다. 그 여자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잔의 하이볼을 마시자 그녀는 분위기가 확 달라져 다정해 졌다.

 

"We'll all come over to your next party, Mr. Gatsby," she suggested. "What do you say?"

"다음 파티를 개최하시면 우리 모두 한 번 올께요. 개츠비씨," 그녀가 은근히 파티를 종용했다. "어떨까요?"


"Certainly. I'd be delighted to have you."

"좋지요. 오시면 저로서도 기쁜 일이죠."

 

"Be ver' nice," said Mr. Sloane, without gratitude. "Well--think ought to be starting home."

"좋군요," 슬로운씨가 감사의 표시도 없이 말했다. "음...이제 집으로 슬슬 출발해야 할 것 같은데."

 

 

"Please don't hurry," Gatsby urged them.

"왜 그리 급하게 가시려고 합니까?" 개츠비가 그들을 말렸다.

 

He had control of himself now and he wanted to see more of Tom.

개츠비는 이제 평정을 되찾았으며, 톰에 대해 좀 더 많이 알아 보고 싶어했다.

 

"Why don't you--why don't you stay for supper? I wouldn't be surprised if some other people dropped in from New York."

"이러면 어떨까요? - 저녁식사를 하시고 가면 어떨까요? 사람들이 지금 당장 뉴욕에서 들이 닥친다 해도 즉시 접대가 가능하답니다."

 

"You come to supper with ME," said the lady enthusiastically.

"우리 집에 가는 것 어떨까요? 저녁삭사를 하러 말이죠." 그 부인이 열정적으로 말했다.


"Both of you."

"두분 다 오세요."

 

This included me.

나도 함께 오라는 것이었다.

 

 Mr. Sloane got to his feet.

슬로운씨가 일어섰다.

 

"Come along," he said--but to her only.

"갑시다," 슬로운씨가 그녀를 보고 말했다. 

 

"I mean it," she insisted. "I'd love to have you. Lots of room."

"내 말은," 그녀는 힘주어 말했다. "초대하고 싶어요. 여유가 많아요."

 

Gatsby looked at me questioningly.

개츠비는 의아하게 나를 쳐다 보앗다.

 

He wanted to go and he didn't see that Mr. Sloane had determined he shouldn't.

개츠비는 가고 싶은 마음에 슬로운씨가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I'm afraid I won't be able to," I said.

"그럴 수 없어 유감입니다" 내가 말했다.

 

"Well, you come," she urged, concentrating on Gatsby.

"그럼, 당신만이라도 오세요," 그녀는 개츠비를 빤히 바라보면서 대답을 재촉했다.

 

Mr. Sloane murmured something close to her ear.

슬로운씨가 그녀의 귀에 대고 뭔가를 소곤거렸다.

 

"We won't be late if we start now," she insisted aloud.

"지금 출발하면 늦지는 않겠네요," 그녀는 큰 소리로 슬로운씨의 말을 무시했다. 

 

"I haven't got a horse," said Gatsby.

"난 말이 없어요," 개츠비가 말했다.

 

"I used to ride in the army but I've never bought a horse. I'll have to follow you in my car. Excuse me for just a minute."

"군에 있을 때 말을 타기는 했지만, 말을 사지는 않았죠. 차를 타고 따라 가야겠네요.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The rest of us walked out on the porch, where Sloane and the lady began an impassioned conversation aside.

우리는 현관밖으로 걸어 나왔는데, 거기서 슬로운과 부인은 한쪽에서 열을 내며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My God, I believe the man's coming," said Tom. "Doesn't he know she doesn't want him?"

"맙소사, 진짜 오려는가 봐." 톰이 말했다. "그냥 해 본 소리란 걸 모르는 걸까?"

 

"She says she does want him."

"그녀는 진심인 것 같은데."

 

"She has a big dinner party and he won't know a soul there." He frowned.

"그녀가 성대한 저녁 식사를 하기는 하지. 그리고 개츠비는 그 속에 담겨있는 정서를 알 수는 없을거야." 톰은 눈쌀을 찌푸렸다.


"I wonder where in the devil he met Daisy. By God, I may be old-fashioned in my ideas, but women run around too much these days to
suit me. They meet all kinds of crazy fish."

