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바크/ 류시화 옮김/ 현문미디어

 

리드드 바크는 전직 비행조정사였다. 그가 갈매기 조나단 시걸을 주인공으로 비행을 이야기하였다. 

 

갈매기 조나단 시걸은 먹는 것을 얻으려고 아우성 치는 갈매기와는 다른 존재이다. 그는 날고 싶어한다. 수단으로써의 비행이 아니라 비행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더 빨리 나는 법, 더 높이 나는 법, 더 우아하게 나는 법등 비행술에 푹 빠진다. 결국 갈매기 사회에서 추방되고, 후에 그와 같은 갈매기들의 무리와 함께 하며 최고의 비행술을 배운다. 생각만으로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공간 이동의 기술까지 터득하게 된다. 그의 스승 치앙은 최고의 기술을 배운 이후에 또 다른 배움이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가장 어렵고 가장 강력하고, 무엇보다도 기쁜 것이다. "그대는 높이 날아 올라 사랑과 자비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다"라는 가르침을 준다.

 

조나단은 새로 만난 무리를 떠나 그가 추방된 사회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그들 가운데 예전의 그 처럼 나는 것을 갈망하는 갈매기들을 도와 주기 위해서 거기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조나단은 지난 날 그를 닮은 플레쳐 시걸을 만난다. 플레쳐는 조나단으로부터 수많은 비행술을 배운다. 그리고 조나단과 플레쳐 무리는 그들을 추방한 갈매기의 무리에게도 돌아온다. 아름답고 우아한 비행을 관찰한 갈매기 무리들중에서도 나는 것에 대한 순수한 관심을 나타내는 갈매기들이 나타나게 된다.

 

비행술을 가르치는 플레쳐가 그의 비행 전방에 갑자기 나타난 작은 새끼 갈매기를 급히 피하려다 강한 화강암 바위에 머리가 부딪혀 죽게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조나단은 그가 죽은 것이 아니라고 말하며, 플레쳐는 눈을 뜨게 된다. 이제껏 뛰어난 비행술로 추앙받던 조나단은 악마로 불리며 공격을 받는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플레쳐와 조나단은 갈매기들 무리에게서 빠져 나온다. 플레쳐도 공간이동을 배운 것이다.

 

조나단은 플레쳐에게 갈매기들을 인도할 책임을 맡기고 돌아왔던 세상으로 떠난다. 그 순간 플레쳐는 모든 것을 깨닫는다. 조나단은 다른 갈매기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조나단이 플레쳐 자신보다 신성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다른 갈매기들을 진정한 그 모습 그대로 보게 되었으며, 자신이 보는 것 그대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한계가 없다고 했조. 조나단?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미소를 지었다. 배움을 향한 그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리처드 바크가 갈매기 조나단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첫째, 그는 배움을 말하고 있다. 배움이 없으면 어제나 오늘이 똑 같으며, 또한 내일도 똑 같을 것다. 당장의 배고픔을 없애줄 음식 부스러기를 얻으려 아웅다웅하는 것 때문에 배움을 놓치는 것은 진정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이다. 배움은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준다. 당장에는 그 배움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배움의 기쁨도 말하고 있다.

 

둘째, 그는 자유를 말하고 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유. 인습이나 관습등 사회적 굴레에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한 굴레는 배움을 막으며, 심지어는 본연의 자유를 옭아매기때문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을 추구하는 자유. 가치 있는 것을 찾아 굴레를 박차고 나가는 자유를 이야기한다. "나는 것은 갈매기의 권리라는 것, 자유는 모든 존재의 진정한 본질이라는 것, 그 자유를 구속하는 것은 무엇이든, 그것이 종교적 의식이든 미신이든 어떤 형태의 제약이든 깨부수어야 한다는 것을." "단 하나의 진정한 법은 자유로 인도하는 법이다. 그 외에 다른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째, 그는 각 개체의 소중함과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우리들 각자가 사실은 하나의 '위대한 갈매기'의 관념이며 자유의 무한한 관념이다." 각자 속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은 자신의 소중함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 가능성을 믿어야 한다. 그는 다른 갈매기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플레쳐를 보라! 로웰을!찰스 롤랜드를! 그리고 주디 리를! 이들 역시 특별하고, 재능을 타고 났고, 성스런 존재들이낙? 그대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고, 나와도 다르지 않다. 한 가지 차이, 오직 단 하나의 차이는 그들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네째, 그는 사랑과 자비를 말한다. 각자의 소중함을 고려할 때 모두는 사랑과 존경으로 대함을 받을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모습을 그대로 보게 될 때 자연히 사랑과 자비, 존경을 갖게 될 것이다.  "그대는 높이 날아 올라 사랑과 자비의 의미를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다"라는 가르침은 조나단의 스승인 치앙이 마지막으로 조나단에게 들려준 교훈이다 

 

리처드 바크가 이야기한 배움, 자유, 자신에 대한 믿음, 사랑등은 가치있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의 모든 굴레를 탈피한 자유에 대한 열망이 바람직한 것인가 생각해 본다. 절대적 자유란 가능한 것인가?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의 자유는 없다. 절대적 자유는 타자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두의 절대적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 절대적 자유에는 무한한 책임이 뒤따른다. 현대 사회는 자유를 지나치게 강조한다. 그리고 현대 사회보다 더 많은 자유를 누렸던 시대은 없었던 듯 하다. 하지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전 시대의 사람들보다 더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선택의 자유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결과도 함께 나누어야만 한다. 자유의 절대적 가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또 하나는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다. 아마 이러한 요소로 인해 성직자들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오만의 죄로 가득한 작품'이란 비난을 들은 듯 하다. 인간은 그 한계가 있다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리처드 바크는 갈매기 조나단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에 대한 믿음을 주려하고 있다. 인간 존재가 신의 존재에 다름이 아니라는 느낌까지도 실려있다. 아니면 신의 존재를 인간의 존재로 격하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갖는 것은 훌륭한 결실을 맺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가능성은 허상이 아닐런지. 이렇게 보면 리처드 바크는 새로운 종교, 새로운 신앙, 새로운 믿음을 보여주는 듯 하다. 동학의 인내천사상이 이와 같을런가? 인간의 소중한 존재라는 것, 사랑과 존경을 받아야 하는 존재하는 것에는 틀림없으나, 그렇다고 절대자의 수준으로 올리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생각이 아니던가?

 

리처드 바크의 생에 대하는 태도등을 조금 걸러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인생을 살아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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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원작/ 이은재 엮음/ 박현자 그림 / 지경사

 

초등학교 3학년 딸애는 매달 수학도둑 만화책 1권을 자기 돈으로 산다. 그리고 나는 딸애가 직접 고른 책이나 내가 권해 준 책 한 권을 사준다. 이 번 달에는 우리 딸애가 동물 농장을 골랐다. 동물을 좋아해서 자기의 블로그의 이름도 동물 농장이라 부르는 딸애는 아마 제목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자투리 시간에 짬짬이 읽어 보노라니, 어느새 결말이 어떻게 될런지 궁금해 하며 폭 빠져버렸다. 

 

읽는 내내 이 풍자적인 이야기는 러시아의 공산화를 빗대어 말한 것이라 느껴졌다. 돼지 스노볼은 공산주의의 참 이론에 충실한 혁명가를 가리키는데, 아마 레닌 정도를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스노볼을 쫓아내고 권력을 잡은 돼지 나폴레옹은 철의 장막을 친 스탈린을 가리키는 것이라 추정해 본다. 하지만 권력을 잡기 위해 무력에 의존하며, 또한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무력과 속임수등을 동원하여 인민의 눈과 귀, 입을 막아버리는 추악한 모습의 나폴레옹은 단지 스탈린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수많은 약한 사람들을 압제하고 탈취하는 더러운 권력자들이 바로 돼지 나폴레옹과 같은 사람들이리라.

 

물론 쫓겨난 메이너농장 주인 존스는 볼세비키 혁명으로 권좌에서 쫓겨난 러시아 황제를 가리키며, 존스의 애완 동물이었던 까마귀 모지즈는 항상 저 구름 너머에 있는 케이크와 각설탕이 주렁주렁 열리는 나무 울타리가 있는 슈가캔디산에 대한 이야기를 쉴 새 없이 지껄이는데, 이는 종교지도자들을 상징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슈가캔디산은 천당이나 극락세계로 묘사된 사후의 세계를 말하는 것일테고. 종교권력은 현실 넘어의 환상을 끊임없이 심어주면서 현실의 고통과 어려움에 체념하도록 하여 권력자들의 권력을 유지하게 해 주는 권력의 시녀가 되어 버렸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복서와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성실한 마음과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무지하기에 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권력자들의 입에 발린 소리에 속아 불행한 삶을 살다 끝내 불행히 삶을 끝내고 마는 대중들이 아닐까? 제일 악질적인 캐릭터는 스퀼러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 놈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왜 동물들이 그 악질의 거짓말을 간파해 내지 못하는 것일까 답답했었다. 진실은 쉽게 알려지는 것이 아닌가 보다. 현실과 그 고통에 직면할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일까?

