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는 길. 

걸어가는 길 곳곳에 이런 저런 나무들을 본다.


산수유나무.

가지 끝에 조그만 산수유 꽃봉우리

노란 꽃잎 꽃 봉우리에 어린다.

나오려고 안간힘을 쓰는 어린 꽃잎


벚나무

아직 벚꽃은 


동백나무

동백꽃은 붉은 피를 토하는 놈들이 꽤 있다. 

아직 열리지 않은 봉우리를

밀어내느라 머리가 분홍으로 변한

봉우리도 수두룩하다.


엄마 배속에 잠들어 있던 아이가

머리를 디밀며 세상으로 나오듯이

꽃잎들도 머리를 디밀고 있다. 

생명의 탄생은 소란스럽다.


매화, 하얀 매화.

어제 드문 드문 달려 있던 어린 매화,

오늘 화사한 매화꽃들이 풍성하다.

하얀 머리 꼭지를 보이며 아우성치는

새끼 매화들도 하얗다. 


봄은 남쪽에서 온다.

봄은 바람타고 온다.

봄은 땅 밑에서 솟아난다.

나무 뿌리에서 줄기로, 줄기에서 가지로, 가지에서 봉우리로

땅에서 솟아나는 봄의 출구는 봉우리이다. 

봄은 꽃잎을 밖으로 밀어 낸다.

봄은 봉우리 속에 잠자고 있는 어린 꽃잎을 밀어댄다.


봄은 아우성이다.

여기서도 아우성, 저기서도 아우성

바깥 세상으로 아우성치는 꽃잎들의 아우성으로

봄은 소란스럽다,


여기서는 동백꽃 봉우리가 펑

저기서는 매화꽃 봉우리가 펑,

산수유 봉우리도 펑

아직은 여린 소리이지만

곧 소란스러운 소리가 난리를 치겠지.


윙윙대던 겨울 바람 수그러들고

화사한 봄 바람이 불어드니

땅에서 솟아나는 봄

하늘에서 내려오는 봄

서로 만나 이야기 꽃을 피운다.


두런 두런, 수근 수근거리는 봄의 소리가

온 마을에 가득하다.

들어보자.

맑은 눈으로 들어 보자.

꽃들이 태어나 울어대는 소리를 보자.

꽃봉우리들이 불꽃처럼 터지는 소리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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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일전 우수가 지났다.

지난 2월 초 아직도 겨울 바람이 차가울 때, 문득 달력을 보니 입춘이었다.

겨울 속의 봄, 하지만 이제 봄의 문턱을 넘어섰구나 하는 기분에 마음이 포근해지는 듯도 했다.

이제 우수 경칩이 지나 춘분이면 완연한 봄일테지라고 생각했었다.


두 손 호주머니에 찔러놓고
자라목하며
종종걸음치던 날들
바람에 속절없이 흩어지던
하얀 입 기운은 공중에 얼어 붙는다


처마 끝에
자라던 겨울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문득 넘겨 본 달력은
봄의 문턱에
깜짝 놀란다.
입춘이다


이제
눈 꽃이 떨어지고
새 꽃이 피면
그 땐 정말 봄일거야


현대 사회가 농경 문화를 하나 하나 벗어버리면서 

오랫동안 우리 조상들과 뗄래야 뗄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아주 멀어져 버렸다.

24절기. 

예전에는 어찌 그리 외우기가 어려웠었는지,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정겨워진다. 

예스러운 입춘, 우수, 경칩과 같은 말들이 멋져 보인다. 


이제 24절기를 한 번 외워보자. 좀 쉽게 뜻을 풀어서...


봄이 오면(입춘立春)
눈과 얼음이 녹아 비와 물이 되고(우수雨水 )
겨울잠 자던 개구리도 깜짝 놀라 잠 깬다.(경칩驚蟄)


봄이 깊어지면(춘분春分)
공기는 맑고 깨끗해지고(청명淸明)
곡식을 자라게 하는 비가 내린다(곡우穀雨)


여름이 오면(입하立夏)

보리 알곡 알차니 작은 수확이지만 거둬들이고(소만小滿)

새로운 수확을 위한 파종을 잊지 말아야 한다네.(망종亡種)


여름이 깊어가면(하지夏至)
작은 더위(소서小暑 )
큰 더위가 찾아 온다.(대서大暑)


가을이 오면(입추立秋)
여전히 남은 더위가 서서히 사라지고(처서處暑)
하얀 이슬이 내린다.(백로白露)


가을이 깊어지면(추분秋分)
차가운 이슬이 내리고(한로寒露)
서리도 내린다.(상강霜降 )


겨울이 오면(입동立冬 )
작은 눈(소설小雪)
큰 눈이 내리고(대설大雪)


겨울이 깊어지면(동지冬至)
작은 추위(소한小寒)
큰 추위가 닥친다(대한大寒)


이제 입춘지나고 우수도 지났으니 곧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올 것이다.

겨우내 찬 바람에 흔들리던 나무가지들은 작은 꽃봉우리를 내밀고 있다.

동백꽃은 벌써 성급히 터진 놈도 있고,

어린 매화들이 마른 가지에 하얗게 바람에 흔들린다.

산수화도 아주 어린 놈들이 노란색 머리를 내밀어 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한 번의 봄이 주어졌으니, 봄 날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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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개츠비의 차, 그리고 톰의 차가 뉴욕을 떠나 롱아일랜드로 돌아 오고 있는 동안

재언덕에 있는 윌슨이 집에서는 소동이 납니다.

윌슨의 부인이 난리를 피운 것이죠. 윌슨은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강경하게 대처하는데,

결국 사고가 나고 말았군요.


-------------------------------------------------


The young Greek, Michaelis, who ran the coffee joint beside the ashheaps was the principal witness at the inquest.

젊은 그리스인 마이클리스는 재언덕가에 커피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는 사인을 밝히는 조사의 주요한 증인이었다. .

 

He had slept through the heat until after five, when he strolled over to the garage and found George Wilson sick in his office--really sick, pale as his own
pale hair and shaking all over.

마이클리스는 한참 더울 때 잠을 자다가 다섯시가 넘어서야 일어나서는 차고쪽으로 어슬렁거리며 걸어왔다가 조지 윌슨의 사무실에서 그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윌슨은 자신의 하얀 머리칼처럼 얼굴이 창백했으며 온통 몸을 떨고 있었다. 

 

Michaelis advised him to go to bed but Wilson refused, saying that he'd miss a lot of business if he did.

마이클리스는 윌슨에게 누워 쉬어야 한다고 했지만, 큰 건을 놓칠 수 있다며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While his neighbor was trying to persuade him a violent racket broke out overhead.

이웃은 윌슨을 염려하여 설득하려고 애쓰고 있는 동안, 위층에서는 격렬히 소란을 피우는 소리가 났다.    

 

"I've got my wife locked in up there," explained Wilson calmly.

"우리 집사람을 저기 위층에 가두어 놓았어," 윌슨이 차분하게 말했다.


"She's going to stay there till the day after tomorrow and then we're going to move away."

"내일 모레까지 저기에 가두어 두려고. 그 후에 멀리 떠날 거야."

 

Michaelis was astonished; they had been neighbors for four years and Wilson had never seemed faintly capable of such a statement.

마이클리스는 놀랐다; 여러해 이웃으로 겪어왔지만, 윌슨은 전혀 그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Generally he was one of these worn-out men: when he wasn't working he sat on a chair in the doorway and stared at the people and the cars that passed
along the road.

윌슨은 그냥 자기 의지가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일하고 있지 않을 때면, 입구에 있는 의자에 앉아 길을 따라 오가는 사람들과 차를 일없이 지켜보는 그런 사람이었다. 

 

When any one spoke to him he invariably laughed in an agreeable, colorless way.

누가 그에게 말을 할라치면, 언제나 그건 그렇지하는 투로 건성으로 웃곤 했다. 

 

He was his wife's man and not his own.

윌슨은 그의 부인의 충실한 종이었고, 자신의 고집은 없는 사람이었다. 

 

So naturally Michaelis tried to find out what had happened, but Wilson wouldn't say a word--instead he began to throw curious, suspicious glances at his visitor and ask him what he'd been doing at certain times on certain days.

마이클리스에겐 도대체 무슨 일인지 궁금해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윌슨은 한 마디로 하려 들지 않았다. 대신에 윌슨은 뭔가 알아내고 싶은 것이 있는 것처럼 의혹에 찬 눈빛으로 마침 방문한 사람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어떤 날 어떤 시간에 무엇을 했었는지 묻기 시작했다. 