"도대체 어디서 데이지를 만났다는 거야? 맹세코 난 생각이 좀 구식인가봐, 요즈음 여자들이 너무 많이 돌아다니기는 하지만 나랑은 상관없어. 별 미친 놈을 다 만나고 다니더라고."

 

Suddenly Mr. Sloane and the lady walked down the steps and mounted their horses.

갑자기 슬로운씨와 부인이 계단을 걸어 내려와서 말에 올라탔다.

 

"Come on," said Mr. Sloane to Tom, "we're late. We've got to go."

"자, 어서," 슬로운씨가 톰에게 말했다, "늦었어, 출발해야 해."

 

And then to me: "Tell him we couldn't wait, will you?"

그리고나서 나에게 말했다. "기다릴 수 없어 먼저 갔다고 말해 주시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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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개츠비가 코디에게서 받은 유산은 돈이 아니었네요. 단 개츠비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확실한 미래의 모습을 마음속에 새길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코디에게서 받은 유산이라면 유산입니다.

 

이후 개츠비는 더 이상 데이지를 만나려고 닉을 이용하거나, 파티를 열거나 하지 않고, 조용히 지냅니다. 그동안 닉은 조단을 만나 사랑을 키워나가고요.

 

-------------------------------------------

 

I remember the portrait of him up in Gatsby's bedroom, a grey, florid man with a hard empty face--the pioneer debauchee who during one phase
of American life brought back to the eastern seaboard the savage violence of the frontier brothel and saloon.

나는 개츠비의 침실 위에 걸려 있던 코디의 초상화를 기억한다. 코디는 단단하지만 멍해 보이는 표정을 한 늙수그레하지만 화려해 보이는 남자였고, 시골 촌 구석의 갈보집이나 술집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촌스런 난폭함을 동부 연안으로 끌어들이면서 미국 역사의 한 장을 열었던 난봉꾼의 선구자였다.

 

It was indirectly due to Cody that Gatsby drank so little.

개츠비가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것은 아마 코디때문이리라. 

 

Sometimes in the course of gay parties women used to rub champagne into his hair; for himself he formed the habit of letting liquor alone.

흥겨운 파티 도중 때때로 술 취한 여자들이 샴페인을 손에 묻힌 채 개츠비의 머리칼을 문지르곤 했지만, 개츠비는 스스로 혼자 있을 때만 술을 마시기로 했다. 

 

And it was from Cody that he inherited money--a legacy of twenty-five thousand dollars.

개츠비가 2만5천달러의 유산을 바로 코디로 부터 상속받았다. 

 

He didn't get it.

하지만 개츠비는 그 돈을 구경도 못했다. 

 

He never understood the legal device that was used against him but what remained of the millions went intact to Ella Kaye.

개츠비는 그에게 어떤 법적 조처가 취해져서 그랬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수백만달러의 남은 돈은 고스란히 엘라 케이예에게도 돌아갔다.

 

He was left with his singularly appropriate education; the vague contour of Jay Gatsby had filled out to thesubstantiality of a man.

개츠비에게 남은 것이라곤 코디와 함께 하면서, 어렴풋했던 제이 개츠비라는 윤곽이 분명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는 것 뿐이었다.

  
He told me all this very much later, but I've put it down here with the idea of exploding those first wild rumors about his antecedents, which
weren't even faintly true.

개츠비는 나에게 이 모든 것을 훨씬 나중에야 이야기해 주었다. 개츠비가 집처럼 생긴 배를 타고 은밀히 돌아다닌다는 그런 애초의 터무니 없는 풍문이 나돌게 된 것은 바로 이런 사실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사실 무근이었다. 

 

Moreover he told it to me at a time of confusion, when I had reached the point of believing everything and nothing about him.

더구나 개츠비는 내가 마음이 갈팡질팡할 무렵에 그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때 나는 개츠비가 했던 말을 모두 믿어야 할 지 아니면 아무 것도 믿지 않을 것인지 결단을 내려야 할 갈등의 꼭지점에 있었다.  

 

So I take advantage of this short halt, while Gatsby, so to speak, caught his breath, to clear this set of misconceptions away.

