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저/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폐가가 된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 3명의 좀도둑은 기묘한 시간여행을 한다. 과거로 부터 온 상담편지를 받고, 과거로 그 답장을 해주는 기묘한 상황이 전개된다. 이러한 고민 상담은 30여년전에 이 잡화점의 주인이었던 나미야 할아버지는 우연찮게 시작하게 되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는 그 상담이 혹시나 다른 사람의 인생에 혹시나 나쁜 영향을 주지나 않았는지 고민하게 된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본의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라 한다. 어쩐지 사건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듯 전개되는 것에 우훗...하고 생각했었더랬다. 지난번에 읽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도 일본 소설이었다. 일본 소설은 그 유명한 [설국]외에는 읽은 적이 없었는데, 공교롭게 최근에 두권의 일본소설을 읽게 되었다. 그러면서 일본 소설 특유의 뭔가가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두 권의 책이 그런 유형이라서 그럴까? 다소 가볍고 작위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그리고 어쩐지 감동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오락거리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임은 분명하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려 주며,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대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현대사회는 소통 부재의 사회이다. 물질만능의 세태가 만연하면서 소통은 단지 피상적이며,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에까지 내려가지 않는다. 인간성의 회복을 위해서는 진정한 소통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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뷜렌트 아탈레이 지음/ 채은진 옮김/ 도서출판 말글빛냄

 

르네상스의 두 쌍두마차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이다.

이 중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예술가로만이 아니라 과학자로서 천재성을 보인다. 이 책에서는 레오나르도의 수학적, 자연과학적 면모를 부각시킨다. 레오나르도는 많은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직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수학적, 기하학적, 자연과학적 지식에 근거하여 황금직사각형구도나 수학적 기하학적 구도를 사용하여 그림을 완성시킨다. 최후의 만찬에 나타난 일점투시도, 암굴의 성모 마리아에 나타난 정사각면체 구도, 모나리자를 비롯한 세점의 초상화에 나타난 황금사각형 구도등이 그러하다. 그리고 그의 그림에는 지질학, 심리학, 해부학적 지식들이 드러나 있음이 관찰뢴다.

 

많이 소실되었지만 그나마 전해지고 있는 그의 노트에는 그의 다방면의 관심사가 잘 드러나 있다. 다양한 공학기계의 설계도 및 해부학적 스케치, 그리고 자연과학에 대한 그의 관심이 발견된다. 필자는 레오나르도를 근대과학의 출발점에 서 있는 과학자로 설명한다. 갈릴레이 진자운동, 그리고 낙하운동에 대한 실험등이 이미 레오나르도에 의해 먼저 설명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연을 바라보는 과학적 방법을 제시한 것으로 묘사한다. 그의 유산은 갈릴레이, 티코, 케플러, 뉴턴, 아인쉬타인에 이르는 근대과학에 큰 영향을 미칙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책이라기 보다는 자연과학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책이다. 실제 그가 완성한 그림은 몇 점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관심사는 예술에만 아니라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 까지 이르고 있기때문이리라. 천재, 일반적인 천재의 범주를 뛰어 넘는 천재 레오나르도의 면로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시라.  

미카미 엔 저/ 최고은 역/ 디앤씨 미디어

 

오래된 책을 취급하는 고서당과 예쁜 아가씨 주인은 뭔지 삐걱거리는 느낌을 준다.

현대인과 고서당이 잘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오래된 책은 내용만이 아니라 이야기가 있다'

작가가 진정 이야기하고픈 것은 책이야기라 아니라 책으로 맺어진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나 할까?  

고서당 주인아가씨 시노카와 시오리코, 그리고 덩치좋은 종업원 다이스께 고우라...책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시노카와, 책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는 고우라... 이 둘 사이의 관계가 차츰 차츰 쌓여간다. 좋은 관계를 만들고자한다면 잘 듣는 귀가 필요하겠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이 정작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관계가 아닐까?

그리고 그 관계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사랑이고. 그러고 보면 고서당 사건수첩에 기록된 사건들은 모두다 책과도 관련이 있지만, 또한 사랑과도 관련이 있다. 숨겨진 사랑, 이루지 못한 사랑, 용서하는 사랑, 책에 대한 사랑과 집착.