 

어쨌든 돼지들은 동물 농장의 약하고 무지한 동물들을 착취하면서 그들의 탐욕의 몸뚱이는 디룩디룩 살이 쪄가고, 결국은 그들의 원래 행동강령까지 몰래 바꾸어가며 점점 그들이 쫓아냈던 인간의 모습을 닮아간다. 결국 마지막에는 누가 돼지인지 누가 인간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상황으로 이야기가 끝나고 만다.

 

조지 오웰은 영국의 식민지 인도 태생으로 식민지 출신의 열등감에 시달린다. 버마에서 대영제국의 경찰로 근무하면서 식민지 정책을 부조리를 수없이 확인하면서 그는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고 괴로워한다. 그리고 파리와 런던 등지에서 밑바닥 생활을 하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 조지 오웰에게 가장 큰 성공을 가져다 준 동물농장은 2차대전이 끝나던 무렵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소련이 주도하는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소설이란 평가를 받으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는 사회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면서 비판 의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여러 작품들을 남겼다.

마이클 샌델 지음/ 김선욱 감수 / 안기순 옮김/ 와이즈베리

 

마이클 샌델 교수는 <정의> 관심이 많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라는 이 책도 일종의 정의에 대한 이야기라 볼 수 있다. 그는 시장지상주의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다루면서 우리가 돈으로부터 지켜야할 도덕, 정의등이 있는가하는 물음에 답을 하고 있다. 시장지상주의를 주창하는 경제학자들과 그 편에 선 자들의 논리와 그렇지 않은 자들의 논리가 서로 반박해 나가는 과정도 샌델 교수의 강의을 보는 듯 흥미롭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우려하는 것은 시장경제가 아니라 시장사회이다. 시장경졔에 있어 시장은 경제의 도구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사회에서는 시장이라는 것이 사회에 침투하여 사회의 주요 덕목이 되어 버린 사회를 말한다. 시장사회에서는 전통적인 도덕 규범들이 시장규범에 의해 밀려나고 있으며 이는 공정성의 문제와 부패의 문제를 야기시킨다. 시장은 도덕적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사회는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 사이에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그리고 모든 것에 가격을 매김으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의 가치가 변질되거나 저평가된다. 즉 일종의 오염 또는 부패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돈을 주어 책을 읽게 하는 행위는 독서의 근본적 내재적 가치를 변질시키게 된다.  경제학자들은 시장은 교환되는 재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나 시장은 흔적은 남긴다. 때로는 시장가치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비시장 가치를 밀어내기도 하는 것이다.

 

그와 관련된 샌델의 우려는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실현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을 몇가지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새치기 권리를 파는 행위는 정당한 것인가? 돈을 내고 카풀차로로 달릴 수 있는 권리를 구매한다는 것은 정당한가? 줄서기는 위대한 평등의 상징이었다. 그러한 민주주의의 가치가 돈에 의해 훼손되는 것은 온당한 일인가? 돈을 받는 대리 줄서기 행위는 어떠한가? 무료 공연의 입장권을 받기 위해 돈으로 사람을 사서 대신 줄을 서게 하여 입장권을 획득하는 것은 도덕적인가? 공연을 보고자 간절히 원하는 것은 더 많은 돈의 지불에 의해 증명되는가 아니면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고자 하는 기꺼운 마음으로 증명되는가? 재화를 분배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최고의 돈을 지불하는 사람에게 재화를 분배하는 것은 시장의 논리이다. 하지만 줄서기와 같은 선착순 방식으로 재화를 분배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것이고, 추첨에 의해 재화를 분배하는 경우, 그리고 성적에 의해 재화를 분배하는(대학입학) 때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시장의 논리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왜곡된 인센티브 정책도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댓가로 돈을  지불하는 것은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돈을 지불받을 경우에는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경향이 생긴다면 이것의 개인의 책무에 대한 위반이 아닌가? 실제로 돈의 지불이 정지되었을 때 많은 사람은 다시 흡연을 시작한다고 한다. 스위스의 원자핵페기장 건설과 관련된 주민투표의 흥미로운 결과가 있다. 정부에서 가장 적합한 장소라고 판단된 한 마을의 주민들은 그들의 시민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핵페기장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데 동의하였다. 하지만 그 댓가로 돈을 지불할 것이라는 조건을 덧붙이자 오히려 반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것은 돈보다는 책임, 미덕등 가치에 대한 인식이 사람의 마음을 더 많이 움직인다는 점을 보여줌으로 시장만능주의에 타격을 가하는 연구 결과가 된다.

 

청소부 보험이나 말기환금등 보험상품등이 미국에서 합법화되어 있다. 많은 기업은 직원들의 동의 없이 생명보험에 들어 보험료를 납부하고 그 직원이 사망하였을 때 기업에서 보험금을 받아 가는 보험상품이 있다. 바로 청소부보험이다. 고위 경영진이 불시에 사망하면 그를 대체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때문이라는 이 보험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도덕적인가 하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생명보험증권을 구입하고 이후 그 사람이 사망했을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것은 어떤가?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미리 돈을 받아 치료에 쓰거나 여생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되고, 그것을 구입한 사람은 후에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좋고, 누이좋고 매부좋은 제도라 생각되지만 과연 그럴까? 그 증권을 산 사람은 자신의 투자금액을 회수하기 위해 간절히 상대방이 죽기를 바라는 그런 상황이 연출되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공공장소를 기업광고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그 권리를 사고 파는 행위는 어떠한가? 이미 여러 공사설 경기장들의 명명권이 거래되고 있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수익활동으로 공공장소가 광고로 도배되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일이 허용되어야 하는걸까?

 

센델 사상의 철학적 배경

샌델의 사상은 정의 중심의 정치철학과 행복 중심의 정치철학 양자를 종합한 것이다. 행복중심의 정치철학은 아리스토텔레승서 시작하여 헤겔로 이어지며 이는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와 찰스 테링러의 사상을 통해 샌델에게 이어진다. 정의중심의 철학은 칸트철학에서 체계화되는데 이를 첨단의 정치이론으로 만들어낸 것이 롤스다. 샌델은 롤스를 비판하는 만큼 롤스와 연결되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구조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작요하는 개념이 '좋음(the good)' 이라는 개념이다. 무엇이 좋은 것인가, 개인과 공동체에 좋은 것은 무엇인가가 마땅히 행해야 할 바의 내용을 가름하는 잣대가 된다. 하지만 좋은 것이란 개념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모호한 개념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구체적인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서로가 인정할 수 있는 보편성이 어떻게 가능한지 줄기차게 연구해온 학자들이 헤겔, 한스 게오르크 가다머, 찰스 테일러이다.

 

한편 정의에 대한 고민은 좋음의 문제가 아니라 옳음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좋지만 옳지 않을 수도 있기때문이다. 칸트에 따르면 옳음의 근거는 좋은 것이 무엇인가를 앎으로 확인되는 것이 아니며, 이성을 근거로 옳다고 승인될 수 잇는 원리를 발견함으로써 확인된다. 그 원리는 자기모순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데 기반을 두고 있다. 각 행위의 옳은지의 여부는, 이 행위를 모든 사람이 따르는 법칙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러한 보편화의 결과 자기 모순에 빠지지 않는다면 이것은 옳은 행위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샌델의 입장은 '옳음에 대한 좋음의 우선성'이라고 할 수 있다. 옳음의 이념을 완성하려면 좋음의 관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를 추구할 때 행복을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도 품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말로 옮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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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초 홍명희

 

9권 화적편 3

피리

봉산 평산의 선비들이 과거보러 갔다 돌아 오는 길에 꺽정이네 패에 사로 잡혀 청석골로 와서 심문을 받게 된다.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던 선비들은 죽고 선비로서의 기개를 보여준 선비들만 살아 나간다.