 

Just as the latter was getting uneasy some workmen came past the door bound for his restaurant and Michaelis took the opportunity to get away, intending to come back later.

막 그 사람이 질문에 성질이 날 때쯤, 작업자 몇 명이 윌슨의 가게 문 앞을 지나 마이클리스의 가게로 갔다. 마이클리스는 나중에 다시 오겠다고 하면서 이 난처한 상황을 구실로 빠져 나갔다.

 

But he didn't.

그러나 마이클리스는 윌슨에게 다시 가지 않았다. 


He supposed he forgot to, that's all.

그는 잊어버린 것일게다. 다른 이유는 없었다.

 

When he came outside again a little after seven he was reminded of the conversation because he heard Mrs. Wilson's voice, loud and scolding, downstairs in the garage.

마이클리스가 일곱시 조금 지나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 그는 윌슨 부인이 차고의 아래층에서 큰소리로 야단치는 소리를 들었을 때에야 자기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Beat me!" he heard her cry.

"날 죽여라!" 마이클리스는 윌슨 부인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Throw me down and beat me, you dirty little coward!"

"어디 한 번 날 죽여봐라, 이 더러운 겁쟁이야!"

 

A moment later she rushed out into the dusk, waving her hands and shouting; before he could move from his door the business was over.

조금 후 윌슨 부인이 손을 흔들고 소리치면서 어두컴컴한 밖으로 뛰쳐 나왔다. 윌슨이 뒤따라 문 밖으로 나오기도 전에 이미 일이 터져버렸다. 

 

The "death car" as the newspapers called it, didn't stop; it came out of the gathering darkness, wavered tragically for a moment and then
disappeared around the next bend.

신문에서 "죽음의 차"라고 부른 그 차는 멈추지 않았다. 그 차는 점점 깜깜해지는 어둠속에서 나와서 비극적인 충돌에 순간 흔들리더니 저 쪽 구비진 길을 돌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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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개츠비와 톰의 언쟁은 톰의 KO승으로 끝납니다.

톰은 이제 완전히 여유를 되찾았습니다. 개츠비와 데이지가 한 차를 타고 먼저 집으로 돌아가도록 조치를 취할 만큼...

톰의 여유와는 달리 닉과 조단은 마음이 꽤 불편합니다.

개츠비의 추락을 보는 닉은 급작스럽게 자신을 돌이켜 봅니다.

이제 곧 나이 삼십세, 앞으로 자신의 미래가 어떠할 지 묵직한 압박감이 밀어닥칩니다.

그럼에도 닉은 곁에 조단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를 느낍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미래도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열정이 식어버린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점점 모두가 가는 곳인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니까요.

톰과 닉, 조단이 탄 차도 죽음의 계곡, 재의 계곡을 향해 달려나갑니다.

재의 계곡에서는 또 하나의 엄청난 일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사실도 모른 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Her frightened eyes told that whatever intentions, whatever courage she had had, were definitely gone.

데이지의 놀란 눈에는, 그녀가 어떤 의도가 있었든 간에, 어떤 용기를 가지고 있었던 간에, 그것들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났다.   

 

 

"You two start on home, Daisy," said Tom. "In Mr. Gatsby's car."

"당신 둘은 집으로 출발해. 데이지" 톰이 말했다. "개츠비의 타를 타고."

 

She looked at Tom, alarmed now, but he insisted with magnanimous scorn.

데이지는 이제 불안해 하면서 톰을 보았다. 톰은 대범하게 그렇게 하라고 고집을 부렸으나, 그것이 더 모멸적이었다.

 

"Go on. He won't annoy you. I think he realizes that his presumptuous little flirtation is over."

"그렇게 해. 개츠비가 당신을 괴롭히지 않을 거야. 개츠비도 자기의 주제넘은 불장난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테니까."

 

 

They were gone, without a word, snapped out, made accidental, isolated, like ghosts even from our pity.

데이지와 개츠비는 한 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 떠났다. 딱딱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되어서 말이다. 우리의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유령처럼 사라졌다. 

 

After a moment Tom got up and began wrapping the unopened bottle of whiskey in the towel.

잠시후 톰이 일어서서 따지 않은 위스키 병을 타월에 싸기 시작했다.

 

"Want any of this stuff? Jordan? . . . Nick?"

"조금 마실래? 조단?...닉?"

 

I didn't answer.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Nick?" He asked again.

"닉?" 톰은 다시 물었다.

 

"What?"

"뭐?"

 

"Want any?"

"좀 마실려냐구?"

 

"No . . . I just remembered that today's my birthday."

"됐어. ... 오늘이 내 생일이라는 게 막 생각났을 뿐이야."

 

I was thirty. Before me stretched the portentous menacing road of a new decade.

서른살. 내 앞 길은 창창했지만 그 길은 위태로워 보였다. 

 

It was seven o'clock when we got into the coup챕 with him and started for Long Island.

우리가 톰과 함께 쿠페를 타고 롱 아일랜드를 향해 출발했을 때는 일곱시였다.

 

Tom talked incessantly, exulting and laughing, but his voice was as remote from Jordan and me as the foreign clamor on the sidewalk

or the tumult of the elevated overhead.

톰은 의기양양하여 크게 웃으며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 댔지만 그 목소리는 길거리에서 외국인이 떠드는 소리처럼, 아니 마감재를 다 뜯어낸 천장의 혼란스러운 모습처럼조단과 나에게는 아주 멀리 떨어져서 웅웅거리는 소리로만 들렸다. 

 

Human sympathy has its limits and we were content to let all their tragic arguments fade with the city lights behind.

인간적인 동정은 한계가 있다. 우리는 그들의 비극적인 싸움이, 멀어져가는 도시의 불빛과 함께 꺼져가는 것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Thirty--the promise of a decade of loneliness, a thinning list of single men to know, a thinning brief-case of enthusiasm, thinning hair.

삼십-  이후 십 년간 혼자 외로이 살아갈 가능성은 짙고, 알고 있는 독신남자들은 점점 줄어들 것이고, 열의로 부풀어 있던 서류 가방은 점점 홀쭉해 질 것이고, 머리숱은 점점 줄어들겠지.  

 

But there was Jordan beside me who, unlike Daisy, was too wise ever to carry well-forgotten dreams from age to age.

그러나 조단이 내 옆에 있지 않은가. 조단은 데이지와는 다르다. 금방 잊혀질 꿈을 쫓을 만큼 어리석은 여자는 아니었다. 

 

As we passed over the dark bridge her wan face fell lazily against my coat's shoulder and the formidable stroke of thirty died away with the reassuring pressure of her hand.

어둠이 찾아든 다리를 지날 때 조단의 지친 얼굴은 힘없이 내 코트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조단은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나는 안도감을 느꼈으며 삼십이라는 감당하기 힘든 무게를 떨쳐버릴 수 있었다.   

 

So we drove on toward death through the cooling twilight.

그래서 우리는 식어가는 황혼을 지나 죽음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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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개츠비와 톰 사이의 보이지 않는 적의가 온 방을 가득 채웁니다.

일단 개츠비의 옥스포드에서의 수학에 대한 의혹이 풀리면서 전세는 개츠비에게로 기웁니다.

개츠비는 이 참에 톰의 목을 틀어 쥐고 마지막 회심의 펀치를 날립니다.

하지만 반전...

톰의 반격에 개츠비는 수세에 몰립니다.

닉 조차 개츠비가 이렇게 비참하게 무너지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I never loved him," she said, with perceptible reluctance.

"난 톰을 결코 사랑하지 않았어요." 데이지가 말했지만, 마지 못해 하는 둣했다. 

 

"Not at Kapiolani?" demanded Tom suddenly.

"카피올라니 공원에서의 일 생각나?" 톰이 갑자기 물었다.

 

"No." From the ballroom beneath, muffled and suffocating chords were drifting up on hot waves of air.

"아니." 아래층 연회장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조차 숨이 막히는 듯 소리를 낮추고, 출렁거리는 뜨거운 대기위를 떠다니고 있었다. 

 

"Not that day I carried you down from the Punch Bowl to keep your shoes dry?" There was a husky tenderness in his tone. ". . . Daisy?"

"하와이의 화산 분화구 펀치보울에서 당신 신발이 젖지 않도록 당신을 안고 내려갔을 때 생각나오?" 톰은 굵은 목소리로 다정하게 말했다. "데이지?"

