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는 사람/장 지오노




한 인간이 참으로 보기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발견해내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것이 분명하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한 잊을 수 없는 인격과 마주하는 셈이 된다.


 

약 40여 년 전이었다.
나는 여행자들에게는 전혀 알려져 있는 않은 고원지대를 오래오래 걸어서 올라다니곤 했다.


 

그 고지는 프로방스 지방으로 뻗은 알프스 산맥 위의 아주 오랜 고장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 지역은 동남쪽과 남쪽으로는 뒤랑스 강의 중류를 경계로 하고,
북쪽으로는 드롬 강의 원천으로부터 디에까지 이르는 강의 상류를 끝으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꽁따 브네쌩 평원과 방뚜산의 지맥이 그 끝이었다.
그곳은 바스(낮은) 알프스 지방의 북부 전부와 드롬 강의 남쪽 및 보끌뤼즈 지방의
일부 작은 지역에 걸쳐 있었다.

어느 날 나는 고도 1200∼1300미터의 인적없고 단조로운 곳에서 긴 산책에 나섰는데,
이곳은 야생 라벤더외에 자라고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는 황무지였다.
나는 폭이 가장 넓은 곳으로 이 지역을 가로질러 걸었다.
사흘을 걸은 뒤 나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황폐한 지역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뼈대만 남은 버려진 마을 옆에서 야영했다.
전날 마실 물이 바닥났기 때문에 나는 물을 찾아야만 했다.
폐허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낡은 말벌통처럼 촘촘하게 붙어 있는 집들을 보니
옛날엔 이곳에 샘이나 우물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지붕이 없어져버리고 비바람에 사그러진 대여섯 채의 집들,
종탑이 무너져버린 작은 교회는 마치 사람들이 사는 마을 속의 집이나 교회처럼 서 있었다.
그러나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그날은 햇빛이 눈부시게 내리쬐는 유월의 어느 아름다운 날이었다.
그러나 하늘 높이 솟아있는 이 고지 위에 따가운 햇살을 피할 곳 없는
땅 위에는 견딜 수 없을 만큼 난폭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뼈대만 남은 집들 속으로 불어닥치는 바람 소리는
마치 식사를 방해받은 야수가 부르짖는 소리 같았다.
나는 캠프를 철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서부터 다섯 시간이나 더 걸어 보았어도 여전히 물을 찾을 수 없었고,
또 물을 찾으리라는 희망을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방이 똑같이 모두 메말라 있었고 거친 풀들만 자라고 있었다.

 

 

[만남]

그런데 저멀리에서 검은 작은 그림자가 서 있는 모습이 어른거리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실루엣을 홀로 서 있는 나무의 둥치로 착각했다.
어쨌든 나는 그것을 향해 걸어갔다.
그것은 한 양치기 목자였다.
그의 곁에, 불타는 듯한 뜨거운 땅 위에는 30여 마리의 양들이 누워 쉬고 있었다.

그는 물병을 꺼내 내게 물을 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고원의 우묵한 곳에 있는 양의 우리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는 간단한 도르래를 설치해 놓고 깊은 천연의 우물에서 아주 좋은 물을 긷고 있었다.
그 사람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고독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징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감 있고 확신 속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이런 곳에 그런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은 뜻밖의 일이었다.

그는 오두막이 아니라 돌로 만든 제대로 된 집에서 살고 있었다.
그 집은 그가 이곳에 왔을 때 발견한 폐가를 어떻게 혼자 힘으로 수리해 놓았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었다.
지붕은 튼튼했고 물새는 곳도 없었다.
바람이 지붕을 두드려 기와 위에서 내는 소리가 마치 바닷가의 파도소리 같았다.

살림살이는 잘 정돈되어 있었다.


 

그릇은 깨끗하게 씻겨 있었고 마루는 잘 닦여 있었으며, 총은 반질반질했다.
불 위에는 수프가 끓고 있었다.
그 때 나는 그 역시 산뜻하게 면도한 얼굴을 하고 있고, 옷에 단추가 단단히 달려 있으며,
기운 것이 눈에 보이지 않게 옷이 세심하게 수선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수프를 나누어 주었다.
식사 후 담배쌈지를 권하자 그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개 또한 주인처럼 조용했으며 거칠지 않고 상냥했다.

내가 여기서 그날 밤을 묵어야 한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가장 가까운 마을이라도 하루 하고 반 이상을 더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지역에는 마을들이 거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이곳 고지대의 기슭에는 서로 멀리 떨어진 너댓 개의 촌락이 흩어져 있을 뿐이었는데,
그 마을들은 차가 다니는 길의 맨 끝에, 떡갈나무 숲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곳엔 숯을 만드는 나무꾼들이 살고 있었다.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곳이었다.
여름에도 겨울만큼이나 날씨가 혹독한 곳에 촘촘하게 모여 살면서
모든 가정들은 닫힌 세계 속에서의 이기심만을 키워 가고 있었다.
분별없는 야심은 이곳을 벗어나려는
끊임없는 욕망 속에서 정상을 벗어난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었다.
남자들은 트럭으로 시내에 숯을 운반하러 갔다가 돌아오곤 했다.
아무리 굳센 품성을 지닌 사람일지라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실망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버리곤 했다.
여인들은 또한 가지가지 원한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놓고 경쟁했다.
숯을 파는 것을 놓고, 교회의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미덕들을 놓고, 악덕을 놓고, 그리고 선과 악이 뒤엉클어진 것들을 놓고 끊임없이 경쟁했다.
게다가 바람 또한 쉬지 않고 신경을 자극했다.
그래서 자살이, 그리고 거의 언제나 죽음으로 몰고가는 정신병들이 전염병처럼 번졌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그 목자는 조그만 자루를 찾아 들고 와서
도토리 한 무더기를 테이블 위에 쏟아 놓았다.
그는 그 도토리 하나하나를 아주 주의깊게 조사하기 시작하더니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따로 구별했다.
나는 파이프 담배를 피워 물었다.
도와주겠다고 했으나 그는 자기가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가 이 일에 기울이는 정성을 보고 나는 더 고집할 수 없었다.
우리의 대화는 그것이 전부였다.
그는 아주 굵은 도토리 한 무더기를 모으더니 그것들을 열 개씩 세어 묶음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그는 작은 것이거나 조금이라도 금이 간 것들을 제쳐놓았다.
더 자세히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해서 완벽한 상태의 도토리가 백 개 모아졌을 때 그는 일을 멈추었고
우리는 잠자리에 들었다.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평화가 있었다.
다음날 나는 그의 집에서 하루종일 쉴 수 있게 해달라고 청했다.
그는 그것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것도 그를 방해할 수 없다는 인상을 나는 받았다.
그 휴식이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호기심을 느꼈고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었다.
그는 양떼를 꺼내어 풀밭으로 데리고 갔다.
떠나기 전에 그는 세심하게 골라 개수를 세어 모은 도토리 자루를 물양동이에 담갔다.

나는 그가 지팡이 대신 대략 길이가 1.5미터 정도 되고
엄지 손가락만큼 굵은 쇠막대기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산책하며 쉬며 그가 간 길을 나란히 따라갔다.
양들의 목장은 작은 골짜기 아래에 있었다.
그는 작은 양떼를 개가 돌보도록 맡기고는 내가 서 있는 곳을 향해 올라왔다.
나의 무례함을 꾸짖으러 오는 것 같아 두려웠으나 전혀 그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가 가는 길이었다.
그는 내게 달리 할 일이 없으면 자기를 따라오라고 청했다.
그는 거기서 산등성이를 향해 200미터를 더 올라갔다.

그가 가려고 한 곳에 이르자 그는 땅에 쇠막대기를 박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구멍을 만들어 그 안에 도토리를 넣고 다시 구멍을 덮었다.
그는 떡갈나무를 심고 있었다. 그곳이 그의 땅인지 나는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그 땅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는 것일까?
그는 모르고 있었다.
그저 그곳이 공유지이거나 아니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지도 않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겠느냐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볼 생각이 없었다.
그는 아주 정성스럽게 백 개의 도토리를 심었다.

그리고 점심식사 후 그는 다시 도토리 고르는 일을 시작했다.
그는 내가 묻는 말에 대답해 주었으므로
나는 그에게 여러 가지를 끈질기게 물어보았다고 생각한다.
3년 전부터 그는 이런 식으로 고독하게 나무를 심어왔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십만 그루의 도토리를 심었다.
십만 개의 씨에서 2만 그루의 싹이 나왔다.
그러나 산짐승들이 나무를 갉아먹거나 예측할 수 없는 신의 섭리에 속한 일들이 일어날 경우,
이 2만 그루 가운데 또 절반 가량이 죽어버릴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예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이 땅에
1만 그루의 떡갈나무가 살아남아 자라게 될 것이다.

그제서야 나는 그의 나이가 궁금했다.
그는 분명히 50세가 넘어 보였다.
55세라고 했다.
이름은 엘제아르 부피에였다.
지난 날 그는 평지에 농장 하나를 갖고 있었고 그곳에서 인생을 가꾸며 살았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죽었고 뒤이어 아내를 잃었다.
그후 그는 고독 속에 물러앉아 양들과 개와 더불어 한가롭게 살아가는 것을 기쁨으로 알게 되었다.
그는 나무가 없기 때문에 이 곳의 땅이 죽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달리 중요한 일거리도 없었으므로 이런 상태를 개선해 보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 때는 나 역시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고독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고독한 사람들의 영혼에 섬세하게 접근할 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정확히 말해서 내 젊은 나이는 나 자신과 관련지어서만,
그리고 어떤 행복의 추구만을 염두에 두고 미래를 상상케 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삼십년 후면 1만 그루의 떡갈나무가 아주 멋진 것이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만 것이다.
그는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다.
만일 삼십년 후에도 하느님이 그에게 생명을 주신다면 그 동안에도
나무를 아주 많이 심을 것이기 때문에 이 1만 그루는 바다 속의 물방울 같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벌써부터 너도밤나무를 번식시키는 것을 연구해오고 있으며
그의 집 근처에 이 나무의 열매에서 길러낸 묘목원을 갖고 있었다.
울타리를 세워 양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잘 보호해 놓은 묘목들,
즉 그의 연구 재료들은 아주 아름다웠다.
그는 또한 지면에서 몇 미터 지하에 어느 정도 습기가 고여 있을 것 같은 땅에는
자작나무를 심으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다음날 우리는 헤어졌다.



[해후]


다음해 1914년에 전쟁(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나는 5년 동안 이 전쟁에 참가했다.
나는 한낱 보병 병사의 몸이었으므로 나무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할 수 없었다.
진실을 말한다면 그런 일 자체는 나에게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했다.
나는 그것을 하나의 화제거리라든가 우표수집 같은 것으로 여겼고 잊어버리고 있었다.
전쟁에서 벗아났을 때 나는 아주 적은 액수의 제대 보너스를 받았으며,
신선한 공기를 조금이라도 마시고 싶은 강한 욕망에 사로잡혀 있음을 알았다.
인적없는 그 황무지로 가는 길을 다시 찾아들었을 때
나에게는 그런 바람 이외에는 다른 아무 생각도 없었다.

그곳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폐허가 된 마을 너머 멀리에서 무슨 회색빛 안개 같은 것이
카페트처럼 산등성이를 덮고 있는 것이 보였다.
사실 난 여기 오기 전날부터 나무를 심던 그 목자를 다시 생각하기 생각했다.
"1만 그루의 떡갈나무라면 꽤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거야."
하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지난 5년 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엘제아르 부피에 역시 죽었으리라고 쉽게 생각했다.
게다가 20대의 나이에는 50대의 인간들이란 죽는 것 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는 늙은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어서 더욱 그러했다.
그는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
아주 활력이 넘쳐 보였다.
그는 생업도 바꾸었다.
양들을 네 마리만 남기고 대신 100여 개의 벌통을 갖고 있었다.
그는 어린 나무들을 위협하는 양들을 치워버린 것이다.
그동안 그는 전혀 전쟁 때문에 불안을 느끼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확인했다.
그는 태연하게 여느때와 다름없이 나무를 계속 심었던 것이다.