 

그로부터 몇일 뒤 종실 단천령이 탑고개에서 잡힌다. 단천령은 태종의 별자(서자) 익령군의 증손으로 그 형인 억재는 거문고를 잘 타고 자신 억순이는 피리를 잘 불었다. 단천령은 영변 기생 초향이 가야금을 잘 탄다는 소문을 듣고 묘향산 구경 갈 겸 겸사겸사 길을 떠난다. 서로의 음악성을 알게 된 그 둘은 정이 들게 되고 나중 서울로 부르겠다는 말을 남기고 단천령은 서울을 향하다 청석골패에 사로 잡힌 것이다. 임꺽정이 외 다른 두령들은 잔치를 배설하고 단천령의 피리를 들은 후 그를 보내준다. 

 

평산쌈

금교역말의 어물전 젊은 주인이 죽었을 때, 김산이가 황천왕동이 대신 그 장사지내는 것을 도와 주다 마전리라는 동네에서 대장장이로 있는 이춘동이를 만나 입당시킨다. 이춘동이는 박연중이 운달산에서 도적패의 대장으로 있을 때 그 밑에서 한 때 두령을 하던 이로 꺽정이를 만나보고서 입당한다. 춘동이의 모친의 환갑때 꺽정이는 박연중이를 만나고 서로 사돈을 맺기로 약조한다. 한편 신계현령으로 있던 이흠례가 윤지임이 있던 봉산군수로 간다는 소리를 듣고 이흠례를 처치할 작정을 한다. 이흠례가 해주감영에 연명갈 때 중간에서 습격하여 처치하자는 의견이 나와 춘동이네 환갑잔치에 참여한 후 그 거사를 행하기로 한다. 이 때 서림이의 동생이 서울서 잡혀있다는 기별을 듣고 줄을 대어 그를 빼내려고 서림이 서울로 갔다가 포청에 잡히게 된다. 그리고 서림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꺽정이가 지방관원을 해치기 위해 지금 마전리에 있다고 고하고, 이에 조정에서는 선전관 정수익 급파한다. 오위부장중 용맹하고 무예가 뛰어난 연천령과 이의식을 부장으로 삼아 황해도에 도착한 그들은 봉산, 평산에서 군사를 500여명 조발하여 마전리를 들이친다. 하지만 7명의 두령들은 수백명의 관군과 접전하여 물리친 후 산으로 도망한다. 도중에 연천령은 꺽정이의 칼에 맞아 죽고 만다. 꺽정이패는 자모산성에서 몸을 숨겼다가 관군이 회군한 후에 청석골로 들어온다.

 

10권(화적편4)

자모산성 상

조정에서는 꺽정이패를 토벌하기 위해 황해도에 이사증과 강원도에 김세한을 순경사로 파견한다. 좌변포도대장 김순고는 임꺽정을 잡을 계책을 서림이로 부터 듣고 그를 황해도 순경사와 같이 가게 하나, 이사증이 거절한다. 서림이가 배반하여 자기를 잡을 계책까지 꾸몄다는 말을 듣고 청석골에서는 어떻게 관군을 대항할 것인지 서림이의 계책을 파할 것인지 논의한다. 두령들의 식구들은 이춘동이 배행하여 박연중이 사는 곳으로 보내고 다른 두목들과 졸개들의 식구들은 맹산등지의 함경도에 준비된 소굴로 보낸다. 그리고 청석골에서 접전을 준비하던 중, 순경사 이사증이 기생 초운이와 눈이 맞아 재령에 머물면서 관자를 각처로 보냈다는 정보를 듣고서는 그 재령근천 박연중이의 마을에 옮겨간 식구들을 공격하는 걸로 판단하여 오두령(개도치)과 졸개 8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두령들과 졸개들은 식구들을 보호하기 위해 박연중이에게로 떠난다. 조그만한 마을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기거하기 어려워지자 꺽정이는 자모산성으로 자리를 옮길 것을 작정하고 미리 선진을 보내 준비하게 한다. 딸을 낳은 꺽정이의 아내와 그를 돌보는 애기엄마, 그리고 애기와 백손이는 박연중이네 마을에 남고 나머지 사람들은 자모산성으로 다시 자리를 옮긴다.

 

자모산성 하

청석골에 남아 있던 오두령은 죽은 마누라 생각에 눈물을 짓다 잠이 들었다가 하인으로 부리는 졸개가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깬다. 두령들이 다 피난가는 통에 불안해진 졸개들이 도망질한다는 소리를 듣고 "가만 내버려두지 않으면 네가 쫓아가서 붙잡아올라느냐"고 하며 평소에 흔히 하는 실업는 말투로 대답한다. -이하 미완-

 

.......

이후에 임꺽정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명종16년 황해도 순경사 이사증이 적괴 임꺽정을 체포했다고 보고한다. 하지만 서림과 대질 심문에서 가도치로 밝혀진다. 청석골에 혼자 남은 오두령이 관군에 붙잡힌 것이다. 이후 남치근을 토포사로 임명하여 재령군에 진을 친다. 임꺽정은 자모산성을 버리고 구월산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최후를 맞게 된다.

 

서림이의 배반...

오두령의 청석골에 대한 집착...

모주가 없는 청석골패의 우왕좌왕...

 

짧은 기간동안 전 10권을 읽느라 힘들었다. 특히 모르는 단어는 왜 그리 많은지, 조선시대의 관직과 풍습등도 어찌나 낯선 지...어떤 부분은 사전없이 읽으려니 영어보다도 더 독해가 안되었다. 홍명희가 1888년 태어났으며 그의 증조할어버지는 판서를 지내고 할아버지는 참판을 지냈으며 그의 아버지 범식은 금산군수로 있다 1910년 한일합방때 자결해 주었다는 것등을 미루어 볼 때, 그의 소설에 나오는 민중들의 삶이 조선시대의 그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의 소설속에 나오는 토착적인 냄새는 허구만은 아니겠거니하고 생각된다. 잊혀져간 그 시대의 문화나 서민의 애환등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 남아 있다는 것은 큰 보물로 하나의 문화의 원형을 보존한 작품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송악산

송악산에 큰 굿이 있어 경향각처에서 많은 사람이 구경을 가는데, 청석골에서도 백손어미, 황천왕동이 아내, 배돌석이의 아내, 서림이 아내, 곽능통이 아내를 비롯하여 황천동이, 배돌석이, 길막봉이, 서림이가 함께 송악산으로 구경을 간다. 송도도사의 아들이 황천왕동이의 아내를 보고 흑심을 품고 납치를 하여 겁탈하려하다 황천왕동이의 칼에 죽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송도도사는 복수를 한다고 군사를 풀어 대왕당을 둘러싼다. 서림이의 묘책으로 상궁을 인질로 하여 대치하던 중 임꺽정이를 비롯한 청석골패가 들이닥쳐 안 사람들을 구출하여 청석골로 돌아간다.    

 

소굴

서림이가 토포사가 뜨면 그를 흐지부지하게 할 계책을 내 놓는다. 전국 여기 저기에 소굴을 만들어 놓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 토포사가 어찌할 수 없을 거란 계책이었다. 박유복이와 배돌석이가 새로운 소굴을 세우는 중임을 맡아서 평안도로 떠난다. 가는 길에 봉산에서 배돌석이는 정체가 탄로나 간신히 도망친다. 이에 봉산군수 박웅천이를 골탕먹이기 위해 서림이가 금부도사차림으로 나섰으나 봉산군수가 속지않아 도리어 서림이가 청석골로 달아난다. 이에 서울에 줄을 놓아 봉산군수를 떨어뜨리니, 그 후임으로 호반 윤지숙이 오게 된다. 윤지심이가 호언장담하여 꺽정이 욕을 하며 잡을 수 있다고 하는 소리에 마음이 상한 꺽정이는 윤지임을 혼내주려고 해주감사의 사촌 유도사로 행세하여 윤지임의 거나한 대접을 받고 그의 아끼는 말을 빌려타고 청석골로 돌아온 후 윤지임은 속은 줄 알고 펄쩍뛴다. 꺽정이는 서울에 있는 세 아내를 각 소굴에 안주인으로 한 사람씩 보낼 작정으로 데려오려 서울로 간다. 꺽정이의 괄세로 화가 난 노밤이의 발설로 꺽정이는 좌포청의 추격을 받게 된다. 무사히 소흥이를 데리고 서울을 벗어나지만, 남성밑골 박씨, 동소문안 원씨와 김씨는 좌포처에 잡히게 된다. 노밤이의 고변으로 꺽정이 한패로 몰린 한온이도 짐을 싸 들고 청석골로 들어 온다. 꺽정이는 전옥을 파옥하여 잡힌 아내들을 구하려 서림, 봉학, 돌석, 막봉을 데리고 서울로 향하지만 아들 백산이가 이천에서 관군에게 잡혔단 소리를 듣고 급히 돌아와 구출한 뒤 청석골오 돌아온다. 서울에서 원씨는 혀 깨물고 죽고, 박씨와 김씨는 관비로 가게 된다. 이에 파옥할 생각을 파의한다. 평안도지역에 산채를 지으러 간 유복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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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삶에서 대화가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젊은이들은 SNS니 트위트니하여 기기에 의존하여 생각을 주고 받는다. 심지어 함께 만나 차를 마시더래도 앞에 있는 친구와 말을 하기보다는 서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멀리있는 친구와 문자를 주고 받는다. 가까이 있는 사람이 오히려 멀게 느껴지는 세상이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소식이나 이야기를 접하기에 사람간에 이야기를 주고 받는 일들이 드물어지고 있다. 또한 재미있는 영화등 오락매체가 많은 까닭에 사람과 사람사이의 즐겁고 흥겨운 이야기, 새로운 이야기들이 말로 전달되는 것이 줄어들고 있다. 