 

"Please don't." Her voice was cold, but the rancour was gone from it.

"제발 그만하세요." 데이지의 목소리는 냉정했지만 증오심은 사라지고 없었다.   


She looked at Gatsby. "There, Jay," she said--but her hand as she tried to light a cigarette was trembling.

데이지는 개츠비를 보았다. "저기, 제이." 데이지가 말했다. 담배에 불을 댕기는 손이 떨리고 있었다.

 

Suddenly she threw the cigarette and the burning match on the carpet.

갑자기 데이지는 담배와 불붙은 성냥개비를 카펫위로 집어 던졌다.

 

"Oh, you want too much!" she cried to Gatsby. "I love you now--isn't that enough? I can't help what's past." She began to sob helplessly. "I did love him once--but I loved you too."

"아...당신은 너무 많을 걸 원하고 있어!" 데이지는 개츠비에게 소리쳤다. "난 지금 당신을 사랑해-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아? 지나간 일은 나도 어쩔 수 없어." 데이지는 무기력하게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난 한 때 정말 톰을 사랑했어. 그러나 당신도 사랑했어."

 

Gatsby's eyes opened and closed. "You loved me TOO?" he repeated.

개츠비는 눈을 떴다가 감았다. "당신이 나도 사랑했다고?" 개츠비가 되물었다. 

 

"Even that's a lie," said Tom savagely.

"그 말도 거짓말일거야." 톰이 느긋하게 말했다 .

 

"She didn't know you were alive. Why,--there're things between Daisy and me that you'll never know, things that neither of us can ever forget."

"데이지는 당신이 살아 있었는지도 몰랐었어. 있잖아, 데이지와 나 사이에는 당신이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 많이 있지. 데이지와 내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그런 추억들 말이야."

 

The words seemed to bite physically into Gatsby.

그 말에 개츠비는 진정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느끼는 듯했다.    

 

"I want to speak to Daisy alone," he insisted. "She's all excited now----"

"데이지하고만 이야기하고 싶소." 개츠비가 우겼다. "데이지는 지금 너무 흥분해 있어서....."

 

"Even alone I can't say I never loved Tom," she admitted in a pitiful voice. "It wouldn't be true."

"둘만 있더라도 톰을 절대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순 없어요." 데이지가 애처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닐테니까요."

 

"Of course it wouldn't," agreed Tom.

"그럼 그렇구 말구." 톰이 맞장구쳤다.

 

She turned to her husband. "As if it mattered to you," she said.

데이지는 남편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것이 당신에게 중요한 것처럼" 데이지가 말했다. 

 

"Of course it matters. I'm going to take better care of you from now on."

"물론 그것은 중요하지. 이제부터 당신에게 더 잘 할께."

 

"You don't understand," said Gatsby, with a touch of panic. "You're not going to take care of her any more."

"당신은 이해하지 못하는군요." 개츠비가 충격을 받은채 말했다. "당신은 더 이상 데이지를 돌볼 수가 없을 겁니다."

 

"I'm not?" Tom opened his eyes wide and laughed.

"내가?" 톰은 놀라 듯 눈을 크게 뜨고 소리내어 웃었다.

 

He could afford to control himself now. "Why's that?"

이제 톰은 자신감을 회복한 듯 했다. "그건 또 왜?"

 

"Daisy's leaving you."

"데이지가 당신을 떠날테니까"

 

"Nonsense."

"헛소리."

 

"I am, though," she said with a visible effort.

"아니 떠날거예요." 데이지의 애쓰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She's not leaving me!" Tom's words suddenly leaned down over Gatsby.

"데이지는 나를 떠나지 않을거요!" 톰의 말은 갑자기 개츠비를 압도했다.


"Certainly not for a common swindler who'd have to steal the ring he put on her finger."

"데이지는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기 위해 훔쳐야만 하는 그런 허접 협잡군이 좋다고 떠날 사람이 아니오."

 

"I won't stand this!" cried Daisy. "Oh, please let's get out."

"그만 하세요. 견딜 수가 없어요." 데이지가 소리쳤다. "제발 함께 나가요."

 

"Who are you, anyhow?" broke out Tom. "You're one of that bunch that hangs around with Meyer Wolfshiem--that much I happen to know. I've made
a little investigation into your affairs--and I'll carry it further tomorrow."

"그건 그렇고 당신은 누굴까?" 난데 없이 톰이 말했다. "어쩌다 많은 것을 알게되었는데, 메이어 울프심과 어울려다니는 무리중 하나일까? 당신이 하는 일을 좀 조사해봤는데..., 내일 좀 더 이야기 하기로 하지."

 

"You can suit yourself about that, old sport." said Gatsby steadily.

"마음대로 하시오, 친구." 개츠비가 화를 억누르면서 말했다.

 

"I found out what your 'drug stores' were." He turned to us and spoke rapidly. "He and this Wolfshiem bought up a lot of side-street drug stores here

and in Chicago and sold grain alcohol over the counter. That's one of his little stunts. I picked him for a bootlegger the first time I saw him and I wasn't

far wrong."

"난 당신의 '상점'이 무엇인지 알아냈지." 톰은 우리에게로 몸을 돌리더니 재빨리 말했다. "그와 이 울프심이라는 작자는 여기 그리고 시카고에서 골목길에 있는 많은 가게들을 사 모았지. 그리고는 카운터 너머로 곡식으로 빚은 술를 팔았던 거야. 그런 걸로 귀여운 허세를 부리는거지. 처음 보았을 때 주류밀매업자라고 생각했었는데, 내 생각이 맞았던 거야."

 

"What about it?" said Gatsby politely. "I guess your friend Walter Chase wasn't too proud to come in on it."

"그게 어쨋단 말이오?" 개츠비가 정중하게 말했다. "난 당신의 잘난 친구 월터 체이스도 이 일을 했다고 알고 있소만."

 

"And you left him in the lurch, didn't you? You let him go to jail for a month over in New Jersey. God! You ought to hear Walter on the subject of YOU."

"월터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버린 것도 당신이었지. 그렇지 않아? 그가 뉴저지 감옥에서 한달 수감되어 있을 때 당신은 뭐했소. 염병할! 월터가 당신에 대해 하는 말을 들어야 하는데."

 

"He came to us dead broke. He was very glad to pick up some money, old sport."

"그 사람 완전 파산해서 내게 왔었소. 조금 돈을 만지자 정말 좋아하더군요, 친구."

 

"Don't you call me 'old sport'!" cried Tom.

"친구라고 부르지 마!" 톰이 소리쳤다.

 

Gatsby said nothing.

개츠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Walter could have you up on the betting laws too, but Wolfshiem scared him into shutting his mouth."

"월터는 당신을 고소할 수도 있었지만, 울프심이 겁을 줘서 입을 다물게 했지."

 

That unfamiliar yet recognizable look was back again in Gatsby's face.

지금껏 볼 수 없었던 가장 낯선 표정이 개츠비의 얼굴에 또 다시 나타났다.

 

"That drug store business was just small change," continued Tom slowly, "but you've got something on now that Walter's afraid to tell me about."

"그 가게 사업은 단지 조그만 푼 돈이었을 뿐이었어." 톰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월터가 당신에 대해 나에게 이야기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이 있더군."

 

I glanced at Daisy who was staring terrified between Gatsby and her husband and at Jordan who had begun to balance an invisible but absorbing object

on the tip of her chin.

나는 흘낏 데이지와 조단을 쳐다보았다. 데이지는 겁에 질린 채 개츠비와 남편 사이를 뚫어지게 쳐다 보고 있었고, 조단은 보이지 않는 어떤 물체를 턱 끝에 올려 놓고 떨어지기 않게 균형을 잡는 데 몰입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Then I turned back to Gatsby--and was startled at his expression.

나는 개츠비 쪽으로 다시 몸을 돌렸다. 나는 개츠비의 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

 

He looked--and this is said in all contempt for the babbled slander of his garden--as if he had "killed a man."

그는 정말이지, 그 때 그의 정원에서 왁자지껄하게 회자되던 온갖 경멸적인 말처럼, 진짜 "사람을 죽였었던" 것처럼 보였다. 

 

For a moment the set of his face could be described in just that fantastic way.

잠깐 순간적인 모습이었지만 개츠비의 일그러진 얼굴 표정을 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허무맹랑한 말을 할 법도 하였다.  

 

It passed, and he began to talk excitedly to Daisy, denying everything, defending his name against accusations that had not been made.