1910년에 심은 떡갈나무들은 그때 10살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무들은 나보다, 그리고 엘제아르 부피에보다 더 높이 자라 있었다.
그것은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나는 문자그대로 말문이 막혔다.
엘제아르 부피에도 말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침묵 속에서
그가 키워 놓은 숲을 산책하며 하루를 보냈다.
숲은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가장 폭이 큰 것은 11킬로미터나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오로지 아무런 기술적인 장비도 지니지 못한
한 인간의 손과 영혼에서 나온 것임을 기억할 때마다
나는 인간이란 파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하느님처럼 유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그는 자기 생각을 꾸준히 실천해 가고 있었다.
내 어깨 높이에 와닿는 너도밤나무들이 눈앞에 끝없이 펼쳐져 있는 광경이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떡갈나무는 빽빽이 자라 있었고, 들짐승에게 갉아먹혀 피해를 입는 나이를 넘어서 있었다.
신 자신이 이 피조물을 파괴하려는 섭리를 갖고 있다면
앞으로는 태풍에게나 도움을 청해야 할 것이다.

그는 또 감탄할 만큼 잘 가꾸어진 자작나무 숲을 보여 주었다.
5년 전, 그러니까 1915년 내가 베르덩 전투에서 싸우던 시기에 심은 나무들이었다.
밑에 습기가 있으리라고 정확하게 짐작했던 모든 땅에 그는 자작나무를 심었던 것이다.
자작나무들은 젊은이같이 부드러웠고 아주 단호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창조란 연달아서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 같다.
하지만 엘제아르 부피에는 그런 데에는 관심이 없었다.
아주 단순하게 자신의 일을 고집스럽게 추구할 뿐이었다.
마을로 다시 내려왔을 때 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늘 말라붙어 있던 시내에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주 오랜 옛날 어느 때는 이 말라 붙었던 시내에 물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시작할 때 소개했던 쓸쓸한 마을들 가운데 몇몇은
옛 갈로 로망의 터전 위에 세워져 있었는데, 아직도 그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한때 고고학자들이 와서 이 곳을 파헤쳤고, 그들은 여기에서 낚시바늘을 찾아내곤 했다.
그러나 20세기에는 약간의 물을 얻기 위해서도 저수통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바람도 몇가지 씨앗들을 흩어 놓았다.
그래서 물이 다시 나타나자 그와 함께 버드나무가, 골풀이, 풀밭이, 정원이, 꽃들이,
그리고 삶의 이유 같은 것들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그 모든 변화는 아주 천천히 일어났기 때문에
습관처럼 익숙해져서 아무런 놀라움도 가져다주지 않았다.
산토끼나 멧돼지들을 잡으려고 외롭게 산을 타는 사냥꾼들은
작은 나무들이 많이 번식하고 있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으나
그것은 그저 땅이 자연스럽게 부리는 변덕 탓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아무도 이 사람의 일에 간섭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에게 의심을 두었다면 그들은 그에게 반감을 가졌을 것이다.
그는 의심을 느끼게 할 만한 데가 없는 사람이었다.
훌륭하고 고결한 그의 인격 속에 이처럼 끈질긴 고집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과 관리들 가운데 누가 상상인들 할 수 있었겠는가?

1920년 이래 나는 1년에 한 번씩은 엘제아를 부피에를 방문했다.
그동안 그가 좌절하거나 회의에 빠지는 것을 나는 전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하느님 자신은 그를 그런 어려움 속으로 종종 밀어 넣었던 것을 아실 것이다.
나는 그가 겪었을 곤란에 대해서는 헤아려보지 않았다.
그러나 그와 같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역경과 싸워 이겨내야 했을 것이고,
그러한 열정이 확고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절망과 싸워야 했을 것이라는 것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는 1년 동안에 1만 그루가 넘는 단풍나무를 심었는데, 모두 죽어버린 일도 있었다.
그래서 그 다음 해가 되자 그는 단풍나무를 포기하고 너도밤나무를 다시 심었으며,
그리하여 떡갈나무들보다 더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런 보기드문 인격을 가진 사람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우리는 그가 철저한 고독 속에서 일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는 너무나도 완전한 고독 속에서 살았기 때문에
생의 마지만 시기에는 말하는 습관을 잃어버리기까지 했다.
아니, 어쩌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1933년 엘제아르 부피에는 깜짝 놀란 산림관리인의 방문을 받았다.
이 관리는 '천연' 숲의 성장을 위태롭게 할까 두려우니
집밖에서 불을 피우지 말라는 명령을 이 목자에게 통고했다.
그 관리는 순진하게도 숲이 스스로 혼자 커가는 것은 생전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 시기에 엘제아르 부피에는 집에서 1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너도밤나무를 심으러 가곤했다.
그때 그는 이미 75세였기 때문에 매일 오고가는 수고를 덜기 위해
나무심는 바로 그 장소에 오두막 돌집을 하나 지으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다음 해에 그 집을 지었다.


1935년에는 정부의 진짜 대표단이 '천연의 숲'을 시찰하러 왔다.
산림수자원청의 고위관리와 국회의원, 전문가들도 함께 왔다.
그들은 쓸데없는 말들을 많이 했다.
그들은 무엇인가를 하기로 결정했는데,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단 한 가지 유익한 일을 제외하고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즉 숲을 국가의 관리 아래 두고 사람들이 숯을 만들러오는 일을 금지한 것이다.
그들 역시 건강이 넘치는 젊은 나무들의 아름다움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아름다운 숲은 국회의원에게까지도 유혹의 힘을 발휘한 것이다.

대표단의 산림관리관들 가운데 내 친구가 한 사람 있었다.
나는 그에게 이 숲의 비밀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 주 어느 날 우리 두 사람은 엘제아르 부피에를 찾아갔다.
우리는 대표단이 시찰한 지점에서 20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한참 일하고 있는 그를 발견했다.
그 산림관리관은 쓸모없는 친구가 아니었다.
그는 가치있는 것을 알아볼 줄 알았고 침묵할 줄도 알았다.
나는 선물로 가져간 달걀 몇 개를 내놓았다.
우리 셋은 함께 점심 식사를 했고 말없이 경치를 바라보면서 몇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지나온 언덕길은 6∼7미터 높이의 나무들로 뒤덮혀 있었다.
1913년에 보았던 이곳의 모습이 생각났다. 황무지가 떠올랐다.

평화롭고 규칙적인 일, 고산지대의 살아있는 공기, 소박한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혼의 평화가 이 노인에게 거의 장엄하리만큼 훌륭한 건강을 주었다.
그는 하느님의 운동선수였다.
나는 그가 아직도 얼마나 많은 땅을 나무로 덮을 것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떠나기 전에 내 친구는 이곳의 토양에 알맞을 것 같은 몇몇 나무 종류에 관해
간단하고 짧게 제안했다.
그러나 그것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내 친구는 나중에 "그는 그런 것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알고 있었다"고 나에게 말했다.
한 시간쯤 걸은 뒤에 생각이 떠오른 듯 친구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는 나무에 대해 그 어느 누구보다 훨씬 많이 알아.
그는 행복할 수 있는 멋진 방법을 발견한 사람이야."라고.
이 산림관리관 덕분에 숲만이 아니라 엘제아르 부피에의 행복도 보호받을 수 있었다.
내 친구는 숲을 보호하기 위해 세 명의 산림관리관을 임명했고
이들에게 몹시 겁을 주어서 나무꾼들이 아무리 뇌물을 가져다 준다 하더라도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엘제아르 부피에의 작품이 심각한 위험을 맞았던 것은 1939년에 일어난 2차 세계대전 때였다.
그 당시에는 적지 않은 자동차들이 목탄가스로 움직였기 때문에
가스연료를 만들어내기 위해 나무들이 항상 모자랐다.
그래서 사람들은 1910년에 심은 떡갈나무부터 베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지역들은 모든 도로망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런 계획은 재정적으로 비경제적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포기했다.
그러나 그 목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그는 그 곳에서 3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평화롭게 자기 일만을 묵묵히 하고 있었다.
그는 1914년의 전쟁을 몰랐던 것처럼 1939년의 전쟁 역시 모르고 있었다.




[추억]

내가 마지막으로 엘제아르 부피에를 본 것은 1945년 6월이었다.
당시 그는 87세였다.
나는 황무지로 가는 길을 다시 찾아갔다.
그러나 전쟁이 이 나라를 황폐하게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제는 뒤랑스강의 계곡과 산 사이를 오고 가는 버스가 있었다.
나는 여기서 처음 산책했던 장소가 어디인지 더 이상 알아 볼 수 없었는데,
그것은 비교적 빠르게 움직이는 교통수단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 버스가 가는 길은 나를 처음 보는 곳으로 데려가는 것만 같았다.
내가 옛날의 그 황량했던 폐허의 땅에 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마을 이름을 떠올려야만 했다. 나는 베르공 마을에서 버스를 내렸다.

1913년에는 열 채 내지 열두 채의 집으로 이루어진 이 마을에서 단 세 사람만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야만스러웠고 서로 미워했으며 덫으로 동물을 잡아서 먹고 살았다.
거의 선사시대 원시인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에 가까운 삶이었다.
쐐기풀이 버려진 집들의 주위를 덮고 있었다.
그들의 생활조건은 전혀 희망이 없었다.
죽음을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하물며 덕을 추구하며 살아갈 상태가 아니었다.

그런데 모든 것이 변해 있었다.
공기까지도. 옛날에 나를 맞아주었던 건조하고 난폭한 바람 대신에
향긋한 냄새를 실은 부드러운 미풍이 불고 있었다.
물 흐르는 소리 같은 것이 저 높은 언덕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것은 바람 소리였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못 속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진짜 물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나는 샘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물은 풍부하게 넘쳐흘렀다.
그리고 나를 가장 감동시킨 것은 그 샘 곁에
이미 네 살의 나이를 먹었음직한 보리수 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이었다.
이 나무는 벌써 무성하게 자라 있어 의문의 여지없이 부활의 한 상징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욱이 베르공 마을에는 사람들이 노동을 한 흔적이 뚜렷했다.
사람은 희망을 가져야만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희망이 이곳에 다시 돌아와 있었던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허물어진 집들을 치우는 한편,
무너진 벽들을 모두 부수고 다섯 채의 집을 다시 지었다.
그 뒤 마을 사람들의 수는 28명이 되었는데, 그 가운데는 네 쌍의 젊은 부부도 있었다.
산뜻하게 벽을 바른 새 집들 주위를 채소밭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 채소밭에는 이것저것 섞여 있었지만 가지런히 심은
야채, 꽃, 배추, 장미꽃나무, 부추, 금어초, 샐러리, 아네모네들이 자라고 있었다.
이곳은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을이 되어 있었다.

그 곳에서부터 나는 길을 걸어서 갔다.
우리들이 이제 막 빠져 나온 전쟁은 아직 삶의 완전한 개화(開花)를 허락하지 않고 있었지만,
이미 변화는 일어나 있었다.
낮으막한 산기슭에는 보리와 호밀이 자라고 있었고
좁은 계곡 바닥에는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이 지역 전체가 건강과 번영으로 다시 빛나기 위해서는
그로부터 8년의 세월이 흐르는 것만으로 족했다.
내가 1913년에 보았던 폐허의 자리에 지금은 잘 단장된 아담하고 깨끗한 농장들이 들어서 있어서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말해주고 있었다.
옛날의 그 샘들은 숲이 머금고 있었던 비와 눈에서 물을 받아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샘물로 물길을 만들었다.
단풍나무 숲 속에 있는 농장마다 샘물이 흘러들어 융단같은 박하잎 위로 넘쳐흐르고 있었다.

마을은 조금씩 재건되었다.
땅값이 비싼 평야지대의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해 와
젊음과 활력과 모험정신을 가져다 주었다.
건강한 남자와 여자들, 그리고 소리내어 웃을 줄 알며
시골에서 벌어지는 축제의 맛을 즐길 줄 아는 소년 소녀들을 길에서 만날 수 있었다.
기쁨 속에서 살아가게 된 뒤로는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모습이 변한 옛 주민들,
그리고 새로 이주해 온 사람들의 수가 1만 명이 넘었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누리는 행복의 빚을 엘제아르 부피에에게 지고 있었다.

단순히 육체적 정신적 힘만을 갖춘 한 사람이
홀로 황무지에서 이런 풍요한 땅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면
나는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조건이란 참으로 경탄할 만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곤 한다. 그리고 그런 결과를 얻기 위해 가져야만 했던 위대한 영혼 속의 끈질김과
고결한 인격 속의 열정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신에게나 어울릴 이런 일을 훌륭하게 이루어낼 줄 알았던 그 소박한 늙은 농부에게
무한한 존경심을 품게 된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1947년 바농 요양원에서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




장 지오노
: 1895년 남프랑스 프로방스의 소도시 마노스끄에서 태어난 지오노는
1929년 소설 『언덕』을 발표한 이래
자연상태의 생활 속에서 대지와 인간의 합일을 꿈꾸는 소설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는 1970년 75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목신의 3부작'외에
『세계의 노래』,『지붕 위의 기병』,『광적인 행복』『앙젤로』등
30여 작품을 남겼다.