 

 사람과 사람사이를 이어주는 관계의 기부에는 사랑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이 이야기는 사랑으로 끝을 맺는다. 고우라가 시노카와에게 연정을 느끼는 것처럼 시노카와 역시 고우라에게 사랑을 품게된다. 이 이야기 초반부에 이미 이렇게 되리라고 보여준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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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음악의 저자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안기연 옮김/ 승산

 

도서관이 불타는 와중에서 단 한 권만 가지고 나올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책을 가지고 나오겠는가?

하버드의 유명한 수론학자는 [유한군의 아틀라스]를 가지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도대체 [유한군의 아틀라스]가 무엇이길래 그런 것일까?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는 누구나 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모든 원소들을 그 특성에 따라 일정한 규칙에 의해 수록한 도표가 그것이다. [유한군의 아틀라스]는 존재하는 모든 군의 주기율표이다. 대칭을 구성하는 단순군들을 분류한 일종의 지도책이다.

 

1900년이 시작될 무렵 단순군들의 목록에는

1) 변이 소수개인 다각형의 회전군

2) n장의 카드에 대하여 짝수번 섞기들로 정의되는 n차 교대군

3) 소푸스 리와 수학자들이 발전시킨 기하학적 풍미를 갖춘 리 단순군 (1950년대까지 리군들은 13개의 족을 이루고 있었다.)

4) 프랑스의 수학자 에밀 마티외의 5개의 돌발군

이 있었다.

 

에밀 마티외가 발견한 예외군이라고도 하고 돌발군이라고도 하는 기묘한 성질을 지닌 군들은 리군에 속하지 않는 주기율표상의 이단아였다. 수학자들은 목록에 있는 단순군들외에 또 다른 불가분군들을 찾아내기 시작하였다. 1970년대 점점 더 많은 돌발 대칭군이 끊임없이 생겨나자 수학자들은 그 끝이 과연 어디일지, 혹은 끝이 존재하기는 하는지 궁금해 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팀이 이 작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콘웨이를 중심으로 전개된 모든 대칭들을 정리하는 아틀라스 프로젝트와  모든 돌발군을 찾고 그 한계를 파악하려는 고렌쉬타인 프로그램이 그것이었다. 결국 26개의 돌발군이 체계화되었다. 그 마지막 돌발군은 196,833차원의 공간에 존재하는 몬스터라고 불리는 군이다. 이 몬스터군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대칭과 수론사이의 신비한 연관관계를 보여주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1+196,833 =196,834

 

문샤인! 몬스터와 모듈러 함수 모두에 빛을 던져주는 그것. 리처드 보처즈가 매료된 '꼭짓점 연산자 대수'라고 불리는 새롭고 신비로운 대수구조는 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학을 통합하리라 기대되는 끈이론의 가장 심오한 개념들 중 일부를 설명한다. 물리학자들은 문샤인 거울의 한쪽에 위치한 모듈러함수를 비롯하여 다수의 기묘한 수론들이 끈이론에 내재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보처즈는 이러한 대수 구조들이 몬스터 대칭과도 긴밀하게 얽혔음을 알아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사람들은 '우주의 대칭군'인 신비한 몬스터에 관하여 이야기 하기 시작하였다.

 

무어인들이 건축한 알함브라 궁전벽에 있는 17유형의 다양한 대칭무늬로 부터 시작된 대칭에 대한 이야기는 2,3차 방정식의 해법을 알기위한 수학자들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리고 5차방정식의 해를 구할 수 있는 공식이 존재하지 않음을 밝히는 아벨, 루피니의 연구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왜 5차방정식의 해를 알려주는 공식이 존재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제시하는 갈루아의 군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진행은 현대에 까지 이어지는 돌발군들의 발견과 그 대미를 장식하는 몬스터군에 까지 선이 닿는다. 거기에 숨어 있는 문샤인까지... 

 

수학자들은 자폐적 증상을 가진 정신병을 가진 존재들일까? 수학자들은 과연 행복할까? 그 무엇이 수학자들을 그 고된 작업으로 밀어넣는 것일까?