그러한 표정도 잠깐, 곧 개츠비는 데이지에게 톰이 말한 모든 것을 부인하며, 아직 제기되지도 않은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을 변호하느라 열을 내어 말하기 시작했다. 

 

But with every word she was drawing further and further into herself, so he gave that up and only the dead dream fought on as the afternoon slipped
away, trying to touch what was no longer tangible, struggling unhappily, undespairingly, toward that lost voice across the room.

그러나 개츠비의 모든 말에도 불구하고 데이지는 홀로 자기 자신의 생각속으로 빠져들었고, 개츠비는 더 이상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그 날 오후가 내내, 이제는 이룰 수 없는 꿈만이, 더 이상 잡을 수 없는 것을 잡으려고 애쓰면서, 그 방 건너편으로 사라져 버린 목소리를 향하여 애달프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온 힘을 다하며 분투하고 있었다. 

 

 

The voice begged again to go.

그 목소리는 다시 가자고 애원했다. 

 

"PLEASE, Tom! I can't stand this any more."

"제발, 톰!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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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개츠비와 톰사이의 전쟁은 드디어 폭발했다.

서로 물고 뜯는 싸움이 본격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개츠비는 정말 옥스포드맨인가?

데이지는 개츠비만을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는가?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A waiter knocked and came in with crushed mint and ice but the silence was unbroken by his "Thank you" and the soft closing of the
door. This tremendous detail was to be cleared up at last.

웨이터가 문을 두드리고 으깬 박하와 얼음을 가지고 들어왔다. "감사합니다"라는 웨이터의 말과 부드럽게 닫히는 문소리조차도 그 침묵을 깨뜨리지 못했다.

엄청난 사실이 드디어 밝혀지게 될 순간이었던 것이다.

 

"I told you I went there," said Gatsby.

"내가 거기에 갔었다고 말했잖소," 개츠비가 말했다.

 

"I heard you, but I'd like to know when."

"들었소, 그러나 난 그게 언제인지 알고 싶소이다."

 

"It was in nineteen-nineteen, I only stayed five months. That's why I can't really call myself an Oxford man."

"1919년이었소. 단지 5개월 있었을 뿐이외다. 나 스스로를 옥스포드맨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때문이오."

 

Tom glanced around to see if we mirrored his unbelief. But we were all looking at Gatsby.

톰은 우리도 자신의 불신에 동의하는 지 알아보려는 듯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개츠비를 쳐다 보고 있었다.

 

"It was an opportunity they gave to some of the officers after the Armistice," he continued.

"그것은 휴전 협정 후 일부 장교들에게 주는 기회였소." 그는 계속했다.

 

"We could go to any of the universities in England or France."

"우리는 영국이나 프랑스에 있는 어떤 대학이라고 갈 수 있었소."

 

I wanted to get up and slap him on the back.

나는 일어서서 개츠비의 등짝이라도 철썩 치고 싶었다.

 

I had one of those renewals of complete faith in him that I'd experienced before.

나는 전부터 개츠비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더랬는데, 바로 이 순간 그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Daisy rose, smiling faintly, and went to the table.

데이지가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지으면서 일어나 탁자로 갔다.

 

"Open the whiskey, Tom," she ordered. "And I'll make you a mint julep.Then you won't seem so stupid to yourself. . . . Look at the mint!"

"위스키를 따요, 톰," 그녀가 명령했다. "내가 박하주를 만들어 줄께요. 한 잔 마시고 나면 어리석은 일도 잊어버릴거예요.... 박하를 보세요!"
 

"Wait a minute," snapped Tom, "I want to ask Mr. Gatsby one more question."

"아니 잠깐만," 톰이 말을 가로챘다. "개츠비씨 하나만 더 묻겠소."

 

"Go on," Gatsby said politely.

"그러시죠," 개츠비가 정중하게 말했다.

 

"What kind of a row are you trying to cause in my house anyhow?"

"그런데 도대체 우리 집에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거죠?"

 

They were out in the open at last and Gatsby was content.

그들은 드디어 탁 터놓고 있었다. 개츠비는 만족스러웠다.

 

"He isn't causing a row." Daisy looked desperately from one to the other. "You're causing a row. Please have a little self control."

"그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게 아니예요." 데이지가 절망적으로 개츠비와 톰을 번갈아 쳐다 보았다. "당신이야말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요. 제발 진정하세요."

 

"Self control!" repeated Tom incredulously. "I suppose the latest thing is to sit back and let Mr. Nobody from Nowhere make love to your wife.
Well, if that's the idea you can count me out. . . . Nowadays people begin by sneering at family life and family institutions and next they'll
throw everything overboard and have intermarriage between black and white."

"진정하라고!" 톰이 어이없어 하며 되물었다. "그러면 느긋하게 앉아서 아무 곳에서 온 아무개가 자신의 아내와 사랑을 하도록 내버려 두란 말이오. 글쎄 만일 그게 나를 빼놓으려는 당신의 생각이라면...요즈음 사람들은 가정생활과 가족 제도를 경멸하는 것으로 시작해서는, 다음에는 모든 것을 배밖으로 던져버리고, 결국 흑인과 백인 사이의 결혼을 하는 정도에까지 이르게 되지."

 

Flushed with his impassioned gibberish he saw himself standing alone on the last barrier of civilization.

무슨 소리지도 모르고 열을 내어 말하느라 얼굴이 불콰해진 톰은 자신이 문명의 마지막 보루에 홀로 외로이 서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We're all white here," murmured Jordan.

"여기 있는 우리는 모두 백인인걸요," 조단이 중얼거렸다.

 

"I know I'm not very popular. I don't give big parties. I suppose you've got to make your house into a pigsty in order to have any friends--in the modern world."

"내가 그렇게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 나도 알아. 나는 성대한 파티를 열어 주지도 않아. 하지만 당신은 개나 소나 아무나 초대해서 당신 집을 돼지 우리로 만들고 있단 말이야. 이 현대 세계에서 말이야."

 

Angry as I was, as we all were, I was tempted to laugh whenever he opened his mouth.

나는 화가 났다. 우리 모두 화가 났다. 나는 그가 입을 벙긋할 때마다 큰 소리로 웃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The transition from libertine to prig was so complete.

난봉꾼에서 도덕군자로의 전환은 아주 완벽했다.

 

"I've got something to tell YOU, old sport,----" began Gatsby.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친구---" 개츠비가 말을 시작했다.

 

But Daisy guessed at his intention. 그러나 데이지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Please don't!" she interrupted helplessly. "Please let's all go home. Why don't we all go home?"

"제발 그러지 마세요." 데이지는 절망적으로 말을 가로막았다. " 우리 모두 집으로 가요. 집으로 가는 게 어때요?"

 

"That's a good idea." I got up. "Come on, Tom. Nobody wants a drink."

"그거 좋은 생각이네." 나는 일어섰다. "자, 톰. 아무도 술을 마시고 싶어하지 않아."

 

"I want to know what Mr. Gatsby has to tell me."

"개츠비씨가 무슨 말을 할 지 들어 보자구."

 

"Your wife doesn't love you," said Gatsby. "She's never loved you. She loves me."

"당신의 아내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개츠비가 말했다. "그녀는 당신을 사랑한 적이 없어요. 그녀는 날 사랑할 뿐이죠."

 

"You must be crazy!" exclaimed Tom automatically.

"미쳤군!" 톰이 반사적으로 소리쳤다.

 

Gatsby sprang to his feet, vivid with excitement.

개츠비가 흥분으로 눈을 번쩍이며 벌떡 일어섰다.

 

"She never loved you, do you hear?" he cried. "She only married you because I was poor and she was tired of waiting for me. It was a terrible
mistake, but in her heart she never loved any one except me!"

"데이지는 결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어요. 듣고 있소?" 개츠비가 외쳤다. "데이지가 당신과 결혼한 것은 오직 내가 가난했기 때문에, 그리고 나를 기다리다 지쳤기 때문이요. 그건 끔찍한 실수였어요. 그러나 데이지는 나 외에는 어느 누구도 결코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어요."

 

At this point Jordan and I tried to go but Tom and Gatsby insisted with competitive firmness that we remain--as though neither of them had
anything to conceal and it would be a privilege to partake vicariously of their emotions.

이 때 조단과 나는 가려고 애를 썼지만 톰과 개츠비는 경쟁하듯 막무가내로 남겠다고 우겼다. 마치 둘이 서로 숨길 것도 없고, 그들의 감정을 온전히 들추어 내는 것이 마치 그들에게 부여된 특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랬다.