 

옛 사람들 사이에 오고 가는 정이 두터운 것은 서로간의 입과 귀를 통한 소통이 아니던가? 재미있는 오락거리가 따로 많지 않아, 새로운 사람을 만나 그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것이 영화를 한 편 보는 듯한 느낌을 가졌을 터, 그리고 서로 각자 하루 동안 들었던 일, 보았던 일들을 이야기함으로 새로운 사실들을 듣고 알게 될 수 밖에 없었으니, 대화하는 문화가 자연스럽지 아니했을까?  술상을 앞에 두고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 그들의 낙이요 풍류였을터이다.

 

무당 굿하는 것도 종교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의미와 아울러 오락의 역할을 함께 하는 것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따로 놀이 동산이 있는 것도 아니요, 백성을 위한 축제가 있는 것도 아닐찐대, 이러한 큰 행사는 그 시대의 백성들에게 눈요기감과 즐거움을 주는 축제기분을 돋우워 주는 것이었을 것이다. 백산어미가 송악산 굿에서 그네를 타려는 것은 꺽정이와의 의초를 회복하고, 서울에 사는 첩들을 경계하기 위함이었으니, 여자들의 질투심이나 행복한 가정에 대한 열망이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음을 확인한다.

 

꺽정이 서울의 세 아내를 파옥하여 데리러 오고자 하는 마음은 여인네에 대한 애정과 의무감이 함께 뒤섞여 있는 것이리라. 위험한 게획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강행하려 하는 것은, 자신의 가족만 중히 여기고 수하들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는 것은 아닐런지, 더구나 혜음령 도적 정상갑이와 최판돌이는 위험한 작전에 부하들과 참여할 수 없다고 뻣대다가 꺽정이의 주먹에 목숨을 잃어 버리니, 부하들의 목숨을 파리 목숨에 불과하다.  더 큰 도적은 궁궐에 있는 고관대작들이란 꺽정이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건만, 꺽정이의 권력과 힘도 약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니, 한낱 도적에 불과할 뿐...

 

인간들에게 권력과 힘이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일 뿐인가? 극히 소수의 사람들만이 자신의 힘과 권력과 부를 사용하여 다른 사람을 돕는데 사용하니, 어찌 세상이 나아질 수 있을텐가? 꺽정이가 꿈꾸는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란 요원할 뿐이다. 더 나은 세상이란 어떤 세상인가? 어떻게 그런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루 이틀, 일년 이년에 아니 십년 이십년에 해결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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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연:얽히어 맺어지는 인연

궁가:궁방2(宮房)(조선 시대에, 왕실의 일부인 궁실(宮室)과 왕실에서 분가하여 독립한 대원군ㆍ왕자군ㆍ공주ㆍ옹주가 살던 집을 통틀어 이르던 말).

유수부:조선시대의 지방행정구역. [본문] 원래 유수부라는 행정구역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府) 가운데 유수(留守)를 장관으로 하는 것을 유수부라고 한다.

유수:고려·조선 시대의 지방관. [본문] 고려시대는 서경·동경·남경 등 3경에 3품 이상 관직으로 정원은 각각 1명씩 두었다

예이제: 옛날과 지금

관례:예전에, 남자성년이르면 어른된다는 의미상투틀고 쓰게 하던 의례(儀禮). 유교에서는 원래 스무 살에 관례하고 혼례하였으나 조혼성행하자 관례혼례겸하여 하였다.

나인: 고려조선 시대에, 궁궐 에서 왕비가까이 모시는 내명부통틀어 이르던 . 엄한 규칙있어 환관(宦官) 이외남자절대로 접촉하지 못하며, 평생수절하여야만 하였다. [비슷한 말] 궁녀(宮女)ㆍ궁빈(宮嬪)ㆍ궁아2(宮娥)ㆍ궁인2(宮人)ㆍ궁첩(宮妾)ㆍ시녀(侍女)ㆍ여관1(女官)ㆍ여시3(女侍)ㆍ홍수3(紅袖).

봉심: 임금의 명으로 능이나 묘를 보살핌

무수리: 고려ㆍ조선 시대에, 궁중에서 청소 따위의 잔심부름을 담당하던 계집종.

상궁:조선 시대에, 내명부의 하나인 여관의 정오품 벼슬.

오복전같이 조르듯: 오복조르듯, 몹시 조르는 모양

내권: 아내

작반: 동행자나 동무를 삼음

채수염: 숱은 그리 많지 않으나 퍽 길게 드리운 수염.

청좌하다:혼인 때에 신부 집에서 신랑에게 사람을 보내어 초례청에 나오기를 청하다.<역사>조선 시대에, 이속(吏屬)을 보내서 으뜸 벼슬아치의 출석을 청하다.

무예별감: 조선시대 왕의 호위를 맡은 무관의 관청

다담:손님 대접을 위해 내 놓은 다과

갱지미: 놋쇠로 만든 반찬 그릇의 하나

술방구리: 술을 넣어두는 , 동이보다 조금 작은 질그릇

전물상: 무당이 굿할 때 차리는 음식상

내행보교:여자가 탄 가마

엄적하다: 잘못된 형적을 덮다.

 물고:죄를 지은 사람을 죽임

의수하다: 거짓으로 꾸민 것이 그럴 듯하다

장채: 비상시에 관아에서 동원하여 파견하던 장정

체차: 관리의 임기가 끝나거나 부적당할 때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일

남진계집: 내외을 갖춘 남의 집 하인

삼문:대궐이나 관청앞에 세운 세 문, 정문,동협문,서협문을 말한다.

홍단지:홍패, 문과 회시에 급제한 사람에게 주던 증서

남행: 음관, 과거를 거치지 않고 조상의 공덕으로 하는 벼슬

치가하다: 따로 살림을 차리다

내행:부녀자가 여행길에 오름

배행:윗사람을 모시고 따라감

포서:일이 풀려날 실마리

상식:상가에서 아침저녁으로 궤연앞에 올리는 음식

요부하다:살림이 넉넉하다

도거리:따로 따로 나누지 않고 한데 합쳐서 몰아치는 일

동자: 밥짓는 일

한데우물: 울타리 바깥에 있는 우물

황해도는 도적의 소굴이라, 각색공물이나 진상물품이 너무 많아 민력으로 감당하지 못할 뿐더러, 평안도 변경에 수자리 살러 가는 것이 괴로운 일이라 많은 백성이 도적으로 전락하게 된 때문이다. 이 도적패 중에 청석골패가 이름이 더 높았는데, 그 괴수인 오가는 꺽정이를 대장으로 추대하고 공론에 따라 서림이를 종사관으로 정한다. 그리고 의형제 맺은 각 두령들 밑에 두목들로 조직을 정비하게 된다. 

 

이 청석골패를 소탕하러 관군이 쳐들어 온다는 기별을 받고 어떻게 해야 할 지 설왕설래하는 중 서림이가 꺽정이에게 큰 그림을 그려준다. 먼저 황해도를 차지할 힘을 기른 후에 황해도와 평안도를 평정하고 이를 근본으로 팔도를 다투자는 원대한 계획을 들은 꺽정이는 서림이의 의견을 쫓아 관군과 접전하지 않고 피할 계책을 세운다. 힘을 기르기 전까지는 관군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러한 큰 그림을 알지 못하는 곽오주는 평소 서림이와 사이도 좋지 않은데, 도망하자는 서림이가 아니꼬와 서림이를 두들기고 이를 안 꺽정이는 군율로 오주를 참수하도록 명한다. 오두령과 다른 의형제들의 만류로 참은 면하였으나 청석골을 버리는 데 대한 불평불만은 쏙 들어가게 된다. 관상쟁이와 억석이를 풀어 거짓 정보를 관군에 흘린 후 이를 틈타 모두들 가까운 이천 광복산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천 광복산의 일리 정돈되자 꺽정이는 서울 남소문안패 도적패의 우두머리 한첨지 집에 연신하여 서울의 동정을 살피게 된다. 가짜 임꺽정이가 도처에서 나타나 꺽정의 얼굴에 똥칠을 하는 일이 잦다는 소문에 뿔이 난 꺽정이는 몇 놈을 잡아다 본보기로 족칠 요량으로 길을 떠난다. 그러다 꺽정이를 사칭하는 애꾸눈 도적놈을 만나 혼구멍을 내준다. 이 노밤이란 자는 혼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능청스럽게 꺽정이에게 달라 붙어 이를 밉지 않게 본 꺽정이와 함께 서울로 올라간다.