 

[출처]009.06.08 08:38 | 수필 | 안나

         http://kr.blog.yahoo.com/ropa420kr/1316555

출처 : 시 숲 길
글쓴이 : 소연 원글보기
메모 :

전체주의의 기원-한나 아렌트 지음/이진우 박미애 옮김/ 한길 출판사

 

한나 아렌트는 유대계 여성 정치 철학자로 전체주의 치하의 유대인 대량학살 문제를 깊숙히 파고 들었다. 자신이 유대인이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한나는 어떻게 그런 끔찍한 학살이 가능하기나 한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동족의 비극을 목격한 그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음에 틀림없다.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한 학살의 배후를 파내고 그것을 백일하에 드러내는 것이 그녀의 책임이라고 느꼈을까?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을 통해 금세기 완전히 새로운 정치체계로 등장하여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전체주의를 해부하고 있다. 히틀러의 나치 전체주의와 스탈린의 철의 장막 전체주의는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언제든 다시 고개를 들고 일어설 수 있다는 끔찍한 사실을 경고하려는 것일테다.

 

한나 아렌트의 다른 저작들 <인간의 조건> <과거와 미래 사이> <혁명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등에서 발전된 사상의 기초는 모두 <전체주의의 기원>에 놓여있다고 한다. <예루살렘의 아히히만>은 아주 평범한 사람들도 히틀러의 추악한 범죄행위에 연루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다룬 것이라 얼핏 들은 적이 있다. 

 

 

<전체주의의 기원>은 제1부 반유대주의, 제2부 제국주의, 제3부 전체주의로 나누어져 있다.

제1부에서는 히틀러와 스탈린의 전체주의가 등장하기 이전의 반 유대주의의 발전을 다루고 있다.

제2부에서는 전체주의의 이데올로기의 기반이 된 인종사상이 어떻게 제국주의로부터 발전해 나왔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는 전체주의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유대인은 히틀러의 인종말살 정책의 최우선 희생자였다. 오랫동안 서구 사회에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며 면면히 이어져 내려온 반유대주의. 히틀러는 이 반유대주의로 대중을 선동하게 되는데... 도대체 이 반유대주의는 어디에서 유래한 것일까?

 

유대민족은 오랫동안 서구 사회에 동화되지 않고 이방인으로 그들 자신만의 문화와 정체성을 유지해 왔다. 유대인들은 그들이 소속되어 있는 사회에서 나름대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살아가는데, 그들이 주로 종사하던 일은 금융업이나 전문직이었다. 특히 봉건시대 왕실의 재정을 맡아 관리하던 유대인들은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재정에 긴밀히 관여하고 있었다. 국제 금융 그룹은 유명한 로스차일드가문 역시 정부의 재정을 담당하면서 국제적으로 그 세력을 키워나갔다고 한다. 반유대주의는 여기에 근거한 바가 큰다. 대중들이 왕정이나 정부들에 불신을 가지고 대항할 때면 언제나 유대인들은 왕실과 정부의 친구로 간주되어 대중의 미움을 받았다. 또한 유대인 금융그룹이 국제적으로 크지면서 유대인의 세계정복 음모론이 대두되면서 반유대주의 바람이 불기도 했다. 반유대주의는 이런 것을 바탕으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다.

 

또한 반유대주의의 일부 책임은 유대사회에 있었다. 유대인들이 나라를 잃고 방랑한 지가 그토록 오래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메시야를 기다린 것은 한편으로는 놀라운 일이기는 하다. 그런데 이를 가능하게 한 요인 중 한 가지는, 유대종교지도자들은 반유대주의를 역으로 이용했던 것이다. 반유대주의를 직면할 때마다 유대사회는 움추려들면서도 내부적으로 끈끈함을 공고히 해 왔던 것이다. 

 

게다가 문제는 유대인들이 금융업등을 통해 부를 쌓기는 쌓았지만 권력에는 욕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메시야를 바라보던 그들의 신앙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만의 나라를 설립할 메사야를 기다리고 있던 신앙때문에 세속 나라의 권력에는 무심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정치적 힘, 권력이 전무했던 유대인들은 사실 반유대주의의 위험에 무방비상태로 던져진 것이나 다름이 없는 입장이었다. 그들이 봉사하는 왕실이나 국가에서 보호를 해 주고 있기에 망정이지 만일 그 울타리가 사라진다면 굶주린 야수앞에 던져진 먹이나 다름이 없는 입장이었다. 유대인이 전체주의의 첫 희생물이 된 것도 이러한 연유가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한나 아렌트는 추리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유대종족 전체를 말살시키려는 시도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이러한 반유대주의와 결합한 다른 요인이 있었다. 바로 제국주의에서 유래한 인종사상이다. 산업혁명 이후 산업이 발달한 영국에는 오갈 데 없는 잉여자본이 생기게 되었다. 또한 산업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잉여인력도 생기게 되었는데, 활로를 뚫어주지 않는 한 이 문제는 사회에 큰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일환으로 팽창주의를 표방하게 된다. 해외로 잉여자본과 잉여인력을 수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서유럽국가들은 아프리카, 아시아등지에 식민지를 개척하게 된다. 이 식민지에 잉여자본과 잉여인력을 투입하여 수익을 산출하게 된다. 그런데 식민지를 관리하다 보니 식민지의 사람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 지가 문제가 되었다. 식민지인들을 자신과 동일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면 도저히 그들을 수탈할 수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서 그들의 식민지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인종사상이 등장하게 된다. 식민지인들은 다른 미개한 인종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우수한 인종에 봉사해야 하는 열등한 인종인 것이다. 사실 오랫동안 유럽사회 자체내에서도 귀족들은 일반 시민이나 평범한 사람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혈통을 가지고 있는 우월한 인종이라는 사상이 끊임없이 이어져 온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사상이 한 발 더 나아가 인종사상으로 이어지는데, 이 열등한 인종은 동물과 같아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을 은연중에 하게 되었고 이것은 그들의 양심을 편하게 해 주었다.

 

대륙제국주의에서도 인종사상이 드러난다. 해외로 팽창할 입장이 안되는 동부 유럽에서는 국경을 초월하여 같은 종족으로서의 민족이 연합하려는 범민족운동이 발생한다. 범슬라브주의니, 범게르만주의니 하는 것들이 바로 그것이다. 사는 곳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르다 하더라도 한 혈통에서 나온 종족이라면 같은 민족이라는 것이다. 이전에는 민족이란 것이 같은 언어, 같은 문화,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로 정의되었다면 범민족운동의 민족의 범위는 그것을 초월한다. 이러한 범민족운동은 타 종족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를 나타내게 된다.

 

그리고 제국주의의 유산 가운데 또 하나는 관료주의이다. 식민지의 백성은 본국의 법의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식민지를 관리하는 관료들의 지배를 받는다. 이러한 관료들은 식민지 상황에 따라 필요한 법령을 자의적으로 만들어 식민지를 관리하게 된다. 식민지는 온전히 관료들의 지배하게 있게 되는 것이다. 제정러시아를 비롯한 많은 봉건국가들도 관료주의적 지배하에 있었다. 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왕이나 관료들이 상황에 따라 법령을 만들고 시행하여 지배하고 있었다. 이러한 특징이 전체주의에 스며들어 가게 된다. 이렇듯 전체주의가 등장하기 전에 이미 그 전제들이 기반을 서서히 다지고 있었다.

 

제3부에서 다루는 전체주의의 정체는 한편으로 공포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과연 그러한 체제가 가능한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전체주의의 대명사 히틀러와 스탈린은 사람이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일반 국민에 대한 테러를 기반으로 성립하고 유지되는 체제가 전체주의이다. 일반적으로 권력을 잡기 위해 정적이나 반대자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일은 동서고금을 통해 있어왔던 일이기때문에 새삼스러울 것까지는 없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무관하게, 그리고 죄가 있건 없건 상관없이 일반 국민에게 테러를 가하는 체계가 전체주의라니 아찔하다.

 

나치 전체주의의 이데올로기는 다윈의 자연의 법칙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쓸모없는 개체는 자연의 힘에 의해 사라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열등한 종족, 없어져야 할 종족은 없어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며, 나치는 자연이 해야 할 일을 인위적인 테러를 통해 앞당기는 것이라 생각했다. 없어져야 할 첫 번째 희생물은 유대인들이었다. 그리고 다음에는 폴란드인등등...그런데 자연은 영속적이며, 자연이 존재하는 한 자연의 법은 영원히 시행되어야 한다. 유대인들을 제거하고 나면, 폴란드인...그리고 그 다음에는 또 누구, 그리고 나서는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렇게 계속 자연의 법은 시행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그들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 나치는 독일 국민들도 등급으로 분류하여 한 그룹씩 말살할 생각이었다니, 끔찍하다. 전체주의는 일반 사람들을 이러한 전체주의적 운동에 가담시키고, 전체주의적 통치에 순응하게 만들기 위해 영혼없는 인류의 생산에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완전히 다른 신인류의 출현을 바라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유하지 않고 복종하는 기계적인 인간을 만들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끔찍하다.

 

스탈린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는 마르크스의 역사의 법칙이다. 계급 투쟁으로 사라져야 할 계급은 사라져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역사의 법칙이며 역사가 끝나지 않는 한 그 과정은 계속되어야 한다. 즉 반복되어야 한다. 그래서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하에서는 언제나 끊임없이 사라져야할 대상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 대상이 더 이상 없다면 그러한 대상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서 심지어 이전에 전체주의 체제의 가해자가 마침내 희생자가 되는 순간도 오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면 그들은 이데올로기를 위해 불평없이 제물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신봉하는 논리는 깨어지면 안되기때문이다. 그들은 스스로 희생물이 되면서 그 이데올로기를 지켜내는 것이다. 전체주의의 특징중 한 가지가 전제가 되는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모든 체제가 논리적으로 완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데올로기에 의해 그렇게 되어야 할 것은 반듯이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전체주의의 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희생자들은 완전히 산 자들의 세계에서 단절되고, 망각되어야 한다. 그들은 애초에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전체주의 체제하에서는 강제수용소가 필수적인 것이 된다.

 

전체주의에 대해 읽으면서 이게 정말 그러할까? 히틀러와 스탈린과 그 신봉자들이 정말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아니면 한나 아렌트가 분석하다가 더 나아간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내내 일었다. 다시는 나타나서는 안 될 전체주의, 하지만 언제든지 인류가 직면한 문제들의 손쉬운 해결책으로 전체주의에 눈길을 보낼 수 있는 가능성 사이 세계는 처해 있다. 한나 아렌트가 유대인 학살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처럼 나 자신은 전체주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떻게 이런 비인간적인 체제가 존재할 수 있었단 말인가? 이런 사악한 체제는 인간의 본성에 숨겨져 있는 사악함의 발로인가? 한 개인의 사악함은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온 독일 국민들과 온 소련 국민들이 침묵으로 일관할 수 있단 말인가?

 

한나 아렌트는 이 책에서 인권에 대해서도 논하는데, 천부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을 신랄하게 비난한다. 천부의 인권이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문명사회의 한 사람이 천부의 인권에 호소해야 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저 아득한 옛날 원시의 동굴에 살았던 미개한 원시인이 인간이라는 이유로 가지고 있었던 것과 똑 같은 인권에 호소해야 한다면 이는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영국의 철학자 버크는 천부의 인권보다는 차라리 영국인의 권리를 갖겠다고 했다. 실제로 1차세계대전 이후 민족국가가 형성되면서 수많은 무국적자들이 국경을 이동하게 되자 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들은 인간으로 태어났기때문에 소유하게 되는 인권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차라리 아무 쓸모도 없는 국적을 계속 주장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한나 아렌트가 주장하는 것은 권리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정치라면,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며, 정치에 무관심하고 냉소적이 되는 것은 전체주의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도록 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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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드디어 데이지가 옵니다. 개츠비가 그토록 열렬히 만나보고 싶어했던 데이지가 오는 겁니다.