 

 

"Sit down Daisy." Tom's voice groped unsuccessfully for the paternal note. "What's been going on? I want to hear all about it."

"데이지, 앉아." 톰은 아비의 느낌으로 말하고 싶었지만 목소리는 그렇게 나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무슨 일인지 모두 듣고 싶어."

 

"I told you what's been going on," said Gatsby. "Going on for five years--and you didn't know."

"무슨 일인지 내가 말했잖소," 개츠비가 말했다. "5년동안 진행되었던 것--당신은 몰랐지만."

 

Tom turned to Daisy sharply. "You've been seeing this fellow for five years?"

톰은 날카롭게 데이지를 돌아 보았다. "5년동안이나 이 작자를 만났단 말이요?"

 

"Not seeing," said Gatsby. "No, we couldn't meet. But both of us loved each other all that time, old sport, and you didn't know. I used to laugh
sometimes--" but there was no laughter in his eyes, "to think that you didn't know."

"만난 것은 아니고," 개츠비가 말했다. "우린 만날 수가 없었지만 우리는 언제나 늘 서로 사랑했소, 알겠소, 당신은 몰랐겠지만. 난 때때로 우스워지곤했소..."

그러나 개츠비의 눈에는 웃음기라고는 볼 수 없었다. "당신이 모른다는 것을 생각하면."

 

"Oh--that's all." Tom tapped his thick fingers together like a clergyman and leaned back in his chair.

"오-- 그게 전부야." 톰은 성직자처럼 깍지를 낀 채 두꺼운 손가락을 까닥거리다가 의자뒤로 몸을 기대었다. 

 

"You're crazy!" he exploded. "I can't speak about what happened five years ago, because I didn't know Daisy then--and I'll be damned if I see how you
got within a mile of her unless you brought the groceries to the back door. But all the rest of that's a God Damned lie. Daisy loved me when
she married me and she loves me now."

"당신은 미쳤어!" 톰이 폭발했다. "5년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어. 왜냐? 그때는 데이지를 몰랐거든-- 만일 당신이 먹는 것으로 쳐바르지 않았다면, 정말이지 데이지 근처에라도 올 수라도 있었겠어. 그 외에 당신이 말한 다른 모든 것들은 염병할 거짓말이야. 데이지는 결혼할 때 나를 사랑했어. 그리고 지금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No," said Gatsby, shaking his head.

"아니" 개츠비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She does, though. The trouble is that sometimes she gets foolish ideas in her head and doesn't know what she's doing." He nodded sagely.

"데이지는 날 사랑한다니까. 문제는 데이지가 때때로 어리석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지. 그리고는 자기가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거야." 톰은 점잔을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And what's more, I love Daisy too. once in a while I go off on a spree and make a fool of myself, but I always come back, and in my heart I love her all the time."

"그리고 하나 더, 나도 데이지를 사랑하고 있어. 한 때 잠시 내가 흥청망청 우스운 꼴을 보이긴 했지만, 난 항상 제자리로 돌아 왔어. 그리고 난 마음속으로 항상 데이지를 사랑한다네."

 

"You're revolting," said Daisy.

"당신은 반발하고 있어요." 데이지가 말했다.

 

She turned to me, and her voice, dropping an octave lower, filled the room with thrilling scorn: "Do you know why we left Chicago? I'm surprised that they didn't

treat you to the story of that little spree."

데이지는 나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한 옥타브 낮춘 그녀의 목소리는 소름끼치는 경멸로 방안을 가득 채웠다. "왜 내가 시카코를 떠났는지 알아요? 나는 놀랐어요. 그 사람들이 그런 작은 대접을 하겠다는 말이라도 한 적이 없었거든요."

 

Gatsby walked over and stood beside her.

개츠비가 걸어와서 데이지 옆에 섰다.

 

"Daisy, that's all over now," he said earnestly. "It doesn't matter any more. Just tell him the truth--that you never loved him--and it's all wiped out forever."

"데이지, 다 지나간 일이요." 개츠비가 열정적으로 말했다. "이제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그냥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해요. 당신을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그것은 영원히 지워져 버렸다는 것을요."

 

She looked at him blindly. "Why,--how could I love him--possibly?"

데이지는 멍하니 개츠비를 바라보았다. "왜 도대체 내가 그를 어떻게 사랑할 수 있었을까요?"

 

"You never loved him."

"당신을 그를 사랑한 적이 없소."

 

She hesitated. Her eyes fell on Jordan and me with a sort of appeal, as though she realized at last what she was doing--and as though she had
never, all along, intended doing anything at all.

그녀는 머뭇거렸다. 그녀는 호소하듯이 눈길을 조단과 나에게 던졌다. 드디어 그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내 전혀 일이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But it was done now.

그러나 일은 벌어졌다.


It was too late.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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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개츠비>


뉴욕의 호텔에 들게 된 데이지 일행...

아래층에는 결혼식이 거행되고 있었고, 데이지는 자신의 결혼식에서 더위에 지쳐 졸도한 한 하객을 생각해 낸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그 사람이 자신의 신분을 위조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톰은 즉시 개츠비를 비난하기 위해

이 사실을 이용한다. 개츠비가 가짜 옥스포드맨이라는 것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The prolonged and tumultuous argument that ended by herding us into that room eludes me, though I have a sharp physical memory that, in the
course of it, my underwear kept climbing like a damp snake around my legs and intermittent beads of sweat raced cool across my back.

지루하게 주고 받는 떠들석한 공방 끝에 우리는 그 방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나는 그 떠들석한 공방에 한 몫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방이 오가는 중에 나의 속옷이 축축한 뱀처럼 다리를 감고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나, 땀방울이 간헐적으로 등을 타고 내려가는 서늘한 느낌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The notion originated with Daisy's suggestion that we hire five bathrooms and take cold baths, and then assumed more tangible form as "a place to have a mint

julep."

다섯개의 욕실을 빌려서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자는 데이지의 제안에서 시작된 이 일은 결국 "박하술을 마실만한 장소"라는 더 실재적인 형태로 끝을 맺게 되었다. 

 

Each of us said over and over that it was a "crazy idea"--we all talked at once to a baffled clerk and thought, or pretended to think, that we were being very funny. . . .

우리 모두는 제각각 그것은 "정신나간 생각"이라고 거듭 말했다. 데이지의 말을 듣고 당황한 직원에게 우리 모두는 즉시 이야기했던 것이다. 그리고 생각했었다. 아니 생각하는 체 했다. 우리 자신이 스스로 매우 흥겨워하고 있는 것처럼. 

 

 

The room was large and stifling, and, though it was already four o'clock, opening the windows admitted only a gust of hot shrubbery from the Park.

그 방은 숨이 턱 막힐만큼 컸다. 그리고 벌써 4시가 다 되었음에도 열려진 창문으로는 관목의 냄새가 섞여있는 뜨거운 바람만이 공원으로부터 불어들어왔다.   

 

Daisy went to the mirror and stood with her back to us, fixing her hair.

데이지는 거울 앞으로 가서 우리에게 등을 돌린채 머리를 고쳤다.

 

"It's a swell suite," whispered Jordan respectfully and every one laughed.

"아주 멋지게 부푼 방이로군요." 조단이 정중하게 속삭였다. 모두가 웃었다.

 

"Open another window," commanded Daisy, without turning around.

"다른 창문을 열어." 데이지가 돌아서지도 않고 명령하듯 말했다. 

 

"There aren't any more."

"다른 창문이 없어."

 

"Well, we'd better telephone for an axe----"

"그렇다면, 도끼를 가져다 달라고 전화하는게 좋겠어..."

 

"The thing to do is to forget about the heat," said Tom impatiently.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열기를 잊어버리는거야." 톰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You make it ten times worse by crabbing about it."

"불평해 봐야 상황이 좋아지지 않지. 당신은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고 있어."

 

He unrolled the bottle of whiskey from the towel and put it on the table.

톰은 위스키병에 감겨있던 타월을 벗겨내고 병을 탁자에 놓았다.

 

"Why not let her alone, old sport?" remarked Gatsby. "You're the one that wanted to come to town."

"이봐 친구, 데이즈를 그냥 내버려 두자고." 개츠비가 말했다.  "시내에 가자고 한 사람은 당신이잖아."

 

There was a moment of silence.

잠시 침묵이 흘렀다.

 

The telephone book slipped from its nail and splashed to the floor, whereupon Jordan whispered "Excuse me"--but this time no one laughed.