 

비행기안에서 만난 일본으로 가는 선교사와 마커스 드 사토이와의 대화는 그의 종교에 대한 편견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의 수학자임에 대한 기분나쁜 우월감을 드러낸다. 그리고 대칭으로 발전하는 진화에 대한 그의 개념은 모호하다. 이러한 점들은 이 책에 있는 옥에티라고나 할까? 아니면 나 자신의 편견일 뿐일까?

초록3

 

점묘화같은

숲의 얼굴

안개속을 흐르는

동양화의 여백처럼

 

빗줄기는 안개처럼 

초록에 신비로움을 더한다

서늘한 눈의 느낌

물방울을 튕겨내며

춤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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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 이인규 옮김/ 민음사

 

원제는 Great Expectation.

 

위대한 작품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인간 본성의 핵심을 드러내는 작품이라야 위대한 고전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다. 거기에 더해 독자를 이야기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입력이 더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은 이러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독자를 끌어당기는 구성을 분명히 볼 수 있다.

어린 핍이 습지에서 도망친 죄수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그 대미를 장식할 때까지 독자를 몰입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중간 중간에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같은 사건들이 발생하며, 그 결말이 궁금해 지는 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리라. 습지에서 도망친 죄수들끼리의 싸움, 부인의 죽음, 신비한 장막뒤에 그 모습을 감추고 있는 미스 해비셤과 에스텔러...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의문스런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계속 독자의 흥미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데릭젠슨이 쓴 [네 멋대로 쓰라]에서는 글쓰기의 기본으로 '재미있어야 한다. 독자의 흥미를 끝까지 잡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궁금한 점에 대한 답을 끝까지 유보하라'는 제안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 읽은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그러한 구조가 발견되었다. 또한 박경리의 [토지]도 그런 요소들이 있었다. 그렇다. 확실히 독자의 관심을 계속 끌어가는 방법이 무엇인가하는 것을 이 소설은 분명히 보여준다.

 

둘째, 인간 본성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먼저 동서고금 문학의 영원한 주제인 사랑. 에스텔러에 대한 핍의 사랑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나 있음을 누구나 분명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와는 다른 보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들에 마음이 당긴다. 조와 핍사이의 애정, 비디와 핍사이의 감정의 흐름, 허버트 및 웨믹과 핍과의 우정등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에스텔러와의 사랑은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같은 긴장감을 갖게 하지만 조와 비디의 핍에 대한 사랑은 시골의 소박하지만 건강한, 그리고 깊은 안정감과 만족감을 주는 행복한 느낌을 전해준다.

 

또한 부는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부를 가지게 된 당사자나 그 주변의 사람들이 부를 가진 사람에 대해 나타내는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아니 부라는 조건에 관계없이 인간이 계속적으로 유지해야할 본성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

핍이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게 됨에 따라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 자신이 엄밀한 의미에서 신사인지 아닌지 드러나게 된다. 펌플추크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비열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매부 조나 허버트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진정한 신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소설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인간의 모습들에서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면 큰 수확이라 하겠다. 이러한 다양한 모습중에서 아름다운 본성을 발전시키고, 지양해야 할 추악한 본성들을 제거하기 위한 마음을 갖게 된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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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2

 

분홍 꽃잎

하늘을 날고

꽃향기 꺽어지면 

새끼 잎들

머리를 내밀고

밝은 햇살에

눈이 부셔

 

투명한 빛 

부딪혀 부서지며

초록 빛

대기에 흩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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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빛 하늘

흩뿌려지는 빛들

바람에 흔드는 나뭇가지와 잎사귀들

한 낮의 태양빛은 대기를 뚫고

어린 잎들을 부딪힌다.

 

연초록 투명한 빛조각들이

눈 앞에 흩뿌린다

망막으로 모이는 물빛 연두빛들

체액속에 모인다

강물이 대지를 적시듯 온 몸에 퍼진다.

 

계곡의 물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음으로

초록빛은 투명으로 빛난다

온통 초록빛으로

가득한 공간들

어린 초록빛

초록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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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오랫동안 글쓰기는 마음속의 신기루였다. 신기루라고 생각했었다.