개츠비의 심장의 박동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데이지가 보라색 모자를 쓰고 라일락 나무 그늘 아래로 올 때의 환한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깨끗하고 청순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물기에 젖은 머리칼과 손은 그 예전 결혼 전 날 욕조에 빠져 개츠비의 편지를 꼭 쥐고 있던 데이지의 모습을

생각나게 합니다. 개츠비와 데이지의 만남은 어떻게 될 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Under the dripping bare lilac trees a large open car was coming up the drive. It stopped.

잎새가 다 떨어진 라일락 나무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커다란 무개차가 그 라일락 나무 아래로 길을 따라 올라 오고 있었다. 차가 멈추었다.

 

*연보라 라일락 꽃 나무

 

 

Daisy's face, tipped sideways beneath a three-cornered lavender hat, looked out at me with a bright ecstatic smile.

데이지는 라벤더색 삼각 모자아래 얼굴을 살짝 가로 기울인채 밝고 환한 미소가 가득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 데이지꽃- 하얀 데이지꽃은 청순한 데이지의 모습, 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녀시절의 데이지를 생각나게 합니다.

 

*라벤더꽃- 라일락 꽃이 진 나무 아래 데이지가 쓴 라벤드색 삼각모자는 마치 라일락꽃이 다시 핀 느낌을 줍니다.

 

"Is this absolutely where you live, my dearest one?"

"이 곳이 정말 오빠가 살고 있는 곳인가요, 사랑하는 이?"

 

The exhilarating ripple of her voice was a wild tonic in the rain.

데이지의 들뜬 목소리는 진한 토닉처럼 비 속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퍼졌다.       

 

I had to follow the sound of it for a moment, up and down, with my ear alone before any words came through.

데이지가 말을 멈춘 한 순간, 내 귀속에 밀려든 소리의 물결에 나는 나직히 흔들렸다.   

 

 

 A damp streak of hair lay like a dash of blue paint across her cheek and her hand was wet with glistening drops as I took it to help her from the car.

물기를 머금은 머리칼이 푸른 물감이 질주하듯 데이지의 뺨위로 흘러내렸고, 차에서 내리는 데이지의 손을 잡아 줄 때 그 손은 반짝이는 빗방울로 젖어 있었다.  

 

 

"Are you in love with me," she said low in my ear. "Or why did I have to come alone?"

"오빤 나와 사랑에 빠졌나요, " 데이지는 내 귀에 속삭였다. "아니면 왜 혼자 오라고 그랬어요?"

 

 

"That's the secret of Castle Rackrent. Tell your chauffeur to go far away and spend an hour."

"그건 나중에 알게 될텐데 지금은 비밀이야. 운전사에게 어디 가서 한 시간 뒤에 오라고 하지."

 

 

"Come back in an hour, Ferdie." Then in a grave murmur, "His name is Ferdie."

"한 시간 뒤에 돌아오세요. 퍼디." 말하고는 소리를 낮추어 웅얼거렸다. "이름이 퍼디에요."

 

 

"Does the gasoline affect his nose?"

"휘발유때문에 코가 저렇게 된건가?"

 

"I don't think so," she said innocently. "Why?"

"그렇지는 않아요." 데이지는 닉의 농담을 알아채지 못한 채 대답했다. "왜요?"

 

We went in. To my overwhelming surprise the living room was deserted.

우리는 안으로 갔다. 경악스럽게도 거실에 있어야할 개츠비가 없어졌다.  

 

"Well, that's funny!" I exclaimed.

"어...웃기는 일이네!" 나는 소리쳤다.

 

"What's funny?"

"뭐가 웃겨요?"

 

She turned her head as there was a light, dignified knocking at the front door.

앞 문에서 정중하게 문두드리는 소리가 조용히 났다. 데이지는 고개를 돌려 쳐다 보았다.  

 

I went out and opened it. Gatsby, pale as death, with his hands plunged like weights in his coat pockets, was standing in a puddle of water glaring tragically into my eyes.

나는 밖으로 나가서 문을 열었다. 개츠비는, 시체처럼 창백한 얼굴로, 코트 주머니에 두 손을 깊숙이 찔러넣고는, 내 눈을 노려보면서 흥건한 빗물 웅덩이에 측은하게 서 있었다. 

 

With his hands still in his coat pockets he stalked by me into the hall, turned sharply as if he were on a wire and disappeared into the living room.

개츠비는 두 손을 여전히 코트 주머니에 넣은채 내 옆을 지나 성큼 성큼 안으로 들어와서는, 줄이 잡아 당기는 듯 홱 돌아서서 거실안으로 사라졌다. 

 

It wasn't a bit funny. Aware of the loud beating of my own heart I pulled the door to against the increasing rain.

웃을래야 웃을 수가 없었다. 나는 오히려 내 심장이 심하게 두근거리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점점 세차게 쏟아지는 비속에 열려있던 문을 잡아당겨 닫았다.   

 

For half a minute there wasn't a sound.

삼십분여분이 지났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Then from the living room I heard a sort of choking murmur and part of a laugh followed by Daisy's voice on a clear artificial note.

드디어 거실에서 데이지의 목이 메인 음성이 나직히 들리는가 싶더니, 뒤이어 부러 가장한 듯한 경멸하는 듯한 비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I certainly am awfully glad to see you again."

"당신을 다시 보게 되어 뭐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기뻐요."

 

 

A pause; it endured horribly.

침묵: 침묵은 견딜 수 없으리만큼 잔인했다.  

 

I had nothing to do in the hall so I went into the room.

밖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기에,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Gatsby, his hands still in his pockets, was reclining against the mantelpiece in a strained counterfeit of perfect ease, even of boredom.

개츠비는 아직도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벽난로위의  선반에 비스듬히 기대어 서 있었다. 개츠비는 느슨해 보이고 심지어 지겨운 듯 억지로 가장하고 있었지만 그의 긴장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했다.  

 


His head leaned back so far that it rested against the face of a defunct mantelpiece clock and from this position his distraught eyes stared down at Daisy who was sitting frightened but graceful on the edge of a stiff chair.

개츠비는 머리를 뒤로 젖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벽난로 선반의 낡은 시계에 머리를 기댄채 심란한 눈 빛으로 쏘아보듯 데이지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데이지는 놀라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그래도 품위를 잃지않고 딱딱한 의자의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앉아있었다.    

 

 

"We've met before," muttered Gatsby.

"우린 전에 만난 적이 있지요." 개츠비가 투덜거리듯 중얼거렸다.

 

His eyes glanced momentarily at me and his lips parted with an abortive attempt at a laugh.

개츠비는 순간적으로 나를 흘낏 쳐다보았다. 억지로 웃으려 했으나 오히려 이상하게 일그러진 채 그의 입술은 반 쯤 열려 있었다. 

 

Luckily the clock took this moment to tilt dangerously at the pressure of his head, whereupon he turned and caught it with trembling fingers and set
it back in place.

다행스럽다고나 해야 할까, 개츠비의 머리가 기대고 있는 시계가 순간 위험하게 기우뚱하였다. 얼른 돌아서서 시계를 잡아 원래의 자리에 되돌려 놓는 개츠비의 손가락은 떨고 있었다. 

 

Then he sat down, rigidly, his elbow on the arm of the sofa and his chin in his hand.

개츠비는 소파에 앉았는데, 소파의 팔걸이에 팔꿈치를 올리고, 한 손으로는 턱을 받친 모습이 경직되어 보였다.   

 

"I'm sorry about the clock," he said.

"시계를 깨뜨릴 뻔 했어요. 미안해요." 개츠비가 말했다.

 

My own face had now assumed a deep tropical burn.

내 얼굴이 다 벌겋게 달아 올랐다. 

 

I couldn't muster up a single commonplace out of the thousand in my head.

내 머리속에는 수천가지 생각이 떠돌아다녔으나, 단 한 마디의 말이라도 차마 꺼낼 수가 없었다.

 

"It's an old clock," I told them idiotically.

"못쓰는 시계예요." 바보같은 소리였다.  

 

I think we all believed for a moment that it had smashed in pieces on the floor.

그 순간 우리 모두는 시계가 바닥에 떨어져 박살이 났다고 믿고 있었을 것이다.   

 

"We haven't met for many years," said Daisy, her voice as matter-of-fact as it could ever be.

"정말 오랫만이예요." 데이지는 이제껏 들어 볼 수 없었던 사무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Five years next November." The automatic quality of Gatsby's answer set us all back at least another minute.

"다음 달 11월이면 만 5년이지."  무심하게 내뱉는 개츠비의 대답에 우리 모두는 조금전의 냉랭한 상황으로 다시 되돌아 가버렸다. 

 

--------------------------------

오오...이게 웬 비극입니까? 개츠비는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냉랭한 모습을 보이고

데이지는 놀라움과 슬픔과 두려움에 사로 잡혀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군요.

냉철한 닉도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대고 있는데,

데이지와 개츠비의 만남은 어떻게 끝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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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닉은 데이지를 초대합니다.

데이지가 오기로 한 날 억수같이 비가 내립니다. 일이 어긋 날려고 그럴까요? 닉과 개츠비는 손님을 맞이에 만전을 기하느라 허둥댑니다. 

데이지를 기다리는 개츠비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다시 사랑을 잃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차라리 도망쳐 버릴려고 합니다.

개츠비는 사랑앞에 바보가 되었습니다.

 

------------------------------------------------

 

The evening had made me light-headed and happy; I think I walked into a deep sleep as I entered my front door.

조단과 함께한 그 날 저녁 나의 머리는 가벼웠고 난 행복했다. 문 안에 발을 들여 놓자마자 나는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So I didn't know whether or not Gatsby went to Coney Island or for how many hours he "glanced into rooms" while his house blazed gaudily on.

나는 개츠비가 코니 섬에 갔었는지, 또는 얼마나 오랫동안 집에 불을 밝히고 방들을 살펴보았는지 알 수 없었다. 

 

 

I called up Daisy from the office next morning and invited her to come to tea.

다음 날 아침 사무실에서 데이지에게 전화를 걸어, 차 마시러 오라고 초대를 했다.

 

"Don't bring Tom," I warned her.

"탐은 데리고 오지마," 그녀에게 그렇게 일러두었다.

 

"What?"

"뭐라고요?"

 

"Don't bring Tom."

"탐을 데리고 오지 말라고."

 

"Who is 'Tom'?" she asked innocently.

"탐이 누구예요?" 데이지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물었다.

 

The day agreed upon was pouring rain.

약속한 그 날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었다.

 

 At eleven o'clock a man in a raincoat dragging a lawn-mower tapped at my front door and said that Mr. Gatsby had sent him over to cut my grass.

11시에 우비를 입은 남자 한 명이 잔디깍는 기계를 끌고와서 문을 두들기고는 개츠비씨가 풀을 깍도록 자기를 보냈다고 하였다.

 

This reminded me that I had forgotten to tell my Finn to come back so I drove into West Egg Village to search for her among soggy white-washed alleys and to buy
some cups and lemons and flowers.

그제서야 나는 핀란드인 여자를 부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웨스트 에그 마을로 차를 몰고 가서는 그녀를 찾는다고 빗물에 씻겨진 질퍽거리는 골목을 뒤젔고, 몇개의 컵과 레몬, 그리고 꽃을 샀다.

 

The flowers were unnecessary, for at two o'clock a greenhouse arrived from Gatsby's, with innumerable receptacles to contain it.

사온 꽃은 필요가 없게 되었다. 두시에 개츠비가 셀 수 없이 많은 꽃이 심겨진 화분을 보내왔는데 마치 온실을 전부 보낸 것 같았다. 

 

An hour later the front door opened nervously, and Gatsby in a white flannel suit, silver shirt and gold-colored tie hurried in.

한 시간 후에 문이 덜컥 열리더니, 하얀 플란넬 정장에 은색 셔츠와 황금빛 타이를 한 개츠비가 허둥지둥 들어섰다.

 

He was pale and there were dark signs of sleeplessness beneath his eyes.

개츠비는 낯빛이 창백했고 눈 밑에는 잠을 자지 못한 듯 다크 서클이 완연했다.

 

"Is everything all right?" he asked immediately.

"모든 게 잘 되어 가고 있나요?" 개츠비가 들어오자 마자 물었다.

 

 

"The grass looks fine, if that's what you mean."

"잔디가 걱정이라면, 걱정할 건 없어요."

 

"What grass?" he inquired blankly. "Oh, the grass in the yard."

"잔디라니요?" 개츠비는 어리둥절하며 물었다. "오, 그래요. 마당에 있는 잔디말이군요."

 

He looked out the window at it, but judging from his expression I don't believe he saw a thing.