 

서울서 한첨지의 아들 한온이를 알게 된 꺽정이는 한온이의 난봉에 물들게 된다. 기생집에 갔다가 소홍이라 기생을 만나고, 산림골 가난한 양반집 딸 박씨에게 장가들고, 보쌈당해 죽은 아이 원수를 갚느라고 재상 원판서의 딸을 업어와버리고, 정문받은 열녀 김씨와 붙어사는 등, 본기집이라고 주장하는 세 계집을 데리고 살며 기생집 출입도 하며 영웅호색질을 하고 다닌다.

 

광복산에서는 관군이 물러간 후 청석골로 돌아갈 것인지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인지를 두고 설왕설래하던 중 대장이 빨리 와서 이 문제를 결정지어주기를 바라며, 꺽정이를 다시 광복산으로 불러들이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서울의 호색질을 알게 된 백손어미와 백손이는 꺽정이와 담판을 지으러 서울로 올라가고, 봉학이와 유복이도 함께 와서 꺽정이를 데리고 가려한다. 서울서 꺽정이 부부간에 큰 싸움이 나고, 결국 꺽정이는 서울의 계집들을 다 버리고 광복산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서림의 의견대로 청석골로 다시 들어간다. 완전히 불타버린 청석골을 다시 세운 뒤, 배두령의 장인되는 억석이를 찾는 문제로 황천왕동이와 배두령이 서로 다투게 되어 둘은 꺽정이에게 크게 야단받는다. 그리고 천왕동이게게는 억석이를 찾아 오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억석이를 찾다 천왕동이는 김산이를 만난다. 김산이는 꺽정의 무술선생의 조카인데 부정한 아내를 살인하고 청석골로 들어가려 작정한다. 억석이를 찾은 천왕동이와 함께 청석골로 온 김산이는 나중에 꺽정이의 배려로 두령이 되고 억석이는 천왕동이의 주선으로 꽃뫼마을에서 무당서방노릇을 하며 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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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백성들은 섬김을 받는 하늘이 아니라 지배계층의 착취를 받는 불쌍한 입장이었던 것이 오늘날도 비슷하지 않은가?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즈음에 그 옛날의 탈취당하던 백성들이 오버랩되는 것은 변하지 않은 인간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까? 엇박자를 내며 굴러가는 시스템, 그 와중에 싹트는 부정부패, 그 중심지에 인간의 탐욕이 숨어 있으니, 더러운 인간성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다 일반인 것인가?

 

그러한 불합리속에 살아가며 그것에 불평하며 엎으려고 하는 자들 역시 같은 인간성을 가진 자일 뿐이니, 꺽정이 양반들을 싫어하고 가진 자들의 횡포에 분노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도적으로 굽신거리지 않는 자에게 폭력과 살인등을 저지르며, 가까운 아내에게도 손찌검을 마다하지 않으니, 더구나 계집질등 자신의 허물을 들추기는 싫어하고, 이런 자가 혁명을 일으킨들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꺽정이 수하의 두령들도 마찬가지이다. 오주와 서림이의 충돌, 배두령과 황두령의 마찰 등은 교육받지 못한 자연산의 그들이 자신들의 문제들조차 처리할 수 없는 인간들인데, 권력을 잡게 되면 과연 어떤 일들이 발생할 지 두렵기만하다.

 

정문을 받은 열녀로 알려진 김씨와 꺽정이의 염문은 여자의 욕망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사람이란 누구나 다소의 차이는 있을 망정, 또는 숨겨져 있거나 드러나 있는 것의 차이를 뺀다면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김씨가 시아버지에게 큰소리로 악다구리를 한다거나, 그 여종에게 심하게 대하는 모든 것들이 그 자신의 숨겨진 욕망을 충족치 못한 데서 나온 것이 아닌가? 꺽정이에게 몸을 허락한 후에는 사람이 달라졌다니, 노처녀의 히스테리란 것이 그런 것이 아닐런지...

 

조선시대라고 하면 남녀칠세부동석이라 하여 근엄한 도덕률이 퍼뜩 떠오른다. 하지만 그 시대도 평민, 상민등의 계급에 있어서 남녀간의 통정문제등을 비켜갈 수는 없었을 터이다. 노밤이란 자의 호색, 한온이와 꺽정이의 오입질, 김산의 젊은 아내와 옆집 총각의 통정으로 난 살인, 그 외에 배돌석이를 비롯한 많은 이야기들에서 숨기고 싶었던 욕정등이 드러난다.

 

역사는 인간의 치부를 드러낸다...

 

 

동자아치-밥짓는 여자 하인

능행: 임금이 능에 거동함

개호주: 호랑이 새끼

위요: 혼인때 가족중에서 신랑이나 신부를 데리고 가는 사람

등장: 여러 사람이 이름을 잇대어 써서 관청에 하소연함

해를 지우다: 하루를 다 보내다.  

신칙:단단히 타일러서 경계함

율기: 안색을 바로 잡아 엄정히 함

눈결: 눈에 슬쩍 뜨이는 잠깐 동안

사폐:사정, 개인의 사사로운 정

제독을 주다: 기운을 꺽어서 감히 다른 마음을 먹지 못하게 하다.

이남박:안쪽에 여러 줄로 고랑이 지게 돌려 파서 만든 함지박. 쌀 따위를 씻어 일 때에 돌과 모래를 가라앉게 한다.

시량: 땔 나무와 먹을 양식

영거:함께 데리고 가거나 가지고 감

승석: 승려가 저녁먹을 때라는 뜻으로 이른 저녁을 말함

상노: 밥상을 나르거나 잔심부름하는 아이

폭배: 술잔을 돌리지 않고 한사람에게만 거듭 따라 줌

조방꾸니:오입판에서 남녀 사이의 일을 주선하고 잔심부름 하는 사람

영결: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영원히 헤어짐

파루:조선 시대에, 서울에서 통행금지를 해제하기 위하여 종각의 종을 서른 세 번 치던 일. 오경 삼 점(五更三點)에 쳤다.

해동갑하다: 해가 질 때가 되다.

두 동이 싸다: 이럴까 저럴까 망설여, 결심히 확고히 서지 못하다.

연골: 나이가 아직 어려 뼈가 굳지 아니한 체질

해거:괴상하고 얄궃은 짓

두발부리:머리털을 잡고 싸움

지다위: 자기의 허물을 남에게 덮어 씌움, 남에게 등을 대고 의지하거나 떼를 씀

의초: 동기간의 우애, 부부사이의 정

거목초립: 역졸이 쓰던 검은 빛의 초립, 역졸을 말함.

구기본: 어떤 사실에 대하여 그 근본을 캐어봄

중뿔나게: 주제넘게

동소임: 동밈, 동네일을 맡아 보는 사람

찰방: 조선 시대에, 역참 맡아보던 종육품 외직(外職) 문관벼슬. 중종 30년(1535)에 역승고친 것으로 공문서전달하거나 공무여행하는 사람편리도모하였다. [비슷한 말] 마관1(馬官).

바장이다: 짧은 거리를 왔다갔다하다. 머뭇거리다.

난데: 다른 지방이나 고장

처네: 아이 없을 때 쓰는 포대기

노량: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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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희

 

서림

어린 나이에 왕이 된 명종은 그 어미 문정대비의 수렴청정을 받는다. 그리고 문정대비의 오라비 윤원형은 권세가 날로 커진다. 명종이 나이가 들자 이량을 등용하여 윤원형을 견제하려한다. 이에 이량을 붙좇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김명윤이가 있었다. 그는 현량과에 참예했던 인물이나 을사년에 경기감사로 있을 때 계림군과 봉림군을 모함하고 사림에 해독을 입힌 사람이다. 김명윤이 평안도 관찰사로 제수받고 갈 때 서림이란 사람을 천거받는다. 서림이가 수단이 좋을 것을 알고 그를 신임하여 진상할 물건을 맡긴다. 진상할 물건들 중에 빼돌리다 발각된 서림이는 도망치다 탑고개에서 청석골 도적들을 만나 물건들을 빼앗기나, 손가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하고, 청석골 두령들에게 큰 재물을 얻을 방법을 알려준다고 하여 청석골 도둑떼에 참여하게된다.