정말 나탈리의 글쓰기는 신기루처럼 아득하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 배워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은데, 실제로 쓰려고 하면 손가락사이를 빠져 나가는 모래처럼 느껴진다.  

 

나탈리의 글쓰기의 요체는 전우주와 연결되어 있는, 삶의 모습인 나의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그 때 그 때 그려보라는 것이다. 때로는 의식보다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것을 파헤치기 위해서라도 쓰고 또 쓰고 또 쓰면서, 삶의 찌꺼기를 다시 뒤집어 엎고 또 엎는 '퇴비화 과정'을 통해 비옥한 글쓰기의 토양을 만들어 나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쓰레기같은 글도, 오물덩어리 글도 모두 의미가 있는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쓰고 또 쓰고 쓰면서 뼛속까지 내려가는 훈련을 해야만이 진정한 글쓰기가 가능해 진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보다 직접적인 글쓰기 방법으로 '습작을 위한 글감 만들기'에서의 제안은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세부묘사의 중요성과 주의할 점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장들이 도움이 된다. '세부 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라' '파리와 결혼하지 마라''말하지 말고 보여주라' '그냥 꽃이라고 말하지 말라'  이와 같은 장에서 세부묘사의 생명력과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나탈리의 글쓰기는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숨김없이 발견하고 드러내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마음속의 신기루는 오아시스로 바뀌어 나타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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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권진욱 옮김 / 한문화

 

전셰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혁명적인 글쓰기 방법론

뼛속까지 내려가서 내면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어라!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름 의미있어 보이는 부분들을 발췌해 보았다.

 

첫 생각을 놓치지 마라

글쓰기의 원칙

- 손을 계속 움직이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 편집하려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라.

- 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여백을 남기고 종이에 그려진 줄에 맞출려고 애쓸 필요 없다.

-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 대로 내버려 두어라.

-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 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

 

첫 생각이란? 우리 마음에서 제일 먼저 번쩍하고 빛을 낸 불씨이다. 이 불씨의 뿌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 불씨는 대개 우리 내부의 검열관에 의해 진화되어 버린다. 두 번, 세 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우리의 의식은 일상의 관념 세계로 다시 돌아와 맨 처음 피어난 신선한 불꽃과 교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첫 생각은 에고 또는, 우리를 통제하려고 드는 논리적인 메커니즘(세상은 영구불변하며, 견고하고, 지속적이며, 보이는 것이 전부라는 생각)에 얽매이지 않은 생각이다. 세계는 불변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실들로 가득하다.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자신의 의식 차원을 넘어선 글을 쓸 때, 그것은 있는 그대로 사물의 진실을 나타낸 것이 된다. 그래서 이런 글은 에너지가 넘칠 수밖에 없다. 글쓰기를 가로막던 '에고'라는 짐을 벗어 던지는 순간 당신은 더 큰 조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잠재의식의 영역을 파고들라. 뼈속까지 파고들라.>

 

멈추지 말고 써라 

그저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졸작을 쓸 권리가 있다"라고만 하자. 그저 많은 글을 쓰겠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

 

지금 당장 자리에 앉으라. 지금 당신의 마음이 달려가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대로 적어 내려가라. 제발 어떤 기준에 의해 글을 조절하지는 말라. 무엇이 다가오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것을 잡아라. 손을 멈추지 말고 계속 쓰기만 하라.

 

<뼈속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걸리기만 바라면서 낚시바늘을 계속 드리우라. 쓰고 또 쓰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다>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아니다

우리의 지각능력이나 판단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각과 판단력은 우리의 의식과 육체를 거쳐서 나온 경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나는 이것을 '퇴비를 섞는 과정'이라고 부른다. 인생이 남긴 쓰레기 더미는 자꾸 쌓여간다. 우리는 그 안에서 특정한 경험들만을 수집하기도 하고, 때로는 버린 것들을 섞어서 새로운 경험으로 삼기도 한다. 우리가 버린 계란 껍질, 시금치 이파리, 원두커피 찌꺼기 그리고 낡은 마음의 힘줄들이 삭아, 뜨거운 열량을 가진 비옥한 토양으로 변한다.