개츠비는 창문 밖으로 잔디밭을 쳐다 보았지만 말하는 것으로 보아, 그의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Looks very good," he remarked vaguely. one of the papers said they thought the rain would stop about four. I think it was 'The Journal.' Have
you got everything you need in the shape of--of tea?"

"보기가 매우 좋군요," 개츠비는 멍하니 말했다. "4시에 비가 멈출 거라고 하더군요. 아마 '저널'지였을 겁니다. 필요한 모든게 다 준비가 되었나요? 뭐 차라든가..."

 

 

I took him into the pantry where he looked a little reproachfully at the Finn.

나는 개츠비를 식품 저장고로 데리고 갔다. 개츠비는 핀란드 여자를 약간 못마땅한 듯이 쳐다 보았다.

 

 

Together we scrutinized the twelve lemon cakes from the delicatessen shop.

우리는 힘께 식료품 가게에서 사온 12개의 레몬 케이크를 조심스럽게 살펴보았다.

 

"Will they do?" I asked.

"괜찮겠어요?" 내가 물었다.

 

"Of course, of course! They're fine!" and he added hollowly, ". . .old sport."

"물론이고 말고요! 좋아요!"  그리고 혼자말처럼 덧붙였다. "... 오랜 친구."

 

The rain cooled about half-past three to a damp mist through which occasional thin drops swam like dew.

억수같이 퍼 붓던 비가 3시 반쯤 되어 잦아 들고, 간혹 가는 빗방울이 습한 안개 속을 이슬처럼 흩날렸다.

 

 

 Gatsby looked with vacant eyes through a copy of Clay's "Economics," starting at the Finnish tread that shook the kitchen floor and peering toward the bleared windows from time to time as if a series of invisible but alarming happenings were taking place outside.

개츠비는 멍한 눈으로 클레이의 "경제학"책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부엌 바닥에 어지럽게 찍혀있는 핀란드 여자의 발자국을 보다가, 이따금씩 뿌연 창문을 노려보았는데, 마치 보이지 않는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일련의 사건들이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듯 했다.

 

 Finally he got up and informed me in an uncertain voice that he was going home.

개츠비는 그렇게 기다리다 마침내 일어나더니, 불분명한 목소리로 집에 가야겠다고 말했다.

 

"Why's that?"

"왜 그래요?"

 

 

"Nobody's coming to tea. It's too late!"

"아무도 차를 마시러 오지 않을 거 같네요. 너무 늦었어요!"

 

He looked at his watch as if there was some pressing demand on his time elsewhere. "I can't wait all day."

개츠비는 어디 다른 곳에서 누굴 만나기로 한 것 처럼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하루 종일 기다릴 수는 없어요."

 

"Don't be silly; it's just two minutes to four."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이제 4시 2분전일 뿐인데요."

 

He sat down, miserably, as if I had pushed him, and simultaneously there was the sound of a motor turning into my lane.

개츠비는 마치 내가 그를 밀친 것처럼 비참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 순간 나의 집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드는 엔진 소리가 들렸다.

 

We both jumped up and, a little harrowed myself, I went out into the yard.

우리 둘은 모두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살짝 마음을 가다듬고 나는 마당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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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그윽한 미소에 자신감 넘치는 개츠비의 모습은 어디로 가버렸을까요?

닉과 베이커양이 개츠비와 데이지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는 날, 개츠비는 자신의 저택에서 초조하게 닉을 기다립니다.

닉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표를 내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그리고 닉으로 부터 데이지를 초대할 것인지 말 것인지 듣고 싶어 애가 닳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하면 할 수록 더욱 꼴이 우스워집니다. 게다가 닉의 마음에 들려고 무진 애를 쓰는 모습도 마치 첫사랑 앞에서 우물쭈물하는 수줍은 십대의 모습만 같습니다.

사랑앞에서 무한정 약해지는 것이 남자의 마음일까요?

 

-----------------------------------------------------

When I came home to West Egg that night I was afraid for a moment that my house was on fire.

그날 밤 웨스트 에그에 있는 집으로 돌아 온 나는 집에 불이 났는가 싶어 깜짝 놀랐다. 

 

Two o'clock and the whole corner of the peninsula was blazing with light which fell unreal on the shrubbery and made thin elongating glints upon the roadside wires.

새벽 두시였는데, 집 부근의 해변에 접한 온 지역이 빛으로 맹렬히 번쩍이고 있었다. 빛이 내려 앉은 관목 수풀은 이상한 딴 세상인 듯했고, 도로 옆 얇고 전선은 빛을 받아 길게 번득였다.   

 

Turning a corner I saw that it was Gatsby's house, lit from tower to cellar.

모퉁이를 돌자 그게 개츠비의 집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탑으로부터 가장 아래의 지하 저장고까지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것이었다.   

 

At first I thought it was another party, a wild rout that had resolved itself into "hide-and-go-seek" or "sardines-in-the-box" with all the
house thrown open to the game.

처음에는 또 다른 파티를 하나보다고 생각했다. 술취한 한 패거리들이 "숨바꼭질"이나 "상자속의 정어리" 게임을 하느라 모든 방들을 개방해 놓은 듯이 보였다. 

(*상자속의 정어리: 숨바꼭질은 모두가 숨고 술래가 숨은 사람은 찾는 게임이지만, 상자속의 정어리 게임은 한 사람이 숨고, 다른 모든 사람이 찾는 게임이다. 일단 숨은 사사람을 찾으면 찾은 사람도 그 장소에 함께 숨는다. 이렇게 해서 숨은 사람을 찾은 사람들이 차곡 차곡 그 곳에 정어리처럼 숨게 되고, 맨 마지막까지 찾지 못한 사람이 게임에서 지게 된다. )

 

But there wasn't a sound.

하지만 고요했다. 

 

Only wind in the trees which blew the wires and made the lights go off and on again as if the house had winked into the darkness.

오직 숲에 부는 바람 소리뿐이었다. 바람에 전선이 흔들려 전기불이 왔다 갔다 하면서, 개츠비의 집은 마치 어둠속으로 윙크하는 듯했다.

 

 

As my taxi groaned away I saw Gatsby walking toward me across his lawn.

택시가 부릉거리며 가버리자 개츠비가 잔디밭을 가로질러 걸어왔다. 

 

 

"Your place looks like the world's fair," I said.

"이 곳이 세계 EXPO처럼 보이네요." 내가 말했다.

 

 

"Does it?" He turned his eyes toward it absently. "I have been glancing into some of the rooms. Let's go to Coney Island, old sport. In my car."

"그래요?" 개츠비가 멍하니 집을 돌아다 보았다. "방들을 살펴보고 있었어요. 코니섬으로 갑시다. 오랜 친구여, 내 차를 타고 갑시다." 

 

 

"It's too late."

"너무 늦었어요."

 

 

"Well, suppose we take a plunge in the swimming pool? I haven't made use of it all summer."

"그런가요, 풀장에서 수영을 하자고 하지 않았나요? 이번 여름 내내 한 번도 사용하지 못했어요."

 

 

"I've got to go to bed."

"난 좀 자야겠어요."

 

 

"All right."

"좋아요."

 

 

He waited, looking at me with suppressed eagerness.

개츠비는 안달이 나 있었지만 재촉하지 않고 나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I talked with Miss Baker," I said after a moment. "I'm going to call up Daisy tomorrow and invite her over here to tea."

"베이커양과 이야기를 했어요," 잠시 후 내가 말을 꺼냈다. "내일 데이지에게 전화를 하려구요. 차를 마시러 오라고 초대할 겁니다."

 

 

"Oh, that's all right," he said carelessly. "I don't want to put you to any trouble."

"오, 그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개츠비는 상관없다는 투로 말했다. "당신이 곤란해 지는 건 원치 않습니다만"

 

 

"What day would suit you?"

"어느 날이 좋을까요?"

 

 

"What day would suit YOU?" he corrected me quickly. "I don't want to put you to any trouble, you see."

"당신에게는 어느 날이 좋을까요?" 개츠비는 재빨리 나에게 되물었다. "아시다시피 당신이 곤란해 지면 안되잖아요."

 

 

"How about the day after tomorrow?"

"내일 모레 어떨까요?"

 

He considered for a moment. Then, with reluctance:"I want to get the grass cut," he said.

개츠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쭈삣 쭈삣하면서 "풀을 좀 깍아둬야 할 것 같네요,"라고 개츠비가 말했다.

 

 

We both looked at the grass--there was a sharp line where my ragged lawn ended and the darker, well-kept expanse of his began.

우리는 둘 다 풀숲을 쳐다 보았다. 고르지 못한 나의 잔디밭과 관리가 잘 된 개츠비의 짙은 잔디밭은 뚜렷하게 차이가 져 보였다.  

 

 

I suspected that he meant my grass.

나의 잔디밭의 풀을 깍아야 한다는 말인지.

 

 

"There's another little thing," he said uncertainly, and hesitated.

"다른 작은 문제가 하나 있어요," 그는 우물거려 말하고는, 머뭇거렸다.  

 

 

"Would you rather put it off for a few days?" I asked.

"몇 일 더 연기할까요?" 내가 물었다.

 

 

"Oh, it isn't about that. At least----" He fumbled with a series of beginnings. "Why, I thought--why, look here, old sport, you don't make
much money, do you?"

"아니예요. 그 문제는 아니고. 적어도---" 개츠비는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 지 몰라 더듬거렸다. "글쎄, 내 생각엔-- 저...있잖아요. 친구. 당신은 많은 돈을 벌지는 않죠, 그렇죠?"

 

 

"Not very much."

"많이는 벌지 못하죠."

 

 

This seemed to reassure him and he continued more confidently.

개츠비는 이 말을 듣고 다소 안심되는 듯 보다 자신있게 말을 이었다.  

 

 

"I thought you didn't, if you'll pardon my--you see, I carry on a little business on the side, a sort of sideline, you understand.

"그럴거라고 생각했어요, 만일 당신이 이해해 준다면... 아시다시피, 나는 부수적으로 작은 사업 하나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해하실 겁니다.

 

 

And I thought that if you don't make very much--You're selling bonds, aren't you, old sport?"

내 생각인데...만일 당신이 많이 벌지 않는다면--당신은 채권을 팔고 있죠, 그렇죠, 친구?"

 

 

"Trying to."

"그럴려고 애쓰고 있죠."

 

 

"Well, this would interest you. It wouldn't take up much of your time and you might pick up a nice bit of money. It happens to be a rather confidential sort of thing."

"그럼...이건 당신에게 흥미가 있을 것 같은데. 많은 시간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만 꽤 돈을 만질 수 있을 겁니다. 다소 은밀한 일이긴 합니다만."

 

I realize now that under different circumstances that conversation might have been one of the crises of my life.

지금 와서야 깨닫는 것이지만, 그러한 대화는 다른 상황에서라면 내 인생의 위기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But, because the offer was obviously and tactlessly for a service to be rendered, I had no choice except to cut him off there.

그러나, 그것은 누가 들어도 위험한 것임이 분명할 정도로 명확했기때문에, 그의 말을 잘라 거절하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I've got my hands full," I said. "I'm much obliged but I couldn't take on any more work."

"할 일이 너무 많아서요," 라고 나는 말했다. "고맙긴 하지만, 더 이상의 일을 맡아 처리할 여유가 없네요."

 

 

"You wouldn't have to do any business with Wolfshiem."

"울프심씨과는 어떠한 거래도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Evidently he thought that I was shying away from the "gonnegtion" mentioned at lunch, but I assured him he was wrong.

개츠비는 내가 거절하는 이유가 분명히 점심때 언급된 "코넥션"때문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그것때문이 아니라고 그를 안심시켰다.

 

 He waited a moment longer, hoping I'd begin a conversation, but I was too absorbed to be responsive, so he went unwillingly home.

개츠비는 내가 말을 꺼내기를 바라면서 조금 더 기다렸지만, 내가 너무 골똘히 생각에 잠겨 대꾸를 하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집으로 가버렸다.

<위대한 개츠비>

 

조단은 왜 닉에게 개츠비와 데이지의 모든 이야기를 해 주는 걸까요?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만 더 들어 봅시다.

 

---------------------------------------------------------


When Jordan Baker had finished telling all this we had left the Plaza for half an hour and were driving in a Victoria through Central Park.

조단 베이커가 이 모든 이야기를 마칠 즈음, 우리는 플라자 호텔을 떠난 지 30분쯤 되었고, 센트럴 파크를 지나 빅토리아 정원을 지나가고 있었다. 