 

한편 평양감영에서는 김명윤이 예방비장을 시켜 힘이 장사인 진서위 여맹 김양달과 장교 5명과 함께 봉물짐을 서울로 나르다 화적떼에게 뺏기고 만다. 이에 김여맹은 자진해 죽은데, 이 화적패는 청석골패요, 전휘 꾀를 낸 사람은 서림이다. 탑고개에서 봉물을 탈취하면 후환이 있을 것을 예상하고 다른 곳에서 진상품을 탈취한 것이다. 화적패를 잡는다고 운달산 박연중이패를 들이치나 미리 알고 도망치는 바람에 헛걸음을 하고, 서림이의 계략에 빠진 채 청석골패가 봉물을 탈취한 것을 모르고 그리하였다. 이후에 청석골도 치려고 10여명의 군사들이 왔으나 청석골을 찾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 버린다. 청석골 화적들이 10여명의 군사만 아니라 200여명의 관군도 능히 격퇴할 수 있거니와, 접전은 더 큰 화를 불러 올 수 있다고 조언하여 청석골패는 군사들을 피했던 것이다. 강탈한 봉물짐을 다 나누고, 일부는 임꺽정이에게 보내고, 또 일부는 이봉학이에게 보내나, 봉학은 받지않고 돌려보낸다.  

 

결의

황천왕동이가 귀양갔던 제주에서 풀려나온다. 꺽정이와 천왕동이가 봉산에 갈 적에, 꺽정이의 이웃집 최서방이 꺽정이를 화적떼와 내통한 것으로 관가에 고자질하여 꺽정이의 식구들이 모두 잡혀들어가고, 청석골패에게서 받은 물품들도 모두 압수되어 간다. 꺽정이의 아버지는 볼기를 맞고 집에 와서 죽고, 꺽정이의 이복동생 팔삭동이도 죽고만다. 이러한 사태를 알게 된 꺽정이는 양주집으로 돌아와서 파옥하여 가족을 모두 거닐고 청석골로 들어간다. 그 도중에 임진나루터에서 임진별장 이봉학이의 도움을 받아 밤배를 내어 도주하였는데, 이것의 탄로나 봉학이도 서울로 압송되어 간다. 황천동이와 길막봉이는 압송중인 봉학이를 구출하여 청석골로 데려온다. 이렇게 하여 청석골에는 꺽정이를 비롯한 두령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총 여덟명의 두령이 자리를 함께 한다. 오가, 박유복이, 곽오주, 배돌석이, 길막봉이, 꺽정이, 황천왕동이, 이봉학이....그리고 청석골의 장자방 서림까지...

모두들 가족을 데리고 들어와 사는데 아직 홀로 사는 배돌석이와 막봉이는 어째 옆구리가 허전해 진다. 이에 배돌석이가 처자를 하나 구하여 장가들려하자 막봉이도 두고 온 아내가 생각난다. 그리고 두령들의 공론이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위험을 무릎쓰고 아내를 데리러 나갔다가 사로잡혀 옥에 갇히고 만다. 작은 손가로 부터 이러한 소식을 들은 청석골에서는 꺽정이를 비롯하여 열명이 길막봉이를 구하기위해 나선다. 서림이가 꾀를 내어 먼저 가사리에 있는 막봉이를 관가에 고변하여 잡히게 한 박선달(막봉이 아내의 큰아버지)네 집을 들이쳐서 막봉이의 원수를 갚고, 가사리에 불을 놓아 관군을 유인한 후 안성에 있는 관아의 옥을 파하고 막봉이를 구해낸다. 그리고는 칠장사를 찾아가서 병해대사의 사후 만든 불상앞에서 의형제를 맺는다. 임꺽정, 이봉학, 박유복,배돌석,황천왕동이,곽오주,길막봉 이렇게 여덟명이며, 서림이는 오주의 반대로 의형제를 맺지 않는다. 때로 서림의 묘책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이 있고, 이 결의형제에도 빠진 것이 어째 복선인듯...아마 서림이의 배반으로 청석골이 위태해 질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살아서 생불이라 불리던 백정부처의 영험함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꺽정이와 길막봉을 제외한 다른 두령들은 다 뿔뿔이 청석골로 귀환하고, 꺽정이는 길막봉이와 능통이 함께 남아 삼엄해진 포도기찰을 피한다. 보름동안 능통이의 사촌인 진천이방의 집에서 숨어지내다 기찰이 뜸해진 틈을 타서 청석골로 돌아온다.

 

팔삭동이의 자랑질 한 마디에 꺽정이네 집에 난리가 난다.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에게 그걸 건드리는 것은 어떤 일로 되돌아 올 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이야기도 사람을 보아가며 해야 할 듯... 꺽정이네와 기껍지 못한 옆집 최서방앞에서 자랑질을 했으니...쯧쯧

 

꺽정이가 진천 이방의 집에서 그 첩과 상관했던 일이나, 그 집을 떠날 때 그것을 주인에게 발설하는 것은 어찌 보아야 할까? 숨어있는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그 첩의 바램대로 해야만 했을까? 은인의 첩인데...또한 떠날 때 꼭 그것을 말해야 했던가? 그로 인해 진천이방이 분을 품게 되고 살인옥사에 그 이방의 집이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으니 말이다. 진천이방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꺽정이의 입장도 그러하지만은 진천이방의 입장이 더 불쌍하다. 

 

포흠:관청의 물건을 사사로이 쓰다. 예전에 조세를 내지아니함을 이르는 말

소도바: 불사리를 안치하는 탑

노구메:산천의 신령에게 제사지내기 위하여 놋쇠나 구리로 만든 작은 솥에 지은 메밥

사미: 십계를 받고 구족계를 받기 위해 수행하는 어린 중

십계: 사미중이 지켜야할 열가지 계율

구족계: 비구나 비구니가 지켜야할 계율, 비구에게는 250계, 비구니는 348계가 있다.

다비: 불에 태운다는 말. 시체를 화장하는 것을 이르는 말, 육신을 원래 이루어진 곳으로 돌려보낸다는 뜻.

숙랭: 숭늉, 제사때 올리는 찬물

취군: 군사나 인부를 불러모음

좌기:관아의 으뜸벼슬되는 이가 출근하여 일을 시작함

취품: 윗 어른에게 여쭈어서 그 의견을 기다림

먼장질: 먼 발치로 활이나 총을 쏘는 일

초간하다: 한참 걸어가야 할 정도로 거리가 조금 멀다.

 

 

길청: 군아에서 구실아치가 일을 보던 곳

고샅: 시골마을의 좁은 골목길

색책: 책임을 면하기 위하여 겉으로만 둘러대며 꾸임

벽초 홍명희

 

길막봉이

곽오주는 청석골 탑고개의 쇠도리깨도적으로 유명을 떨친다. 특히 아이들을 죽이는 나쁜 놈으로 악명을 얻는다. 울고 보채는 자기의 아이를 화김에 내동댕이쳐 죽게 한 이후에 가지게 된 병으로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기만 해도 미쳐버리는 병이 도지는 것이었다. 손씨형제가 탑고개를 지나다 큰 형이 쇠도리깨에 맞아 사람이 반병신이 되자 작은 손가는 원수를 갚을 생각으로 처형의 동생들을 찾아간다. 삼봉이와 막봉이는 장사이다. 특히 막봉이는 양주의 임꺽정이를 제외하고는 그 누구보다 힘이 센 편이다. 손가와 삼봉이와 막봉이는 오주를 찾아가서 혼내주고 사로잡는다. 관가로 데려가던 중 탑고개마을의 주민들의 꾐에 빠져 이틀을 머무는 사이에 꺽정이와 양주에 갔던 유복이가 오주를 구하려 돌아온다. 꺽정이의 중재로 손가형제와 오주는 화해하고 손가형제는 청석골에 와서 같이 살게 된다. 한편 길을 떠난 막봉이는 도중에 양반행세를 하는 아니꼬운 박선달을 만나 골탕을 먹인다. 소금팔러 다니다 박선달의 동생집에 들러 그 집딸 귀련이와 연분을 맺게 되고 데릴사위로 들어간다. 하지만 장모의 등쌀에 못이겨 결국 쫓겨나고 하릴없이 막봉이도 청석골로 찾아든다.    