전화번호부가 못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철버덕 떨어졌다, 그 때에 조던이 속삭였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무도 웃지 않았다.

 

"I'll pick it up," I offered.

"내가 주울께," 내가 나섰다.

 

"I've got it." Gatsby examined the parted string, muttered "Hum!" in an interested way, and tossed the book on a chair.

"알았다." 개츠비가 떨어진 줄을 살펴보고 "흠!"하고 흥미를 느낀 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 책을 의자위에 던져 놓았다.

 

"That's a great expression of yours, isn't it?" said Tom sharply.

"아주 대단한 표현이야. 그렇지 않아?" 톰이 날카롭게 말했다.

 

"What is?" "무엇이?"

 

"All this 'old sport' business. Where'd you pick that up?"

"모든 이 친구 사업말이야. 당신 어디서 그걸 알게 된거야?"

 

"Now see here, Tom," said Daisy, turning around from the mirror, "if you're going to make personal remarks I won't stay here a minute.

"자, 여기를 봐, 톰" 데이지가 거울에서 돌아서면서 말했다. "만일 당신이 사적인 이야기를 할 거라면, 나는 잠시라도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아."

 

Call up and order some ice for the mint julep."

전화해서 박하주에 넣을 얼음이나 달라고 그래."

 

As Tom took up the receiver the compressed heat exploded into sound and we were listening to the portentous chords of Mendelssohn's Wedding March
from the ballroom below.

톰이 수화기를 집어들자, 억눌렸던 열기가 소리로 폭발되어 나오는 듯했다. 아래층 연회에서 멘델스존의 결혼 행진곡이 큰 소리로 들려오고 있었다.   

 

"Imagine marrying anybody in this heat!" cried Jordan dismally.

"이렇게 더운 날에 결혼을 하다니..." 조던이 우울하게 외쳤다. 

 

"Still--I was married in the middle of June," Daisy remembered, "Louisville in June! Somebody fainted. Who was it fainted, Tom?"

"난 6월 중순에 결혼했지만," 데이지가 기억했다, " 6월의 루이지빌이었지, 그래도 그 때 누군가 기절했었는데. 그 때 기절한 사람이 누구지, 톰?"

 

"Biloxi," he answered shortly. "A man named Biloxi. 'Blocks' Biloxi, and he made boxes--that's a fact--and he was from Biloxi, Tennessee."

"빌록시," 톰이 짤막하게 대답했다. 빌록시라는 남자. 블락스 빌록시, 상자를 만드는 사람이었어. -- 그것은 사실이야. - 그는 테네시 빌록시 출신이었어"

 

 

"They carried him into my house," appended Jordan, "because we lived just two doors from the church. And he stayed three weeks, until Daddy
told him he had to get out. The day after he left Daddy died."

"그들은 그를 나의 집 안으로 옮겼어." 조단이 덧붙였다, "왜냐하면 우리는 교회에서 두집 건너에 살았기 때문이지. 빌록시는 삼주를 머물렀어. 아빠가 참다 못해 나가라고 했었지. 그가 떠난 다음 날 아빠가 죽었어."

 

After a moment she added as if she might have sounded irreverent, "There wasn't any connection."

조금 뒤 조단은 마치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한 것처럼 덧붙였다.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었지만요."

 

"I used to know a Bill Biloxi from Memphis," I remarked.

"나도 멤피스 출신의 빌 빌록시를 알고 있었는데." 내가 말했다.

 

"That was his cousin. I knew his whole family history before he left. He gave me an aluminum putter that I use today."

"그 사람은 그의 사촌이죠. 나는 그가 떠나기전 그의 모든 가족 역사를 알고 있었어요.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알루미늄 퍼트는 그가 준 것이이예요.


 

The music had died down as the ceremony began and now a long cheer floated in at the window, followed by intermittent cries of "Yea--ea--ea!"
and finally by a burst of jazz as the dancing began.

음악 소리가 잦아지더니, 식이 시작되는 것 같았다. 이따금식 "예, 예, 예" 하는 소리가 들리고 뒤이어 창문으로 긴 환호 소리가 들려왔다. 마침내 춤이 시작되는 것인지 재즈 음악이 터져 나왔다. 

 

 

"We're getting old," said Daisy. "If we were young we'd rise and dance."

"우리는 점점 늙어가고 있어," 데이지가 말했다. "만일 우리가 젊다면 우리도 일어서서 춤을 출텐데."

 

"Remember Biloxi," Jordan warned her. "Where'd you know him, Tom?"

"빌록시 꼴이 나려고." 조단이 데이지에게 경고하듯 말했다. "어디서 그를 알았나요, 톰?"

 

"Biloxi?" He concentrated with an effort. "I didn't know him. He was a friend of Daisy's."

"빌록시?" 톰는 애를 써서 집중하였다. "나는 그를 몰랐어. 그는 데이지의 친구중 한 사람이었어."

 

"He was not," she denied. "I'd never seen him before. He came down in the private car."

"아니야," 데이지가 부인했다. "나는 전에 그를 본 적이 없었어. 그는 개인 차를 타고 왔어."

 

"Well, he said he knew you. He said he was raised in Louisville. Asa Bird brought him around at the last minute and asked if we had room
for him."

"글쎄, 그는 당신을 안다고 하던데. 그는 루이지빌에서 자랐다고 그러더군. 아사 버드가 다 끝나 갈 때 그를 데리고 와서는 물었어. 그가 잘만한 방이 있는지 말이야."


Jordan smiled. "He was probably bumming his way home. He told me he was president of your class at Yale."

조단이 미소지었다. "그는 아마도 집으로 가는 길에 빈둥대는 것이었을 거야. 그는 나에게 말하기를 자기가 예일에서 당신 반의 반장이었다고 그러던데."

 

Tom and I looked at each other blankly.

톰과 나는 서로 멍하니 쳐다 보았다.

 

"BilOxi?"

"빌 옥시?"

 

"First place, we didn't have any president----"

"첫째로, 우리는 반장이 없었어..."

 

Gatsby's foot beat a short, restless tattoo and Tom eyed him suddenly.

개츠비의 발은 가만히 못 있고, 짧게 바닥을 두드리고 있었다. 톰은 갑자기 개츠비를 보았다. 

 

"By the way, Mr. Gatsby, I understand you're an Oxford man."

"그런데, 개츠비씨, 난 당신이 옥스포드 사람이란 것을 이해합니다."

 

"Not exactly."

"제대로는 아니겠지요."

 

"Oh, yes, I understand you went to Oxford."

"아니요. 당신이 옥스포드에 갔다는 것을 이해해요."

 

"Yes--I went there."

"그건 그래요. 거기에 갔었죠."

 

A pause.

멈춤.

 

Then Tom's voice, incredulous and insulting: "You must have gone there about the time Biloxi went to New Haven."

그리고 나서 톰의 목소리, 믿을 수 없다는 듯, 모욕적인 말투로 "빌록시가 뉴헤이븐에 갔을 당신도 옥스포드에 갔겠군."

 

Another pause.

또 멈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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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련산 청소년 수련원에서 문현동 바람고개까지 널찍한 임도가 있다. 이 길은 가파르지 않고 널찍하여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에 딱 좋다. 



바람고개에 다가가면 편백숲 우거진 길이 있는데, 해가 뉘엿뉘엿 지는 저녁무렵이면 아주 멋지다. 어두운 숲속에 비쳐든 황금빛 저녁 햇살이 숲속에서 춤을 춘다.    

  


바람고개 지나 문현동쪽으로 내려가면 문현동 안동네 벽화거리마을에 갈 수 있다. 

 

 

 

문현 벽화마을은 감천문화마을과 비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이 마을은 공동묘지였던 자리에 지어졌다. 그 만큼 가난하고 허름한 마을이다. 좁은 마을 골목길을 지나다 문득 길 옆에 잡초가 무성한 다 허물어져가는 무덤 하나를 보았다. 우와...무덤과 공존하는 마을이네. 죽음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런가? 어째 으시시하기도 했다.

마을 벽에 그려진 많은 동화이야기들은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은데, 성냥팔이 소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걸까? 백설공주, 피노키오...

 

 

 

 

 

 

 

 

 

 

 

 

 

 

 


그림이 있는 마을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마을에는 개발의 흔적은 없다. 마을 사람들의 삶은 벽화와 관계없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아마 벽화가 없었더라면 그냥 잊혀진 가난한 마을로 남아 있었을테지만, 이제 슬슬 입소문이 나고 관광객이 하나 둘 늘어나면 개발 바람도 불지 않을까?