 


The sun had gone down behind the tall apartments of the movie stars in the West Fifties and the clear voices of girls, already gathered like
crickets on the grass, rose through the hot twilight:

영화 배우들이 많이 살고 있는 웨스터 50번가의 높은 아파트 너머로 해는 넘어가고, 풀속의 귀뚜라미처럼 모여든 처녀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후덮지근한 저녁 대기속에 울려퍼졌다.


    "I'm the Sheik of Araby,
    Your love belongs to me.
    At night when you're are asleep,
    Into your tent I'll creep----"

   "나는 아라비아의 왕자,

    너의 사랑은 나의 것.

    네가 잠든 밤이면

    너의 장막속으로 살그머니 들어가리...."

   
"It was a strange coincidence," I said.

"이상한 우연이었군." 내가 말했다.

 

"But it wasn't a coincidence at all."

"아니예요. 그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었어요."

 

"Why not?"

"우연이 아니라고?"

 

 

"Gatsby bought that house so that Daisy would be just across the bay."

"개츠비는 데이지가 바로 만 건너편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 집을 샀던 거예요."

 

Then it had not been merely the stars to which he had aspired on that June night.

그렇다면 그 6월의 밤 개츠비가 동경하며 바라보았던 것이 단지 별들이 아니었단 말이지.

 

He came alive to me, delivered suddenly from the womb of his purposeless splendor.

개츠비의 그 간의 무모한 일들이 별 다른 목적없이 보였었는데, 이제 개츠비는 마치 자궁에서 불쑥 나온 아이처럼, 나에게 생생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He wants to know--" continued Jordan "--if you'll invite Daisy to your house some afternoon and then let him come over."

"개츠비는 알고 싶어해요--" 조단이 계속 말했다. "- 당신이 어느 날 오후 데이지를 집으로 초대하고선, 자기도 "건너 오게" 할 수 있는지." 

 

 

The modesty of the demand shook me.

그 요청의 겸손함은 나의 마음을 심하게 흔들었다.  

 

He had waited five years and bought a mansion where he dispensed starlight to casual moths so that he could "come over" some afternoon

to a stranger's garden.

단지 어느 날 오후 낯선 사람의 정원에 "건너 가"기 위해서, 거대한 저택을 사서 무심한 나방같은 사람들에게 별빛을 나누어 주면서 5년이나 기다렸단 말인가?

 

 

"Did I have to know all this before he could ask such a little thing?"

"그런 사소한 요청을 하려고 내게 이 모든 것을 이야기했단 말이오?"

 

 

"He's afraid. He's waited so long. He thought you might be offended. You see he's a regular tough underneath it all."

"개츠비는 두려워해요. 정말 오래 기다렸거든요. 그는 당신이 불쾌해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데요. 당신도 알고 있죠. 실은 개츠비가 악당이라는 것을...그런 개츠비가 두려워했다니, 좀 불쌍하지 않아요?"

 

Something worried me.

뭔가 신경이 쓰였다. 

 

"Why didn't he ask you to arrange a meeting?"

"왜 당신에게 만남을 주선해 달라고 하지 않았을까?"

 

"He wants her to see his house," she explained. "And your house is right next door."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자기 집을 보여주고 싶어해요." 베이커양이 말했다. "당신의 집이 바로 옆에 있잖아요."

 

"Oh!"

"오!"

 

"I think he half expected her to wander into one of his parties, some night," went on Jordan, "but she never did. Then he began asking
people casually if they knew her, and I was the first one he found.

"개츠비는 아마 어느 날 밤 우연히 데이지가 자기의 파티에 올 것을 은근히 기대했나 봐요." 조단이 이어 말했다. "그녀는 오지 않았죠. 그러자 개츠비는
사람들에게 데이지를 아느냐고 무심코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마침내 데이지를 아는 사람을 찾은 거예요. 그게 바로 저예요."

 

It was that night he sent for me at his dance, and you should have heard the elaborate way he worked up to it.

개츠비가 나를 댄스 파티에 불렀던 바로 그 날 밤이었구나. 그래서 그가 그렇게 정성들여 이야기했던 것이구나.

 

Of course, I immediately suggested a luncheon in New York--and I thought he'd go mad: " 'I don't want to do anything out of the way!' he kept saying. 'I want to
see her right next door.'

물론, 나는 즉시 뉴욕에서 오찬을 들 것을 제안했다.-- 아마도 개츠비가 제정신이 아닐거라고 생각하면서: " '나는 정도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떤 것이든 하고 싶지 않아!' 그가 하곤 했던 말이었어. '나는 바로 옆집에서 그녀를 만나고 싶어.'

 

"When I said you were a particular friend of Tom's he started to abandon the whole idea. He doesn't know very much about Tom, though he says he's
read a Chicago paper for years just on the chance of catching a glimpse of Daisy's name."

"당신이 탐의 특별한 친구였다고 말하자, 개츠비는 머리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어요. 비록 개츠비가 데이지의 이름을 얼핏이라도 볼 수 있을까해서 시카고의 신문을 여러해 동안 봤다고는 하지만, 탐에 대해 그리 많이 알지는 못하거든요."

 

It was dark now, and as we dipped under a little bridge I put my arm around Jordan's golden shoulder and drew her toward me and asked her to dinner.

이제 주위는 어둑어둑했다. 우리는 자그마한 다리 아래로 들어서고 있었다. 나는 조단의 황금빛 어깨를 팔로 안고서 조단을 가까이 당기며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말했다.

 

Suddenly I wasn't thinking of Daisy and Gatsby any more but of this clean, hard, limited person who dealt in universal skepticism and who leaned back jauntily

just within the circle of my arm.

갑자기 데이지와 개츠비에 대한 생각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는 있지만 깨끗하고 단단하고 흔하지 않은 이 한 사람, 나의 팔에 안겨 환하게 웃으며 뒤로 몸을 기대고 있는 이 여자만이 내 마음에 가득차 있었다.   

 

A phrase began to beat in my ears with a sort of heady excitement: "There are only the pursued, the pursuing, the busy and the tired."

일종의 의기양양한 흥분과 함께 내 귀에는 문구 하나가 쟁쟁거리기 시작했다; "오직 쫓기는 사람, 쫓는 사람, 바쁜 사람 그리고 지겨운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And Daisy ought to have something in her life," murmured Jordan to me.

"데이지언니는 생활에 뭔가 활력소가 필요해요," 조단이 내게 중얼거렸다.

 

"Does she want to see Gatsby?"

"데이지가 개츠비를 만나려 할까?"

 

"She's not to know about it. Gatsby doesn't want her to know. You're just supposed to invite her to tea."

"데이지는 몰라야 해요. 개츠비는 데이지가 알기를 원치 않아요. 당신은 그저 데이지에게 차 마시러 오라고 초대만 하면 되요."

 

We passed a barrier of dark trees, and then the facade of Fifty-ninth Street, a block of delicate pale light, beamed down into the park.

우리는 어두운 나무들이 늘어선 담장 옆을 지나갔다, 하얀 빛이 희미하게 밝히고 있는 59번가의 모습이 공원속으로 비쳐들었다. 

 


Unlike Gatsby and Tom Buchanan I had no girl whose disembodied face floated along the dark cornices and blinding signs and so I drew up the
girl beside me, tightening my arms.

개츠비와 탐 부캐넌과는 달리, 나에게는 어떤 여자도 없었다. 그림자가 드리워진 어둠속에 떠오르는 얼굴도 없고, 늘어선 눈부신 간판들을 보아도 떠오르는 얼굴이 없었다. 나는 두 팔에 그녀를 꼭 안고 내게로 끌어당겼다.  

 

Her wan, scornful mouth smiled and so I drew her up again, closer, this time to my face.

경멸의 빛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창백한 그녀의 입은 살짝 미소를 띄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다시 한 번, 더 가까이, 나의 얼굴로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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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와 데이지의 슬픈 사랑이야기에 닉과 베이커양의 로맨스가 오버랩되고 있군요....

마지막 몇 문장은 아무리 해도 느낌이 살아나질 않는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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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사랑하는 개츠비를 잊고 탐과 결혼한 데이지는 행복했을까요? 행복할 리가 있겠습니까? 영원토록 마음의 상처로 남아 있을텐데요.

그런데 탐은 정말 난봉꾼이군요. 신혼인데도 벌써 외도를 하다니요. 데이지가 탐의 옆에 꼭 붙어 있으려는 이유는, 결코 탐을 사랑해서 그런 건 아니군요.

예전에 닉은 데이지의 목소리는 사람을 홀리는 힘이 있다고 말했는데, 정말 데이지는 숨기고 있는 바람기가 있었던 것일까요?

데이지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조금만 엿보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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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aw them in Santa Barbara when they came back and I thought I'd never seen a girl so mad about her husband.

신혼여행에서 돌아 와서 산타 바바라에 있는 그들을 보았지요. 그 때 어쩜 그렇게 데이지가 남편에게 빠져 있었던지, 그런 여자를 전에는 본 적이 없었어요. 

 

 

If he left the room for a minute she'd look around uneasily and say "Where's Tom gone?" and wear the most abstracted expression

until she saw him coming in the door.

톰이 잠깐 자리를 비우면, 데이지는 불안한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탐이 어디 간거야?"하면서, 탐이 나타날 때까지 정신없이 그를 찾아 다녔어요.  

 

 

She used to sit on the sand with his head in her lap by the hour rubbing her fingers over his eyes and looking at him with unfathomable delight.

데이지는 몇 시간이고 탐의 머리를 무릎에 누이고 앉아 있곤 했어요. 손가락으로는 그의 눈위를 문지르면서, 가늠할 수 없는 기쁨으로 그를 바라보곤 했죠.

 

 

It was touching to see them together--it made you laugh in a hushed, fascinated way.

그 둘을 보는 것만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일도 없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 나에게 저런 때가 오기는 할런가 한숨 섞인 부러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죠. 

 

 

That was in August. A week after I left Santa Barbara Tom ran into a wagon on the Ventura road one night and ripped a front wheel off his car.

그게 8월에 있었던 일이예요. 내가 산타 바바라를 떠난 일주일 후 탐은 어느날 밤 벤추라 도로위에 마차와 부딪쳐서 그의 차의 앞 바퀴가 빠진 일이 있었어요.   

 

 

The girl who was with him got into the papers too because her arm was broken--she was one of the chambermaids in the Santa Barbara Hotel.

탐과 함께 있던 여자의 팔이 부서지는 바람에 그 여자의 이름이 기록에 남게 되었는데, 산타 바바라 호텔의 객실청소부에 있던 여자였어요. 

 

 

The next April Daisy had her little girl and they went to France for a year.

다음해 4월 데이지는 작은 여자아이를 낳았고, 그들은 프랑스로 가서 일년동안 지냈어요.

 

 

I saw them one spring in Cannes and later in Deauville and then they came back to Chicago to settle down.

어느 봄날 나는 칸에서 그들을 보았고, 나중에는 드빌에서도 보았어요. 그리고는 그들은 시카고로 돌아와서 정착했지요.

 

 

Daisy was popular in Chicago, as you know.

아시다시피 데이지는 시카고에서 인기가 좋았답니다.

 

 

They moved with a fast crowd, all of them young and rich and wild, but she came out with an absolutely perfect reputation.

그들이 어울리는 사람들은 수시로 바뀌었는데, 그들 모두는 젊고, 부유하고, 제 멋대로인 사람들이었죠. 그런 속에서도 데이지는 아주 완벽한 평판을 유지했어요.

 


Perhaps because she doesn't drink.

그건 아마도 데이지가 술을 마시지 않았기때문일 겁니다.

 

 

It's a great advantage not to drink among hard-drinking people.

술을 심하게 마시는 사람들 가운데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돋보이는 일이죠. 

 

 

You can hold your tongue and, moreover, you can time any little irregularity of your own so that everybody else is so blind that they don't see or care.

말 실수도 하지 않게되고, 더구나 다른 모든 사람들이 너무 취해서 눈치를 채거나 상관하지도 않을 아주 사소한 불규칙한 일과에도 시간을 맞출 수 있게 되거든요.

 

 

Perhaps Daisy never went in for amour at all--and yet there's something in that voice of hers. . . .

데이지는 결코 한 눈을 팔 사람은 아니었죠, 하지만 설마 그렇기에 하겠습니까만은, 데이지의 그 때 목소리에는 분명히 뭔가가  있었어요.  

 

 

Well, about six weeks ago, she heard the name Gatsby for the first time in years.