 

황천왕동이

황천왕동이는 임꺽정의 처남이다. 나이 서른이 넘어 아직 장가도 못가고 있는 노총각인데, 장기 고수가 있다고 하면 사양없이 찾아갈 정도로 장기 두기를 좋아한다. 청석골에 있던 손가가 탑마을에 손노인이라는 장기 잘 두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 소리를 듣고 나섰다가 손노인보다 더 장기를 잘 두는 국수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하여 봉산에 있는 백이방을 찾아 나선다. 근데 백가에게는 과년한 딸년이 있는데, 사위를 보기 위해 사위취재를 한다고 한다. 황천왕동이도 마음이 혹하여 그 취재에 응하는데, 첫날부터 백가와 그 마누라의 눈에 들게 되었다. 취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혼례를 치른 황천왕동이는 백가의 추천으로 장교로 일하게 된다.

 

배돌석이

봉산읍에서 황산읍사이에 있는 새남에서 호환이 발생한다. 호환당한 사내의 늙은 어미가 관가에 가서 원수를 갚아줄 것을 탄원한다. 황산 관가에서 황천동이를 비롯한 장교와 사냥꾼들을 시켜서 호랑이를 사냥하게 하지만 호랑이를 잡지 못하고 황천왕동이가 호랑이에게 상처를 입히는데만 그치고 만다. 한편 다친 호랑이는 이리 저리 날뛰면서 황산부근을 뒤집는 중 경천 역졸하나가 호환으로 죽게되고 이로 찰방이 자기 수하의 원수를 갚느라고 배돌석이를 비롯한 사냥꾼들을 보낸다. 배돌석이는 이봉학이 왜란에 나갔을 때 재주를 겨루었던 돌팔매질을 잘하는 그 돌석이다. 배돌석이의 활약으로 호랑이를 잡게되니, 이에 보답할 요량으로 원수갚기를 소원하던 그 늙은이가 돌석이를 대접한다. 그러다가 배돌석이 늙은이의 수양아들이 되어 며느리와 부부의 연을 맺어 함께 살게 된다. 배돌석이는 마누라 복이 없는 사람이라, 이전에도 의붓 시어머니를 표독스럽게 대하던 아내를 쫓아버린 적이 있었고, 한번은 비부쟁이로 들어갔다가 주인 서방님과 자기의 처가 간통하는 것을 보고서는 양반네 이마와 간부의 눈에 먹으로 문신을 떠 넣고는 도망한 적이 있었는데, 이 번 부부의 연도 결국 살인으로 막을 내린다. 배돌석이는 유복이의 도움으로 압송되어 가던 도중 탈옥을 하여 청석골로 들어가고, 황천왕동이는 그에 공모한 죄로 제주도로 귀양을 가게 된다.  

 

이봉학이

봉학이는 관찰사 이윤경의 비장이 되어 전주에 오게 된다. 그곳에서 기생 계향이를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된다. 왜선이 출몰한다는 소식에 경계를 강화하고 왜의 침입을 막을 목적으로 봉학은 군사를 데리고 연해 각읍을 돈다. 그 동안 부임한 새 부윤은 계향이에게 수청들라하나 계향이거절하고 이로 인해 곤욕을 치른다. 이후 봉학이 돌아 온 후 조용하다, 잔치에서 일어난 일을 빌미로 부윤은 계향이를 잡아가서 볼기를 치려하나 봉학이 이를 알고 관아에 들이닥쳐서 계향이를 데리고 간다. 이로 인해 화가난 부윤을 무마시키기 위해 이윤경은 아끼는 봉학이를 제주도 정의현감으로 발령이 나도록 힘써 준다. 제주에서 선정을 베푸던 중 황천왕동이의 제주 유배길에 함께 온 꺽정이를 만나 병해대사일이며, 유복이의 일, 황천왕동이가 겪었던 일, 오주, 길막봉이, 배돌석이등 청석골 식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듣는다. 이야기중에 유복이 도둑이 된 것을 나무라는 봉학이 더러 꺽정이는 양반이 더 큰 도둑인 뒤집어져야 할 세상에 대한 울분을 토하는 것을 듣는다. 서울로 올라온 봉학이는 권세에 아첨하지 못하는 성정으로 벼슬에서 떨어진다. 그 당시 권세는 윤원형과 난정이이다. 난정의 시녀조차 큰 소리치는 세상이 되었다. 낙향하려는 참에 이윤경의 동생의 힘으로 군기시에 복직이 된다. 하나 여기서도 권력에 빌붙은 벼슬아치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임진별장으로 벼슬이 옮겨진다.

 

 

**** 이윤경

조선 명종 때의 문신(1498~1562) 자는 중길(重吉). 는 숭덕재(崇德齋). 1555년 을묘왜변 완산 부윤(完山府尹)으로서 완산침입한 왜구크게 무찔러 전라도 관찰사오르고, 도승지병조 판서지냈다.

 

역사소설을 쓰려면...공부해야 할 것도 많겠다. 기본적으로 그 당시의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들에 대해 알아야 하겠고, 그 당시의 제도, 관직, 문화등만아 아니라 지명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동헌이니 내아니, 감영이니, 수령, 방백, 현감, 등등 오늘날 쓰이지 않는 수많은 명칭들과 관직들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정말 방대한 지식의 보고에 접근하지 않고서는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인 듯하다....휴~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남녀관계는 그리 변한 것 같지는 않은 듯...ㅋㅋ 현대의 시각에서 본 모습이라 그럴까? 홍명희가 묘사한 것들이 과연 그 당시에도 그랬을까? 사람사는 세상이 다 그렇지 뭐...그랬겠지.

 

- 찾아 본 단어들...

모르는 단어를 하나 하나 찾아보려니 너무 많아, 진도가 너무 느려...간간히 찾아보고, 때로는 기록하지 않고 설렁설렁 넘어간다. ....

 

다음 속담은 내가 직접 겪은 바가 있어 공감하는 바가 커서 적어놓는다. -오뉴월 화롯불도 쪼이다 물러나면 섭섭하다.

 

과만: 벼슬의 임기가 참

여의다: 딸을 시집보내다

시쁘다: 마음에 차지아니하며 시들하다

농삼장: 상자를 넣거나 싸려고 삼노를 엮어 만든 망태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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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초 홍명희 지음

 

1권 봉단편에서는 임꺽정의 아버지 시대를 다룬다. 꺽정이의 아버지 돌이, 그리고 양주팔이가 고향을 떠나 서울로 이사오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돌이의 결혼으로 주인공인 꺽정이 태어나는 등 이야기의 기초가 다져진다.

 

2권 피장편에서는 양주팔을 중심으로 꺽정이의 인맥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천한 백정으로 갓바치이지만 당대의 인물인 조광조를 비롯한 개혁파인사들과의 교우를 나누는 양주팔. 그리고 갖바치아래서 동문수학하는 꺽정이와 봉학이, 유복이등이 등장한다. 또한 갖바치는 정희량에서서 학문을 배워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되고 병해라는 이름을 가진 고승으로 거듭나게 된다. 꺽정이는 평생의 배필 운총이를 만나게 되고...이렇게 실제 주인공인 꺽정이 주위의 사람들의 관계가 드러난다.

 

3권 양반편에서는 주로 그 당시의 정치적 상황들이 설명된다. 윤원형과 김안로의 세력이 개혁파인 조광조 세력을 몰아내고 권세를 독점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양반들도 같은 양반이 아니다. 의를 위해 멸사봉공하는 사림세력이 있는가 하면 권력에 눈이 어두워 의를 져버리는 세력도 있다. 결국 깨끗한 개혁 양반세력이 몰락하는 것은 임꺽정과 같은 천하를 호령하는 도적이 등장하는 역사적 배경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4권 의형제편 1 에서는 임꺽정과 함께 화적질할 두령들의 살아온 자취를 더듬는 편이다. 먼저 박유복편에서는 꺽정이의 동무 박유복이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곽오주편에서는 힘이 장사인 오주가 유복이와 엮어지는 과정, 결국 꺽정이와 맥이 닿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박유복이

꺽정이와 봉학이가 오랫동안 생사를 모르고 지냈던 어릴 적 친구 유복이가 나타난다. 유복이는 그 동안 죽을 병에 걸렸다 간신히 살아났다. 안음뱅이 병에 걸렸지만 그 동안 큰 재주를 하나 발전시킨다. 표창의 명수가 된 것이다. 한 이인을 만나 병을 고치고 난 후 꺽정이를 만나러 양주에 오게된다. 그리고 죽산 칠장사에 있는 병해대사를 만난 후, 원수를 갚고 난 후 살인으로 쫓기는 몸이 된다. 그러던 중 산상골 최서방의 딸을 아내로 얻게된다. 유복이 부부가 맹주로 몸을 피해 달아나다 산 속에서 도적 오가네 부부를 만나 그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곽오주