 



이 마을 유일한 개발지라면 주민들의 쉼터인 작은 공원이다. 그 공원 너머로 마을의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최신 첨단 건물이 보인다.

아마 금융도시 부산의 위상을 보여주는 금융건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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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더위와 무료함을 참지 못한 톰과 데이지 일행은 뉴욕을 향해 출발합니다.

데이지와 함께 개츠비가 먼저 출발하고, 조단과 닉을 태운 톰은 윌슨의 집에서 기름을 주유합니다.

그리고 닉과 톰은 윌슨 머틀의 광기어린 시선을 느낍니다.

주유소를 떠난 톰은 데이지를 영원히 잃어버릴 것 같은 조급함에 속도를 높입니다.


------------------------------------ 

That locality was always vaguely disquieting, even in the broad glare of afternoon, and now I turned my head as though I had been warned of something behind.

그 곳에는 항상 뭔지 모를 불안이 감돌았다. 심지어 백주 대낮에도 말이다. 방금도 나는 뒤에서 뭔가 경고하는 소리를 들은 것처럼 뒤 돌아 보았다. 

 

Over the ashheaps the giant eyes of Doctor T. J. Eckleburg kept their vigil but I perceived, after a moment, that other eyes were regarding us with peculiar

intensity from less than twenty feet away.

잿더미 위로 닥터 T.J 에클버그의 커다란 눈이 부릅뜨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곧 채 이십피트도 떨어져 있지 않는 곳에서 또 다른 눈이 우리를 강렬하게 쏘아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In one of the windows over the garage the curtains had been moved aside a little and Myrtle Wilson was peering down at the car.

차고위의 있는 창문에서 커튼이 살짝 젖혀져 있었고, 머틀 윌슨이 차가 있는 아래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So engrossed was she that she had no consciousness of being observed and one emotion after another crept into her face like objects into a slowly
developing picture.

어찌나 집중하고 있었든지 누가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머틀의 감정의 변화는 조금씩 그녀의 얼굴에 드러났다. 마치 사진을 현상할 때 그 속에 서서이 형체를 드러내는 물체처럼 말이다. 

 

Her expression was curiously familiar--it was an expression I had often seen on women's faces but on Myrtle Wilson's face it seemed purposeless and

inexplicable until I realized that her eyes, wide with jealous terror, were fixed not on Tom, but on Jordan Baker, whom she took to be his wife.

그 표정을 희안하게 낯 익었다. 그것은 내가 종종 여자들의 얼굴에서 보았던 그런 표정이었다. 그러나 머틀 윌슨의 얼굴에 나타난 그 표정은 무엇때문인지 전혀 알수가 없었다. 하지만 질투에 찬 두려움으로 커진 그녀의 눈이 톰에게가 아니라 조단 베이커에게 고정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야 그 표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머틀은 조단을 톰의 아내로 착각했던 것이다.  


There is no confusion like the confusion of a simple mind, and as we drove away Tom was feeling the hot whips of panic.

단순한 마음의 혼란과도 같은 혼란은 없는 법이다. 우리가 차를 타고 떠날 때, 톰은 뜨거운 공포의 채찍질을 느끼고 있었다.  

 

His wife and his mistress, until an hour ago secure and inviolate, were slipping precipitately from his control.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안전하고 서로 침범하지 않았던 톰의 아내와 톰의 여자, 이제는 갑자기 그의 통제로 부터 미끄러지며 빠져나가고 있었다.

 

Instinct made him step on the accelerator with the double purpose of overtaking Daisy and leaving Wilson behind, and we sped along toward Astoria at fifty miles an hour, until, among the spidery girders of the elevated, we came in sight of the easygoing blue coup챕.

톰은 본능적으로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데이지를 따라 잡아야 되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윌슨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려는 목적도 있었다. 우리는 아스토리아를 향해 시속 50 마일로 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거미다리처럼 가느다란 고가도로 위에서 태평스럽게 달리고 있는 파란색 쿠페를 발견했다. 

 

"Those big movies around Fiftieth Street are cool," suggested Jordan.

"50번가 거리에 있는 저 큰 영화관들이 참 멋지지 않아요." 조단이 영화를 보자는 듯 말했다. 


"I love New York on summer afternoons when every one's away.

"난 인적이 드문 여름날 오후의 뉴욕이 마음에 꼭 들어요.

 

There's something very sensuous about it--overripe, as if all sorts of funny fruits were going to fall into your hands."

뭔가 매우 관능적인 것이 있어요. 너무 익었다고나 할까, 마치 가지각색의 종류의 야릇한 과일들이 손에 떨어질 것 같은 그런 관능 말이예요."

 

The word "sensuous" had the effect of further disquieting Tom but before he could invent a protest the coup챕 came to a stop and Daisy signalled us
to draw up alongside.

"관능적"이란 말은 톰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톰이 대꾸하기도 전에 쿠페가 멈추었다. 그리고 데이지가 우리에게 손짓으로 길가에 서도록 했다.  

 

"Where are we going?" she cried.

"우리 어디 가는거야?" 데이지가 소리쳤다.

 

"How about the movies?"

"영화보는 건 어때?"

 

"It's so hot," she complained. "You go. We'll ride around and meet you after."

"너무 더워." 데이지가 불평했다. 당신이나 가. 우리는 차를 타고 돌아 다닐거야, 그리고 나중에 만나."

 

With an effort her wit rose faintly, "We'll meet you on some corner. I'll be the man smoking two cigarettes."

유머를 구사한다는 게 다 이 모양이다. "우리 어디 모서리에서 만나. 내가 담배 두대를 물고 있을께."

 

"We can't argue about it here," Tom said impatiently as a truck gave out a cursing whistle behind us.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톰은 급하게 말했다. 트럭이 우리 뒤에서 욕질하듯이 경적을 울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You follow me to the south side of Central Park, in front of the Plaza."

"센트럴 파크 남쪽으로 나를 따라 와. 광장 앞으로."

 

Several times he turned his head and looked back for their car, and if the traffic delayed them he slowed up until they came into sight.

톰은 여러번 뒤 고개를 돌려 데이지가 탄 차가 잘 따라 오고 있는 지 돌아 보았다. 교통 때문에 밀려 그들이 보이지 않으면 그들이 시야에 들어 올 때까지 속도를 늦추었다.

 

I think he was afraid they would dart down a side street and out of his life forever.

내 생각에 그는 그들이 옆 길로 빠져나가 영원히 그의 인생에서 사라져 버릴까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But they didn't. And we all took the less explicable step of engaging the parlor of a suite in the Plaza Hotel.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왜 그리로 향했는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플라자 호텔 스위트 룸의 응접실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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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언어학강의/ 페르디낭 드 소쉬르/ 최승언/ 민음사

(뉴욕 타임즈가 선정한 꼭 읽어야할 책 100권)


예감이 적중했다. 읽기 어려울 거라 생각 했었는데, 정말 그랬다. 꾸역 꾸역 읽었다. 꼭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일까? 혹은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일까? 하는 의문이 내내 가시지 않았다. 그런데 어렵게 일독한 후 그것으로 만족하고 지나치려니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았다. 현대 사상사에 미쳤다는 엄청난 영향을 생각하면 그랬다. 다시 한 번 읽기로 작정했다. 처음 읽을 때 짙게 시야를 가로막았던 안개가 두번째 읽을 때는 한결 옅어졌다. 안개속에 싸여 애초에는 보이지 않았던 문장들이 불쑥 눈 앞에 나타나기도 했다. 두번째 읽을 때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첫번 째 뜬 구름 잡듯이 읽는 것과는 달랐다.    



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태어난 언어학자이다. 소쉬르의 언어학 연구는 언어학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문 분야에까지 큰 공헌을 하였다. 소쉬르는 현대 언어학의 아버지일 뿐 아니라, 기호학의 원류, 구조주의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쉬르는 학위 논문 외에는 남긴 저서가 하나도 없다. 소쉬르는 강의가 끝나면 자신의 강의 노트를 잘게 찢어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습관이 있었다. <일반언어학강의>도 소쉬르가 쓴 책이 아니라, 소쉬르 사후에 제자들이 그의 3차에 걸친 강의를 재구성해 낸 책이다. 


그러면 <일반언어학강의>는 어떤 중요성이 있는 것일까? 