그러니까... 6주전인가, 데이지는 수년만에 처음으로 개츠비의 이름을 듣게 된 때 말이예요.    

 

 

It was when I asked you--do you remember?--if you knew Gatsby in West Egg.

내가 당신에게 물어보았던 때였는데, 기억하시나요? 웨스트 에그에 있는 개츠비를 아는지 내게 물어본 적이 있죠?

 

 

After you had gone home she came into my room and woke me up, and said "What Gatsby?" and when I described him--I was half asleep--

she said in the strangest voice that it must be the man she used to know.

당신이 집으로 돌가간 후에 데이지가 내 방으로 와서는 날 깨우더군요. 그리고 "도대체 어떤 개츠비를 말하는 거니?"하고 말하지 않겠어요? 나는 거의 반쯤 잠결에 빠져 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이야기하자, 데이지는 이제껏 듣지 못했던 가장 낯선 목소리로 자기가 아는 남자가 분명하다고 하더군요.  

 

 

It wasn't until then that I connected this Gatsby with the officer in her white car.

그 때 비로소 나는 데이지의 하얀 차 속에 있던 군인과 개츠비시가 같은 사람이란 걸 알아차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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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개츠비와 데이지 사이의 비밀이 풀렸습니다. 자 이제 일이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개츠비가 데이지를 찾아 갈까요? 아니면 데이지가 개츠비를 찾아 올까요? 탐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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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베이커양은 닉에게 지난 이야기를 하나 하나 털어놓습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데이지의 이야기를 ....

그런데 데이지와 개츠비는 서로 아는 사이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이 둘에게는 어떤 슬픈 사연이 있는걸까요? 베이커양의 말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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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October day in nineteen-seventeen----

1917년 어느 10월---


(said Jordan Baker that afternoon, sitting up very straight on a straight chair in the tea-garden at the Plaza Hotel)

(그 날 오후 조단 베이커양이 플라자호텔의 정원에 놓여있는 반듯한 의자에 똑 바로 앉아서 말하기 시작했다. )

 
--I was walking along from one place to another half on the sidewalks and half on the lawns.

--난 그 때 보도와 잔디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이 곳 저 곳으로 걷고 있었어요.   

 

 

I was happier on the lawns because I had on shoes from England with rubber nobs on the soles that bit into the soft ground.

나는 잔디밭을 걸을 때 기분이 더 좋았어요. 그날 영국제 신발을 신고 있었는데, 한 발짝 옮길 때마다 신발 밑창에 붙어 있는 고무 고무주둥이가 부드러운 땅 속을 파고 드는 느낌이 좋았거든요. 

 


I had on a new plaid skirt also that blew a little in the wind and whenever this happened the red, white and blue banners in front of all the houses stretched out

stiff and said TUT-TUT-TUT-TUT in a disapproving way.

또한 나는 바람에 펄럭이는 새 체크무늬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집집에 걸려 있던 빨강, 하양, 파랑색의 깃발이 펼쳐지면서 못마땅한 것이라도 있는 양쯧쯧거리는 소리를 내었어요.   

 

 

The largest of the banners and the largest of the lawns belonged to Daisy Fay's house.

깃발중 가장 큰 것도, 그리고 잔디밭 중에서 가장 큰 것도 모두 데이지 페이의 집의 것이었어요.   

 

She was just eighteen, two years older than me, and by far the most popular of all the young girls in Louisville.

데이지는, 나보다는 2살이 많은 18세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그 때까지 루이스빌에 있는 모든 처녀들 가운데 가장 인기가 많았어요.   

 

 

She dressed in white, and had a little white roadster and all day long the telephone rang in her house and excited young officers from Camp
Taylor demanded the privilege of monopolizing her that night, "anyways, for an hour!"

데이지는 하얀 드레스를 입었고, 두사람만 탈 수 있는, 덮개가 없는 앙징스러운 하얀색 승용차(로드스터)를 가지고 있었어요. 데이지의 집에서는 하루종일 전화벨이 울려댔고, 캠프 테일러의 들떠 있는 젊은 장교들이 "딱 한시간만요!" 하며 그 날 밤 데이지를 만나게 해 달라고 사정을 했었답니다.

 

 

When I came opposite her house that morning her white roadster was beside the curb, and she was sitting in it with a lieutenant I had never seen before.

그 날 아침 내가 데이지의 집 맞은 편에 왔을 때 데이지의 하얀색 차는 도로 경계석 옆에 주차해 있었고, 데이지는 한 장교와 차 안에 함께 앉아 있었는데, 제가 처음 보는 사람이었어요.

 

 

They were so engrossed in each other that she didn't see me until I was five feet away.

그들은 서로 너무 빠져 있어서, 내가 5피트 가까이 갈 때까지도 데이지는 날 보지 않더군요.

 

 

 

"Hello Jordan," she called unexpectedly. "Please come here."

"얘, 조단," 데이지가 나를 부를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이리로 좀 와 봐." 

 

 

I was flattered that she wanted to speak to me, because of all the older girls I admired her most.

데이지가 나에게 말을 건네다니 난 아주 기분이 좋았어요. 어느 누구보다도 데이지 언니를 좋아했거든요.

 

 

She asked me if I was going to the Red Cross and make bandages.

데이지는 적십자 밴드를 만들러 가느냐고 내게 물었어요. 

 

 

I was. Well, then, would I tell them that she couldn't come that day?

사실 그러던 길이었죠. 그리고 나서 나는 데이지 언니는 그 날 갈 수 없을거라고 말하려고 했을까요?

 

 

The officer looked at Daisy while she was speaking, in a way that every young girl wants to be looked at sometime, and because it
seemed romantic to me I have remembered the incident ever since.

장교는 말하고 있는 데이지를 바라 보았는데, 그것은 세상의 모든 처녀들이 언젠가 한 번은 받아 봤으면 하는 그런 시선이었어요. 심지어 제 가슴이 뛰는 것만 같았기에 아직도 그 일이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His name was Jay Gatsby and I didn't lay eyes on him again for over four years--even after I'd met him on Long Island I didn't realize it was the same man.

장교의 이름이 제이 개츠비였어요. 그리고 4년 넘도록 나는 개츠비씨를 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롱아일랜드에서 개츠비씨를 만난 이후에도 그가 그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That was nineteen-seventeen.

그게 1917년이었어요.

 

 

By the next year I had a few beaux myself, and I began to play in tournaments, so I didn't see Daisy very often.

그 다음 해까지는 나도 몇 명의 남자와 사귀었고, 토너먼트에 참가하기 시작했기때문에, 더 이상 그렇게 자주는 데이지를 볼 수가 없었어요.  

 


She went with a slightly older crowd--when she went with anyone at all.

데이지는 누군가와 어울릴 때면, 언제나 조금 더 나이가 든 여러 사람과 함께 어울렸어요.    

 


Wild rumors were circulating about her--how her mother had found her packing her bag one winter night to go to New York and say goodbye to asoldier who was going overseas.

그러다 데이지에 대한 터무니 없는 소문이 나돌았죠. -- 어는 겨울날 밤 데이지는 유럽으로 떠나는 한 군인에게 작별인사를 하러 뉴욕으로 가려고 짐을 싸다가 그녀의 어머니에게 들켰다지 뭐예요. 

 

 

She was effectually prevented, but she wasn't on speaking terms with her family for several weeks.

데이지는 그냥 그를 보낼 수 밖에 없었고, 여러 주동안 가족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해요.

 

 

 

After that she didn't play around with the soldiers any more but only with a few flat-footed, short-sighted young men in town who couldn't
get into the army at all.

그 이후 데이지는 더 이상 군인들과 돌아다니지 않았고 다만 군대에 입대할 수 없었던 평발이나 눈이 나쁜 남자들과만 어울렸어요.

 

 

By the next autumn she was gay again, gay as ever.

그 다음해 가을 쯤 되어 데이지는 다시 이전처럼 활발해졌어요.  

 

 

She had a debut after the Armistice, and in February she was presumably engaged to a man from New Orleans.

1차세계대전 휴전 이후에 데이지는 사교게에 처음 발을 내디뎢어요. 그리고 2월에 뉴 올리언즈 출신인 듯한 남자와 약혼했어요.

 

In June she married Tom Buchanan of Chicago with more pomp and circumstance than Louisville ever knew before.

6월에 데이지는 시카고에 사는 탐 부캐년과 결혼을 했는데, 루이스빌에서는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성대한 결혼식이었어요.   

 

He came down with a hundred people in four private cars and hired a whole floor of the Seelbach Hotel, and the day before the wedding he gave her
a string of pearls valued at three hundred and fifty thousand dollars.

탐은 차 네대에 백명의 사람을 태우고 왔서는 실바크 호텔의 한 층을 몽땅 빌렸어요. 그리고 결혼 전 날 데이지에게 35만 달러나 되는 진주 목걸이를 주었어요.

 

 

I was bridesmaid. I came into her room half an hour before the bridal dinner, and found her lying on her bed as lovely as the June night in
her flowered dress--and as drunk as a monkey.

나는 신부들러리였어요. 결혼피로연이 열리기 30분 전에 데이지의 방에 들어갔는데, 데이지는 꽃으로 장식이 된 드레스를 입은 채 6월의 밤과 같이 사랑스럽게 침대에 누워있더군요. 그것도 완전히 술에 취한 채 말이죠. 

 

 

She had a bottle of sauterne in one hand and a letter in the other.

한 손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테른산 포도주 병을, 다른 한 손에는 편지를 쥐고서 말입니다. 

 

 

" 'Gratulate me," she muttered. "Never had a drink before but oh, how I do enjoy it."

"추카해줘, 전에 술을 마셔 본적이 없는데, 정말 좋네." 하고 데이지가 중얼거렸어요.

 

 

"What's the matter, Daisy?"

" 데이지 언니, 이제 무슨 일이예요?"

 

 

I was scared, I can tell you; I'd never seen a girl like that before.

맹세컨데, 정말 무서웠어요, 그렇게 많이 취한 여자를 전에 본 적조차 없었거든요.

 

 

"Here, dearis." She groped around in a waste-basket she had with her on the bed and pulled out the string of pearls.

"여기, 예쁜아." 데이지는 침대 위에 올려놓았던 휴지통을 더듬거리다가 진주 목걸이를 꺼냈다.  

 

 

"Take 'em downstairs and give 'em back to whoever they belong to.

"이걸 가지고 내려가서 주인에게 줘 버렷.

 

 

Tell 'em all Daisy's change' her mine. Say 'Daisy's change' her mine!'."

모두에게 데이지의 맘이 바뀌었다고 알려줘. 데이지가 맘을 바꿨다고 말하라고오!"

 

 

She began to cry--she cried and cried. I rushed out and found her mother's maid and we locked the door and got her into a cold bath.

데이지는 울기 시작했어요. 우는 걸 그치지 않았어요. 나는 밖으로 뛰어 나가 데이지 어머니의 하녀를 찾아 데리고 와서는 문을 걸어 잠그고, 데이지를 찬 물속에 밀어넣었어요.    

 

 

She wouldn't let go of the letter.

데이지는 편지를 놓으려 하지 않더군요..

 

 

 

She took it into the tub with her and squeezed it up into a wet ball, and only let me leave it in the soap dish when she saw

that it was coming to pieces like snow.

데이지는 욕조속에서도 편지를 놓지 않았어요. 물에 젖은 편지를 손으로 쥐어짜서 축축한 덩어리로 뭉쳐서는 비누상자안에 두고 눈처럼 잘게 녹는 것을 보면서 나에게는 손도 대지 못하게 했어요.

 

 

But she didn't say another word.

데이지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We gave her spirits of ammonia and put ice on her forehead and hooked her back into her dress and half an hour later when we walked out of the room the pearls were around her neck and the incident was over.

우리는 데이지를 깨우려고 암모니아 냄새를 맡게 하고, 이마에는 얼음을 올려주기도 했어요. 그리고 데이지의 옷을 입혔지요. 30분 후 함께 방 밖으로 걸어 나갈 때, 진주 목걸이는 그녀의 목에 걸려 있었고, 그 일은 거기서 끝이 났어요.

 

 

Next day at five o'clock she married Tom Buchanan without so much as a shiver and started off on a three months' trip to the South Seas.

다음 날 5시 데이지는 흥분을 가라앉힌 채, 탐 부캐넌과 결혼을 했으며, 카리브해로 석달간의 여행을 떠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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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개츠비를 떠나 보내고, 그 사랑을 잊을 만한 때에, 데이지가 톰과 결혼하려는 바로 전 날 개츠비의 편지가 ...