오가는 장꾼들을 털러 갔다가 곽오주를 만나 크게 경을 치고 돌아온다. 유복이 오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오주를 만나 힘겨루기를 하다 정이 들어 서로 의형제를 맺게 된다. 탈미골에서 도적질하던 강가는 위치 좋은 청석골 오가의 근거지를 빼앗으려다 오히려 오주와 유복이에게 당하고 만다. 이로 인해 과부가 여인중에 신배골 과부는 자식도 없고 미모가 뛰어난 뭇 남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곽오주의 주인인 정첨지의 아들은 곽오주와 함께 신배골 과부를 보쌈질해 온다. 정첨지의 아들은 아비 정첨지와 부인의 강경한 반대와 신배골 과부의 맹렬한 저항으로 그녀를 첩으로 삼지 못하고 결국 오주와 부부의 연을 맺도록 한다. 이러던 중 오주는 유복의 소개로 임꺽정을 만나게 되고 사냥가서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는 힘을 보이게 된다. 신배골 과부는 오주의 아이를 낳고 산후신열로 죽게되고 오주의 아이도 배고픔에 울다울다 죽고만다. 이로 인해 실성한 오주는 병이 낫고 난 이후에도 아이의 울음소리만 나면 무섭게 변하여 아이를 죽이려 든다. 결국 오주는 정첨지를 떠난 청석골로 들어가 도적이 된다. 오주가 청석골 두령의 한 사람이 되었을 때 각처에서 어린애를 무지스럽게 죽여서 "곽오주 온다"는 말는 우는 애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정도에 이르게 된다. "곽주온다, 곽쥐온다"는 말은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이리하여 청석골에는 오가, 박유복, 곽오주가 진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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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글러 지음/ 유명미 옮김/ 해제 우석훈/ 부록 주경복 / 갈라파고스

유엔 식량 특별조사관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

 

수많은 어머니의 눈물, 수많은 아버지들의 무기력하게 처진 손.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기아의 선상에서 먹을 것을 달라는 울음조차 울지 못하고 죽어가는 아이들, 아이들 무덤!

 

'선별작업'으로 거부당한 아들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버지, 생존 가능성이 더 많은 아이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해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려, 거미같이 바짝 마른 팔다리를 한 아이를 안고 터벅터벅 집으로 향하는 아버지 이야기를 읽을 때, 앞이 뿌옇게 흐려지며 가슴속에서 뭔가 울컥 올라왔다. 세상에 이럴 수가! 기아라는 문제를 누누이 들어 왔었지만 그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실상은 내가 알고 있는 것, 이 책에서 읽은 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왜, 왜,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야만 하는 것일까?

 

더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것은 '아옌데'와 '상카라'의 비극이다. 국민들을 굶주림과 가난에서 건져내려는 이상을 품고 투쟁한 사람들이 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해야만 하였는가? 그들의 이야기뒤에 숨겨진 더러운 진실, 추악한 현실은 너무 슬픈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극은 끝없이 반복되어 왔고, 끝없이 반복되고 있다. 결국 좌절과 절망만이 남아있다. 그들에겐... 

 

1970년 칠레의 인민전선은 101가지 행동강령을 발표하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15세 이하의 모든 어린이에게 하루 0.5리터의 분유를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소아과 의사 출신의 정치인 아옌데는 유아기의 비타민 및 단백질 부족, 소년소녀들의 건강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가 가장 우선적으로 내건 공약이 분유의 무상배급이었다. 이 공약을 내건 아옌데가 민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대통령이 되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분유와 유아식을 판매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던 다국적 기업 네슬레가 이 지역의 분유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네슬레는 우유공장을 경영하며 목축업자들과 독점계약을 맺고 판매망도 장악하고 있었다. 때문에 아옌데는 네슬레와의 원활할 관계가 필요했다. 하지만 1971년 스위스의 네슬레 본사는 칠레 민주정부와의 협력을 모두 거부함으로 아옌데 정부의 공약을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왜 네슬레는 아옌데 정권에 협조하지 않았을까?

 

당시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그 보좌관 헨리 키신저는 아옌데 정권의 사회주의적 개혁 정책을 꺼리고 있었으며, 외국에 대한 의존도에서 벗어나 칠레의 자립성을 높이고 국내적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아옌데 정권의 개혁정책이 제대로 추진되면, 미국의 국제기업이 그때까지 누려온 많은 특권들이 침해받을 수도 있었기때문에, 키신저는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칠레의 민주정부를 괴롭히려고 했다. 칠레에 대한 지원을 끊어버리고, 운수업계의 파업을 조종하고, 광산이나 공장의 태업을 부채질했다. 서구의 많은 다국적 은행이나 기업, 상사들처험 네슬레 역시 아옌데 정권의 개혁 정책을 강하게 반대했던 것이다.

 

결국 아옌데의 공약을 수포로 돌아갔다. 1973년 CIA는 피노체트의 군부쿠데타를 도왔다. 9월11일 대통령궁에서 마지막 저항을 하던 아옌데는 살해를 당한다. 피노체트의 무차별 탄압으로 수많은 대학생, 성직자, 노동조합간부, 지식인, 예술가, 그리고 일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아옌데 정권이 들어서기 전처럼 수만명의 아이들이 다시 영양실조와 배고픔에 시달리게 되었다.

 

토마스 상카라. 세계적으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에서 친구들과 더불어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고자 노력했던 한 젊은이의 이루어지지 않은 꿈,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토마스 상카라이다. 4명의 젊은 장교들이 1983년 8월4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리더인 상카라를 비롯하여 블레즈 콩바오레, 앙리 총고, 장 밥티스테 링가이가 그들이었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등 외국의 사주를 받은 콩파오레가 1987년 다른 세명의 친구를 죽이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서 개혁은 끝나고 말았다.

 

이 사건이 벌어진 이유는 상카라의 인두세 폐지와 개간 가능한 토지의 국유화 등 개혁 정책에 있었는데, 이러한 정책에 의해 부르카나파소는 4년만에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었다. 정치부패로 권력을 유지하는 코트디부아르, 가봉, 토고등 인접국가들에게 이러한 변화가 퍼져나가는 것을 우려한 프랑스의 일부 세력은 상카라의 개혁 정책을 두려워했다. 아프리카가 정말로 자신들의 생산물로 어린이 기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극심한 기아 속에서 선진국의 원조로 삶을 이어갈 것인가의 분기점에 놓였던 시점이 바로 이 무렵이었다. 서른 아홉까지 살고 싶었던 상카라의 죽음과 함께 부르키나파소의 어린이들에게는 다시 굶주림이 찾아 왔고, 서부 아프리카에서의 변화는 끝내 찻잔 속의 태풍이 되고 말았다.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충격과 어떻게 할 수 없는 무력감, 그리고 부패한 정치인들과 탐욕으로 가득찬 자본가들에 대한 분노 등 복합적인 감정.지글러는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으로서 대하지 못하게 된 살인적인 사회구조를 근본적으로 뒤엎어야' 한다.'인간의 얼굴을 버린 채 사회 윤리를 벗어난 시장원리주의 경제(신자유주의), 폭력적인 금융자본 등이 세계를 불평등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소수가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대가로 다수가 절망하고 배고픈 세계는 존속할 희망과 의미가 없는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세계이다. 모든 사람이 자유와 정의를 누리고 배고픔을 달랠 수 있기 전에는 진정한 평화와 자유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에 대해 책임을 다히지 않는 한 인간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정의에 대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속에 존재한다. "그들은 모든 꽃들을 꺽어버릴 수는 있지만 결코 봄을 지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의에 대한 인간의 불굴의 의지, 꺽을 수 없는 의지는 과연 세상을 바꾸어 놓을 수 있을 것인가? 인류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이 의지의 발현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의지가 존재하는 한 희망은 남아 있는 것이다. 극대의 이윤을 추구하는 탐욕, 거대자본의 횡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 만큼 세계의 불행도 계속될 것이다. 이 부조리한 세상의 경제구조는 그 한계에 이르기까지 정의에 대한 인간의 의지를 시험할 것이다. 그 의지는 좌절을 경험할 것이나 또 다시 일어설 것이다. 눈물속에 피는 꽃처럼 거대한 힘 앞에 연약한 듯해 보이는 그것은 결코 뿌리채 뽑히지 않을 것이다.  

 

"오 여호와여, 도와 달라는 나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내 눈물에 대해 잠잠히 계시지 마십시오." (시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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