이 비옥한 토양이 우리의 시와 이야기를 꽃 피워주는 자원이다. 하지만 비옥한 토양은 단시일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월이 필요하다. 유기적으로 이어진 인생의 모든 세부 항목들을 계속 뒤집고 또 뒤집어어 쓸데 없는 찌꺼기들을 걸러 내야만 기름진 토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을 멈추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계속해서 비료가 될만한 자료를 수집하고, 발효시키고,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비료가 글을 쓰는 데 필요한 우리의 근육이 되어 준다면 우리는 위대한 우주의 조류를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 글쓰기 훈련은 '퇴비를 섞는 과정'이다.>

 

예술적 안정성을 얻는 과정

이런 쓰레기와 퇴비에서 피어난 글쓰기만이 견고한 글이 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 그렇다고 첫 술을 들지 않고서는 배부를 수가 없지.>

 

습작을 위한 글감노트 만들기

글감 목록을 만들어 보는 일은 글쓰기 훈련에 있어 더없이 좋은 방법이다. 이 방법은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글쓰기의 재료들을 찾아 내는 훈련이 될 뿐 아니라, 글쓰기가 바로 당신의 인생과 그 인생에서 탄생하는 산물임을 깨닫게 한다. 이런 식으로 삶의 경험들을 삭혀서 퇴비로 만드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시작이다. 이렇게 글감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지난 경험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글쓰기는 끊임없이 당신의 삶속에서 진행된다.

 

글감노트를 만들고 활용하는 방법

1. 창문을 둟고 들어오는 빛의 성질에 대해 써보자

2. '기억이 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보자. 아주 작고 사소한 기억이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모두 적어 본다. 그러다가 중요한 기억이나 선명한 기억이 떠오르면, 바로 그것을 구체적으로 적어내려간다.

3.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주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골라서 아주 사랑하는 것처럼 글을 써 보라. 엄청나게 좋아하는 것처럼 생각을 확장시켜야 한다. 다음에는 같은 것을 두고 싫어하는 시각으로 글을 적어보라. 이어서 끝어로, 완전히 중립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글을 써보라.

4. 한가지 색을 생각하며 15분동안 산책해보자. 산책하는 동안 주변의 자연과 사물에서 그 색을 발견할 수 있는지 주의깊이 관찰하자. 그리고 그 경험에 대해 15분동안 적어보라

5. 오늘 아침 당신의 모습을 적어보라. 아침식사로 뭘 먹었는지, 잠에서 깨어날 때 기분이 어땠는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길에 무엇을 보았는지등등 가능한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6.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장소를 시각화시켜 보라. 지금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올려 보라. 그런 다음 이제는 눈에 보이는 것을 글로 담는다. 읽는 사람이 마치 그 장소에 와 있는 것듯한 착각이 들도록 글을 써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그 장소를 사랑한다는 직접적인 표현 대문이 아니라, 글에 나타난 세부 묘사를 통해 당신이 그 장소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해 주어야 한다.

7. 떠남에 대해 써보자. 이혼, 외출,전학, 실종, 친구의 죽음...어떤 것이든 떠남을 위한 소재가 된다.

8.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기억할 수 있는 최초의 기억은 무엇인가?

9.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은 누구였는가?

10.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써 보라.

11. 당신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묘사해 보라.

12. 모호하고 추상적인 표현은 금물이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고 상세하게 접근해야 한다.

- 수영하기

- 하늘에 떠 있는 별

- 당신이 경험했던 가장 무서웠던 일

- 초록빛으로 기억되는 장소

- 성에 대한 의식이 생기게 된 동기 혹은 최초의 성 경험

- 신의 존재나 자연의 위대함을 깨달았던 개인적 체험

- 당신의 인생을 바꾼 책이나 문구

- 육체가 가진 한계와 극복

- 당신이 스승으로 섬기는 인물

13. 시집 한 권을 꺼낸다. 아무쪽이나 펼쳐 마음에 드는 한줄을 골라 적은 다음, 거기서 부터 계속 이어서 글을 써보자. 쓰다가 막히면 첫 줄을 다시 적은 다음 새로 이어어 쓴다.

14. 동물이 되었다고 상상해 보라.