그래서 나는 개츠비가 이런 몹쓸 오해를 불식시키려고, 말하자면 숨을 죽이고 있는 동안, 이 짧은 순간에 나의 개인적인 일에 몰두할 수 있었다. 

 

It was a halt, too, in my association with his affairs.

데이지와 개츠비의 일에서 잠시 손을 놓을 수 있었기때문이다. 

 

For several weeks I didn't see him or hear his voice on the phone--mostly I was in New York, trotting around with Jordan and trying to ingratiate myself with her senile aunt--but finally I went over to his house one Sunday afternoon.

나는 여러주 동안 개츠비를 만나거나 전화 통화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나는 조단과 뉴욕을 싸돌아 다녔고, 조단의 노망난 이모의 완심을 사려고 알랑거렸다. 그러다 마침내 어느 일요일 오후 개츠비의 집으로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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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어린 시절 개츠비가 지니고 있었던 포부가 얼마나 강했던 것인지, 그리고 개츠비가 출세의 사다리를 타게 된 경위는 어떤 것인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He knew women early and since they spoiled him he became contemptuous of them, of young virgins because they were ignorant, of the others
because they were hysterical about things which in his overwhelming self-absorption he took for granted.

개츠비는 일찌기 여자를 알게 되었는데, 그 여자들이 그를 망쳐놓는 바람에 여자들을 경멸하게 되었다. 젊은 처녀들을 경멸한 것은 그들이 너무 아는 것이 없었기때문이고, 그 외 여자들을 경멸하게 된 것은 허영에 가득찬 개츠비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에 신경질적이었기때문이었다. 

 

But his heart was in a constant, turbulent riot.

개츠비의 마음속은 온통 격동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The most grotesque and fantastic conceits haunted him in his bed at night.

밤에 잠자리에 들 때마다 터무니 없이 부푼 자만심이 그의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A universe of ineffable gaudiness spun itself out in his brain while the clock ticked on the wash-stand and the moon soaked with wet
light his tangled clothes upon the floor. 

말로 할 수 없으리만큼 저속하지만 화려한 세계가 그의 머리 속에서 자가증식하듯이 자라가고 있었다. 세면대 위에서 시계가 똑딱거리고 있었고, 희미한 달빛은 바닥에 내 던져진 옷위로 젖어들고 있었다.  

 

Each night he added to the pattern of his fancies until drowsiness closed down upon some vivid scene with an oblivious embrace.

매일 밤 개츠비는 자신도 모르게 잠의 품속에 안겨 생생했던 꿈의 풍경이 장막뒤로 사라질 때까지 공상의 무늬를 하나 하나 덧 새겨나갔다. 

 

For a while these reveries provided an outlet for his imagination; they were a satisfactory hint of the unreality of reality, a promise that the rock of the world was

founded securely on a fairy's wing.

잠시동안 터질 듯이 부푼 상상은 몽상으로 이어져, 급기야 실제상황을 허상으로 여기게 되었고, 요정의 날개 위에 세계의 기초가 듣든하게 놓여져 있다고 믿기에 이르렀다. 

 

An instinct toward his future glory had led him, some months before, to the small Lutheran college of St. Olaf in southern Minnesota.

영광된 미래를 움켜쥐려는 본능으로 개츠비는 몇 달전 미네소타 남부에 있는 세인트 올라프의 작은 대학 루더란에서 일을 시작했다.

 

He stayed there two weeks, dismayed at its ferocious indifference to the drums of his destiny, to destiny itself, and despising the janitor's work with
which he was to pay his way through.

개츠비는 그곳에 두 주간 일했지만, 자신의 생계를 유지시켜 주는 건물 관리인의 일이, 오리혀 운명의 북소리, 아니 운명 자체에 무관심하게 하는 흉포한 것임을 깨닫고 화들짝 놀라서, 그 일을 경멸하게 되었다. 

 

Then he drifted back to Lake Superior, and he was still searching for something to do on the day that Dan Cody's yacht dropped anchor in the shallows

along shore.

그는 본의 아니게 수피리어 호수로 떠밀려 되돌아오게 되었다. 댄 코디의 요트가 해안의 얕은 곳에 닻을 내리던 바로 그날 에도 그는 여전히 뭔가 할 일을 찾고 있었다.