첫째 소쉬르는 <일반언어학강의>을 통해 현대언어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소쉬르는 언어 활동(langage)을 언어(랑그 langue)와 화언(파롤 parole)로 구분했다. 소쉬르는 랑그를 언어활동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보았다. 랑그란 인간이 사회속에서 살아가면서 얻게 되는 사회적 산물로 두뇌에 형성되는 언어 규범이라고 정의된다. 다시 말하면 개개인이 언어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사회집단이 채택한 필요한 약정의 총체이다. 소쉬르는 이러한 랑그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언어학을 언어(langue)의 언어학이라 부르며 그의 언어학은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파롤은 언어 활동에 있어서의 개인적인 행위이다. 화자가 개인적 사고를 표현하기 위해 말을 하는 행위를 파롤이라한다. 여기에는 두뇌에서 하고 싶은 말을 결합해 내는 과정과 그것을 표출하는 일련의 발성행위 모두를 포함한다. 이 파롤(화언)은 모든 언어 변화의 요람이다. 이 파롤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언어학을 화언의 언어학이라 부른다.


사회내의 수많은 사람들의 언어행위(파롤)을 통해 사회속의 개개인의 뇌속에는 하나의 언어체계 즉 랑그가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개인이 자신의 사고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머리속에 형성된 랑그라는 체계에 따라 말을 한다. 이렇게 랑그와 파롤은 서로 대립되는 요소이지만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소쉬르는 언어(랑그)의 언어학만을 다루었으나, 아마도 시간이 더 허락되었다면 화언(파롤)의 언어학도 다루었을 것이다. 

 

언어의 언어학은 또 다시 공시언어학, 통시언어학, 지리언어학, 회고언어학 등으로 나누어진다. 시간의 개입을 배제하고 언어 체계상에 공존하는 사항 간의 관계 및 상태를 연구하는 언어학을 정태언어학 또는 공시언어학이라 한다. 대조적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언어를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이행하게 하는 현상들을 연구하는 언어학을 진화언어학 또는 통시언어학이라 한다. 언어현상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문제도 있다. 지리적 차이에 기인한 언어의 차이와 언어의 다양성을 연구하는 언어학은 지리언어학이다. 또한 통시언어학에는 두 관짐이 있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르는 전망적 관점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회고적 관점이 있다. 주어진 하나의 시기에 입각하여 하나의 형태에서 무엇이 나왔는가를 연구하는 관점이 전망적 관점이며, 그와는 반대로 주어진 하나의 시기에 존재하는 하나의 형태가 있을 때 어떤 더 오랜 형태가 이 형태를 만들었는지를 찾는 관점이 회고적 관점이다.  


<일반언어학강의>는 언어학 개론서로써, 언어학의 용어를 정의하고 언어학의 연구 대상을 명백히 하여 과학적 연구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를 기초로 현대언어학이 세워져 왔다는 사실은 소쉬르의 <일반언어학강의>가 현대언어학에 얼마나 지대한 공헌을 해 왔는지 말해준다.    



둘째, 소쉬르는 언어를 일종의 기호로 보았다. 언어기호는 하나의 개념과 하나의 청각영상치 결합된 것이다. 언어기호는 개념과 청각연상이라는 양면을 가진 정신적 실체이다. 이 실체를 기호(signe)라고 하고, 개념은 기의(시니피에 signifie), 청각영상은 기표(시니피앙 signifiant)라고 부른다. 언어기호는 기의와 기표의 결합체인 것이다. 소쉬르는 언어기호의 근원적인 특성도 밝힌다. 기표를 기의에 결합시키는 관계는 자의적이라는 '기호의 자의성', 기표는 그 청각적인 본질 때문에 시간 속에서 전개되며 또한 시간의 속성에서 비롯되는 특징을 지닌다는 '기표의 선적인 특성'. 이 두가지 특성외에도 기호의 불변성과 가변성도 논한다. 소쉬르의 언어 연구는 필연적으로 기호 연구로 이어진다. 이 연구는 기호학이라는 학문을 탄생시킨다. 


 "언어는 관념을 나타내는 기호 체계이며, 따라서 문자체계, 수화법, 상징적 의식, 예법, 군용신호등에 비견할 만하다. 언어란 단지 이들 체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사회 생활속에 있는 기호의 삶을 연구하는 과학을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사회 심리학의 일부분을 이룰 것이며, 따라서 일반심리학의 일부분을 형성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기호학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기호학은 우리에게 기호가 무엇이며 어떤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지를 가르쳐 줄 것이다. 기호학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어떠한 것이 될지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존재할 권리가 있고 그 위치는 미리 정해져 있다. 언어학은 이러한 일반 과학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기호학이 발견하게 될 법칙들은 언어학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세째, 소쉬르의 <일반언어학강의>는 구조주의 탄생의 요람이다. 어떤 사물의 가치는 구조속의 관계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구조주의는 소쉬르의 언어학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소쉬르의 언어학은 근본적으로 구조적이다. 소쉬르는 언어 자체를 거대한 하나의 체계로 보았고, 그 체계속의 하위단위들은 서로간의 관계에 의해 그 가치가 결정된다고 보았다. 


소쉬르의 <일반언어학강의>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말은 소쉬르의 언어학에서 구조속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시했는지 나타내준다. "언어 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관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  "언어학이 연구하는 것은 언어를 구성하는 기호들과 이 기호들 사이의 관계이다.", "전체는 부분 때문에 그 가치가 있고, 부분 역시 전체 속에서의 그 위치 때문에 가치가 있다."


언어 가치를 논하는 소쉬르의 설명을 잠깐 살펴보자.


" 언어기호는 개념(시니피에)과 청각영상(시니피앙)의 대칭물로 나타난다.



또 한 편으로는 이 기호 자체, 즉 개념과 청각영상의 결합체도 역시 언어의 다른 기호들에 대한 대칭물이다. 다음 도식이 보여주듯이, 언어는 하나의 체계로서 이 체계의 모든 사항이 연대적이고, 한 사항의 가치는 다른 모든 사항의 존재에서 비롯된다."


또 서로의 관계에 의해 가치가 결정된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든 아주 흥미로운 예가 있다.

"불어의 mouton이 영어의 sheep과 의미는 같으나 가치는 같지 않다. 요리되어 식탁에 놓인 한 점의 고기에 대해 영어에서는 mutton이라고 하지 sheep이라 하지 않는다. sheep과 mouton 사이의 가치 차이는 sheep이 mutton이라는 말과 병존하는 데 비해 불어 낱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동일 언어 내부에서 유사한 개념을 표현해 주는 모든 낱말들은 서로를 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두려워하다, 무서워하다, 경외하다, 겁내다 등의 동의어는 상호 대립에 의해서만 그 고유의 가치를 가진다. 만일 '두려워하다'란 말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내용은 모두 경쟁어들에게로 가버릴 것이다. 어떠한 사항의 가치도 그를 둘러싼 주위에 의해 결정된다."


두 개의 하위단위가 결합하여 상위단위을 형성한다는 연사관계를 설명하면서 든 다음의 예도 흥미가 있다.

" desireux 는 두개의 하위 단위로 구분된다. desir-eux.  [desir과 eux는 독립적으로 의미를 가지며 존재하는 낱말이 아니다. desireux는 독립적으로는 의미가 없는 두 요소가 연대하여 만들어진 산물이다.] 이 두 요소는 독립적으로는 의미가 없지만 서로 결합하여 상호 작용을 함으로써만 그 가치를 가지게 된다. eux와 같은 접미사란 혼자 떼오놓고 보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접미사가 언어 속에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은 chaleur-eux, chanc-eux ...과 같은 계열의 낱말 때문이다. desir 이라는 어간도 자율적이 아니다. 접미사와의 결합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roul-is라는 낱말에서도 roul-요소는 접미사가 없다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전체는 부분 때문에 그 가치가 있고, 부분 역시 전체 속에서의 그 위치 때문에 가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분과 전체 사이의 연사 관계는 각 부분 사이의 관계와 똑 같이 중요하다."

 

소쉬르의 파악한 언어는 거대한 체계속에 있는 다양한 하위요소들의 대립, 차이, 관계들로 형성된 구조체이다. 이러한 소쉬르의 구조에 대한 통찰은 구조주의라는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내었다.  



<일반언어학강의>에 나타난 소쉬르의 언어 연구는 그 치밀성이 돋보인다. 범인으로서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의 깊은 사색과 통찰로 언어의 모습을 그려내는 그의 지성은 감탄스럽다. 다양한 예와 증거자료로 뒷받침되는 그의 연구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자면 불완전하며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책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놀라움이 될 것이며, 언어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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