이런 요령으로 지금 당장 자신만의 글감 노트를 정리하고 활용해 보라.

 

세부 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라

케이크를 구우려면

세부 묘사를 사용하면 당신이 느기는 환희나 슬픔을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세부묘사야 말로 글쓰기의 기본요소이자 단위이다.

잘 쓰고 싶다면 잘 들어라

글쓰기 역시 90퍼센트는 듣기에 달려 있다. 열심히 들으면 당신을 채우고 있는 내명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자연히 나중에 글을 쓸 때, 당신은 그 내면의 소리를 저절로 분출시킬 수 있게 된다. 내면의 진실한 소리를 듣게 된다면, 글쓰기에는 더 이상 다른 것이 필요 없다. 당신은 그저 식탁 건너 편에서 당신에게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그곳의 분위기가 내는 소리와 의자와 문이 말하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문 너머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까지도.  계절이 만들어 내는 음향과 바람에 실려오고 있는 온갖 색상의 음향을 받아들여라. 과거와 미래와 현재 당신이 있는 곳에 귀를 열어 두어라. 귀로만 듣지 말고 온몸으로, 당신의 위장과 심장과 피부와 머리카락으로 들어라.

 

좋은 작가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많이 읽고, 열심히 들어주고, 많이 써보는 것 세가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냥 단어와 음향과 색깔을 통해 감각의 열기 속으로 뛰어들어가라. 그리고 그 살아있는 느낌이 종이 위에 생생히 옮겨지도록 계속 손을 움직이라.

파리와 결혼하지 말라

자세한 묘사와 제멋대로인 방종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선이 있다.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그 목표에 집중해 매달려야 한다. ...묘사도 자신이 정한 방향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의 감정에 푹 빠져서 글의 방향과 한없이 멀어져 나가서는 안된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

글쓰기에 관련된 오래된 속담이 하나 있다.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말이다. 무슨 뜻인가? 이것은 이를테면 분노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서, 무엇이 당신을 분노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라는 뜻이다. 당신 글을 읽은 사람이 분노를 느끼게 하는 글을 쓰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독자들에게 당신의 감정을 강요하지 말고, 상황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정의 모습을 그냥 보여 주라는 말이다.

 

그냥 '꽃'이라고 말하지 말라

사물의 이름을 불러 주어 그 사물의 고유성을 만들어 주라.

윌리엄스는 '생각이 아니라 사물 속으로 파고 들라'고 말했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순수의 전조'에서 '한 알의 모래에서 세상을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모든 것의 이름을 배우라.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작가들은 다른 작가들과 수시로 사랑에 빠진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글쓰기를 배우는 방법이다. 그들은 한 작가에게 다가가, 그가 쓴 모든 작품들을 통해 그가 어떻게 움직이고 휴식을 취하는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읽고 또 읽는다.

 

충분하다고 느낄 때 한번 더

글쓰기에서 자신이 해야 할 말을 다했다고 생각될 때, 조금만 더 자신을 밀고 나가 보라. 당신이 종점이라 생각하는 곳이 실은 초입에 들어선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항상 끝까지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멈추었던 곳에서 조금 더 멀리 나갔을 대, 당신은 제어할 숭 없는 아주 강한 감정과 만나게 될 것이다.

 

당신이 글을 밀고 나가 그저 적당한 종점에서 끝맺으려고 한다면, 그글에는 당신의 진정한 숨결이 배어날 수 없다. 글쓰기는 자유를 향해 헤엄칠 수 있는 위대한 기회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

 

규칙적인 연습은 창조력을 마비시킨다.

"매일 글을 쓰라" 이 규칙대로 실행하는데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의무감으로 했기때문이다. 규칙만 다지는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이다. 만약 당신의 기본 자세가 이렇다면 당장 글쓰기를 중단하라.

모범생이 되기 위한 모범생은 되지 말라. 규칙에 얽매이면 글쓰기에 필요한 진짜 현실이라는 반석을 얻지 못한다. 그냥 옥수수밭으로 들어가라. 심장 전체로 글을 쓰라. "난 매일 글을 쓰겠어" 따위의 규칙으로 자신을 마비시키는 짓은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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