참담한 데이지, 자포자기한 상태로 결혼하게 되는 데이지....

데이지의 마음은 얼마나 찢어질 듯 아팠을까요? 그런 아픔을 두번이나 겪다니...

개츠비는 또한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 보내야만 하는 마음이 어떠했을지...참혹한 사랑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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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을 보고 용경협으로 간다.

초등4학년 조카 녀석이

쿠기런이란 만화에서 용경헙에 대해 읽고 나서 용경협에 가고 싶어 안달이다.

뭐가 그래 볼 만하길래...그럴까 싶었다.

 

용경협은 험준한 계곡에 흐르는 물길을 막아 

굽이 굽이 이어진 호수를 만들었는데, 양쪽으로 하늘 높이 솟은 산들이 장관이다.

용경협이란 용의 몸통을 닯은 협곡이란 뜻이리라.

 

한 여름에도 선선한 공기가 차갑게 느껴져

중국 황제들의 여름 별장이 있던 곳이라 한다.

배를 타고 관광하는데

안내인 아가씨들이 두툼한 파커를 입고 있어

마치 겨울인 듯 하다.

 

차에서 내려 10분쯤 걸어 들어 갔을까?

용의 모양으로 지붕을 덮은 에스컬레이트가 나타난다.

용의 아가리로 들어가면

꼬리까지 이리 저리 이어진 에스컬레이트를 타게 된다.

 

 

 

좁은 계곡을 막아 쌓은 댐이 보인다.

저 댐 너머에서 용경협 뱃놀이를 즐길 것이다.

 

 

 

관광객을 태울 배들이 보인다.

공중에는 용경협 케이블카도 보인다.

 

 

 

 

용의 몸통처럼 이리 저리 구불구불

모퉁이를 돌고 돌아 상류를 향해 거슬러 올라간다.

 

 

 

양쪽으로 하늘로 우뚝 솟아오른 기암절벽과

험준한 산세를 바라보면 탄성을 지른다.

사진으로는 도저히 표현이 되지 않는 풍경이지만

그래도 찰칵 찰칵 연신 셔터를 눌려댄다.

 

 

 

 

 

아쉽게도 케이블카는 옵션에 들지 않아 타지 못하고

뱃놀이만 즐겼다.

용경협의 찬공기가 예상보다 차가워

짧은 옷을 입고 갔다간 큰일 날뻔 했다.

 

 

 

 

용경협을 나와 용경협에서 흘러내린 물가의 풍경을

몇 컷 찍어 본다.

 

 

이번 북경 여행 중 풍경은 용경협이

가장 좋았던 듯.

 

하지만 장가계나 태향산은 더 굉장하다고 하던데...

 

고우영 십팔사략/ 애니북스

 

증선지가 중국 각 시대의 정사 열여덟가지 역사서를 일목요연하게 집대성한 책이 십팔사략이다.

광대한 중국 대륙, 기원전 2100년 이전까지 소급하는 중국의 장대한 역사를

한 번 스쳐지나가듯 훑어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

 

고우영의 십팔사략은

중국의 삼황오제시대부터 원의 등장과 송의 멸망까지의

중국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그 시대의 영웅호걸 및 비운의 천재들과 함께

 

 

1권 삼황오제에서 서주까지

원고시대-삼황-오제-하-은-주

은나라의 주왕의 폭정에 분연히 들고 일어난 주나라의 무왕,

그를 도와 천하를 제패한 재상 강태공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 와중에 역군의 죄를 저지른 무왕의 주나라를 등지고 산속으로 들어가

고사리와 산나물로 연명하다 굶어죽은 백이숙제도 이시대의 아픔이다.

 

2권 춘추시대

천자의 나라 주나라가 쇠하고, 주나라의 봉토를 받은 봉국들이 난립하던 시대이다.

 관포지교, 와신상담과 같은 많은 고사성어가 이 시대에 기원을 두고 있다.

공자, 노자와 같은 사상가들이 자기의 뜻을 펴던 시대로 수많은

사상이 난립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3권 전국시대

춘추시대의 난립해 있던 수많은 나라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결국은 진,조,위,한,제,연,초의 일곱나라만이 살아남아

전국칠웅을 이루고 있던 시대이다.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춘추시대의 손무의 손자 손빈.

동문수학하던 방연이 손빈의 재능을 시기하여 손빈의 다리를 자르지만

시련을 이긴 손빈은 방연을 물리친다.

군기를 잡기 위해 황제의 애첩 두명을 효수한 이야기가 유명하다.

그 외에도 맹상군과 관련된 계명구도의 고사성어도 널리 알려져 있다.

 

4권 시황제와 천하통일

전국칠웅중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고 진시황이 황제로 등극한다.

진나라는 강력한 중앙집권정치를 펴면서

유생들의 비판을 빌미삼아 분서갱유를 단행한다.

춘추전국시대 발행되었는 수많은 책들이 불에 타 연기로 사라지고 만 사건이다.

한비자의 무자비한 강력 법치와 

궁궐과 만리장성 축조등 심한 노역에 반발한 반란이 전국에서 발생하여

중원은 다시 혼란에 빠진다.

 

5권 항우 유방의 초한전

진나라의 폭정으로 이한 혼란의 와중에 강력한 두 세력이 중원의 패권을 다툰다.

초나라의 항우와 한나라의 유방이다.

유방은 장자방이라고 불리는 장량, 그리고 대장군 한신과 함께

강력한 라이벌 항우를 무너뜨린다.

항상 지기만 하던 유방이,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항우를 무너뜨리는이변이 발생한다.

항우가 무너지는 마지막 전투에서

초군을 포위하고 있는 한군이 초나라 노래를 불러 초군의 사기를 떨어뜨렸다는 이야기에서

사면초가라는 말이 나왔다.

패왕별희라는 경극도 이 시대의 이야기로

초패왕 항우가 사랑하던 여인 우희와 헤어지는 이야기이다. 

우희도 자결하여 목숨을 끊었고, 마지막 해하전투에서 포위된 항우도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진나라 이후 다시 천하를 통일한 유방은 대장군 한신을 숙청한다.

토사구팽은 이 때의 이야기를 두고 나온 말이다.

 

6권 후한시대

한 무제때 한나라는 가장 번성하게 된다.   

한 무제의 심기를 거스린 사마천은 수치스런 궁형을 받게 되고

이 아픔을 승화시켜 사기를 집필하게 된다.

왕망이 왕위를 찬탈하지만 한나라 황실의 후손인 유수가 한나라를 되찾아

한나라를  중흥시킨다. 이를 후한이라 부른다.

후한 말기 환관들이 득세하여 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도처에서 황건적이 일어난다.

 

7권 조조 유비 손권의 삼국시대

황건적을 소탕하기 위해 일어난 군벌들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움을 벌인다. 

그러다 중원은 팽팽하게 맞서는 세 나라로 정리가 된다.

조조의 위나라, 유비의 촉나라, 손권의 오나라,

이 시기가 그 유명한 삼국시대이다.

걸출한 영웅호걸들이 호령하던 시대로 관우, 장비, 조자룡, 제갈량등이 등장한다.

유비가 자신보다 20여세나 어린 제갈량을 모시기 위해 삼고초려한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제갈량이 천하를 통일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지고 위나라를 공격할 때,

애지중지하는 장수 마속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그 꿈을 거둘 수 밖에 없었던 일.

눈물을 머금고 마속을 참할 수 밖에 없었던 사건

읍참마속...

 

삼국시대에는 유명한 두개의 전쟁이 있는데,

관도대전과 적벽대전이다.

관도대전은 조조와 원소의 대결, 이 싸움에서 조조는 대승을 거두고 위나라의 기틀을 마련한다.

적벽대전은 조조의 위나라와 오초연합군간의 싸움이다.

절대 열세였던 오나라는

연환계와 고육계, 화공계로 조조의 대군을 섬멸한다.

이 당시 오초연합군의 사령관은 주유였지만, 초나라의 제갈량의 지략이 빛을 발한다. 

 

 

위나라는 촉한을 멸망시키고

사마염은 황제의 자리를 선양받는다. 그리고 나라 이름을 진나라로 바꾸고

남아있던 오나라마저 멸망시켜 중원을 통일한다.

사마염은 사마중달의 손자인데,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이긴다'라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8권 남북조시대

서진시대-동진시대/5호16국-남북조시대-수나라시대

 

진나라는 내부의 권력다툼으로 혈육간에 죽이고 죽은 비극이 연이어 발생한다.

국력이 약해진 틈을 타서 흉노족이 침입하여

낙양을 불태우고 진나라를 멸망시킨다.

동쪽으로 도망간 진나라 황실은

남경(난징)을 수도로 하는 동진을 세우게 된다.

이때부터 북쪽 화북지방은

유목민족이 난립하여 정권을 세우는 5호 16국시대가 시작된다. 

5호16국 가운데 전진의 부견은 불교를 장려하였고,

고구려에 불교를 전해주기도 한다.

 

그러다 북쪽은 선비족에 의해 난립상태가 정리되고 이후 북조시대로 이어진다.

강남에서는 동진 이후  송,제,양,진등의 남조시대가 이어져

남북조 시대를 이룬다.

 

북쪽의 양견이 북조를 통일하고 남쪽의 진나라마져 멸망시켜

수나라가 등장하게 된다.  

수나라의 양제가 고구려를 침입하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에서 큰 패배를 당한데다

무리한 운하건설로 국력이 급격히 기울어진다.

 

이 시대에 유명한 사람은 글씨의 왕희지, 그림의 고개지, 시인 도연명, 과학자 조충지등이 있다. 

 

9권 당의 흥망

수 양제가 피살되고 전국은 다시 혼란속으로

이 와중에 당국공 이연과 그의 둘째 아들 이세연이 거병하여 혼란을 잠재운다.

당국공 이연이 대륙을 통일하여 나라 이름을 당이라 부른다.

이연의 뒤를 이은 이세연의 정관지치는 평화의 시기로 알려져 있다.

태종 이세연의 후비 무광이란 여자는 여걸이다.

태종의 사후 기회를 얻어 정사를 주무르더니

마침내 여제를 칭하고 나서서 16년간 통치한다. 이가 측천무후이다.

당 현종 이융기가 나서기까지

국권은 여자들의 치마폭에서 맴돌게 된다.

현종재위시대는 가장 번영을 누린 시대로 개원의 치라고 높이 평가받고 있다.

현종말년 양귀비에 홀려 정사를 소홀히 하면서 정치는 문란해지고

안녹산의 난이 발생하면서 국력이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황소의 난을 진압한 주전충이 선양의 형식으로 황위를 빼앗아

후량을 세움으로 당나라도 끝이 난다. 

 

이 시대에는 인도 천축국을 갔다와서 대당서역기와 수많은 번역경전을 남긴 승려 현장,

시선이라 불리는 이백과 시성이라 불리는 두보가 이 시대의 인물이다. 

 

10권 북송시대 남송시대

5대10국시대 - 송나라 시대

후량이후 후당, 후진, 후한 후주로 수시로 정권이 바뀐다. 

만리 장성 너머 북쪽에서는 거란족이

요나라를 세워 세력을 뻗친다.

 

후한과 요의 연합군을 깨뜨린 최고 수훈 조광윤은

후주의 세종이 죽고 난 후 등극한 어린 황제에게서

선양의 형식으로 황위를 받고 송이라 나라 이름을 바꾼다.

 

북쪽에서는 여진족의 아골타가 금나라를 세운다.

금나라는 요나라에 이어 송나라까지 집어삼킨다.

송나라 황실은 남쪽으로 쫓겨가서 항주를 수도로 하는 남송을 세운다.

 

금나라의 북쪽에 있는 몽골족은 테무진(징기스칸)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하여

  금나라를 멸망에 바치고

원으로 이름을 바꾼 후 쿠빌라이 칸은 남송마저 정복해 버린다.

 

이 시대의 인물로는

정치가 겸 학자인 왕안석, 사마광,

명재판관으로 알려진 포청천,

유명한 시인 소동파라고도 하는 소식이 있는데,

달밤에 배를 띄워 적벽을 오르내리며 지은 적벽부는 유명하다.

 

수호지는 부패해가는 송나라때

뜻있는 호걸들이 세상을 한탄하며 삼삼오오 산중으로 들어간

송강이하 108명의 양산박 호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고우영의 만화 십팔사략은 이렇게 송나라의 멸망에 이르는 중국의 역사를 아주 흥미롭게 만화로 구성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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