 

Cody was fifty years old then, a product of the Nevada silver fields, of the Yukon, of every rush for metal since Seventy-five.

코디는 그 때 쉰살이었고, 네바다주, 유콘주에서 은을 채굴하는 등, 75년 이후로 광물을 찾아 부를 쌓아 올린 사람이었다.  

 

The transactions in Montana copper that made him many times a millionaire found him physically robust but on the verge of soft-mindedness, and,
suspecting this an infinite number of women tried to separate him from his money.

그는 몬타나 구리의 거래로 떼 돈을 여러번 벌어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는 육체적으로는 팔팔하였으나, 수많은 여자들이 그를 돈으로부터 떼어 놓으려고 애 쓰는 있다는 의심을 하면서부터는 신경 쇠약에 시달리고 있었다. . 

 

The none too savory ramifications by which Ella Kaye, the newspaper woman, played Madame de Maintenon to his weakness and sent him
to sea in a yacht, were common knowledge to the turgid journalism of 1902.

마담 드 맹트농처럼 권모술수에 능하여 코디의 약점을 교묘히 이용하여 그를 요트에 태워 바다로 보낸 신문사 여기자 엘라 케이예가 미친 영향에 버금 가는 것은 그 어느 것도 없었다는 이야기는 1902년의 선정적인 저널리즘의 견지에서 보면 별 유별한 뉴스거리도 되지 못했다.

 

 

He had been coasting along all too hospitable shores for five years when he turned up as James Gatz's destiny at Little Girl Bay.

댄 코디는 아주 기후가 좋은 해안을 따라 5년동안이나 항해하다가, 마침내 리틀걸 만에서 제임스 개츠의 운명으로 등장하였던 것었다.  

 

To the young Gatz, resting on his oars and looking up at the railed deck, the yacht represented all the beauty and glamor in the world.

코디의 노위에 걸터 앉아서, 난간이 있는 갑판을 바라보던 젊은 개츠에게, 그 요트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과 화려함의 상징이었다.   

 

I suppose he smiled at Cody--he had probably discovered that people liked him when he smiled.

분명히 개츠는 코디에게 미소를 지어보였을 것이다. 그가 미소를 지을 때면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아마도 이미 알고 있었겠지. 

 

At any rate Cody asked him a few questions (one of them elicited the brand new name) and found that he was quick, and extravagantly ambitious.

어쨌건 코디는 개츠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고(그 중 하나에서 개츠비라는 새 이름이 나오게 되었다) 그가 재빠르고, 터무니 없이 포부가 크다는 것을 알았다.

 

A few days later he took him to Duluth and bought him a blue coat, six pair of white duck trousers and a yachting cap.

몇 일 후, 코디는 개츠비를 덜러스로 데리고 가서, 파란 코트와 하얀 바지 6벌과 요트 모자를 하나 사 주었다.

 

And when the TUOLOMEE left for the West Indies and the Barbary Coast Gatsby left too.

투우로미호가 웨스트 인디즈와 바바리 해안을 향해 출발할 때 개츠비도 함께 떠났다.

 

He was employed in a vague personal capacity--while he remained with Cody he was in turn steward, mate, skipper, secretary, and even jailor,
for Dan Cody sober knew what lavish doings Dan Cody drunk might soon be about and he provided for such contingencies by reposing more and more
trust in Gatsby.

그에게 맡겨진 일은 애매했다. 코디와 함께 있으면서 그는 때로는 승무원으로, 때로는 동료로, 선장으로, 비서로의 역할을 했다. 심지어는 간수의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코디는 자신이 술에 취하면 온작 추태를 다 부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때문이다. 그래서 코디는 그러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개츠비에게 점점 더 많이 의지하게 되었다. 

 

The arrangement lasted five years during which the boat went three times around the continent. It might have lasted indefinitely except for the fact that Ella Kaye

came on board one night in Boston and a week later Dan Cody inhospitably died.

이렇게 5년을 보내면서 그 배는 아메리카 대륙을 세번이나 돌아다녔다. 어느 날 밤 보스톤에서 엘라 케이예가 배에 올라온 후 일주일 뒤에 댄 코디가 안타깝게도 죽지 않았다면 그 여행은 무한히 계속되었을런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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